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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국내여행

대구 - 경주 - 포항 1박 2일 미니벨로 자전거 여행 / 형산강 자전거길 / 사바 파이크 접이식 미니벨로 여행

by 아스팔트고구마 2022. 4. 12.

대구 - 경주 - 포항 1박 2일 미니벨로 자전거 여행 / 형산강 자전거길 / 사바 파이크 접이식 미니벨로 여행

 

저번에 글을 남긴대로 접이식 미니벨로를 하나 들였습니다. 일명 유사 브롬튼 이라 하는 사바 파이크입니다. 

작년부터 준비를 했는데, 시간이 안나서 차일피일 미루다, 저번달 3월 대통령 선거일날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이 글은 유튜브용 영상을 준비한다고 따로 준비한건데, 최근 2주간 일이 생겨 결국 블로그에 사진+글 양식의 여행기로 우선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세계일주 할때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미니벨로를 타면 어떤 여행이 되는지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전 미리 사전 투표를 했었고 1박의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준비를 거의 안했습니다.ㅋ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적당히 집에서 운동을 했었지만, 후반부로 오면서 오미크론이 터지고 하려던게 미뤄지면서 집에서 책만 읽다보니 살이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었습니다.

자전거 여행자들이 여행을 마치면 살이 찐다는데, 이렇게 불어놔서야... 완전 제 모습이 팬더 같더군요. 겨울동안 살도 많이쪘는데, 우선 1박 여행 + 체력 테스트 + 미니벨로로 여행 한번 느껴보기를 한번 떠났습니다.


 

일주일만의 면도.  ㅎㅎㅎ

 

 

 

기차를 타기 위해 동대구역으로 갑니다.

 

 

 

동대구역에 도착했습니다. 얏호~! 


 

 

티켓 좀 끊고요. (동영상을 우선 잘라 편집하는데 많이 느려서 이번 여행기는 동영상 캡쳐본이 좀 있습니다. 사진이 이상하면 대부분 동영상의 것이라 좀 봐주십쇼;;; 아직 제가 촬영이 영 아니네요.) 

교통비와 시간과 물리적 편의를 생각하자면 집근처의 시외 버스를 타고 가는게 훨씬 빠르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기차, 그것도 KTX를 이용한 이유는 그냥, 미니벨로를 간단하게 접어서 기차에 그냥 한번 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피천득의 소설 은전 한닢이 생각이 나네요. 저도... 참;;;

"그냥 이 자전거 한번 기차에 실어보고 싶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티켓팅을 하기도 전에 제가 왜 이러고 있는지 참 바보 같더군요. 멍청.-_-; 미니벨로의 장점을 그렇게 느껴보고 싶었나 봅니다. 



 

기차는 동대구역을 출발해 울산의 태화강 쪽으로 갑니다. 전 그 가운데 중간 정차역인 '신경주'역에서 내립니다.



 

자전거는 이렇게 접어서 의자 뒤에 넣을 수 있습니다. 

미니벨로의 유일한(?) 장점, 부피를 작은 여행 가방 크기만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참... ㅠㅠ 제가 이걸 뭐하러 했을까 싶네요. 그렇다고 여행이 부피가 주는 장점만큼이나 크면 몰라... 그간 경험이 주는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결론은 마지막에..;;)


이제 경주로 출발합니다.

 

 

이곳 경주로 출발점으로 잡은 이유는 사실 즉흥적이었습니다. 집인 대구에서 포항까지 자전거 1박 하고 다시 돌아오기엔 왕복길이 너무 짧고 재미 없을 것 같아서, 달릴수 있는 거리를 확보해 보고자 일부러 경주에서 포항으로 1박을 결정했거든요. 

 

 

 



이건 출발 시간과 길에서 보낼 시간의 채움을 어떻게 할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뒷 일정은 상황 보고 하루 더 연장할지 말지 생각했는데, 이걸 느끼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후........... 한숨.ㅋㅋㅋㅋㅋㅋ




기차에서 짐을 내리고요.


접은 미니벨로를 원상 복구 시키는데 아직 익숙치 않지만 1분 정도면 충분! 합니다. 
익숙해지면 불과 몇초면 충분!!


 

 

그렇게 저는 신경주역에 도착! 

 

 

 

 

큰 도로로 나오는데 좀 헷갈렸지만 어쨌든 나왔습니다. KTX 역이 있는 신경주 역은 경주 시내까지 자전거로 10km 넘게 달려야 합니다. 

GPS와 지도를 보고도 방향을 찾지 못해 좀 헤맸어요. ;;;;

 

 



방향은 맞네요.ㅋ 

 

 

 

냄새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분위기 있는 경주 마을을 달립니다.

 

 



언덕있는 산 하나를 넘어 내리막으로 내려오니 고분이 보였습니다. 여긴 진짜 경주 맞죠잉~!ㅋ


 

경주 시내로 들어가는 길. 스타벅스 건물마저도 경주의 위엄이 느껴집니다. 

 



경주 고분에서 사진 한컷 찍고요~ 

 

 

금강산은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자전거 여행도 식후경 아닙니꺼~?

아침 출발할때 수제비 하나 사먹고 왔는데, 뱃속이 좀 애매해서... 

 

 

 


국수 한번 땡겨보기로 했습니다. 검색 하다보니 경주 시내 밀면 맛집이 있어 곱배기 하나를 먹었습니다. 양이 진짜!(진짜!)  곱배기 양. 다음에 또 갈 의향있습니다. 

진짜 잘 먹었습니다. 



 

이제 강제 다이어트겸 여행을 해야겠죠. 포항으로 달립니다. 

 

경주에서 포항은 형산강 길을 따라서 달리면 아주 쉽습니다. 지금 사실 제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길 조사도 제대로 안하고 그냥 가는 길 대충 지점만 찍어 놓고 달렸는데 자전거 도로가 보이더라고요. 

 

 

형산강 자전거 도로가 완성 되었단 걸 이곳을 다니는 다른 라이더 분께 물어보고 알았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완성되었고, 그래서 자전거 만으로도 충분히 포항-경주를 다니실수 있습니다. 



2019년에 전국일주 할때는 못 봤던거 같은데; ㅋ (사실 기억도 잘 안납니다.) 

경주에서 출발하면 위의 코스대로 경주 거리의 끝인 동강서원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그냥 쭈욱 달리면 바로 포항이 나와요.

완전 꿀~ 라이딩. 우리나라 너무 쉽고 편합니다. 진심~!~! 
전 세계 자전거 여행자 여러분, 대한민국으로 오이소~! 



 

아, 더 좋은 환경을 위해선 잠시 공사를 만나실수도 있습니다. ㅋㅋㅋ


전 이 길 공사중이라 옆으로 돌아왔네요. 


 

잘 만들어 놓은 이 자전거 도로에 제가 체감하는 불편한 부분은 바람이 많이 붑니다. 무엇보다 자전거가 미니벨로라서 더 그렇습니다.

 

 

 


길 컨디션은 진짜 좋은데 바람이 세게 불어서 페달을 밟아도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너무 더뎌요. 진짜 안나가면 오기로서라도 달릴텐데 앞으로 나가긴 나가는데 속도가 평소 타던 자전거의 절반 느낌? 


경상도 사투리로 씨라 밟아도 이렇게 안나갈 수 있나 싶네요. ㅠㅠ 강을 따라 부는 바람이 거세서 속도감이 안나 좀 짜증스러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생처럼 뚜벅뚜벅 가다보면 목적지에 다다르듯 한발 두발 페달링을 하다보면 저도 목적지로 닿는 법이겠죠.

해가 저물어 가고 한겨울의 존재감도 봄에 양보를 해야할 3월의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입니다.

 

 

 

 

해가 조금씩 저물어 가면서 날도 쌀쌀해 집니다. 얼른 포항으로...

 

 

포항 도차악~! 


 

요런 설정샷의 여유까지 ㅋㅋㅋㅋ

 

 

 

이제 포항 시내 안으로 들어갑니다.

제가 포항은 정말 자주 와봤는데, 정작 포항 시내를 구경한게 손에 꼽은 듯 합니다. 남북으로 달린거리가 체감상 5-6km는 된 것 같네요.

 

 

 

게다가 서울에 있는 연트럴파크?? 그곳 느낌이 좀 났어요.

사람들도 이곳에서 산책하고 나니는게 즐거운 에너지를 한가득 얻는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포항의 북부 해수욕장의 명칭이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바뀌었더군요. 분위기도 훨씬 좋아진듯? ㅋ 

작은 광안리 느낌도 살짝 있었어요.(밤이라서.ㅋㅋ)





포항 소재 굴지의 회사에서 월급 루팡을 하고 있을거라 아주 살짝 의심되는 제 대학 동기 녀석과 수년만에 만나 수다 떨고 놀았습니다.  
유부들은 총각인 제가 안 가면 보기가 힘드니... ㅋㅋㅋ 이렇게 기회가 될때 얼른 불러내야죠. 

숙소는 죽도 시장 근처에 잡았습니다. 포항을 뜨기 전 가기전 과메기 하나 사 가려고요.


 

 

다음날 아침... 숙소 근처 죽도 시장으로 왔습니다.


 

 

여행한 시기가 3월 초여서 그런지 과메기 시즌도 끝물 of 끝물이라 이전에 봤던 과메기 천국 느낌이 덜하더라고요. 

 

 

 


눈에 띄는 건어물 가게 가서 쥐포랑 노가리포 좀 사고... 다시 가다가 그럭저럭 눈에 가게에서 파는 과메기를 샀습니다. 맛은 그냥저냥. (에라이 사지 말걸;) 

어제 출발할때 아침을 대구 칠성시장에서 먹고 왔는데, 체감상 거기서 사는게 더 싼 느낌이었네요. 포항은 과메기 생산지지만, 가격은 안 싸요. 양도 생각보다 적어서 좀.


 

 

그리고 또 다른 친구를 만났습니다. 생각해보니 제 인생에 가장 오래된 친구인데 불알 없는 불알친구예요.ㅋㅋㅋㅋ

친구가 왜 포항와서 회를 사 먹냐고 묻습니다. ㅋㅋㅋㅋ 혹시나가 역시나였어요. 타 지역 사람들이 포항에 놀러왔다가 비싼 돈 주고 먹는다고. 다른 지방은 모르겠지만, 대구가 물가는 참 저렴합니다. 



 

포항의 유명한 물회를 먹으러 왔습니다. 이것도 제 기준엔 별로 싼 음식은 아닌데(약 1.6만원정도).... 맛은 좋았어요. 어제 달린 자전거 페달질 칼로리는 이미 다 회복되었습니다. 다행~인가?


 

 

친구와 함께 카페에 왔습니다.

 

 



오~ 커피나무. 해발 1M 커피나무 되겠습니다. 

사향 고양이 똥 커피로 유명한 루왁 커피 대신 사람의 응가를 활용해 도전 및 성공하신 분은 꼭 저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너무 궁금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어서...ㅋㅋㅋㅋ


 

 

분위기 좋은 카페였어요. 한국에 오고 나서 동네의 나름 유명한 카페는 다 가봤는데, 갈수록 만족도는 떨어졌고 애정하는 곳은 없어진 곳이 많아요. ㅠㅠ 아. 이놈의 코로나. ㅠ

로스터리 카페에 온지도 정말 오랜만인데 이곳에서 커피 노트를 보고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이거 들고 실내에 있기보다 바닷가 앞인데 바다로 가야죠 


 

 

미세먼지 가득한 바다 바람 쐬면서 커피 한잔하며 친구와 잡담을 나눕니다.

햇수로 30년이 넘은 친구인데, 정작 이렇게 오래된걸 왜 이렇게 모르고 살았는지... 무려 유치원때부터 친구인데 이걸 또 의식한게 얼마 안되었더라고요. 

뭐, 불알만 달렸다고 불알친구는 아니니까요. 이거 말하고 보니 좀 이상하긴 한데... 의미는 아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잡담하다보니 시간이 오후 늦게까지 흘렀습니다. 

 

 



전 경주에서 포항까지 오는 여행 길이 만족 스러우면 포항에서 대구까지 다시 자전거를 타보려고 했는데 별로라 원래 세운 복귀의 계획, 바로 대중교통으로 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차든 버스든 미니벨로는 완전 충분하니까요. ㅋㅋㅋ (미니벨로 이건 조아쓰!!!) 

둘이 간만에 입이 터진 상황에 친구가 대구 쪽 근처에 일이 있어 동행해주기로 하고 저는 아주 쉽게 집으로 복귀 했습니다.




이렇게 미니벨로 1박 2일 여행은 끝이났습니다. 원래의 계획 경주-포항 여행은 잘 끝냈지만, 여행의 만족도로 보자면 한 50% 정도밖에 안되는것 같네요.

친구들 만나서 좋았는데 라이딩 자체의 즐거움은 생각한 만족감이 아니었어요. ㅠㅠ 


 



이번 여행의 결론 


1. 해보면 만족한다! 
- 원하던(?) 대로 자전거를 작게 접어서 기차에 실어 봤으니, 더이상 바라는건 없습니다. 이게 뭐 대단한거라고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던 느낌이 맞는지 궁금했을 뿐입니다.

2. 미니벨로 여행은 제 생각에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서 그 장점이 별로 부각이 안되네요. 속도를 내기엔 너무 부실합니다. 오히려 도심내 대중 교통과 연계되는 곳이라면 다른 말이겠죠. 적당한 라이딩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겐 특히나 중요한 미니벨로가 될 듯 합니다. 

미니벨로를 타고 프랑스에서 출발해 스페인까지 산티아고 순례길을 한번 떠나볼까 생각을 했었지만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요. 자전거 뒷 짐받이와 낮은 의자와 바퀴 등은 휴대성 말곤 문제 투성이.ㅠㅠ 

 

3. 역시 인생에서 가장 손쉬운 행복은 먹는 것. 식도락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다만, 포항가서 비싼 돈 주고 회는 안 사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참고로 전 포항에서 저녁에 케익과 커피 말고 숙소에서 치킨 한마리를 다 먹어치웠습니다. (제 배가 그냥 나온게 아니거든요;)


4. 갑작스런 미니벨로 여행은 준비가 없던 만큼 손이 좀 많이 갔다. 스마트폰 거치대를 안 달고 와서 손으로 확인하면서 달렸습니다. 대충한 준비가 이렇게 수고스럽네요.


5. 4월말이나 5월 사이 조만간 안동에서 시작해 자전거 여행을 해봐야겠습니다. 날이 따뜻해 졌네요. 3-4박 정도 여행하면서 캠핑까지 동반한 바이크캠핑 여행을요. ㅎㅎ



4월 중순이 되어가는 지금 대구는 오늘 30도를 넘었습니다. 더워서 반팔 반바지에 선풍기까지 꺼냈습니다. 아우... 
즐거운 날, 재미난 여행들 많이 많이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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