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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6-2017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531일차 : 시에나(Siena), 평화로운 토스카나 지방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 9.

자전거 세계여행 ~2531일차 : 시에나(Siena), 평화로운 토스카나 지방


2017년 2월 19일


새벽에 내 키만한 높이의 안개 이불이 텐트를 덮었다.

새벽에 굉장히 추웠고 얼마나 추웠던지 갖고 있던 핫팩을 터트려야했다.

슬로베니아 같은 곳도 아닌데 아으~~~ 

새벽에 오줌누러 나갔는데 손가락 발가락이 얼마나 시리던지...

바지 내리는데도 손가락이 아프더라. 으... 

언제나 고생스러움은 이 여행에서 같이 데려가야할 녀석인거지 뭐.




아침 날씨를 보면 새벽까지의 모습을 기억이나 하겠나.

위대하도다! 

저 태양빛의 내림은 별 말하지 않아도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마냥 가뿐히도 두터운 안개층을 녹여버린다.




자, 오늘도 새로운 일상의 시작이다.

식상해져가는 마음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새로운 관점을 불어넣는거. 




내가 지금 위치한 곳은 토스카나 지방.

와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지방임을 오늘에서야 다시 한번 자각한다.

어젠 옆에 포도밭 있으니 와이너리가 있군 하며 생각을 했는데 넓게 퍼져있는 이곳의 지형을 살펴보며 이곳의 떼루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오늘날씨는 전날 추웠던 밤을 기억나지 않게 할 정도로 날씨가 좋았고 따뜻했고 또 적당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라이딩을 해도 몸에 큰 부담이 없었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있다.




르네상스시대에 피렌체와 더불어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다는 도시, 시에나(Siena).

그곳으로 가는 길에는 사연을 간직한 건물들이 보인다.




단게 땡겨서 눈앞에 보인 젤라또 가게에 들어가서 한개 샀음.

젤라또 하믄 이똴~~리아 아입니꺼~ 




잠시 앉아서 분위기 좋은 동네 구경.

아, 큰일이다. 눈으로 담는건 많은데 사진으로 남기는 건 없다.

(여행이 끝난 지금 돌아보니 급후회.ㅋ) 




와이너리가 있는 동네 풍광 좋으네.

생각보다 업힐과 다운힐이 많이 반복이 되어서 이동시간이 많이 더디다.

이거 오늘 어디서 하루를 마무리 해야할지 가늠이 안 잡힌다.




해 저물어 가는 타이밍에 




시에나로 들어왔다.

어두워지고 들어왔으니 100% 볼 수 없음은 어느정도 기대하고 있다.




밤에 들어와 보는 시에나 쪽의 분위기가 꽤나 훌륭했다.

날일 추웠음에도 몸에 약간의 열이 있는 나로선 그나마 즐기기가 좀 수월한 편.




사진 오른쪽 위에 보면 '늑대상'이 보인다. 




시에나에 대한 전승에 따르면 레무스(로마의 건립자이자 초대왕)의 두 아들인 세니우스와 아스키우스가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들이 로마에서 도망쳐 나올때 시에나에 암늑대 상을 가져왔고 그 후로 시에나의 상징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가지 더 그때 당시에 도망올때 탄 말이 흰말과 검은말 이어서 시에나의 휘장이 방패모양의 흰색과 검은색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찬란했던 영광이 지금은 없지만 그 과거의 흔적인 건축물들이 현재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래서 시내의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등록이 되어있다.




시에나의 중심인 푸블리코 궁전 그리고 캄포 광장.






왜 현대에는 그 발전의 모습이 다른가 싶어서 찾아보니 과거 중세시대에 북부지방에서 로마로 올때 중간 도시의 역할을 하면서 교역을 하는데 안전한 교역 도시 역할을 해서 성장을 했다. 

교역과 로마로의 성지순례를 떠난 사람들이 거쳐가는 중간도시로서의 역할이 쏠쏠했었던 것. 

중세에 있었던 이탈리아 전쟁에서 시에나 공화국은 스페인 왕실과 동맹을 맺은 피렌체 공국에게 패배한뒤 시에나 공화국은 사라졌다. 

그리고 피렌체는 여전했고 시에나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된게 역사적 사실이라고 한다. 


적당히 지금의 모습이 유지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 같지 않았다면 더 개발되고 또 도시가 팽창이 되었을테니.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날이 더 따뜻했다면 광장에 사람들로 더 붐볐을테고, 낮시간이라면 볼로냐에서 본것처럼 햇빛을 밭으려는 사람들이 캄포 광장에 누워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리라.

나 또한 그랬을테고. 


시에나 시내 구경만 짧게 마치고 이동을 한다.

1시간여를 달려서 외곽으로 빠져 나왔다. 


배가 고파서 작은 마을 산 로꼬 마 필리(San rocco a pilli)에 들렀다.

레스토랑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고 들어가서 피자 하나를 주문.

밖이 점점 추워져왔고, 내부는 피자 화덕 덕분인지 몸이 녹을 만큼 따뜻했다.

직원한테 물어 여기 캠핑할 곳을 물어보니 이곳엔 캠핑장이 따로 없다 한다.

이곳에 일하는 젊은 친구왈, 괜찮으면 레스토랑 옆 천막 아래 텐트치는게 어떻겠냐고.

굿! 




좋은 장소




탁월한 선택! 

실례좀 하겠습니다! ^^ 

내일 비가 내린다고 일기예보를 봐서 지붕이 있는 곳을 꼭 선택하고 싶었다.




역시나 다음날 비가 내렸다.

비가 좀처럼 그칠 모양새가 안보여서 오전 시간 좀 기다려야 했다.

돈이 다 떨어져서 현금도 좀 뽑고 옆 수퍼마켓에 가서 장도 좀 봤다.

역시나 피자로 아침을 해결하고 




이곳 레스토랑 주인 아들 다니dani 와의 짧은 대화후 이동.

고마워! 




이동할 앞으로의 길 상태가 얼마나 업다운을 계속 해야 할지 모르니 비가 많이 줄었을때 다시 페달을 밟는다.




정말 고생스러웠다.

비가 그치는 모양새였는데 다시 비가 내려서 또 멈춰서야 했으니.

얼마 후엔 비가 그쳐서 다시 라이딩을 시작. 

쉽게 겪는 일상이지만 그럼에도 매번 상황이 다르니 새롭게 느껴지는 날씨와 라이딩 조건이다.




작은 동네와 도로를 이용해 로마로 향하다 보니 주변엔 큰 집이나 볼거리가 그리 많진 않다.

우리네 시골 마을을 지나는 느낌이랄까? 

오르막이 계속 되어서 중간엔 또 끌바로 와야했다.

흐으~ 

힘들다 힘들어.




큰 도로 옆에 넓은 공터가 보였다. 

잠시 뭐 좀 해 먹을까 싶어서 들른 공터.

보아하니 사람들이 이 공터에 쓰레기도 투척하는 듯하다.

잠시 쉬고 있는데 픽업트럭이 저 뒷 숲에서 나오는거 보고 깜놀. 





뒤에 뭐가 있나? 

깊이 들어가도 계속 길만 있어서 더이상 안 들어갔다. 

이런 으슥곳에 도로가 나있고 차가 세워져 있으면 아주 간혹 므흣~ 한 광경을 목격하는 때도 있다.

사람사는게 거기서 거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렌체에서 형수님께 배운 레시피대로 크림파스타를 해 먹었다.

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ㅋㅋㅋㅋ

이거 큰일이다. 너무 맛들인게 아닌가 모르겠네. ㅎㅎㅎㅎ

주먹 반만한 크기의 125g짜리 모짜렐라 치즈가 40~60센트밖에 하지 않지 않아 한번 먹을때마다 한덩이씩 넣어 먹는다. 살찔 이유가 확실히 생겼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속을 든든히 채웠으니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커피 한잔 마시고 엉덩이를 좀 붙였더니 이젠 이젠 또 졸음이 온다.(카페인은 내게 의미없음.ㅋ)

퍼질러 앉아있다보니 해가 저물어간다. 

더 이동할까 싶다가 지금 여기가 텐트치기도 괜찮을것 같군. 

그래서 그냥 그자리에 텐트를 쳤다.

오전에 부슬비 맞고 오는길에는 또 긴 업힐까지 뱃속에 뭐 좀 넣고 퍼질러지니 졸리기도 하지. 


도로가 옆이라 좀 시끄러웠으나 밤이 되니 그래도 덜했다.

그저께 만큼은 아니지만 새벽은 역시나 추웠다. 

아흑~ 




자전거가 고생이 많구나. -_-;

미안하드아! 

잘 잤으니께, 이제 다시 페달을 밟자.

선배한테 도착한다고 말한 약속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얼른 로마로 가야제! 


2017년 2월 21일 오전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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