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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186일차 : 토펫신전과 인신공양. 잘있어 튀니지!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7. 3.

자전거 세계여행 ~3186일차 : 토펫신전과 인신공양. 잘있어 튀니지!


2018년 11월 18일 


숨만 쉬어도 시간은 간다.

숨을 안 쉬어도 시간은 간다.


하나마나한 소리지만 그 당연한 시간이 왔다.

오늘은 다시 북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가는 날! 

 


체크 아웃!

얼굴 익힌 직원은 일하는 시간이 바뀌었는지 안보인다.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떠나네.


2층 숙소에 1층의 직원이 지켜준다는게 참 든든한거였다.

땡큐! 






자전거로 조금 달려 전철역에 가볍게 도착. 그리고 사뿐히 자전거과 전철에 몸을 싣고 항구 근처 역으로...




역에 있던 포스터. ㅋ

그냥 눈에 띄어서.




튀니지 도착 첫날 200원도 안하는거 때문에 2시간라는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시간을 낭비하다니.

그 낭비한 시간 덕분에 오늘의 시간을 아꼈다. 


튀니지, 그리고 카르타고.

넉넉한 인터넷 덕분에 방구석에서 쉬면서 알아본 정보가 더 많았었고 재미진 몇 군데만 둘러본게 지난 여정이었다.

북아프리카 여행을 한다면 이집트와 모로코를 주로 간다지만 튀니지는 두 나라보다 좀 더 정적이고 덜 붐빈다. 

사기꾼도 적어 맘 여린(?) 여행객에겐 심적 부담이 적을꺼라 생각한다.

그래서 두 나라의 악명높은 분위기를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꼭 튀니지를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이 모든 것들이 도착 첫날 저녁에 본거였다.

배로 오가는 여행자라면 항구 근처에 이러한 것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비행기로 움직여서 놓치진 않을까...? 

자전거 여행의 재미다.




배는 저녁시간.

튀니지를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




살람보 토펫 신전(Salammbo Tophet)

<표식의 의미는 동그라미가 현세를 의미하고, 양쪽으로 편 팔은 죽음을, 몸을 표현한 삼각형은 내세를 의미한다고 한다>


https://goo.gl/maps/SwPxTW6ywGaDAF3u5





내가 갔을땐 아무도 없었고 이곳을 지키는 담당자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갑작스런 외국인의 방문에 잠이 덜깬 눈으로 나를 맞이해 줬음.




자전거는 안에 들여놓고 내부를 걸어다녔다.

신전이라길래 클 줄 알았는데 겨우 동네 어린이 놀이터 몇배 크기 정도...




이곳을 알고나면 좀 놀랄곳이지만 배경지식 없다면 굉장히 실망할 수 있는 곳이다.

돌무더기들만 이리저리 널려 있고, 후대에 조악스럽게 복원해 놓은 것으로 보이는 회칠한 벽은 참 볼품이 없었다.




우리의 비석 같은 모양의 돌덩이들은 뭐인것이냐!?

사실 이 유적지, 살람보 토펫 신전의 핵심이 바로 저 돌들이다. 

무려... 이곳 토펫 신전은 고대 페니키아 인들이 인신공양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읭??? 

인신공양(人身供養)!? 

그렇다. 

바로 사람을 바쳐 제물로 삼는다는 말인데 페니키아 인들이 믿었던 남신 바알 암몬과 여신 타니트(Tanit)를 위해 바친 성역이곳이 토펫 신전이라 한다. 




1921년 프랑스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되어 이 세상에 알려졌다는데 이곳에 있는 지하 무덤에서 어린아이의 유골 수천개가 담긴 단지와 묘석들이 발견이 되어 고대 로마에 기록된 것과 비교되면서 당시 역사가들의 많은 주목을 끌었다고 한다.

제물로 삼았던 아기들은 이곳에서 제단석에 놓여 목이 잘렸고 피가 흘렀고, 그 몸은 불에 태워져 흔적이 남았던 것 까지 모두 발굴이 되었다고 한다. 그게 진짜인지, 상상이 가미된것인지 내 눈으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정말로 눈으로 봐도 뭐가 뭔지 알수가 없었으므로...





이곳 내부를 한번 확인코자 작은 굴 같은곳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습한 기운과 동시에 토할정도로 자극적인 소변 지린내 때문에 바로 뒤돌아 튀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상을 찍다가 그대로 나와버렸다. 정말 토할것 같아서. 아흐..;;;


토펫이라는 말이 히브리어로 태우는 곳이라는데 성경에 우상숭배로 나오는 몰록 신을 숭배하기 위해 인육((人肉)을 불태웠다는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이곳에 대한 설들을 보면 로마인들이 그들이 소금을 뿌려가며 흔적조차 지우려 했던 카르타고의 지배를 정당화 하기 위한 그들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말이 있다. 

왜냐하면 사람이 아닌 동물로 제사 지내는 것으로 시기적으로 변한게 인신공양의 역사보다 한참 전이라는 이유에서다. 

무엇이 진실인지 사실 100% 알 수 없다. 

둘다 개연성이 있는 내용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끔찍한 느낌을 갖고자 이곳 유적지를 찾은건 아니었다.

론리 플래닛에 나온 설명을 읽고 불편할꺼라는 예상과는 달리 눈 앞에 보이는 이 모습은 사뭇 달랐다. 

항구에서 가까운 곳이라 적당히 시간을 떼우고자 온 것이었는데 이곳의 실제 의미와 다르게 기억에 남은 것은 오히랴 굉장한 지린내 나는 어두컴컴한 어딘가였다. 


역사에 나오는 증거들을 보면 이상한 의식이나 나쁜 짓은 대부분 빛이 없는 어두운 밤이나 으슥한 곳에서 일어난다.

왜 그럴까? 

사람이란 존재는 어떤 행동을 한다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행위의 안 좋은 면을 조금은 숨기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추측해 본다. 

이곳 토펫 신전.

소름끼쳐야할 장소지만 맑은 하늘에다 따뜻하게 비치는 해내림이 이곳이 상징하는 끔찍한 의미를 조금은 덜어주는 듯 하다.


튀니지에서의 마지막...

역사를 보고, 역사를 산다. 



가야지...




입국 첫날 못 본 해변가의 느낌이 이랬구나.

큰 도시였던 수스보다 좀 더 활기차고 개방적인 느낌이었다.

러시아나 이탈리아에서 여행객들이 좀 왔나봄.




돈이 좀 남았다.

그냥 갈수는 없지.




젤라또를 먹습니다. 흐흐흐.




그리고 남은 잔돈 다 쓰기. 

배에서 먹을 내일 오전까지의 식사도 준비 완료.

이미 간단한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지만, 따숩은 음식은 또 의미가 다르지.


저렴하게 1일 1피자, 그리고 샤왈마는 정말 저렴하게 획득할 수 있는 행복이었다.

감사합니다, 튀니지! 




항구 도차악~!

입국 첫날 돌아가는 배표 없다고 시비걸던거 생각나네.




뻥 아니야, 진짜야.

정말 즐거웠어. 


정보도 거의 없이 와서 자전거 별로 안 타고 댕겼던 기대 이상의 여행지였던 나라. 

그리고 남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국가로 점찍은 곳이다.

입국때와 마찬가지로 정말 의미없다 싶은 x-ray 짐검사를 30미터도 안되는 거리를 두고 다 보는 앞에서 두번이나 해야하는 알수 없는 행정절차를 마치고 배에 올랐다. 

그래도 괜찮다. 즐거웠어... ^^ 

튀니지, 안녀엉~!!!




배를 타고 다시 유럽으로....




다음날...

원래 시간보다 무려 4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목적지, 이탈리아 제노바! 

배를 기다려야 한다.

다시 쉥겐비자 국가로 들어왔고, 내 남은 여행날짜는 이제 한달이 채 안된다.




솔직히 아쉬움이 굉장히 컸다. 

튀니지 튀니스에서는 몰타, 시칠리아섬의 팔레르모도 갈 수 있다.

한편으론 코르시카로 알려진 꼬흑스까지도 쉽게 갈 수 있다.





그러나, 유럽으로 들어가면 역시나 시간이 문제다. 

제노바에서 출발해 지중해 라인을 따라 모나코와 프랑스 남부 액상 프로방스를 지나고 싶지만 시간상 어쩔수 없다.

바르셀로나로 가는 길만 약 1000km가 되니 내 속도로는 길에서 불법체류자가 되어버린다.

다행히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탈리아의 GNV ferry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출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가는 배편이 있다.

또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로코 북부인 탕헤르(Tangier-탠지어)로 가는 배까지 있다.

(이탈리아-알바니아 배편도 있다. 운행 시기가 따로있으니 홈페이지 확인 필수!)


제노바-바르셀로나는 약 22시간, 

제노바-탕헤르까지는 약 50시간이 걸린다.


내 입장에서는 지금 돈보다 시간을 사야한다. 

자전거와 함께 떠난지 무려 8년하고도 8개월차다. 

세계일주를 마무리할 나라를 정해놓고 비자 시간을 역산해보면 스페인을 다시 거쳐가야 한다. 

어쨌거나 배편 당첨! 그리고 바르셀로나 행 배까지 예약 완료!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난 바르셀로나로 가서 잠시 스페인 맛만 보려고 한다.

제노바에서 쉬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넘어가 다시 모로코로 갈 예정이다. 



휴~ 이탈리아다! 

튀니지에서는 이슬람 국가라서 못했던 거... 

돼지고기 부터 좀 구워 먹어야겠다. 흐흐흐흐흐.


쉬자! 


2018년 11월 19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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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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