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6-2017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437일차 : 길 위에 사람, 그리고 이야기

by 아스팔트고구마 2018. 1. 20.

자전거 세계여행 ~2437일차 : 길 위에 사람, 그리고 이야기


2016년 11월 21일


잠 한번 잘자고 뱃살 긁으면서 터덜터덜 나오니 오늘도 햇빛 챠랑챠랑 거리는 맑은 날.




티라나에서 머문 호스텔은 꽤 맘에 드는 편이다.

이름은 Milingona City Center Hostel.

아침 식사 포함, 도미토리 가격이 8유로 였었나?




햇살 받으면서 특히나 좋은 것은 나무에 달려있는 먹을거리들.

감귤류의 과일들이 있다. 레몬, 오렌지. 근데 귤이 굉장히 잘 익어 있어서 엄청따서 먹음. ㅎㅎㅎ

제주 감귤이 참 좋은데~ 추억 돋네.

외국이라 못 먹는게 어디 하나 둘이겠냐만 날씨가 추워지면 포항 과메기가 너무 생각난다.

먹고프다. 흑흑흑.




오늘은 숙소에서 머물던 자전거 여행자 둘이가 떠나는 날




영국 그리고 호주에서 온 트래비스와 리차드.

둘이 욕하고 잘들 논다. 생각해보니 쓰는 말만 영어지 영락없는 한국적인 친구의 개념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자전거 여행자. 두둥~!




숙소 주인장인지 관리자인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그가 있어 덜 심심하긴 했음. 




남쪽인 두러스(Durres) 방향으로 내려갈꺼란다. 

언제나 여행은 바뀌는거니까... 재미있게 신나는 여행 되시라우! 


숙소에서 잠쉬 뒹굴, 그리고 밖으로 구경을 나왔다.




길을 걷다 눈에 띈 시장.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누런 덩어리. 

뭔가 싶어서 주변을 살펴보니 알게 하는거. 담배로구만!

빵인줄 알았네.

냄새가 큭~~~ 애연가들은 좋아하려나?




그리스에서 넘어 오고 나서 느낀건 물가가 상당히 저렴해졌다.

체감상 절반이하로 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급수터였었나? ㅋㅋㅋ 기억이 가물 거린다.

첫날 티라나 시내로 들어왔을때 웬 아랍식 커피용 주전자인 제베나(Jebena)가 보여서 자세히 살펴보니 아랍에미리트에서 후원을 받은거다.

유럽에 있는 무슬림이 대다수인 국가라서 독특하고, 유럽인데도 중동의 UAE의 도움을 받는게 뭔가 독특하게 느껴진 순간.




걸어서 시내쪽을 둘러본다 댕긴다.

여기저기 걸려있는 미국 성조기, 그리고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세르비아의 코소보에 대한 공격을 떠올리게 한다.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알수 없지만 알바니아 계 사람들은 실제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봤으니까 말이다.

코소보와는 달리 알바니아에서 사람들을 통해 느끼는 첫인상은 뭔가 어둡다는 느낌이다.

이슬람 + 유럽인 의 조합은 사실 나같은 동양인에게는 상당히 이질적이다.

보통은 이슬람 + 아랍 or 아프리카 이거나 정교회 or 카톨릭 + 유럽의 초식인데....

이것도 나의 고정관념 이겠지.

유럽도 지금은 조금씩 많은 무슬림들이 생겨난다고 하니....




배가 고프지 말입니다.

배를 채워야 하지 말입니다.




혹시나 싶어 찾아온 티라나 시내 카페.



 

정말 가벼워 보인다. 

내 자전거 대신 저거 타면 날아갈듯.




동상을 보면 누군가 떠올라야 하는데...

잘 모르는걸 보면 알바니아는 우리나라에서 뉴스 한줄로 다루지도 않는 그런 나라다.




독특하다고 느낀 건물들과 이슬람 사원.

최소 200년은 넘은 건물이구나.




흠, 오늘도 내 눈은 하늘 한 움큼으로 클렌징한다.




내 여행중 가는 날이 장날이 한두번이 아니다.

시내에 위치한 스칸데르베그 광장(Skanderbeg square)는 공사중이라 벽을 쳐놨다.

저 멀리 보이는 멋진 작품은 국립 역사 박물관 외관이다.

문 닫음. ㅋㅋㅋㅋ 에라이~ ㅋㅋㅋㅋ




아쉽지만 어쩔수 없지. 

그냥 패스.

 



뭔가 있을지도 몰라 오다니는 작은 골목들.

유럽에서 자주 보이던 풍경. 

우리나라에선 또 인도에서 장사한다고 난리일듯.




이름 까먹은 성당.

이슬람이 대부분인 국가지만 표면적으로는 적어도 다른 종교에 대해서 열려있음을 느끼는 순간.

근데 뭐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건 겉보단 내실이다. 




되돌아 가는 길.




저거 올라가면 재밌을라나?

귀찮아서 패스. 



숙소로 돌아와 작업, 그리고 아프리카로 떠날 기간을 잡는다.

날씨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길에 얼마나 어떻게 있을지 모르니 그 시간을 언제 어떻게 확정을 해야할지 여전히 어렵다.

이곳 알바니아에서 배를 타고 바로 이탈리아로 갈까 싶기도 하고...




떠나는 다다음 날 아침이다.

오늘도 여전히 싱그러운 아침이다. 




따뜻한 햇살과 잘익은 귤이 생각나는 티라나에서의 며칠이었다.

유럽으로 넘어오고부터 생각하게 된게 있다.

다 볼 수 없다는 거.

그 결론이 대충 보자가 아니고 그냥 내가 즐겁고 재미있으면 된다고 여행이 바뀌고 있다.




여행기에 사진으로 다 담기 어려운거 부족하고 서투른 글로 설명할 수 밖에 없다.

프로 사진가들처럼 제대된 사진 한장 찍기위한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내게 그건 우선순위가 아니니까. 




번잡한 티라나 시내를 떠나 이제 좀 더 북쪽으로 핸들을 틀어야 할 시간.




간단히 챙겨 먹은 아침, 그리고 점심을 티라나에서 나오는 길에 챙겨먹었다.

언제 또 레스토랑을 볼 지 몰라서. 




무슨 축제가 있는건지 한바탕 왁자지껄이었다.



 

건너편엔 서 있는 차 창문을 닦고 돈을 받으려는 사람들.

집시로 보인다.




티라나 시외로 2시간여를 달리니 힘이 딸리는군.




잠시 휴식하며 티라나 숙소에서 주인장이 왕창 따준 귤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다.

뀰(꿀+귤)맛이다.

다음 목적지로 예상하고 있는 쉬코데르(skkoder) 까진 65km.




나도 운전조심.




지금 지나가는 곳은 레즈헤(Lezhe)라고 발음을 해야하나? 

아무튼...




도시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뭔가 느낌이 있다.

유적지도 보이는데...??




자전거 잠시 대 놓고 근처를 한바퀴 둘러봤다.

유적지 이름이 스칸데르베그의 무덤이란다.





티라나 시내의 그 스칸데르베그 스퀘어의 그것? 

스칸데르베그가 누구야? 라고 의문이 생기는건 당연한 상황.

이름은 '스칸데르(Skander)'라고 하는데는 중세시대 오스만투르크에 대항한 알바니아의 독립 영웅이다.

알바니아어로 스칸데르는 그리스 사람이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이름을 의미한다고 하며 

이름 뒤에 붙든 베그(Beg)라는 뜻은 군사령관을 의미한다고 한다.

* 지식백과 참조.


그럼 우리말로는 스칸데르 사령관, 혹은 그리스 식으로 부르면 알렉산드로스 사령관 정도로 받아들일수 있겠군.

우리 나라의 역사적인 인물로 쉽게 그려지는 영웅과 닮았다.



생각해보면 알바니아가 위치한 걸 생각해보면 외세의 침략을 안 받은게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주변엔 강대국들 많고 실제 역사에서도 오스만 제국의 지배아래 수백년간 있었으니.

알바니아의 그 영웅은 여기에 잠 들어 있나 보다. 




앞에 보인 십자가가 나와서 말인데.

오스만 제국에 의해 침략받았던 당시 스칸데르는 오스만 제국에 볼모로 잡혀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가, 

나중에 오스만 제국이 잠시 혼란에 빠져있는 동안 그때를 틈타 반란을 했고 그리스도교로 개종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무슬람이 대부분이지만 스칸데르를 영웅으로의 명분만 담고있는게 아닌거라면 

이곳에서 종교는 충분히 평화롭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해석이다.


그나저나 

잠 잘 곳을 찾아가야 하는데.........


느지막히 2시간여를 더 달렸다. 

어디로 가야하나?


이동중 발견한 주유소로 핸들을 돌렸다. 

주유소 뒤에 널찍한 공터가 보여서 물어보니 직원과 소통이 안된다.

헉... 그래도 나에겐 만국 공통어가 있지.

바디랭귀지로 물어보니 직원인 개스퍼가 텐트칠 곳이 있다고 알려줬다. 

OK.



쌀쌀했던 저녁, 입도 심심하고 그와 대화를 할겸 커피 만들어 마셨다.




개스퍼. 

영어를 못했지만 나는 계속 영어로 말을 하고 그는 어떤 언어로 말을 하는게 뭔가 익숙하다.

아드리아 해를 연한 이탈리아 덕분인지 그는 이탈리아어를 했다.

다시 나는 스페인어로 말하고 그는 이탈리아어로 말을 했는데 대화가 통했다. ㅋㅋㅋㅋ

그때의 느꼈던 묘함을 설명할수가 없다!!!! 아, 그거 진짜 신기할세.... 

라틴어를 뿌리로 한다는게 이런 장점이 있는거였군. 흠~ 




그를 통해 알바니아 일반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힘이 든지 알 수가 있었다.

오고 나서 알게 된건 1990년 중반에 있었던 금융 피라미드 다단계 사기! 

아마 금액으로 치면 전 세계에서 1위라고 들었던거 같다.


당시 알바니아 전체 인구가 330만명 이었는데 그중 200만명이 이것을 했다고하니.

생산 활동 인구라면 거의 다 참여했다고도 과언이 아니겠다.

구소련 붕괴이후 이곳에 자본주의 체제도 안 잡힌채로 오다보니 나라 시스템은 마비되고 해결이 안된채로 지금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지하경제도 많고 범죄율도 높은건 그런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포그라데츠에서 봤던 사행성 게임이 많은건 그런 연유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싶다.


다 언급하진 않았지만 길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관심 가지지 않았던 그리고 알지도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많이도 알게 된다. 

여행길은 인생길이지, 그리고 사람이 사는 이야기고. 

어떻게든 살아진다. 이 또한 지나가는거고. 


그나저나 나 어디서 자? 

개스퍼가 데려다 준 곳은 바로~~~~ 



화장실!!!!!!!!!!!!! 

내가 샤워실에서는 자 봤는데 화장실은 또 첨이구만. ㅋㅋㅋㅋ

창고로 쓰고 있었구나. 

한번도 쓰지 않아서 화장실 작동도 안되고 물도 안온다.




당연히 짐을 푼다.

바닥 먼지는 빗자루로 한번 쓸어내니 오늘 잠잘곳이 쉬이 마련된다.


내일 새벽에 교대가 있다니 아침엔 그가 모닝콜 해주는 걸로~ 고마워 개스퍼! ^^ 

또다른 경험과 추억을 내 몸과 마음에 새기고 아주 맘 편하게 뻗는다.


2016년 11월 24일까지의 이야기.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http://cramadake.tistory.com

https://www.instagram.com/asphalt_potato/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