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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여행지일상

#7. 그녀는 그날 저녁 또 흐느꼈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6. 10. 23.

그녀는 밤마다 울었다.

나는 알지 못했다. 

찢긴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


남편으로부터 받은 폭행과 폭언 그리고 더 이상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것.

자기는 여자이기 때문에 아무 권리도 없다는 것.

이혼해 주지 않아서 이젠 더 이상 쓸모 없는 길거리 여자 취급당하는 사람이란 것을.



'날 이 나라에서 데려가 줄 수 있어?'

'니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게.'

'이곳에서... 정말,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살수가 없어.'



 




소리없이 눈물은 그녀의 화장을 지워가며 뺨을 흐르고 있었고,  

듣고 있는 음악은 싸구려 이어폰 사이로 새어나왔다.

터진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눈물과 헐떡이는 어깨 몸짓이 가볍게 들리던 아랍음악을 더욱더 경박스럽게 만들었다.


매일 그리고 매일. 

흐르고 있는 눈물은 그녀의 슬픔의 심연을 채우지 못했다.

가슴 아픔의 깊이가 눈물로 채워졌다면 그녀는 능히 그러했겠지.




나는 정말로 해 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괜찮은 영어책을 살 돈과 기약없는 희망을 담은 말 몇마디 건넸다.


그녀는 그날 저녁 무심하게도 뜬 달을 보며 여전히 흐느끼고 있었다.


- 스스로 죽을만큼 무력하다고 느낀 이란에서의 어느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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