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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모험/책Books

[책 리뷰 / 박웅현, 여덟 단어]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0. 16.

[책 리뷰 / 박웅현, 여덟 단어]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첫 눈에 들어온 책의 표지의 색과 무늬... 군대에서 천막을 보는 정말 멋대가리 없는 느낌이었다.

표지 첫 글자 위 모자를 자세히 보지 않았더라면 페도라 같은 모자가 아니라 군용 헬멧으로 영원히 알고 있었겠지. 아으...ㅋㅋㅋㅋ

이게 출판사에서 의도한 바가 있나? (그럴리가...)


인문학 관련 강연은 자주 들었어도 책으로 보는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던고?

이러한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생긴다.





정리하기전에 글을 무작위로 써 놓고 보면 서로 안 통하는데가 없고, 그렇다고 구분해서 써 놓기는 애매한 때가 많아서 그렇다.

아마 나 스스로 생각 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 그렇겠지.


인문학(人文學)!

자연과학에 대비되는, 사람에 대한 가치탐구와 표현 및 연구를 논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학문이자, 그 대상인 나를 포함하는 이야기다.





1. 정답과 해답

TV광고에서 자주 보던 카피 혹은 켐페인에서 익숙한 문구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생각이 에너지다.'

'생활의 중심.'

'사람을 향합니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등등... 광고카피 이상으로 인문학 강연에서 알려진 작가 혹은 광고인 박웅현.


전체적인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의 어투 굉장히 따스했다. 좋은 삼촌, 혹은 내 고민을 들어주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회 생활에 바쁜 좋은 형의 느낌이었다. 이런글은 정말 오랜만에 읽는다.

저자는 책으로 바뀔 생각하지 말라고 해놨다. 그렇다. 인생에 답을 책에서 얻으려고 말한다면 그렇게 쓴 저자는 도둑놈, 독자는 바보다.

우리의 인생에 대한 자세를 이야기하면서 따뜻한 말투(라고 생각한다.)로 이야기의 거대 담론의 전제를 깔아간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 하지만 각자의 '해답'을 저마다 찾아보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정답은 하나, 해답은 하나 이상.


어차피 본인의 인생은 본인 말고는 누구도 살아 줄수가 없다. 

살아가는데 맞이하는 여러 일들에 대한 태도(자세)를 갖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겪어 본 사람이 안다. 식상한 말이지만 어쩌겠나. 

이것도 겪어 본 사람이 아는 거. 

예를 들자면.... 

남자라면 군대 화생방, 여자라면 생리통의 경험 같은거?? 서로 모르겠지. (여군빼고, 면제빼고... 또 무슨 예외가 있으려나.)






* 그냥 덧.

책 안에는 글과 글을 쓰기 전의 초안 혹은 아이디어 스케치로 보이는 메모가 실제 사진으로 있다.



 초독할 땐 그냥 지나치쳤는데 재독에선 금방 읽히면서 메모에서 퍼져나가는 생각의 확장, 그리고 정리 정돈된 의견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생각을 해 보게 됐다.

브레인 스토밍을 이렇게 할까, 광고쟁이들은 이렇게 할까?

광고를 공부하던 친구의 대화법 혹은 생각법이 어떻게 발전하나 궁금했다. 그러나 차원의 범위는 꽤 다른것이더라. 

메모 사진을 보면서 생각을 했으나 그냥 포기했다.

살아온 세계관이 다른데 내가 어떻게 알겠나. ㅋㅋㅋ 그냥 책 내용으로 넘어가야지.




2.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2010년이 지나고 나면서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강연과 책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저자는 그때 시작한 강연 경험의 연장선에 이 있는 느낌이다.

책 제목 여덟단어는 부제대로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8가지 키워드로 접근한다.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1) 자존 - 당신 안의 별을 찾으셨나요?

사람은 다 다르지만 비슷하다. 누구나 자신의 꿈을 쫓으며 살고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지만 평범함을 추구하는 그런 존재.

비교없이 나만의 삶을 사는 삶. 그건 죽음을 기억하고, 비교 없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사는 것에 달려있다.

모든 인간은 다 못났고, 완벽하게 불완전하다.

자신의 길을 무시하지 않는게 인생이다. 

내가 어떻게 태어난지도 모르니, 자기의 주관적인 삶을 사는게 중요하다.



2) 본질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인생에 있어서 이건 저마다 물어야할 것들이다.



3) 고전 -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

삶의 깊이를 알기 위해서는 고전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라,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즐길 대상이다. 

비싼 가방을 명품으로 착각하지마라. 그건 고가품일뿐 명품은 아니다.

명품은 클래식이다.



4) 견 - 이 단어의 대단함에 대하여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하는 것. 우리 인생 태도와 관련된 문제다.

시청 그리고 견문 사이. 우리가 대상을 좀 더 주의 집중해서 보고 생각, 그리고 더 깊이 생각해 보는 것들.

그 견문의 방법으로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의 바쁜 삶, 명상 그리고 조용히 고요히 생각할 시간 자체가 없다.

모든걸 내려놓고 견문할 시간이 있나? 

어디에 에너지를 쏟고 있나?!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처음이 되는 것!



5) 현재 - 개처럼 살자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본다.

"스님도 도를 닦고 있습니까?"

"닦고있지."

"어떻게 하시는데요?"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

"에이, 그거야 아무나 하는것 아닙니까? 도 닦는게 그런거라면 아무나 도를 닦고 있다고 하겠군요."

"그렇지 않아. 그들은 밥 먹을때 밥은 안 먹고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고 있고, 잠잘때 잠은 안자고 이런저런 걱정에 시달리고 있지."


내 답이 옳다. 

다른 사람이 내 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의 인정, 현재에 집중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결국 이것은 자존과 연결이 된다. 우리의 삶은 모든 것들을 선택하며 오는 삶인데 완벽한 선택이란 없다. 

옳은 선택은 없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6) 권위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문턱을 넘은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권위의식. 윗 사람들이 잘 고치려 하지 않는 다는 것.

사회나 기득권은 고분고분한 사람을 원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도발하는 사람이 있어선 안될테니까. 권위를 보이면서 복종하고 따라 오라고 무언의 협박을 한다. 

우리는 그런 가짜 권위들을 검증하는 태도를 배워야 한다. 



7) 소통 -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삶에 필요한 사람과의 대화와 배려.

나 개인적으로는 어려우면서도 그냥 지나가게 되는 내용들이었다.

다시 돌아서 읽어 봤다. 돌이켜보니 나 또한 위의 권위에 어떤 소통 안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내 주변에 권위있는 사람들이 없거나 내가 소통이 너무 잘 되거나 또는 그 대상 자체가 아예 없거나. 



8) 인생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인생은 누구나 초보. 그리고 누구나 한번을 산다. 

딱 한 번 살아본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 우리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실수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실수할 수 밖에 없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남은 안 그래 보인다고? 안 그런척하거나 아직 안 가봤을 뿐이다.

실수 할수 있다. 많은 것들을 준비한다고 해도 실수 할수 있다. 

누구나 그런것이다. 어쩔수 없는 것이다. 사회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예측하고 계획해서 모든 것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 인생에 공짜는 없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가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라. 

내가 준비만 잘하고 있다면 남들이 알아준다. 


삶에 우연히 발생하는 미시적 우연, 내가 실력을 키워 분명히 만나게되는 기회는 거시적 필연이다.

답을 찾지마라.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한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선택한 다음에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하고 후회하면서 오답으로 만든다.






3.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이 챕터에서 발견한 것 중 위대한 것이라면 "세속적인 것들의 장엄함." 이 아닐까 싶다.

그 세속적인 것들(삶)의 합이 지금의 나다. 


내가 여태 모든 먹은 것들이 나를 만들었고,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해온 모든 순간들의 합이 지금 나 자신이다.

바뀌려면 모든 순간 혹은 시간의 조각들을 변화 시켜서 이후에 있을 나를 변화 시켜야 한다.

이 순간, 그리고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자.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것은 찬란한 삶이 된다. 


바쁘게 살다가 약간의 여유가 생겼을 때 그리고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되면 삶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때가 있다. 

종교를 가졌다면 그 종교관대로, 혹은 개인의 삶의 철학과 세계관대로 삶의 의미를 정의할 것이다. 혹은 의미를 부여하리라. 행동 방식이든 뭐든 이 책에서 말하는대로 인생에 정답은 없다. 다만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만 있을 뿐이다.

즐길 것들이 수도 없이 많아져서 정작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은 많이 줄어가는 시대다.

자기를 살펴보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서 나름대로 필터링해보는 것, 꽤 좋지 않을까?





4. 아모르 파티, 메멘토 모리

여덟가지 키워드를 두고 글을 풀어가는데 처음에 나오는 챕터의 두 단어가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바로 아모르 파티(Amor fati-자신의 삶을 사랑하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나는 현재 책을 쓰는 중이다. 

그 책 목차 속 챕터의 단어와 완전 똑같아서 찌릿함이 느껴졌다. 

나도 삶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하는거였는데... 하하하!!! 

작가가 던진 단어를 보고 얼마나 마음속에 큰 울림이 생기던지. 

확실히 나도 한 인간으로 앞서 산 인생 선배들의 경험을 내 온몸으로 살아가고 있다.


삶과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거니까. 

앞선 독후감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말한 것처럼 20대에 경험한 삶의 깊이과 관점과 8년간의 세계일주 후 30대 후반에 들어서고 나서 들어오는 책의 깊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링크 : 2019/09/17 - [In korea/Books] - [책 리뷰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삶의 무기력에 빠졌을 때 반드시 이 책을 보자


자식이 생겨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것은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일꺼다.




큰 거대담론을 작게 나마 접근해 보는 시간. 인문학! 

책을 본다는 것은 적어도 자기 성찰, 반성, 발전을 위함이다. 저자도 말한다.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좀 더 바른 시각으로 삶을 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책의 내용대로 좀 더 바르게 나는 견(見) 하고 있나...? 


여러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드는 책, 

삶의 고단함에 나만 지치는것 같아도 아니야 누구나 다 그러니까 괜찮아라고 말하는 책, 


여덟단어.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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