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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784일차 : 러시아를 지나 우크라이나로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9. 11.

자전거 세계여행 ~2784일차 : 러시아를 지나 우크라이나로 


2017년 10월 3일


어제 만난 친구들은 아침일찍 전부다 출근하고 안 보인다.

잘 잤다.





어으, 매일 매일 추위의 강도가 더 해가는 듯 하다. 

아침부터 손이 굉장히 시리네. 출발이다. 




어흐, 손시려.

지나는 동안의 칼루가에 있는 호수를 지났는데 느낌이 굉장히 평화로웠다.

마치 천주교나 정교회의 예배때 쓰던 파이프 오르간이 BGM으로 깔리는 듯하다.

햐... 

사이즈인데 그 느낌이 정말 좋다.

추운데도 불구하고 이런 호수 감상은 여행에서의 행복도를 또 상승시킨다. 으하하하~ 




(여름사진)

혹여나해서 찾아보니... 여름날엔 정말 좋겠구나.

아마 인구 많은 중국만큼 러시아엔 숨겨진 독특한 것들과 장소가 참 많으리라.

모르니까 뭐...




더운 여름날의 칼루가를 보고 싶다.

수퍼마켓에 들러 먹거리를 좀 사서 나왔다. 

잘 있어 칼루가!!! 







펑크가 나서 수리를 마치고 이동하려니 지치네 이거.

역풍이 불고 이동 속도도 느려서 어우, 이동이 쉽지가 않다. 

길에는 작은 식당이라도 들를수 있으련만 보이지 않고 바람과 추위를 피할 어떤 공간이나 장소도 보이지 않는다.

이래선 조리하기도 상당히 성가시다.

해가 저물어가고 (당연하게도) 날이 점점 추워지고 더이상 뭐 하고 싶지도 않을때 적당히 캠핑할 곳을 찾아 작은 도로로 들어갔다. 


티토보(Titovo)라는 작은 마을. 

배는 고파오고 잠자리도 마련해야겠고. 여긴 호텔 조차 찾을 수 없는 동네다.

해가 저물어 갈때 즈음 길가던 학생들에게 길을 물어 캠핑 장소를 물어봤더니 이해를 못한다.

아, 러시아 사람들. ㅋㅋㅋㅋ 번역 어플을 쓰려니 신호가 안 잡힘. 아놬ㅋㅋ 이런 촌구석. ㅠㅠ 

그렇다면 바디 랭귀지가 있지. ㅎㅎㅎ 

텐트를 치려 했는데 야생동물이 있을수 있다며(헉!) 괜찮으면 차 안에서 자라며 마당에 세워져있던 승용차를 가리켰다.


다행이다. 

하하하!!!!!!!!!!!!!!!!!!!!!!!!!!!!!!! 

차안으로 들어간 시간은 거의 해가 질 쯔음이었다.

해는 빨리 저물고 배는 고프고... ㅎㅎㅎㅎ




아침이다.

이날 새벽은 유독 추웠구나. 2-3번은 깼듯... 

목을 움직이니까 두두두두두둑~~ 소리가 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옷을 몇벌 껴 입어도 춥다.

아, 안되겠다. 이거 방법을 찾아야겠다.




전날 뜨거운물도 갖다춰서 우리 팔도 도시락 라면을 맛나게 먹었다.

정말 천국의 맛 이었다. 추운날의 컵라면, 먹어본 사람만 알지. 

오는 길에 라면을 안 사놨으면 배고파서 울었을듯. ㅋㅋㅋ




어제 유독 추웠던 이유다. ㅎㅎㅎ

창문 하나가 깨져서 대신 옷으로 저렇게 냉기를 막아놨는데 어쩔수 있나. 

추웠다. ㅋㅋㅋ 이런 추억도 있네... 다신 안 해도 된다. 




어우, 몸 찌뿌둥.

짐을 싼다.




가야지. 




고마웠어, 꼬마친구들. 

어제 두카티 자동차라면서 엄지 척 하는 녀석들. ㅎㅎㅎ 등교하는 시간에 맞춰 나도 출발한다.

어제 달린거리가 50km나 되려나.




어제처럼 바람이 분다면 정말 몸이 힘들것 같다. ㅠㅠ 

큰 도로로 나오고 나니 좀 낫네. 




목적지 툴라까진 16km! 




달려보자 외쳐도 만나는 펑크는 또 힘이 빠지게 만든다.

러시아 외곽길 상태가 안 좋다는 말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나 보다.

워낙 땅이 넓으니 도로 정비 할 여력이 안되지.

작은 철심, 혹은 가시들이 찔러서 여러가지로 애로하다.

펑크가 내 발목을 잡는구나




오늘의 목적지. 툴라(Tula)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오는 길 주변의 기차길과 느낌은...

햐, 이런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저렴한 곳으로 방을 잡는데 외국인 여행자를 굉장히 놀라한다. 


뭐 놀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상황이 더 웃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수도 있지. 

나 말고 여기 숙박하는 많은 사람들은 지나온 많은 도시들처럼 중앙 아시아 사람들이 많다.

오늘 호스텔엔 타지키스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건지. 




숙소에 있던 스탄스 국가 출신들 노동자들이 퇴근하고 정말 공장직원들처럼 딱딱 맞춰서 재빠르게 몇가지 요리를 해낸다.


나도 장을 보고 왔지. ㅎㅎㅎ


닭백숙 해먹어야지. 마늘 3통이나 넣고 진하게 삶았더니 맛이 참 좋다.

배불러 밥은 못 말아 먹었다.  




싼 맛에 보드카 하나 구입. 




밝은 성격의 숙소 친구들. 

차 한잔 만들어주니 고맙다고 보드카 준다. ㅋㅋㅋㅋ 됐다 됐다. 

저녁 시간이 늦어가면 술 제어가 안되는 사람들의 경우 문제가 된다. 다행히 무리들에서 자제를 시킨다.






침대에 누어 있는데 한 러시아 남자가 들어왔다.

얼굴에 약간 찢긴 채로 피를 적지 않게 흘리면서 왔길래 괜찮냐고 물어보니 뭔가 기분 나쁜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피 닦고 대일밴드 몇개 줬다.

썩은 웃음과 동시에 뭔가 호구를 잡았다는 느낌을 표정을 짓는데.... 

그러고선 돈 있냐고 물어본다.


'응, 있는데 니껀 없어. 왜?' 

눈을 내리깔고 씹어 먹을듯이 띠껍게 봐주니 고새 착한 표정을 짓는다. 




도착한 어제부터 비가 내렸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무려 1주일동안 계속 비가 온단다. 


아, 이런거 시른데. ㅡㅡ;

아놔, 어렵구나. 




개마저 처량하네. 




밤에 나와 마실. 그래봤자 수퍼마켓 가서 먹는게 다다.


방에 또다른 애가 와서 돈을 빌려달라 한다.

니 뭐꼬?! 

흠... 내가 돈 좀 빌릴껄. 

내일 체크 아웃하는데... ㅎㅎㅎㅎㅎㅎ




전날 비 덕분에 결정은 쉬워졌다.

나다니기도 힘든 날씨에 그냥 기차타고 이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럴바에 차라리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바로 와도 좋았을텐데....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바로 티켓 끊었다.


200루블을 준비했다. 어제 티켓을  알아봤을때 200루블 그래서 그대로 준비를 했는데 757을 찍는거다. 응? 

갑자기 가격이 바뀌었어? 

아줌마가 황당한 표정을 짓더니 757이 아니라 75.7루블이다. 아줌마가 기막혀 했다. ㅋㅋㅋ 

어우, 1.5달러도 안되나? 500km는 가야하는 거리가 이것밖에 안되다니 진짜 싸다...


기차에 자전거 실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된다고 한다. 추가비용만 내면 되기에 마음이 편하다.

6시간 넘는 거릴 달려야 했다. 중간에 많이 서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면 정말 어렵지 않을꺼란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 여행을 마무리 하면 좋을까!? 




목적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기차 중간에 안 갈아타고 바로 갈 수 있는 곳. 벨고로드(Belgorod).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와 이름이 좀 비슷하긴 함. 

여기서 40km 더 달리면 우크라이나 국경이다.

편하다 편해. ㅎㅎㅎ




으흐~ 왜 이런다냐. ㅎㅎㅎㅎ




숙소를 알아봐둔 곳으로 이동해야지. 

미리 알아 봐 놓은 숙소로 가는데 언덕이 좀 있네. 




어흐 힘들어. 추운데도 불구하고 땀 좀 흘리면서 도착한 숙소.

방에 들어오니 굉장히 아늑하고 좋다. 

후... 오늘 하루도 굉장히 길었네.


러시아 루블화가 다 떨어졌다. 숙소 직원에게 환전 요청, 그리고 밖에 뭐 좀 사먹으러 나왔다.



수퍼마켓에서 갔다가 만난 아저씨. ㅎㅎㅎ 어디서 왔냐, 어디로 가냐? 어떻게 가냐? 

질문이 진짜 많았다. 무엇보다 영어가 잘 통한다는게 신기했다. 

자전거로 다닌다니 숙소로 오는 길에 대화 나누면서 왔다. 재미지네 아저씨. ㅋㅋㅋ




벨고로드로 내려오니까 확실히 덜 춥긴 하다. 

다행이군, 다행이야. ㅎㅎㅎㅎ 


찬 바람 좀 쐬고~ 


전날 못한 거 일 좀 하느라 하루 더 벨고로드에 머무른다. 




동네 한바퀴 구경. 

그리고 별 특징 없는 그냥 저냥의 벨고로드. 




숙소 앞에 공원이 있어 한바퀴 좀 걸어본다.

공원인데 공동묘지까지 겸하는가.

그간 여행하며 많이 본 묘지 비석의 사진을 보고 또 봐도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저게 2세대만 지나도 그 가치가 전과 같지 않을텐데...




숙소로 돌아와 작업, 그리고 내일 떠날 준비를 마친다. 

우크라이나 들어가서 할일이 좀 많겠군.

추위대책 마련을 좀 하자. 

추워질수록 몸의 회복이 더디다. 




벨고로드를 떠나 국경을 향해 간다. 




벨고로드 지역과도 이제 작별.




러시아스러운 것들과의 작별, 우크라이나 건너가보면 좀 알겠지.




여긴 아직 가을이다. ㅎㅎㅎㅎ 빨리 안 내려가면 겨울한테 목덜미 잡힌다. 

정말 문자그대로 목덜미가 잡힘을 매일매일의 기온 변화로 느낄수가 있다.

생각해보니 너무 웃기면서도 신기했었던 경험이다. 

자~ 빨리 내려가야지




길을 열심히 달리는데 앞에 서 있는 경찰차가 서라는 신호를 보낸다.

짐과 자전거를 보고 되게 호기심을 갖고 묻는다. 경찰 아저씨.

신기해 하시네. 






나보고 사진 찍자 그래서 제 카메라로 한판 찍어요 그랬다.


ㅋㅋㅋㅋ



나 : "아저씨 모자좀 빌려도 되요?"

경찰 아저씨 :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트리트 파이터 끝판 대장이다. 다 덤비라우~!!~!~!~! 

사진 찍고 나 혼자 큭큭 대고 웃었더니 아저씨도 자꾸 웃음. ㅋㅋㅋ




마지막 한판!! 

하라쇼(Good-좋구만!)!!!!! 외치고 국경을 향해 달려간다.




흠, 국경이다. 

러시아 출국 도장을 쾅! 받았다. 


기대치 않게 온 두번째 방문, 아니지 세번째 방문이 되어버렸네.... 

물가 저렴한 우크라이나로 왔구만! 놀아보쟈~!!!!!!!! 




2017년 10월 8일 오후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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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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