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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6-2017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483일차 : 새해, 한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그리고 크로아티아로

by 아스팔트고구마 2018. 3. 3.

자전거 세계여행 ~2483일차 : 새해, 한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그리고 크로아티아로


2017년 1월 1일


숙소에 머무는 여행객은 딱 3명 있었다.

나, 인도 사람 위놋,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왔다는 여자 한명.

전날 저녁에 밖에 나가서 어디에서 새해맞이라도 하자고 그랬는데 '난 별로 관심 없어' 이런다.

노르웨이 여자는 이해해줄래야 할 수 없는 굉장한 민폐였다.

엄청나게 비대한 몸에 자리를 잡으면 앉아서 움직일줄 모름.

게다가 기침을 얼마나 끊이지 않고 했던지 주변 사람이 더 신경이 쓰였을지경. 

위놋은 걱정스러워서 차라도 좀 마시길 권유를 했는데 차를 싫어한다면서 콜라는 또 엄청나게 마셔댔다.

그 모습이 얼마나 역겹던지. -_-;






지금 날씨는 당연히 춥다. 

더욱이 잠잘 시간엔 창문을 닫아놓는데 자기는 환기를 시켜야 한다면서 문을 열어놨다.

그러면서 히터는 또 틀어놓는다.

뭐 이런 미친X이 다 있지? 

내 침상이 창가쪽에 있어 문을 닫아놓으니 계속 연다.

자기는 맑은 공기를 쐬어야 한다면서. ㅡㅡ;

야, 니 맘대로 하려면 1인실 호텔을 써. 왜 이런데로 와서 남들과 트러블을 일으키냐? 

관리자인 스테판은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저냥 우물쭈물. 

정말 애매하기도 하겠다. 

이런 손님 받아서 나중에 또 숙소 후기에 안좋게 남겨지면 평점이 안 좋아지고 다른 여행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 위놋, 스테판 우리 셋이서 밖으로 나왔다.

뭐라든 상관없지만 위놋도 이해심 있게 말을 하다가 너무 이상한 여자라면서 툴툴거림. 

위놋으로부터 들은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다. 

ㅋㅋㅋㅋㅋ

뭐 일반화 할순 없지만 그 여자는 진짜 이상하고 괴상했던 여자로 셋다 인정. 

올드 브릿지 주변을 다니며 새해 폭죽도 보고 올 한해 모두 즐겁고 행복하길 빈다.




머시마들끼리 ㅋㅋㅋㅋㅋㅋㅋㅋ

스테판의 꿈도, 위놋의 소망도 그리고 나의 계획도 잘 해내길 바래보자! 

그리고 올 한해 행복하자! 


남자세명이서 히히덕 거리는 재미...

정말 간만이었다. ㅋ


그리고 숙소에 들어가서 엄청나게 들은 소리. 

그리고 나와 위놋은 별 다른 대화 없이 서로의 눈만 바라보았다.

위놋은 눈 똥그래지고, 나는 위놋과 눈 마주치면서 헐~ 하는 표정과 엄지척 했다.

와, 숙소 혼자 쓰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압력밥솥 증기 뽑아내듯 삑삑 소리내며 골아대는 그 노르웨이 민폐녀의 코골이를 BGM 삼아 잠에 들었다.

(지금 드는 생각인데 비디오라도 좀 찍어놓을껄.)







커피 공장 갔다가 받은 콩을 핸드픽 작업을 해보니 나온 디팩트 빈.

ㅋㅋㅋㅋㅋ 엄청나다. 






하루 더 있으려는 노르웨이녀와는 한 순간도 같은 공간에 있기 싫어서 여기저기 메뚜기 뛰어 다님. -_-;

아, 진짜..... 

같이 있기만 해도 몸이 막 가려워지는 느낌이었다. 


숙소에서 눈 비를 내리는거 구경하면서 이틀을 더 보냈다. 

푹 쉬었으니 이제 정말 미루고 미뤘던 출발을 해야겠다.




오랜만에 짐 싸서 자전거에 쟁여놓고 보니... 

짐이 와 이렇게 많았나?

거기다 커피 무게까지 ㅎㅎㅎ 장난아님.




고마웠어, 스테판 그리고 위놋. 덕분에 여기서 잘 쉬고 또 재미있었다. 

건강하라구!

떠나는 날까지 며칠더 있다가 가라는 녀석들 ㅋㅋㅋㅋ 

언젠가 어디서 꼭 볼 수 있길 바래본다. 

며칠간의 여행자로 만났던 이 감정들이 후에도 웃으면서 볼 수 있길 바래본다.

고마워! 안녕! 




모스타르 외곽으로 나오는 길은 언덕의 연속이다.




짧지 않은 언덕길을 문자 그대로 무게감 엄청남을 견뎌내며 끌바로 이동해야 했다.

그간 너무 잘 먹었나?

몸의 무거움도 느껴지고 언덕길은 굉장히 힘들고. ㅠㅠ




헉헉...

한 시간 정도 느릿느릿 이동...

Polog 이라는 동네를 지나보니 




얼마안가 비로소 내리막이 눈앞에 나타난다.

흐아...... 주변 풍경도 좀 더 눈에 담고. 




많이 추운 날인데....

땀을 엄청 흘렸다. 

역시 몸이 이렇게나 달아오르다니. 

후끈!




모스타르에서 자전거 수리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가 깜빡했다.

타이어를 준비해놔야 하는데, 이런-_-; 

나 뭐하냐.




오는길에 자전거 샵 한군데 들렀는데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이동하다 발견한 곳. 

이곳은 타이어 파는 가게.

동네 이름이 브리예그 (Brijeg)


이런동네로 올 외국인들이 얼마나 있을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갑작스런 한국사람의 등장에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줌마 아저씨.




사이즈를 재보고 타이어를 구입 했음. ^^ 




타이어를 사고 가격을 지불하고 나왔다.

근데 1분 정도 지나고 나서 아줌마가 나오더니 내가 지불한 돈을 돌려줬다.

선물이라고 안전 여행을 하란다.




나도 그냥 까먹긴 싫어서 이렇게라도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하니 웃어주시는 아줌마.

보스니아라고 몇마디를 했는데 지금 이 지역은 헤르체고비나 지역에 속한 곳이란다.




저번에 짧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역사를 보긴했지만...

보스니아 계, 세르비아 계, 크로아티아 계 이렇게 민족으로 나눠지는 갈등이지...

지역으로 갈등을 일으키면서 나눠지진 않겠지?

이름이 길다보니 '세르비아' 그리고 '몬테네그로'가 이전에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한나라였던 것이 생각이 나서.


이 추운날씨에 이런 호의로 마음이 너무 좋아지네요. 

아주머니, 아줌마 고맙습니다. (__) 


 


눈이라도 오거나 노면에 결빙이 생긴다면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나 내리막에선... 

뭔일이 났을때를 대비해서 이렇게 챙겨놔야 안심이 된다.


산을 따라 이동하는 길, 부는 바람은 손을 엄청나게 시리게 한다. ㅠㅠ




배는 고파오고 또 고파온다.

해는 이제 거의 저물어 가고.

잠시 수퍼마켓에 들러 배가 너무 고파 빵으로 배를 채우고 있다가 더 든든하게 먹기 위해 찬거리를 샀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도저히 찾아봐도 적당한 곳을 못 찾겠어서 지도 어플을 보니 운동장 같은 곳이 보여서 그곳으로 갔다.

도착한 곳은 테니스 장 앞이다. 

사람이 없어서 우선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배가 너무 고팠던지라 버너부터 켜고 물부터 끓이기 시작했음.


일방통행 길에 날 향해 저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는 차 한대. 그리고 상향등.

그러고선 차에서 2명이 내리는 것이 아닌가.

헉, 뭐지? (긴장... 두둥...)






현지인들이 운동장 옆에서 어둠 속에서 낯선 외국인의 물 끓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신기해 했다.

ㅋㅋㅋㅋㅋㅋ

영어가 짧게 짧게 통했다.


나 :  안녕! 나 지금 여행중,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물 끓이고 있음. 

그들 : 아, 그래? 여기 우리가 관리하는 곳인데 안으로 들어가. 더 따뜻할꺼야.

나 : 그래? 완전 땡큐! 근데 나 오늘 저녁이 늦어서 어디서 자야하는데, 관리실 안에 텐트쳐도 괜찮을까? 

그들 : 아, 그럼, 문제없지. 냉장고에 음료수 있으니까 마음껏 꺼내 마셔.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차를 몰고 어디론가 갔다가 몇분뒤 다시 왔다.

그러고선 내게 꺼내 보이는 직접 만든것으로 보이는 수제 소세지와 빵 몇 조각을 줬다.

추운데 안전하게 여행 잘해. 

그럼 안녕! 




이반, 플라벤, 요셉. 


뭔가 심상찮은 등장, 그리고 따뜻한 결말.

내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와서 느끼는 여행의 종합적인 결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쿨하게 사라지는 남정네들. ㅋㅋㅋㅋㅋ




밖에서 바라본 오늘 밤 나의 아늑한 잠자리.




요 안에 텐트를 칠 작정이다. 

건물 밖과 내의 온도차이는 엄청나다.

거기다 텐트로 한번더 보온하니... 아, 이렇게 아늑할 수 없다. 






캠핑 장소를 정하는데 있어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지붕이 있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여행 첫해 중국 여행기에 마지막에 남겼던 캠핑 팁에서 언급한것처럼... 

안전 문제로 완전 노출이 되거나 완전 은폐엄폐 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텐트칠 곳을 선정하는데 있어 안전 뿐만 아니라 고려해야할 요소는 날씨 외에도 주변 환경에 따라 변수는 너무 많다.


오늘 같이 추운날은 따뜻한 곳에 캠핑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하루 여행의 마무리를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 진짜 추운 다음날.

테니스 코트를 보니 물이 얼었네. -_-; 

오늘 출발이 많이 늦다. 


전날 몸이 굉장히 무겁다고 느꼈는데 와, 아침에 눈을 뜨기도 굉장히 힘들었다.

눈 떠보니 11시 반이었음.

아침 해먹고 텐트 걷고 어슬렁거리며 짐을 싸고 보니 1시가 넘은 시각이었음.




자, 출발.

아이폰 충전을 다 못하고 나와서 달리는 김에 충전하자 싶어 케이블을 찾아보니 없다?

헉, 생각해보니 아까 충전하다가 콘센트에 두고 와 버렸다.

아놔, 나 지금 뭐하는거지? 

왔던길 되돌아 갔음.

너무 추웠고 바람이 거세서 발이 굉장히 시렸다. 

에라이, 이곳에서 하루 더 쉬자.

짐 다시 그대로 풀고 텐트도 쳤다.




어제 받은 소세지. ^^ 

예능 보면서 음식 해 먹기.

가방에 음식이 충분하니 마음이 한켠으로 놓인다.

무엇보다 지금 이곳은 바깥에 비해 굉장히 따뜻하다. 




오늘은 좀 일찍 일어나 출발.

그래, 춥다. 




근데 진짜 진짜 춥다. ㅠㅠ 

세르비아에서 샀던 스키장갑을 꼈는데도 손이 시리다.

발도 너무너무 시리다.




몸을 녹이러 눈에 띈 카페로 들어왔다.

일기예보를 보니 지금 온도 -13도. 낮인데. 우쒸.

카페에서 따스하게 몸을 녹이고 커피 한잔.

감각이 없어지던 손발 끄트머리에 피가 제대로 도는 느낌.

으허...................................................

미치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이 가렵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 갈 예정이다.

힘들다 힘들어. 

페달질에 좀 더 힘을 쓴다.




페달을 밟으며 2시간여가 지나 도착한 곳,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크로아티아 국경이다.


근처 수퍼마켓에서 남은 돈 다 먹을거리에 쓰고 




마지막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에서의 추억샷!

날만 좀 따뜻했더라면 훨 나았을꺼다.

주변 풍경도 눈에 제대로 안 들어오니...

추워서 카메라 꺼내기도 성가실 지경이었으니까.




진짜 너무 춥다. ㅠㅠ 

바람은 왜 이렇게 심하게도 불어대는 것이냐????????? 

다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벗어나 크로아티아로 넘어간다.

내가 경험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아니 이곳 사람들은 '따뜻함' 그 자체였다.

고맙습니다. (__) 


사람들은 뜨숩어 좋은데 날씨는... ㅠㅠ 

아, 진짜 불R 얼겠다. 

빨리 숙소 잡고 자러 가야지.


2017년 1월 6일 오후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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