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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895일차 : 트체프(Tczew), 너 참 애매하다! 폴란드!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0. 12.

자전거 세계여행 ~2895일차 : 트체프(Tczew), 너 참 애매하다! 폴란드!


2018년 1월 24일 


1월 말이다.

점점 더 날씨는 추워지고 있다.

하루 더 쉬면서 밖에 나가 뭐 좀 사먹고 오는데 햐...

날이 정말 후덜덜 할정도로 춥다.






그렇게 또 다음 날은 어김없이 온다.

여름은 어찌어찌 버티겠는데, 추위 가득한 겨울은 너무나 힘들다.



체크 아웃 하기 위해 내려온 리셉션에서.

자전거 짐을 보더니 1층 로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듣더니 사진 같이 찍자는 직원분들.

저 아저씨는 뒤에 반사판 같은게 없냐며 자전거 용으로 발목에 차는 형광 팔찌를 짐쪽에 말아 끼웠다.

생각해보니... 남미에서 유럽으로, 그리고 폴란드에 처음 도착했을때 폴란드 경찰도 내게 앞 뒤로 형광 반사 스티커를

붙여준 기억이 떠오른다.


폴란드는 여전히 내겐 (여행이 끝난 지금에도) 정이 그다지 가진 않는 나라다.

두번, 세번 가고 싶은 나라가 있는가 하면 지나간 뒤 그게 전부인 나라들도 있다. 

폴란드는 좀 다른 느낌이다. 막 오고 싶은 느낌은 아닌데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길 좀 아쉬운 나라?

물가도 유럽에선 저렴한 편에다 문화유산, 유적, 역사적인 의미까지 내겐 좋아할 만한 것들이 하나둘이 아닌게 더 그러하다.

이유는...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형광밴드 붙여준 아저씨의 작은 친절이 기억이 되는거 보면 이 나라에선 내가 딱히 뭐 겪거나 사람들과의 어떤 교류가 많이 없었다고 느껴진다. 

내가 경험한 바가 전부로 판단이 되니... 이건 뭐 그런거에 그치는 수 밖에.




여행을 하면서 노하우가 많이 늘어난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번 여행만큼 늘어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처음인 듯.

여러가지 제한, 제약들이 한 사람에게 주는 능력치를 뽑아내는 것은 확실히 있다.




햐... 

너무 춥다....

며칠 더 쉬다 갈껄...그랬나? ㅠㅠ 

난 한겨울을 이곳에서 안 보낼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불가리아나 루마니아 쪽으로 꺾었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겠지?

주변 풍경이 추운거만 느끼고 그저 달려간다.




눈 내린 뒤 꽁꽁 언 재미없는 길이다.

춥다. 추워서 수퍼마켓에 들러 보드가 작은 걸 하나 샀다.

정말 안되겠다 싶으면 좀 마시려고..




멋진 건물.




날이 춥다가 아주 약간은 풀렸다.

손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그래서 손가락 잼잼 하니까 피가 제대로 도는 느낌이다.

이럴때 느껴지는 약간의 쾌감이 있는데... 물어보니 이거 나만 그런거 아니라던데... ㅎㅎㅎㅎ




주변 풍경이 조금씩 예뻐지는 동네를 본다. 




눈이 한참 내렸다가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그것은 이곳의 강물소리로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내 귓가를 울린다.




춥다. 그런데 덜 추워졌다가, 흐르는 물소리에 굉장히 마음이 편안해 지는 시간이었다.

햐.... 좋다 좋아. ㅋㅋㅋㅋ

 



배가 너무 고팠었다. 

가던길 피자 한판 먹고 빨리 이동해야지...




숙소 찾아 밤길을 나섰다.

작은 도시가 아닌데 없어서 결국 어플을 이잡듯 줌인 해서 찾아 온 한 숙소.


다 쓰러질것 같은 여관에 관리자는 보이지 않고 남자들이 우글거리는데 주인 없냐고 물어보니 말이 안 통한다.

숙소에 방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을 안하네?

뭐야?

잠깐만 기다려 보라며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나를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 ㅋㅋㅋㅋ 


다른 사람들이 와서 편히 기다리라며 대화를 시작하는데, 알고보니 이 사람들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온 노동자들이다.

어쩐지... 방이 상태가 많이 별로 안 좋더라. 그리고 분위기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여행할때 작은 동네에서 보던 그 숙소의 느낌이었다. 상당히 낡고 오래 된 느낌.


"방이 이미 만실이라 나눠서 써도 될 것 같은데..."

우크라이나 남자,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여자가 꼭 붙어서 내게 동의하는지를 묻는다.

나야 빨리 숙소를 잡으려고 했으니... "상관없어. 괜찮다."


"그런데 내일 우리는 5시에 나가야하거든, 너도 그때 나가야 해. 숙박비 얼마 낼래?"

"숙박비가 정해진게 없냐? 그리고 왜 내가 그때 5시에 나가야하지?"

"그땐 우리가 일하러 가니까. 숙박비는 얼마 내고 싶어?'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돈을 내고 묶는데 너희들의 허락이 왜 필요하지? 숙박비를 얼마내고 싶다니 무슨 말이야?"

"아 사실, 그게 우리 방을 나눠서 쓰는거라서 그래." 


좀 기가 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흠, 우린 60즈워티(약 20달러) 정도 내면 될 것 같은데..."

내 텐트보다 꼬질한 곳에서 20달러나 내라니... 아이고 배야... 

사실 딜을 하려 들 때, 자고 싶은 마음이 확 사라져서 다시 물었다. 

너희 1박에 얼마 내고 자? 그러려니 대답도 못하고 쭈뼛쭈뼛.






앞에 있던 아저씨들은 뭔가 심각하게 우리들을 보고 있고 내게 딜을 걸던 커플, 특히 여자는 팔짱을 낀채 잔뜩 찌푸린 표정이다.

조까! 옆에 그 돈 주고 좋은 호텔로 가서 잘테다... 

내일 아침까지 푹~~~~~~~~~~ 

뭔가 웃겨서.... 육성으로 터진 웃음에 그 커플 얼굴은 굉장히 어두워졌다.

아저씨들이 아쉬워 하네. ㅋㅋㅋ 젊은 커플은 계속 찌푸린 얼굴이다. 


중간에 전화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겼다.



갈란다.

몇십분을 더 달려 적당한 곳에 숙소를 잡았다.




아우, 아늑해서 정말 좋네. 

아까 그 숙소에 비하자면 여긴 말할수 없을 정도다.

나름의 한탕을 하려던 놈들의 가격보다도 저렴한 40 즈워티.


도대체 걔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길에서 배우는 인간군상을 여러모로 살펴보는 것은 삶의 한 재미이긴 한데, 정작 그 순간은 참 성가시고 짜증날때가 많다. 물론 좋은 사람을 만나면 다행인것이다. 


이렇게 또 한가지 좋은 수업을 해서 즐거운 시간이다.


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비가 좀 줄어드는 타이밍에 출발하다보니 점심시간.




잠시 멈췄다.




아점이지 뭐.

목적지인 그단스크를 향해 오늘 밤엔 충분히 도착을 할수 있는 거리인데...

비가 자꾸 온다.




멈춰서서 대기.

아이고야, 쉽지 않다.


그단스크까지 대략 30km 밖에 안 걸리는데...

어제 하루 숙박한 도시, 트체프Tczew 는 사실 조지아 여행당시 만난 폴란드 아저씨들이 내게 연락을 해서다.

두 아저씨 모두 페이스북 메세지를 보내서 두 사람 모두에게 쪽지를 보냈더니, 둘다 읽씹. ㅋㅋㅋㅋㅋㅋ

사실 연락 올 확률 20%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였다. 이런건 왠지 느낌이 잘 맞다.

이건 내가 폴란드라는 나라에 있는 호의적인 감정과도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이 글을 보는 당신은 어떻게 하실껀가요!?!?


1) 욕한다

2) 그냥 무시한다

3) 메세지를 계속 보낸다

4) 메세지를 보내고 친구 관계를 끊는다.

5) 기타 등등...




그단스크 가는 길에 맞이한 펑크.

아이고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운데 비까지 오고 거기다 수리까지 해야하나...

여분 타이어 끼워 넣느라 정말 고생스러웠다.




그단스크로 들어왔다.


아...

예약한 숙소에 체크 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몸이 너무 무겁다...




호스텔엔 보통 젊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외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꽤 보인다.

물론 인근 국가에서 온 여행자들도 마찬가지...


아, 쉬자.




다음 날 눈을 뜨니 점심시간이다. ㅋㅋㅋㅋㅋㅋ

그간 인터넷이 제대로 안되서 밀려왔던 일 처리하고 잠든 시간이 2-3시가 그냥 넘어가다보니 이렇다.



오후가 좀 지나다 싶으면 해는 금방 져있다.

이게 밤이지 뭐. ㅋㅋㅋㅋ


 

폴란드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이기도 한 그단스크에 무사히 도착을 했음을 오늘에서야 실감한다.

낮에 와 봐야겠다.





내 마음속 애매한 이 폴란드라는 나라의 위치를 알듯 말듯.

사람 때문일까? 내가 겪은 잡다한 경험들의 총합일까? 

밤에 본 그단스크... 이쁘긴 한데, 정이 안가. 이상하게....


2018년 1월 27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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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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