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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시바 료타로, 나라 훔친 이야기] 수단방법 안 가리고 성공한 흙수저, 사이토 도산의 인생 (Feat. NHK 대하드라마)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0. 15.

[책 리뷰/ 시바 료타로, 나라 훔친 이야기] 수단방법 안 가리고 성공한 흙수저, 사이토 도산의 인생 (Feat. NHK 대하드라마)


아, 긴 시간 썼는데 날아가버렸다... ㅡㅡ;;; 


1. 팟캐스트 → 드라마 → 소설책

세계여행 동안 라이딩 하면서 안장위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은 하나는 바로 팟캐스트 듣기였다. 

당시 접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듣고 일본 전국 시대에 관해 접한 게 처음이었는데 재밌었다. (소속사 패널분들 고맙습니다!)






전국시대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굉장한 몰입감이 었었다. 지어내기도 힘든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이란게 더 흥미로웠는데, 치열한 수싸움과 목숨을 건 실제 역사적 전쟁이 있었기에 굉장히 박진감이 넘쳤다.

팟캐스트를 시작으로 관련한 자료를 찾다가 NHK 대하드라마를 찾아봤고, 내가 구할 수 있는 일본 전국시대를 다룬 NHK 대하드라마는 전부다 본 것 같다.




사실 소설 책을 즐겨 읽지 않는 편이다. 

그나마 덜 부담가는 것이 있다면 역사 장르인데 이 책을 읽기전에 일본 NHK대하 드라마 '노부나가'(信長)'를 봤었다. 

드라마 자막을 못 찾은 상태였는데 이걸 작업하신 분이 계셨네. (자막 만들어주신 능력자 마사카네 님께 감사드립니다.) 




<드라마 속 사이토 도산과 노부나가의 첫 만남, 사위가 어떤 인물인지 만나고 만족한 도산 ㅋㅋㅋ>


'노부나가(信長)' 49부작 전편을 보고 거기에 나오는 인물 '사이토 도산'이란 인물을 다시 눈여겨 보게 됐다.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 드라마에선 살짝 언급이 되는게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 나라 훔친 이야기를 집은 이유는 순수하게 이 책의 주인공인 '사이토 도산'' 이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해서 집어든 책이다.

우리나라에 나오는 일본인 저자의 책은 상당히 지엽적이거나 적용하기에 예외가 많고 오타쿠 적인 내용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본 작가들의 책에 무게를 덜 두는 편이다. 

이 책은 순수 일본 역사에다 일본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작가 '시바 료타로'가 쓴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일본 역사를 다루는 NHK 대하드라마를 보면 축소 왜곡을 넘어 창작에 이를 정도의 내용이 적지 않다. 

최근에 만들어 진 작품일수록 더한데 그건 현재의 시청률 폭망과도 무관하지 않을듯 싶다. 

인물에 대한 미화를 넘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기에 드라마는 드라마에서 그쳐야지. (그래서 일본이 역사왜곡이 그렇게 많나? 자국민들마저 고개를 젓는데..-_-; ㅋㅋㅋㅋㅋ)

우리나라엔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 자료가 많지 않았고, 어떻게든 드라마만으로라도 보고 싶었는데 구하지 못했다.

실제로 NHK에서 1년동안 이 사이토 도산을 다루는 '나라 훔친 이야기(国盗り物語)' 라는 제목으로 방영이 되었으나 찾을수가 없다. 

왜냐, 이게 1973년 작품이라서. ㅋㅋㅋㅋㅋ

1973년이라니!? 




그렇다. 이 드라마의 원작 '나라 훔친 이야기'는 무려 1966년에 나온 작품이다.

드라마 제작을 하는 사람들이 시나리오의 바탕이 될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것이니, 드라마보단 확실히 책이 낫겠다.

드라마는 못 구하니까 패스! ㅋ 




2. 나라 훔친 이야기. 작가 시바 료타로가 그린 사이토 도산 

현대에는 많은 성공담과 처세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과거의 인물은 좀 다르려나? 

아주 약간 들어서 알고 있는 인물, 배신의 아이콘 '사이토 도산'은 무일푼에서 한 나라를 차지하는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 호기심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에서 그 인물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좀 살펴봐야 했다.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 인생에서 기름 장수, 점점 성장하면서 한 나라의 주인(성주)가 되기까지 그는 어떻게 살아왔나? 


자극적인 소설 제목인 '나라 훔친 이야기'가 시바 료타로의 시선이라면 내 나름의 관점으로 건설적인 적용점을 찾고자 사이토 도산을 바라 보려고 한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이 지금 살아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 대한 속속들이  100% 알 수 없다. 그러면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데, 그건 바로 책!

외국인인데다 무려 죽은지 500년은 넘은 사람이 주인공이다.




작가 시바 료타로는 엄청난 자료를 바탕으로 고증해서 책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리고 감춰진 혹은 덜 알려진 인물들을 찾아서 새롭게 조명한다. 

한국에 대한 발언들과 시바 료타로의 역사관은 근대 일본의 관점과 비슷하다는 말들도 있어서 문제가 됨직하겠으나, 그건 차치하고 나는 그가 그려내고 있는 자기 나라의 역사 인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찾아 보게 되었다.

한 인물의 다면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그의 집필 방식만큼 괜찮은게 없다 싶어서. (책 하나를 쓰는데 트럭 한 분량의 자료를 모아왔다는 실제 이야기가 있었다는데, 아마 그가 처음 일듯 싶다.)


나라 훔친 이야기 소설은 450페이지에서 600페이지까지 4권 분량으로 쓰여진 두꺼운 책이면서, 출간된지는 무려 50년이 넘은 작품이다.

하지만 쓰여진지 얼마 안 된 느낌을 받는다. 읽기에 크게 어렵지 않다. 지명과 등장 인물에 대한 혼란만 제외하고는 ㅋㅋㅋㅋ (최근에 번역을 새롭게 했나? 2007년에 새롭게 냈던데...)


주인공 사이토 도산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토요토미 히데요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은 인물보다 확실히 덜 알려진 사람이다. 

그 사람의 삶에 대해 책을 4권으로 쓸필요가 있었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이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다음 이야기에 대한 요구가 있어서 더 늘인 내용이라고 한다.







책의 3권 중반까지 주인공인 사이토 도산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3권 중반 이후에는 그의 두 제자의 모습을 자세한 심리묘사로 풀어낸다.

그 제자는 바로, 전국시대의 대표적인 인물 오다 노부나가와 그의 가신이자 그를 암살한 아케치 미츠히데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는데 대략 2달 정도의 시간을 들여가며 천천히 읽었다. 

이 소설 후반의 40% 정도는 오다 노부나가와 아케치 미츠히데 대한 심리묘사와 사건의 흐름이 주를 이루지만 나는 내가 궁금해 한 인물 '사이토 도산'에 더 비중을 두고 관찰해 보았다.




3. 주인공 사이토 도산의 인생 

과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가까이서 보면 많이 다르지만 멀리서 보면 다를게 별로 없다. 

역사를 통해 건져올리는 여러가지 이로운 관점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11살의 나이에 아버지에 의해 사찰에 맡겨지면서 그는 호렌보라는 이름으로 위태로운 전국시대에 던져졌다.

불가에서 시작한 그의 삶은 그곳에서 유가와 불가 그리고 그외의 것들을 공부하며 세상의 이치를 익히는 한편, 몸으로 쓰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불가의 승려로 살다가 환속 후엔 (옴므 파탈 기술좀 써서) 부자 기름 상인의 딸과 결혼하며 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엄청난 장사수완을 발휘하는 한편, 그 후에는 지역과 인맥을 넓히며 여러 실력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눈에 들기에 성공했다.

그리고서는 영주를 모시는 자리에까지 오른다.


마침내 그는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산하여 자기가 모시던 주인인 요리요시를 몰아내고, 그가 다스리던 미노 지역을 차지하면서 다이묘(영주)가 된다. 

그 이후 그는 '미노의 살모사'라는 별명을 얻는다.

 부하로 있던 시절 주군인 요리요시의 첩을 자기의 아내로 들였는데, 그 아내의 뱃속엔 요리요시의 씨앗이 있었고 후에 그 아들 '사이토 요시타츠'는 '사이토 도산'이 자기의 실제 아버지를 몰아낸 원수인 것을 알게 되고 요시타츠는 도산의 목숨을 빼앗는다. 

그렇게 그의 일생은 막을 내린다.




4. 미노의 살모사를 바라보며 

그저 레벨 업하는 승려의 형태를 거친 전형적인 성취지향적인 인물이라고 단순히 판단 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의 다양한 행동과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는 그의 능력들이 있다.

그는 나름의 법력이 있는 승려인데다 장사 수완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우리네 엽전처럼 중간에 구멍이 뚤린 동전 사이로 기름을 통과해서 기름을 따라냈는데 동전에 기름이 묻은 흔적이라도 있다면 그는 기름값을 받지 않겠다고 했을 정도로 손님들을에게 구경거리를 주며 기름을 파는 쇼맨십이 있었고, 기름 상인을 조직화해 그 힘을 주변 국가로 뻗쳐가며 그의 제품을 팔 수 있는 말빨과 시장을 판단력과 협상력이 있었다. 아울러 필요할 때는 넉넉히 돈을 쓰는 배짱까지....


머리만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무장으로서 창을 잘 다루는 사람이어서 실제 전투에서도 활약을 하는 실력있는 영주였다. 

물론 모시는 영주를 쫓아내고 자신이 영주가 됨으로써 '살모사'라는 별명을 얻게한 그의 지략이 창술보다 더욱 부각되긴 하지만 말이다.


자기의 딸인 노히메를 옆에 있던 지역 영주인 오다 노부나가에게 시집을 보내고 둘은 장인어른과 사위의 관계가 된다.

그는 흙수저 출신이었지만 명석했고, 행동하는 사람이었고, 지금 시대에 바라보면 가치있는 실전용 잡기를 가졌으면서 꽤 단단해 보이는 주변국 영주를 사위로 들이는 정치력 또한 있는 사람이었다.





도산은 자기 군대가 궤멸되기 전, 사위인 오다 노부나가가 자신을 위해 군대를 보낸다는 말을 전하러 온 사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군. 설마 노부나가나 되는 사나이가 그런 허황된 말은 쓰지 않을테지, 돌아가거든 이렇게 전하게. 

싸움이란 이해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이 없으면 싸움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일세. 

그런 마음가짐이 없다면 손에 넣을 수 없어. 이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고 노부나가에게 전하게."


소설 전체에 나오는 도산의 말과 행동은 불자이지만 신들도 철저히 자기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이토 도산의 인생관과 결합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저 시대를 살아가는데 저러한 세계관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소설이라 작가가 만든 말이겠지만 그가 살아온 삶을 돌아본다면...




후에 오다 노부나가가 반란을 일으키는 무장 불교 신도들인 혼간지 신도들이 숨는 산 자체를 다 불태워 버리고 죽여버리는 일이 일어났는데, 이 사건은 도산이 앞서 말한 세계관을 눈으로 확인 한듯했다. 

작가가 의도한 바인 도산이 노부나가의 스승으로서의 영향을 줬다고 말하려고 하는 것을 제쳐두고서라도 몰살하는 부분에서는 정말로 그렇게 느껴졌다. 

잔혹했다. 

소설에서는 꽤 미워할수 없는 부분으로 그리는 부분이 있지만 '소설'임은 감안하고....




5. 행동력, 그리고 기(技)와 술(術)

일본 평론가 '나라모토 다쓰야'는 이 책에서 "사람들은 지금까지 역사를 결과에서부터 다시 읽어가는데에 익숙해 있다. 역사에는 언제나 결과가 선행하고 있으니 여기서부터 원인과 결과를 찾으려는 사고 방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라고 언급한다.


앞선 역사적 우연이 뒤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냐에 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하는 말이다. 

인과관계에서 결과를 보고 원인을 찾는 내 사고 방식에 대해 고민 해 봐야할까, 결과론에 입각한 우리의 세계관을 쪼개 보아야할까?


한 시대를 관통하는 사건과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서 위 평론가의 언급은 현재의 내 삶에도 적용이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출간된 시간을 생각해본다면 정말 통찰력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면서 위험한 이 시대의 이야기와 우리의 삶에 방향성을 주는 통찰은 크게 다를바가 없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내가 주목하는 바는 그 인물 사이의 행간에 숨겨진 그의 행동들과 내 삶으로의 적용이다.

열번 이상의 이름을 바꾸어가며 그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성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혹은 '그 결과는 비참하다.' 로 끝을 낼 사람은 없다고 본다.  




전체는 그 구성하는 모든 부분을 포함한다.

큰 흐름은 흐름대로 흘러가고 미시적 사건들은 큰 흐름 가운데 작게 모여 큰 흐름에 영향을 준다.

그 작은 것들은 의도하던 하지 않던 방향을 작게, 혹은 완전 바꾸기도 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내가 먹어오고, 생각하고, 행동한 총합이 지금의 나다. 

지금의 내가 아닌 이상적인 사람이 되려면 지금 당장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낼 어떤 것을 해야한다.



환속후 30여년의 시간동안 그는 무일푼에서 한 지역을 차지하는 영주의 자리까지 올랐으니... 

인생의 비참한 말로는 그렇다쳐도 그의 치열했던 삶에서 건져낸 몇가지 키워드가 있다.


행동력, 그리고 기(技)와 술(術). 

기는 재주나 재능을 말하고, 술은 꾀, 방법, 술수, 재치 같은 것을 의미한다.


어딜가나 환경 혹은 상황을 탓을 하는 사람은 있고, 정말 그런 일이 때론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항상 그런 일만 생기지 않는다. 내가 능력(技)이 부족해서 일수도 방법론(術)을 몰라서 일수도 있다.


결과를 빨리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인스턴트의 시대다. 

일하면 시급으로 단순하게 보상받는 것들을 보니, 생각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고 살고 시간이 들여가며 은근히 행동하면서도 견뎌내야할 시간을 힘들어한다.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은 물건너간다. 


남들이 대가를 치르고 이루어 놓은 것들을 바라보거나 질투하거나 혹은 결과물들을 던져주기를 바라며 기다리며 산다. 


보는 것 이상의 큰 것을 하려면 힘을 기르고, 능력을 키워야한다.

퍼질러서 탓만 하기전에 좀 더 움직여서, 행동해서 확률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는게 현명한 삶을 사는 길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그것을 아는 것은 그냥 되는게 아니다. 

행동해야 한다. 

실패가 쌓여야 성공을 알게 되고, 그 작은 성공들이 쌓여 노하우가 되면 후엔 뭐가 잘 될지 안다. 

실패했다면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된다. 좀 아프겠지만... 어린 나이에 실패를 해야 나이 들어서 덜 힘들다. 


뭔가 실패하거나 잘못하다간 목이 달아났던 일본 전국시대에 비하자면 우리는 일부의 시간, 돈, 에너지 정도를 잃을 뿐이다.  

기와 술을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은 성공을 모아가며 마침내 영주의 자리에 오른 도산같은 행동력 또한 필요하다. 


TV프로그램인 서민 갑부와 생활의 달인이 생각이 났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 가운데 사연 없는 사람 없고, 능력 안 갖춘 사람 없더라. 


그들은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행동력과 실력은 새의 좌우 날개와 같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단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소설 속 시대에 비하자면 지금의 삶은 복잡다단해져서 장사의 방법, 칼싸움같은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것을 필요로 되는 시기라 선택지가 많다. 

역시나 지금 당장 해야한다. 

다른 내일을 기대한다면 오늘, 아니 지금 당장 행동 바꿔봐야하지 않겠어?


나라 훔친 이야기 책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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