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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34일차 : 같은 강물에 발을 두번 담글 수 없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1. 15.

자전거 세계여행 ~2934일차 : 같은 강물에 발을 두번 담글 수 없다


2018년 3월 5일


부릅! @.@

눈을 떴다. 따뜻하게 잘 잤네. 아흐~~~

거실로 내려오니 집엔 나 혼자. 

호스트인 올리버 아저씨 부부는 일찍 출근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싸기 완료! 





오늘부턴 좀 부지런히 달려야겠지!?


여전히 춥긴 하지만 발트3국에서 피부를 사포로 문지르는 듯한 느낌의 추위는 아니다.

달릴만한 적당한 쌀쌀함이 좋다! 

가즈아~! 




이야, 100년이 넘은 건물이다. 

이 작은 동네에 1904년의 건물이 있다니....

우리가 초가집 짓고 살았을때 이들은 이랬단거지 뭐.




적당히 괜찮은 길 상태. 

너무 많이 녹아 질척거리는 것보단 훨씬 낫다.




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목적지로 삼는 방향은 함부르크(Hamburg).




지도만 보고 킬에서 첫 목적지를 바로 함부르크로 갈려고 했으나 계획을 바꿨다. 

하루만에 달리긴 좀 멀고 중간에 아무것도 못하고 달리기는 싫어서.

그래서 함부르크 가기전에 있는 도시 Norderstedt 에 웜샤워 호스트를 잡았다.

여행 9년차에 접어들면서 내 여행스타일을 이제야 알게 되는듯하다. 




호주에서 본 울월스가 여기에도 있네. ㅋ




칼바람이 몰아치고 잿빛커튼이 하늘을 가득채운 날만 계속 되다가 독일로 넘어오고 나서 날이 많이 바뀐 것을 눈으로 피부로 체감한다. 


3월이다. 3월! 와~!

눈에는 적당한 청량감이 들어오고 피부로 마주하는 찬바람속 햇빛이 이렇게 좋으냐...




조금은 외로운 시골길을 달린다.




독일의 시골 마을 지나친다. 

잠시 길을 찾아보던 중 길을 찾냐며 물어보던 현지인. ^^ 잘 찾아갈수 있습니다. 걱정마십쇼! 당케! 





자전거 여행자들중엔 특히나 독일 여행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지금 이곳 독일땅에서 독일 여행자들이 북유럽 혹은 발트3국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타러 함부르크 방향에서 킬(Kiel)이나 북진 혹은 뤼벡(Lubeck) 방향으로 동진을 하는 루트다.

나야 그 반대쪽에서 오기에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새 생명들이 싹틔우는 봄이다! 으핫! ㅎㅎㅎㅎ




어디로 가야하리까?

심심한 길 속...




이제 내 인생에 다시는 못 올 경험을 하고 있음을 매일 마음에 새긴다.

아마 다시는 오지 않을 길이 아닐까.


같은 강물에 발을 두번 담글 수 없다. 

한번 사는 우리 인생처럼.

흐르는 이 시간과 함께한 이 길위의 느낌을 소중히, 그리고 감사히 여겨야지. 

반복될 이 느낌과 다짐조차 기억하자.


봄이 온다 싶으니 추위로 굳었던 내 머리도 녹아가는지 생각이란걸 조금 하나보다. 

하하하하하!!!!!!!!!!!!!!! 



마을마다 저 문장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저런거 시험문제 내진 않겠지?




Denen die Für uns starben.

데넨 디 퓌어 운스 스타르벤.


독일어 번역을 돌려보니 "우릴 위해 죽은 사람들"이라고 나온다.

세계 대전의 전사자들인가.... 




달려서 보니 출발한지 6시간이 넘었다. 

배가 고파 잠시 작은 동네에 멈춰섰다. 

역시나 무거운 짐, 그리고 간만의 라이딩에 몸은 무겁고 지친다.  




허기부터 달래야지. 피자 하나 먹고 지친 엔진 휴식, 그리고 잠시 정비시간. 

흐아~ 




해가 조금은 길어진 느낌이 든다. 남쪽으로 내려와서 어느 정도 그 체감의 폭이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준다.





거리를 보니 원래 도착 예상시간보다 조금 늦을것 같아 호스트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예상시간보다 대략 30-40분 정도 늦겠군.

달려야지. 




리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수퍼마켓. 독일 브랜드고 자체 브랜드도 있다.

여긴 독일! 

독일하면 이 나라 국산 쩰리를 지나칠수 없지.




으하하하하!!! 

독일 하면 하리보 아입니꺼!! (이 사진 찍고 있는데 옆에 지나가던 사람이 이상하게 본다. ㅋㅋㅋㅋㅋ)




360g짜리가 1.1유로. 

껌대신 젤리를 질겅거리면서 달리다보면 머리가 팽팽 돈다. 

유럽 여행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미있는 것은 생활물가가 저렴하다.(진심)

그러면서 자전거 여행으로 다닐만한 거리에 왠만한 수퍼마켓과 레스토랑까지 동시에 존재한다.


많이 그리워 하겠지.

이 시간을...

예상은 했건만 감상에 젖는 시간이 많다. 




간만의 라이딩에 80km가 넘는 거리에 힘이 부친다.

호스트의 집으로 다다르때 즈음 마침 호스트가 창문 넘어 날 보다 기웃거리며 주변을 서성대는 날 보고 손짓을 한다.


오늘 날 호스트 해 주는 사람은 20대 초반인 티스. 


오자마자 난 짐부터 정리 후 바로 샤워. 

티스는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더니 치즈 파스타를 만들어준다.




전동식 후추. ㅎㅎㅎ

동유럽에선 쉬이 보지 못하던 아이템들. 

서유럽으로 오긴 왔구나 진짜. 


집에 계신 티스의 부모님께도 인사를 드리고 대화를 나눴다.


여태 온 일정과 앞으로의 일정까지... 아우 질문이 많다.

무엇보다 독일에서 어떻게 움직일꺼냐고 물어보는 티스.


스케줄 때문에 네덜란드 방향으로 가야하기에 함부르크를 지나 브레멘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 길 상태과 내 일정을 설명을 했더니 함부르크와 브레멘 사이엔 자전거로 가면 시간이 아까울 꺼란다. 


티스 아버지가 

"가는길 많이 심심할꺼야. 그러니까 여기서 내가 브레멘까지 데려다 줄테니 시간을 아껴서 함부르크 구경 좀 하고 가는게 어때?"


읭? 티스 또한 끄덕. 

Why not~! 


보통 이틀 이상을 머무르면 호스트와의 관계도 재미있고 그런데 시간이 언제나 모자랐다.

그 이유는 바로 쉥겐비자. 자전거 여행을 한 티스로선 이해가 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오케이! 

내일은 여기서 함부르크 시내까지 출퇴근 개념으로 왔다갔다 해야겠다. 

시내 구경 좀 해 봐야지. ^^ 




오오오오~!~!~!~! 

맥주 부심 독일 맥주 등장하나요!?!?!? ㅎㅎㅎㅎ 

병도 예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고.



정말 독일스러운 오늘 길, 그리고 호스트 집에서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 함부르크 시내를 좀 돌아봐야징. 



2018년 3월 5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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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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