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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00일차: 그단스크(Gdansk), 옳음은 강하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0. 13.

자전거 세계여행 ~2900일차: 그단스크(Gdansk), 옳음은 강하다


2018년 1월 28일


피곤함에다 몸이 쇠약해짐이 복잡적으로 덮친 최근이다.

잔기침이 거세졌다가 다시 잔기침으로 변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기가 힘들 정도다.

아흐...

왜 이렇게 고달프냐... 날도 이렇게 추운데.

기침이 심할땐 주변인들에게 피해까지 주게 되니 여간 짜증나는 일이 아니다.






낮 시간에 나와 주변을 돌아본다.

전날 사람들이 많이 둘러보던 곳을 따라 나도 주변을 돌아봤는데 밤과 확실히 느낌이 조금은 다르다.

역시나 이 흐린 날씨 때문에 내게 별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음은 애매한 느낌의 폴란드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 괜찮다.




보석의 종류 중 하나인 호박(amber).

그단스크는 폴란드의 북부지방에 위치해 있다.


지금 이곳부터 동쪽으로 계속 가면 러시아(폴란드 옆이 러시아다!) 칼리닌그라드가 나온다.

거기는 세계적인 노천 호박 생산지다.


이전에 어디선가 읽은 내용으로 말하자면.... 

오랜시간과 지각변동으로 호박을 생성한 지역이 융기와 침강을 반복하다 현재의 모습으로 된 것에 기인한 것이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 위치가 지금의 폴란드 만, 그리고 발트해 쪽으로 넓게 퍼져 있다.

여름에는 노천으로 가서 자잘한 호박들이 해변쪽으로 오는 경우도 있단다. 

줍는 사람이 임자! ㅋㅋㅋ




주변을 찬찬히 걸어보며 풍경 감상.


그단스크(Gdansk).

그단스크는 과거와 현재 모두 역사적인 의미가 큰 도시다.

어릴적 대항해시대 게임을 즐겨한 내게 과거 이름인 단치히(Danzig)라는 독일 이름이 더 익숙한 그단스크.




바다를 끼고 있는 만큼 당연히 무역 도시로 10세기부터 활동을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유럽의 한자 동맹의 주요도시 중 하나로 상당히 번성했던 도시! 

무엇보다 이곳이 역사적인 의미가 깊은 것은 1939년 독일이 병합을 요구하면서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의 대상이 된 도시가 바로 이곳, 그단스크다.


1919년에 자유시가 되었던 그단스크는 그 전에는 독일 프로이센 제국에 속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1차 대전 이후 독일이 연합국과 맺은 평화협정(바르샤바 조약)으로 중간에 완충 지대를 놓고자 만든 것이 단치히(그단스크)였고 폴란드 지역에 포함이 되게 된 것. 



그때 당시의 흔적을 일반 여행객인 나는 알수가 없지만, 이곳에는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이 있다.

나는 그곳에 갈 예정! ^^ 




카페 왔다가 그냥 그래서 나왔다.




숙소에서 해 먹을것들, 구입.

몸에 회복에 우선순위를 둔다.

잘 해먹고 따뜻하게 잘 쉬고. 

그래도 기침이 줄어들지 않는다. 미칠것 같다.




너무 답답해서 기어나온 밤.


할일이 많은데, 여차저차 문제가 생기는구나.

자전거에 문제도 있는데... 오전엔 숙박 연장까지 문제가 생겼다.

이틀을 쉬고 숙박 연장을 했는데, 숙소 직원이 예약이 다 찼다며 안된다고 한다.

예약을 온라인으로 헸을땐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와선 안된다고. 


청소할때 몇번 마주치며 굉장히 쌀쌀맞게 굴더니 성격인가 싶었는데, 오늘은 약간 신경질조.

유독 동양인에게 그래보여서 마음에 좀 불편함이 있었다. 


잦아들지 않는 기침에 나 또한 지금 신경이 날카로운데, 이 년이...

싸워서 이기고 싶은가 본데. 이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이래서 뭔가 힘좀 쓰고 싶나 모르겠는데.... 

나한텐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역지사지 신공을 좀 써야겠다.

면전에다 대 놓고 다른 게스트들 보는 앞에서 언성을 높이며 따져 물었다.


나 : "내가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는게 편해서 예약한건데 내가 니 허락을 왜 받아야하지?"

직원 : "넌 이곳에 머물고 있으니까?"

나 :  "그게 무슨 상관이야?"

직원 : "상관있지. 이곳에 있으니까 이곳에 물어보는게 당연한거 아냐?"

나 : "똑같은 소릴 하게 되는군, 물어보든 안 물어보든 그게 내 마음인데 그걸 너의 허락을 얻어야 하냐고? 어차피 시스템에 등록 된 대로 난 절차를 마쳤고 돈만 지불하면 되는 걸."


대답을 하긴 하는데, 뭐 이유가 납득이 가야 수긍을 하지.

 

시스템 문제라고 자기의 잘못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여직원이 굉장히 맘에 안든다. 더 좀 괴롭혀주고 싶을 정도.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하든가... 내 잘못이라니. 


직원 : "내가 수년동안 일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나 : "내가 세계일주하면서 너처럼 멍청하게 이야기 하는건 손에 꼽네. 너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세계의 많은 숙소를 다녔지만 너처럼 말하는 사람은 아직 못 만나봤어." 



도대체 어느 여행자가 온라인으로 예약하는데 숙소에게 물어보고 예약을 하나. ㅋㅋㅋㅋㅋㅋ 

인종차별 적인 발언을 던졌으면 아마 그 자리에서 쌍욕을 던지고 씹어먹을 정도로 욕지거리를 했을테다.

헛소리를 받아주기에 오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더이상 대화하기도 싫다.

매니저가 와서 그런가? 

열받은 표정에 띠거운 눈빛으로 계속 쳐다보니 물건 챙겨주는 척, 신경써주는 척 한다.


지가 옳았으면 저럴일도 없었을 걸...




어차피 비수기라 숙소는 많다.

약간 시간이 걸릴뿐. 




숙소 옮기고 밖으로 나왔다.

훨씬 아늑한 숙소.




시내를 조금 걸어 




도착한 곳! 

바로 2차 세계대전 박물관




2차 세계대전의 시작 도시답게 많은 자료들을 모아놨다.

당시의 유물, 유품 들이 정말 잘 전시되어 있었고 현대적인 기술을 이용해 많은 영상 자료들까지 확보를 해 놓고 있었다.




파시즘 하면 무솔리니. 이탈리아 사람 아니랄까봐. 말할때 손 쓰는거 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거만한 표정보소.

무솔리니의 행동으로 당시 침공을 받았던 에티오피아의 상황과 국제 사회의 모른척이 향후 에티오피아 왕이 우리나라 6.25 전쟁에 참여하는 무적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이야기를 에티오피아 여행기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참 모를 일이지만 다시 보니 정말... 흉악한 놈이라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사진으로만 보다가 우리나라 다큐에서는 못 봤던 영상 자료로 보니 확실히 생생하다.



 

히틀러. 

저기 동북아시아에 최근에도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다.

우리나라 옆 섬나라 총통이란 소문이 있드라.




이곳 2차 세계대전 박물관에 와서 놀란 것은 당시 분위기를 상당히 비슷하게 재연해 놓으려고 여러가지 장치를 썼다는 거. 

분위기 작살.




참..

꼬마들도 나찌를 위해 열일 했지.




일본의 1급 전범. 도조 히데키.

전쟁의 무대였던 이곳 폴란드의 이야기와 상대국인 독일 뿐만 아니라 저 멀리 아시아 전선인 일본의 이야기도 여기저기에 전시 되어 있다.

솔직히 이런 부분은 좀 많이 놀랐다. 




햐....




관심가는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렇게 보존이 잘 되어있는게 새로 만든걸까, 아니면 그때 만든 것들이 하도 많이 만들어내서 좋은 것들이 남아돌았을까?





밀덕들이라면 굉장히 좋아할 듯한 주제의 것들이 많다. 

각종 무기나 전쟁에서 쓰이는 생존술 관련장비나 여러 아이템들은 현재에 그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거.

내게도 흥미를 주는 것들이 상당하다. 




내가 이곳 그단스크의 박물관에서 놀란 것은 이 부분이다.

피해받은 대한민국! 우리도 피해자임을 나타내는 자료를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말로 다 설명을 할까.






현재를 사는 우리가 우리보다 앞선 1,2세대의 고통을 다 알 순 없다.

그런데 잘 못했으면 더이상 그러지 말아야지... 햐, 정말 살살 긁어대네... 옆에 있는 그 나라가 말이야....




울리는 바가 굉장히 큰 사진.

이곳을 관람 당시에도 그냥 막연히, 아...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전에 포스팅한 빅터 프랭클 박사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 이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 떠 올랐다.

어떻게 그걸 말로 다 설명을 하겠나....




핵폭탄.

죽은 사람은 애석하면서도 별로 동정심이 안 생기는 것은 나만이 아닐듯 하다.

애석하게 여기면서, 동정심도 생긴다면 그럴수 있는데 우리가 한 피해를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국적이 일본쪽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냥 일본 가서 살지.




어린이들 눈에 저렇게 보였겠구나.

어린이 그림에 무슨 신경을 쓰겠냐만... 저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상상이 된다.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폴란드 사람들의 이야기, 대한민국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나라 사람들과 관계된 이야기....

전쟁이란 참혹하다.

폴란드 옆 나라는 그렇게나 자기들의 잘못을 기억하고 방지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는데, 우리 옆 나라는 땅으로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그러나? 바다가 자기를 지켜줄꺼라 생각하는건지 왜 이렇게 항상 이상하게 굴까?


옳은 것, 정의엔 특히나 무게감과 힘이 실린다. 

독일과 일본의 차이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느낌 좋은 건물. 

느낌 나쁜 과거.

느낌 없는 현재.

느낌 좋을 미래.

선택은 각자 알아서 하는거지 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선택자가 지는 걸로...




단치히, 아니 이곳은 폴란드의 그단스크다! 




해는 저물었고, 폴란드의 일정을 빨리 마무리 해야할 듯 하다.

기침이 그칠듯 하다가 또 미친듯이 나온다.


화... 정말 머리카락을 쥐어뜯을 만큼 기침이 안 멈춘다.

쉬자, 쉬어....



2018년 2월 1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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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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