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225일차 : 인생의 지도, 세계일주 끝!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9. 8.

자전거 세계여행 ~3225일차 : 인생의 지도, 세계일주 끝! 

 

2018년 12월 26일


포르투갈의 냄새와 느낌을 자연스레 빨아마셔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떠난다.

막상 떠날 날이되고 보니 아쉬움이 생기는건 어쩔수 없어. 

포르투갈, 너는 그대로인데 내가 몸 상태가 이 모양이라 어쩌겠냐. 

뭐 어때, 다시 오면 되지.




자, 집으로... 

가~~~~~~~~즈아~~~~~~~~~~~!!!! 



못다한 짐정리에 들어간다. 


장기 자전거 여행자라면 마주할 귀찮은 시간.

항공 운송을 위한 짐싸기. 


그동안 많이 하다보니 처음에 비해 작업 시간은 줄었지만 여전히 성가시고 번거롭다. 

항공편으로 이동시 자전거를 수하물로 붙이는건 정말 번거롭다. 자전거 여행 자체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보통은 수하물 23kg 이내 자전거 수하물을 박스포장규격에 맞춰서 포장해야한다. (자전거는 따로 요금을 부과하는 항공사도 있다. 항공사별로 규정이 다르다.)

추가 수하물 23kg+기내 무게 8kg 계산하면 지금 내 짐무게론 어림도 없다. 

여행 짬이 좀 발휘가 되려나.




짐을 덜어내고 또 덜어냈다. 

넝마가 됐구만. ㅋㅋㅋㅋ 4년전 불가리아에서 만난 현지인이 줬던 가방.

그렇게 추운데서 캠핑은 처음이었다. 으흐.ㅠ 그날 이 가방에 담긴 옷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ㅠㅠ

낡고 닳아 오늘까지 함께 왔구나. 기억에 저장해 놓을께, 잘가... 


숙소 체크 아웃. 짐을 숙소에 잠시 맡겼다. 

밤 시간에 출발할 예정이므로, 남은 잔돈이나 써제껴야지.ㅋ




나라별로 이동할땐 항상 찍곤 했는데, 이번엔 국경을 쓩~ 지나버리니 그러질 못했네.

이렇게나마, 포르투갈을 가슴 한켠에 남겨놓는다.

응, 또 올꺼야, 스페인도 함께.




영미권에선 오늘이 박싱데이라 할인 행사를 할텐데 포르투갈에선 어떻게 하려나?




유로화 코인까지 차곡차곡. 다 쓰고 가렵니다. 




붐비는 사람들 속 쇼핑가를 지나다 신발가게에 들어왔다.

어디서 포르투갈 신발이 좋다고 들어서 맘에 드는걸로 하나 구입. 

그래, 새롭게 출발해야지. 새 신 하나 챙겨가쟈. ㅋ 




낮에 보는거랑 밤에 보는거 차이가 참 다르구만. 

날씨 조오타~!

이 여정을 마무리 하기에도... 




새가 항상 동상머리 위에 앉아 있었던 모습만 생각나는 이 광장도 안녕! 




떠나기 전 타르트 두 박스 구입!

포르투갈에 온다면 타르트는 꼭 한번 먹어봐야한다. 


짐 들고가는게 문제지...

못 들고가면 그자리에서 다 먹어버리겠다! ㅋ 






숙소에서 공항까지 택시로 이동, 인상 좋은 기사 아저씨와 대화.


아저씨 : 어디로 가요?

나 : 집으로요, 한국!

아저씨 : 크리스마스를 포르투갈에서 보내고? 새해는 집에서 보내려나 보오.

나 : 네, 긴 여행을 끝내고 이제 집으로 갑니다.

아저씨 : 짐이 많은걸 보니 오랫동안 다녔나보군.

나 : 돌아보니 길었네요. 

아저씨 : 긴 시간 피곤했겠네.

나 : 이제 가서 쉬어야죠. 최근 저녁엔 택시가 별로 없던데 아저씨는 오늘 저녁에 일을 하시네요.

아저씨 : 포르투갈 경제가 안 좋아서 저녁에 좀더 일을 좀 해야지.


택시에서 내렸다.


나 : 아저씨, 늦었지만... 펠리스 나타우(Feliz Natal)! 저는 이제 집으로 가는데 이 돈이 필요가 없을것 같아요. 무사히, 안 죽고 살아서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제가 이 여행을 잘 마무리 하는 기쁨만큼 아저씨도 행복하길 바래요.


택시비로 공항까지 10유로 정도 밖에 안나와서 잔돈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남았다. 

잔돈이 택시비의 몇배나 남았지만 깔끔하게 다 주고 나니 주머니 깔끔하게 털었다. 

내 마음도 가볍다.

무엇보다 아저씨 표정도 굉장히 밝다. ㅋㅋㅋㅋㅋ 


돈은 사람의 문제에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는거... 

앞으로 저 미소를 나도 많이 가져야지.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한국 가서 돈 잘 벌고 잘 써야지! 




공항 도착했구나! 으흣!  




진짜 가는거 맞지!?!?!? ㅋㅋㅋㅋ

새벽 비행기라 일부러 저녁에 미리 왔다.

오전 일찍 택시 잡느라 허둥대고 싶지도 않고, 수하물 수속하는데 빡빡한 시간때문에 쫓기고 싶지 않아서.




박스짐은 완료, 이제 저 손짐을 해결해야 한다. 




짐무게를 재보고 나니... ㅋㅋㅋㅋㅋ

자전거 박스 27kg, 패니어 4개만 29kg이다.

원칙적으론 위탁 수하물 23kgx2개에 기내 수하물 8kg 밖에 되지 않는다.

무게를 재고 보니, 카메라 가방 빼고 74kg. 규정상 54kg의 20kg이 오버가 된다.


생각보다 무게가 훨씬 많이 나간다. 

공항에 와서 물건을 더 덜어내야했다.

예전에 쓰던 추억의 물건들도 다 버려도 짐이 15kg가 오버된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신공.

무게 분산신공으로 무게는 줄었다. 부피가 커져 문제지.ㅋ 

직원이 적당히 봐준게 컸다.ㅋㅋㅋㅋ




오랜만이다. 탭 항공.

유럽 처음올때 탄 비행기랑 같구나. ㅋ 마무리 좋을씨고~ 

얼쑤~! 




리스본을 출발한 비행기는 러시아 모스크바 환승, 몇시간 대기후 인천으로 간다.




한숨 자고나면 대한민국이겠구만! ㅋ

 


쓔우우우우웅~~~~~~~~~~~~~~~~~~~~~~~~~~~~

대 한 민 국! 

출국 수속은 또 얼마나 그리 간편한지. ㅋㅋㅋㅋㅋ 

대한민국 짱입니다~! 




이상하지, 여행온 기분이야. 




짐까지 다 찾고 나왔다.

뭐 어색하게 그래. 




무사히 왔다! ㅎㅎㅎ 

그래, 끝났구만. ㅋㅋㅋ


사진 한방 찍고...

친구 몇몇에게 올해 말에 간다고 했는데 쿠바나 여행중 들르지 않은 중앙아시아로 갈꺼라 말하던 녀석들을  요 사진 하나로 불식시켰다.






후....

다리에 힘이 풀려서 의자에 앉았다. 

숨 한번 내쉬고 눈을 감았다. 


아무렇지도 않을꺼라 생각했다.

정말 아무렇지 않을꺼라 생각했다.


갑자기 홍수처럼 펑펑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고개를 한참동안 숙이고 있었다.


왔네.... 

내 나라에.....


죽을줄 알았는데..... 


안 죽었어.

살아서 왔다고.

살아야할 이유가 있었고, 돌아와야할 이유도 있었다.




공항에서 따뜻한 국수 한끼.

지금 이 몸 상태에 이 보다 더 좋은 한끼는 없다. 

따땃하니 좋구만. 흐아....


콧물 계속 흘리면서 국물까지 완샷 한 나를 힐끔힐끔 보던 주인 아저씨는 내 기분을 알까?

(면도 안해서 거지 같아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시커멓게 생긴게 한국말을 다 하네. 이캄스.ㅋㅋㅋㅋ)




오늘 목적지까지 가려면 자전거 다시 조립을 해야한다.




1시간 가까이 뚝딱뚝딱. 




타임랩스에서 건져낸 사진. ㅋㅋㅋㅋ

가야지.




그리고 인천에서 서울로.




으~~ 

손발은 왜 이렇게 시린건지. 

포르투갈이랑 날씨가 이렇게 다르나. 너무 춥다. 

자전거 너는 오늘 목적지까지 굴러가기만 하면 너의 의무를 다 하는 거다.

조금만 더 더 힘을 내다오.




진짜 한국이야...


도착.


우리나라! 

한국에 와서 심적으로 큰 안정감이 크다.

비자 날짜를 세어가며 출국 날짜를 기억해 놓을 필요가 없단거. 

집에선 체크아웃 시간을 안 봐도 된다. 하하하하!!!!!!!!!!!!!!!!! 




세계일주가 끝났다.

2010년 3월 31일 대구에서 출발, 2018년 12월 28일 서울로 들어와 여행을 끝마친다.

좋지 않은 몸 상태여서 병원부터 가야했고, 이제 일상의 삶에 스며들어야 한다.



거대한 인생 철학을 만들어 오길 기대하지 않았다.

배불러서 시작한 여행이 아니었고, 삶의 우선순위를 처음으로 조절해보고 시작한 여행이었다.

적어도 스스로에게 책임질만한 사람이자, 최소한의 1인분은 해내는 사람이고 싶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떠난 이 여행이 내게 필요한 것을 찾아갈 지도가 된 것에 충분히 감사를 느낀다.


중국의 대문호, 루쉰이 말했다지.

길은 원래 땅위에 있는것도 없는 것도 아니었다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라고.


그렇다. 

길처럼 지도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 처음부터 지도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미지의 땅을 밟았던 누군가로부터 지도는 탄생했다.


내가 태어났을때, 우리가 태어났을때, 

나의 지도는 우리 개인의 지도는 존재하지 않았다.

때로 나는 누군가 앞서간 길을 따라가고, 혹은 새로운 길을 찾아간다. 

누군가는 내가 밟아온 길을 따라간다. 그도 때론 새로운 길을 찾아갈꺼다.


내가 밟아온 길을 길을 돌이켜 보니 그것은 나만의 지도가 되었다.

앞으론 아직 못가본 곳에 대한 호기심으로 내 삶의 지도를 옆에끼고 재미있게 살 궁리를 해야지.


사람은 저마다의 지도로, 자기만의 모험을 살아간다.

그 누구도 나의 인생을 살아줄수 없고, 나 또한 다른이의 인생을 살아줄 수 없다.


무엇가를 성취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저도 하니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여행 좀 댕겨보니 저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고있어 하나를 두고서도 누군가에게는 깊고, 누군가에게는 좁으며, 누군가에게는 얕고, 누군가에게는 넓다. 

여행지를 나가는 것 자체가 아닌 관점의 변화만으로도 즐길거리가 많은 세상이다.

동적인 것이든, 정적인 것이든 수많은 것들이 누군가에겐 모험이다.







끝이다! 


정말 제멋대로였고, 외국을 나가보신 적이 없으신 어머니를 위해 쓴 여행기의 포맷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별 내용을 다..-_-;;;) 


지금까지 따라와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참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많으셨습니다.


여행기에 다 나오지 않을 이야기도 많이있고 여러가지로 힘듦이 있었습니다. 

눈물 터질만큼 벅찼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만큼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안 할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하면 고마~ 충분히 되었슴돠....

하하하.......



진심으로, 이 여행의 끝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께 깊고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성원이의 모험으로 사는 인생,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 끝! 


2018년 12월 28일. 여행 종료!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sphalt_potato/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506PQ29uT3V7kbhi89L_nA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