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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41일차 : 근사한 작별, 네덜란드로!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2. 2.

자전거 세계여행 ~2941일차 : 근사한 작별, 네덜란드로! 


2018년 3월 11일


확실히 온도가 많이 따스해졌다.

별 추위에 떠는 것 없이 많은 따스함을 느낀 저녁이었고, 그 포근함에 캠핑 여행의 재미가 정말 컸다.



좋은 아침입니다!

잘 잤냐고 물어보던 하이케 아줌마(내 오른쪽)가 샤워와 아침까지 먹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줬다. 

날... 신기해 하던 ㅋㅋㅋ 커피 한잔 내려 마시고,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준비를 마치고 찬찬히 페달을 밟았다.

어제 저녁엔 참 추웠으나 하루하루 온도가 포근해짐을 느낄 수 있다.

독일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낀다.


유럽의 시골 마을을 달리면 항상 2차 세계대전을 생각해 본다.

유럽의 전 국토가 전쟁터였을 이곳에 전차나 장갑차들이 얼마나 지나다녔을까 생각을 해 본다.

관련 역사와 내가 지나는 모든 지역을 알면서 가면 좋겠지만, 그건 너무 넓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럴 재미를 만들어봐야겠다. 약간의 아쉬움 정도로 남겨놔야지.

지금은 내 우선순위가 아니니까.




찾았다!

따스한 날씨에 장갑을 헬멧 옆에 꼽아 놨는데 한쪽이 빠져 있었음. 되돌아 가니 저기에...ㅎㅎㅎ




중간에 수퍼마켓에 들렀다가 먹을거리 사서 길에서 먹고 라이딩하길 띄엄띄엄 반복.

오늘은 그리 무리하지 않고 달리다 발견한 동네에 들어왔는데...

작지만 독특한 걸!?




호수 주변으로 동네 주민들이, 특히 나이드신 분들이 커플끼리 해서 잘 걸어다닌다.




나는 자전거 사진이나 한번 찍어주고...

잠시 앉아 라이딩에서 숨을 돌렸다.




건물들이 이쁘고, 겨울이 물러가는 분위기가 이 호수에 밀려오나 보다.

나도 동네 노인들을 따라서 호수 한바퀴를 자전거를 끌면서 걸었다.





평화롭다는 느낌. 그리고 많이 차분한 오늘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공기 자체가 다르다....고 느껴진다.




꽃도 소생하는 시즌이지.




돌로 저렇게 지은거... 얼마나 됐을까!??!




온도가 믿기지가 않는다. 와~ ㅎㅎㅎ

영상 12도라니. 불과 2주전만 해도 발트3국에서 영하 15도를 밑돌았는데... ㅋㅋㅋㅋㅋ

다행이야, 라이딩하기 좋은 날이라서! 




동네 랜드마크??? 




주변엔 젤라또 집이 하나 보여서 하나 사 먹음.

사실 어제 프랭크와 오는 길에 하나 사 먹은 젤라또가 맛있어서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래서 낼름 먹어제껴야지. ㅎㅎㅎ




다시 달린다.

중간에 맥도날드 들러서 인터넷도 쓰고, 네덜란드 도착할 시간을 조율한다.

아마, 거리상 내일 저녁에 도착할것 같다. ^^ 



하늘의 축복이 내리는 시간이다.

따뜻함 속에 이렇게 독일의 동부, 끄트머리로 점점 달려가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감사하다. 

하늘이 오늘의 빛나는 마지막 화장발을 감상한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런 날 자주 볼 수 있길!!! 




슈타트 프레렌.

1175년에 시작된 마을인가보오...

캬... 




낙조에 비쳐진 교회 건물의 벽돌이 더 붉게 빛나더라...




와....

숨막히게 만드는 노을이다.

정말......




최고의 날....

그냥 있을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이런게 얼마만인지!?!?




오늘은 그냥 마음에 저절로 감사가 넘친다. 이거... ㅋㅋㅋㅋㅋ

달려야지! 





저녁해가 지고도 계속 달렸다.

적당한 곳을 찾으려 돌아보다가 결국 축구장을 찾아가 그곳에 텐트를 쳤다.




다행히 전날엔 약간의 비가 내렸다.




어쨌거나 캠핑할땐 지붕을 무조건 선호하는 이유는...

그날의 하루 여행이 전날 비로 인해 축축함으로 시작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텐트를 걷고, 오늘 아침의 의식을 시작해야지. ㅎㅎㅎㅎㅎ




나란 남자, 커피 즐길 줄 아는 남자.

캬하하하하하!!!!!!!!!!!!!!!!!!!!!!!!!!!!!!!! 




자, 출발 해 볼까?! 

어제 저녁, 그리고 오늘아침까지 매일 너무 잘 먹는듯하다.


독일 장바구니 물가는 저렴하고 다양하다. 당연히 한식을 좋아하는 내게, 그리고 요리를 즐겨하지 않는 내게 조리법만 알면 금방 써먹을 수 있는 재료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수퍼마켓에 준비가 되어 있다.

당연히 조리시간도 기다려지고 여행에 한가지 재미가 되고 있다. 만들때에도 양껏 만드는 바람에, 배가 정말 정말 많이 나왔다.

스스로 일기장에 내 뱃속에 뭐가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적어놨다. ㅋㅋㅋㅋ




링엔(Lingen) 을 지난다.

중심에서 내가 오늘 목적지로 하는 곳 네덜란드 하르덴베르크(Hardenberg)까진 대략 60km 정도의 거리.

길이 너무 좋아서 금방 갈 듯 하다. 

오로지 라이딩만 이 상태로 간다면 4시간 안엔 충분히 도착할 거리다.




맥도날드에 들러 오늘의 목적지, 네덜란드 친구네 집으로 연락을 해 뒀다.

햐... 오늘 독일의 막날인가... ^^ 




오늘은 날이 더 따숩다. 

믿기지 않는군. 아하하하하! 

올라가는 기온에 몸 여기저기가 간질간질 해지는 느낌이 난다.

어제 비로 인해서 약간의 습기가 있지만, 여름만큼 후덥지근하고는 다른 느낌의 날씨가 라이딩에도 좋고 상쾌함까지 동반된 오늘의 라이딩이다. 



와...


햇빛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외투를 얼마만에 벗어보는건가... 

9월 러시아 이후 거의 6개월만인 듯하네.

생각해보니 작년 9월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러시아에 도착한 이후, 추위를 어떻게 보낼까가 걱정이었다.

전혀 예상치도 않게 한겨울의 유럽으로 오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은 정말 어떻게 될지도 몰랐다. 피할꺼라 생각했던 시베리아의 목구멍에 내 두바퀴로 라이딩을 하는 미친짓을 하다니.

다시는 안 하고 싶다.





응...

혹한기 훈련보다 더 힘들었어...

림이 찢어졌는데, 우짠단말이고... 정말 내 평생에 잊지 못할 기억일꺼다.




가자, 네덜란드로! 




햇빛도 나고....




잠시 휴식 시간, 

출발한지 6시간이 지났다. 

커피 타임을 가진다.

좋다. 이런 느낌....

커피 서버에 김이 서리는 걸 보면서, 지난 시간에 추억에 잠긴다.


그래, 힘든 시간이 항상 있는것만은 아니다.

그 시간을 버텨내고 나면 또 좋은 시간이 온다.


그 시간이 오고 있음을 알아야 버틸 힘도 생기는거고, 잘 준비되었을때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거다.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속에서 이런 날이 올줄 기다리고 있었고... 만끽하고 싶었다.

응, 지금의 이 느낌 충만함은 지난 시간을 경험했기에 더 값어치가 있는거다.




맑아지는 하늘과 구름이 사라져버린 곳에는 따스함으로 인해 아지랑이가 핀다.

네덜란드로 가는 날 반겨주는 것인가!? ㅎㅎㅎ

독일의 끝내주는 작별인데...?!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가는 길.

나는 좀 특별한 국경이나 건물들이 따로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비슷한 시골 마을 이어지는 이러한 길의 형태로 계속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텍사스의 어떤 시골마을 느낌도 나고, 체코의 작은 동네 느낌도 났다.

아, 과거의 아련한 기억들이여!!!!!!!!!!!! 

난 추억부자다! 


따사롭게 변하는 오늘의 날씨속에 내 얼굴도 싱글벙글이었다. 

와... 근사한 마무리를 하게 해 줘서 고맙다 독일. 




해가 넘어 갈때에 맞춰, 드디어 국경에 왔다! 




네덜란드야 성원이가 와뿌떼이!!!! 

으하하하하하!!!!!!!!!! 




그래, 국경이 이렇다..




도이칠란트!

반대쪽에 있던 독일 국경선




그곳에서도 한컷! 잘 있거라 도이칠란트! 

안녕!

자, 가야제! 네덜란드로..




굉장히 넓었던 자전거 도로..





와, 차 한대가 그냥 왔다갔다 할 넓이의 도로다.


누가 자전거 국 아니랄까봐, 네덜란드 입국하자마자 쫄쫄이 입고 떼라이딩 하는 라이더들이 보였다.

네덜란드 사람 전부가 라이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내 짐조차 별로 특이하지 않다. 핫핫!!! 




코카서스의 나라, 아르메니아 길에서의 인연... 

그 인연으로 약 3년 만에 만나게 된 아다 아주머니네 집으로 간다! 


2018년 3월 12일까지의 저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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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sphalt_potato/


8년 9개월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 길에는 참 많은 새로운 만남과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행복감을 이 글을 보는 많은 이들이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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