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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6-2017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524일차 : 산마리노(San marino), 평화의 소녀상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 3.

자전거 세계여행 ~2524일차 : 산마리노(San marino), 평화의 소녀상


2017년 2월 14일


전날의 불쾌함은 접어두고 오늘 하루를 맞이한다.

마음속에 아주 긴 시간 불편함으로 남아서 앞으로의 일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나로선 달갑잖은 일.

사람이라 다음의 여정에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정말로 잘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 

노트에도 기록이 안된걸 보면 리미니(Rimini)가 그만큼 별게 없었던 곳이라 기억에 남는다. 

여행 기간 동안 지금까지도 있었고 앞으로도 사람탈 쓴 동물들을 언제 어떻게 접할지는 전혀 알수 없을 일이다.






별별 사람을 만나면서 특히나 별 꼴 같잖은 그것들 처리 방법을 나름대로 찾아내고 있다.

인종차별, 불합리, 역차별 등등...

사람이 대화가 통한다는 전제조건하에 나름의 방법론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건 아주~ 잘 먹힌다. (언젠가 한번 이 재미진 걸 공유해 볼 수 있길) 




오늘 날씨 좋고! ㅎㅎㅎ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짐을 싸고 나왔다. 




굉장히 추웠던 슬로베니아의 날씨와는 다른 오늘이다.




Bye, 리미니.


이제 다음 목적지 산 마리노(San marino)로 이동한다.




이탈리아 안에 있고, 리미니에서 몇십킬로 떨어져 있지 않은 작은 나라, 산 마리노로 출발.




슬로베니아에서 부러졌던 자전거 짐받이를 다시 확인했다.

아침을 너무 대충 먹어서 인지 금방 배가 고파와서 주유소 옆에 앉아서 잠시 휴식. 

퍼질러 앉아있고 보니 커피 마시고 싶고 음식 해 먹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햇살이 너무 따땃한게 좋아서 햇살을 받으며 휴식. 




한 시간 가까이 앉아있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다시 페달을 밟는다. 




산 마리노로 왔다.






산 마리노(San marino).


19세기 중반에 왕국이었던 이탈리아와의 우호 협력 조약을 통해 이탈리아 영토 내 자기의 독립된 공화국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나라 전체 도시 면적이 61km2 이니, 서울의 605km2인 서울 면적의 1/10 수준이다.

유럽에서 바티칸, 모나코와 더불어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 

내가 서울의 범위가 넓으니... 다른 시와 비교를 하자면 어느 정도인지 우리나라 통계청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 봤다. ㅎㅎㅎㅎ



우리나라의 공주시 면적과 비슷. 

산 마리노 = 한국 공주시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ㅋㅋㅋ




본격적인 업힐을 시작한다.

으하, 땀이 터진다. 




이미 산마리노 공국안으로는 들어왔고, 나름의 랜드마크라면 저 위에까진 한번 올라가봐야 하진 않을까? 

새로운 나라로 들어간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는 유럽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뭐 좀 있으려나 생각은 했는데 아직까지 그런건 보이지 않는다. 




땀좀 흘리고, 위에서 아랫마을 뷰도 감상 좀 하고. 




내가 끌바로, 라이딩을 하면서 앞으로 한발, 한바퀴 나갈수록 저 산은 조금씩 내게 다가온다.




오르막에선 짐이 무거워 페달링이 너무 힘들다.

평지에선 라이딩, 오르막에선 밀면서 올라가야한다.




무슨 뜻이지?

자매결연을 맺은 나라인가? 위쪽엔 몰타, 아래쪽에 이탈리아 국기가 보임.



참고로 

이게 산마리노 국기다.




아, 디다. 

계속 되는 오르막에 끌바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좋은 뷰에 긴 시간 좀 힘들게 올라오다보니 쥐똥만큼의 보람이 생긴다.

아직 가야할길이 멀다. 




좋지유?

오늘 내가 피부로 먹는 날씨가 상당히 좋은편이다. 

하늘색 혹은 코발트블루 빛의 바다 빛이 찬란한 사진을 보고 저기 앉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만 생각한다면 보통 여행자들은 여행지에 가서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바다나 강 같은 물가에서 중요한게 바로 습도다. 예쁜데 끈적거리거나 아름다운데 모기가 천지삐까리라면 풍광은 사실 눈에 안 들어온다. 

사진만 남아서 기억을 속일 뿐.

때로는 자기의 기억까지 속인다.





아고 힘들어.

끌바 끌바 끌바.




산의 정상으로 올라오니 반대편으로 해가 저물어 가는게 보인다.




산 마리노 대성당이 있는 곳으로 올라왔다.

이곳 산 마리노의 랜드마크인데 해가 저물어가면서 기온도 내려가고 내려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올라와서 몸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내가 여기 왜 왔지? 하는 생각. 




쓰읍~ 

그냥 리미니에서 버스타고 와도 30분 정도면 올라올 거리를 몇시간이나 낑낑대면서 무거운 자전거와 짐을 지고 올라온건지. 

아, 바보 같네 ㅋㅋㅋㅋㅋ 




96


저 태양에 잠시 한숨, 나의 별 생각없음에 두숨. 


에효...... 






자전거는 밖에 세워두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이 옆에 있었고 차로 지나던 사람들 밖에 보이지 않아서.




쉽게 추정할 수 있겠지만 산 마리노의 주요 산업은 관광산업이다. 

이탈리아를 통해서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까운 산마리노가 궁금해서 나처럼 들렀다가 가는 사람들이 대다수. 

그럴만해 보이는 것이 이 작은 땅에 어떤 산업시설이 있을지 상상이 안되었으니. 

이 나라 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끼던 말던 간에 그와는 별개로 이탈리아로 둘러 쌓여 있는 것과 외국을 여행시 어떤 느낌을 받는지 궁금했다. 

인구가 약 32000명에 GDP는 우리나라 2018년보다 20%이상 더 높은데, 사람들의 삶의 수준은... 흠, 물음표.

차이가 있으니.




러시아 연방인 오세티아에서 벌어진 테러극으로 인해 희생된 어린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오세티아는 작년에 조지아 여행을 하면서 지도를 보다가 알게 된 러시아 연방의 지역(공화국)이다.






러시아 오세티아 베슬란에서 있었던 테러


2004년 9월 1일 아침, 러시아 연방에 소속된 북부 오세티아 공화국의 수도 인근에 있는 소도시 베슬란에 위치한 제1 학교는 새 학기를 맞아 개학식을 열었다. 특이하게 제1 학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포함한 곳이다. 

물론 개학식도 대규모로 열렸고, 교직원 59명, 6~18살까지의 학생 895명, 학부모 및 보호자 등 총 1,181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석했다.

​오전 9시, 갑자기 트럭 한 대와 승용차 한 대가 학교 운동장에 멈춰섰고, 복면을 쓴 테러범 32명이 뛰어나왔다. 순식간에 수많은 인원이 체육관에 갇혀버리는 순간이었다. 이 때 어린이들은 방패막이로 창가에 서 있어야 했으며, 테러범 중 한 명이 아이들을 인질로 삼는 걸 거부하자 자폭시켰다. 


이 때 목숨을 잃은 인질들은 남자 교사 및 아버지들로 위협이 될만한 남성들을 일부러 따로 모았고, 이들 중 남은 생존자들도 사살했다. 

또한 자신들이 한 명 사망할 때마다 인질 50명, 부상당할 때마다 인질 20명을 살해, 특수부대가 진입한다면 학교에 설치한 모든 폭탄을 폭파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정오에, 테러범들은 성명을 발표했다.


"체첸에서 러시아군을 모두 철수시키고, 인근 잉구슈 공화국의 독립파 세력중 구속된 사람들도 석방시켜라" 이들은 체첸 테러리스트들이었던 것이다.

체육관에는 대량의 폭탄이 설치됐고, 스위치에는 범인들 중 일부가 올라탔으며, 이들이 내려서면 간단하게 폭발하는 구조였다. 

애초에 저격같은 방법으로는 힘들었었던 것이다. 출입문 대부분에 인계철선이 설치됐고, 창문은 모두 깨트려 가스 사용을 막으려 했다.



9월 2일, 러시아 특수부대 알파와 빔펠 부대가 도착했다. 

이들은 모든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고 주변을 차단했지만, 경찰, 내무부 특수부대 오몬(OMON),에다 자기 가족을 자기 손으로 구출하려는 민병대 등 5,000명이 모여들었다.




9월 3일, 첫 날에 목숨을 잃은 인질의 시체를 수거하기 위해 구급차가 체육관에 다가갔다. 그러다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고, 놀란 범인들이 구급차에 사격, 2명의 의료진이 목숨을 잃었다. 갑자기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고, 체육관의 지붕이 무너지면서 벽에 구멍이 뚫리자 인질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곧 체육관 안에서 밖으로 도망치는 인질들을 향해 사격하기 시작했고, 밖에 있던 경찰, 러시아군, 민병대가 응사하면서 총격전이 시작됬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무 계획 없었던 빔펠과 알파는 바로 출동해 체육관으로 돌입해야 했다.



테러범 32명 중 31명이 현장에서 죽었고, 단 한 명만이 살아서 체포됐다. 인질 1,181명 중 사망자는 무려 348명. 게다가 부상자가 700명에 달했다. 부상의 정도도 심각해 부상자 중 상당수는 팔이나 다리를 잃거나 눈을 잃는 등 불구가 되어야 했고, 이들 중 대부분이 어린 학생이라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알파와 빔펠 부대도 역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알파는 부사령관을 잃었고, 총 1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30명이 부상당했다. 


알파부대의 지휘관인 페로브 소령은 아이들 앞에 떨어진 수류탄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아이들을 온몸으로 감싸 희생했고, 빔펠부대 지휘관 라즈모브스키 중령과 일린 중령은 일부러 엄폐물에서 나와 아이들을 엄호하다가 라즈모브스키 중령은 목숨을 잃었다. 

일린 중령은 한쪽 귀와 눈을 잃었지만 끝까지 지휘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또한 몇 명의 대원은 아이들에게 오는 총탄을 대신 맞으면서까지 희생했다.





계속 생각했다.

별거 없는데 뭐하러 왔지 하고. -_-


그래도 상징성이 강한 작품 하나가 산 마리노의 이미지를 내게 각인을 시켰다.

왜 이곳에 무슨 연유로 와 있는지 알 수 없으나...

그곳 어린이들의 희생에 조의를 표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소녀상 같은 존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있는 우리나라의 소녀상을 보고 그 뒷 이야기를 알고 난 후 느낄 그 어떤 감정 혹은 깨달음을 주는 매개체. 

바로 그것! 




그나저나... 

리미니에서 버스나 기차 타고 오면 될일인데 땀 엄청나게 흘려가며 개고생만 했다.

낮에 왔으면 좀 더 돌아보고 했을텐데... 




내려갈 시간이다. 

결합은 분해의 역순, 왔던길 오르막이면 되돌아 가는 길은 내리막! ㅋ 




배가 고프긴 고팠나 보다.

피자 한판 먹고 나니 하나 더먹고 싶어서 또 주문.

밤이라 밖 보다 피제리아(피자 파는곳)가 밖보다 훨씬 따뜻해서 한 동안 앉아 쉬었다.




머리가 멍해진다. 

따뜻해지니 또 졸려오고. 

오늘 잘 곳과 동시에 이동 루트를 다시 체크한다.





피렌체를 지나 로마까지 가서 아프리카행 비행기를 타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전날 루트를 세세히 봤는데 기차로 이동을 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

지금 머무는 곳에서 기차를 타고 볼로냐로 가서 환승을 한뒤 다시 피렌체(플로렌스)로 가는 방법밖에 없다.

산마리노에서 자전거를 타고 로마로 바로 가는 방법은 중간에 별거 없이 산만 넘어가야한다. -_-;

시간 아깝고 에너지도 아깝다. 

무엇보다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아무것도 못하고 가는것보다 좀 더 보고 가는게 낫지. 

기차역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캠핑하러 나왔다. 




오늘의 잠자리. 

수고했다. 오늘도.

굿나잇! 


2017년 2월 14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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