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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모험/커피 Coffee

아라비카 커피 큐그레이더(Q-grader) 재인증 시험 / 커핑 향미 스킬을 높이는 방법 / 아로마 키트 외

by 아스팔트고구마 2022. 4. 18.

아라비카 커피 큐그레이더(Q-grader) 재인증 시험 / 커핑 향미 스킬을 높이는 방법 / 아로마 키트 외

 

3년 만에 커피 감별사 큐그레이더(Q-grader) 재인증 시험을 쳤습니다. 아... 비싸-_-; 

몇 달 전 잠결에 확인한 메일 내용이 재인증 시험인 것도 모르고 있다가, 얼마 전 메일함을 정리하던 중 다시 보고 나서야 큐그레이더 재인증 만료가 임박한 걸 보고 날짜를 잡고 시험을 쳤네요. 

 

 

 

 

 

 

 

 


코로나로 인해 세계적으로 큐그레이더 시험이 제대로 못 이뤄졌다고 합니다. 커핑 스푼으로 슬러핑을 해야 하는 커퍼들에게 퍼블릭 커핑의 기회는 특히나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커피를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테이스팅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말이죠.



아라비카 커피 큐그레이더 재인증 시험

이번 재인증 시험을 칠땐 커핑 스푼으로 뜬 샘플 커피를 에스프레소 잔에 옮겨 담아 맛을 봤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에 시간도 걸리고, 습관적으로 슬러핑을 해서 스푼을 새로 씻어 낸다고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아무튼 잘 마무리를 했습니다. 인스트럭터 님과 대화를 통해 평소 궁금하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었고, 새로운 의문점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만의 두근거림인지...

 

 

 

커핑 테이스팅 폼

 

최근 친구에게 커피 선물했는데 새로운 맛에 대한 반응이 재밌더라고요. '말한게 이 건지 오늘 알았다.'면서. ㅋㅋㅋ 아마 제가 커피에 대해 느낀 첫 감정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로부터 전해진 지인 가족의 부고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주제가 삶에서 취향의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전 음식이 가장 손 쉬운 행복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에 그 친구에게 커피를 즐길 방법을 소개를 해줄 겸해서 이렇게 글을 한번 남겨봅니다. 

돈 버는게 안 중요한 게 아니지만, 바삐 살다 보니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살죠. 또한 가성비가 이젠 기본(?)이 되어버린 상황 속에서 가성비만 찾다간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가성비를 찾는데 다 날려버릴 것 같아서요. 찾아가는 재미도 알고 그 과정도 즐기는 게 삶의 행복을 느끼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성비 소비를 하더라도, 기준 없는 가성비는 그냥 낭비에 불과하니까요. 

 

그래서 질문 하나 하려 합니다. 본인은 얼마나 자신의 취향이 있으십니까? 제가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커피 부분이니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보기 위한 커피 향미 스킬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제 생각을 써볼까 합니다. 

 

 

 

 

 

 

 

 

 



1. 몸 컨디션 유지는 1순위

이번 큐 그레이더 재인증 시험은 세번 째였습니다. 사실 두 번째 재인증 시험에서 한번 떨어졌었습니다. ㅠㅠ 그 이유는 몸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았기 때문인데요. 2018년 당시 중국 차 산지에서 보이차 일을 마치고 한국에 잠시 들러 시험을 쳤었는데 막바지 기간에 몸이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맛과 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때였고, 결국 커피 샘플 중 디팩트 빈을 못 찾았습니다. 컨디션 회복 후 재시험으로 통과하긴 했지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커피를 맛 보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몸의 컨디션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몸 상태, 특히 혀와 코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커피의 관능평가는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코를 막으면 맛 구분이 어렵단 사실은 잘 알려져 있죠. 그렇게 같은 커피를 두고도 본인의 몸 상태에 따라 느껴지는 맛의 편차가 큽니다. 제일 먼저 양호한 몸 상태 유지는 맛을 느끼는 데 있어서 기본입니다.


 

작은 카페를 하는 사람도 이렇게 커피 맛을 테스트 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케냐 나이로비



2. 동시에 3가지 이상의 다른 커피를 시도해보자.

일반적으로 커피를 마실 땐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게 대부분입니다. 완전히 느낌이 다른 커피라면 한 잔을 마신 뒤 다른 커피를 차례로 마셔도 큰 차이를 알기가 쉽죠. 이 단계는 돼지고기 닭고기 차이만큼이나 구분이 쉽습니다. 이러한 단계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한 번에 최소 3잔 이상의 다른 커피를 맛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맛을 즐기기 위함이 아닌 맛의 공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보통 친구와 카페를 가서 마시는 2잔의 커피를 맛봄으로써 그 차이 비교가 쉽지만 그 이상은 잘 시도하지 않는 편이죠. 비슷한 뉘앙스의 커피를 1잔씩 순차적으로 마실 경우엔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 차이를 잘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동시에 2잔의 커피를 시도한다면 구별이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만 좀 더 선명한 차이를 위해선 2종류 비교가 아닌 3종류의 커피로 차이를 알아보는 겁니다. 

 

보통 사람들이 겪는 부분이 바로 기준이 없을때의 문제입니다. 설명하기 힘든 맛의 차이가 있지만 비교 대상이 2개가 아니라 3개가 되면 좀 더 선명하게 맛의 차이가 어떻게 있다는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미묘한 차이를 알아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입에 어느 것이 더 맞는 것인지 조금씩 그 취향을 잡아내는 것이죠.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이라면 적은 양의 원두를 갈아서 동시에 테이스팅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일상에서 찾는 향미

맛은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그리고 감칠맛 이렇게 다섯개이고 나머지는 전부 향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뇌가 그렇게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향에 노출되는 것은 향미 스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집에 있는 찬장을 한번 보세요. 다양한 향신료를 통해 그 느낌을 알아보는 것은 쉬운 방법입니다.


제 기억으로 최근 10여년 사이 요리 프로그램 등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의 식자재들이 많이 소개된 듯합니다. 그 전만 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향신료가 적지 않았고, 그 느낌조차 전혀 가늠되지 않았을 때가 많았습니다. (TV에서 카레를 커리라고 광고하기 시작한 것도 2000년으로 들어와서입니다.) 

 

외국 여행이 2000년대 이후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쯔란(아니스anis), 커민, 카다멈 등의 향신료는 외국으로 나와 맛볼 수 있는 음식을 경험하고 나서부터 우리나라에도 외국 전문 레스토랑에서 자주 맛볼 수 있게 된 듯합니다. 

 

 

 

향신료만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상의 향신료 정도로 충분합니다. 탄자니아 잔지바르


커피 스킬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과일, 견과류, 향신료, 곡물 등 커피에서 느껴질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맛을 모르고서는 그게 무슨 맛인지 계속 미묘하게 맴도는 무언가에만 그치고 말테니까요. 

보통 어린 학생들에게 커피에서 감초맛, 블랙커런트 맛이 난다고 하면 잘 모르겠죠. 일상적으로 먹거나 할 때 쓰는 재료가 아니니까요. 이 맛을 알아야만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외국에서 수입된 과일을 비롯한 다양한 식자재와 향신료를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일상 중 맛있게 먹는 음식 속에서 느껴지는 좋은 느낌을, 커피에서 잡아보신다면 자신의 취향을 잡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르네뒤뱅 카페 아로마키트 36
르네뒤뱅의 36가지 커피 아로마 키트, 향으로써 커피의 느낌을 잡아가는데 도움을 줍니다.

 

 



4. 공개 커핑 참가와 의견교환 

커핑(Cupping)은 커피 샘플을 두고 맛을 보는(평가하는) 일입니다. 여러 개의 샘플을 두고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맛을 보며 기록하는 것을 말합니다. 커핑을 보통 두 사람 이상 실시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의견 교환과 건설적인 의견 개진을 위함입니다.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모인 커피 애호인들의 커핑 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사람의 감각은 항상 100% 상태가 아니기에 항상 최선의 컨디션이 아닐수도 있고, 괜찮다 하더라도 어떨 땐 감각의 일부분이 조금은 무뎌지기도 합니다. 커핑에서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잘 느끼는 감각인 쓴맛, 신맛 외에 다른 향미 뉘앙스를 찾는 건 본인만의 의견에서 그치기 위한 게 아니라, 커핑 이후 다른 사람들과의 의견 교환을 통해 본인이 잘 알지 못하던 부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혹여 디팩트 빈(결점두)을 놓쳤다면 그리고 자신이 몰랐던 미묘한 점을 찾아내어 그 원인을 알게 된다면 그 자리가 배움이자,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거겠죠. 

 

보통 퍼블릭 커핑은 주최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주최자들의 커피 소개를 위한 자리이기도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 퍼플릭 커핑을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아마 조만간 정부의 방침 이후 커핑의 기회가 생겨나리라 봅니다.



 

카페는 망해도 새로운 카페가 생겨나며 여전히 커피 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기후 변화로 인해 양질의 커피 수급에 있어 가격과 운송 문제에다 보이지 않는 다른 문제를 하나 둘 보고 있는듯 합니다. 

로스팅과 브루잉을 하는 입장에선 커피 생두의 가격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는 요즘입니다.  물가가 너무 올라 카페 이용이 어렵다면 집에서 홈 바리스타로서 새로운 취향 하나 가져보시죠. 우리나라에 들어온 커피는 맛있는 커피가 많습니다. ^^ 

 



즐거운 커피 생활 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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