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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그냥 이것저것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사관 후원 계좌 / 남의 이야기가 아닐수 있는 이야기

by 아스팔트고구마 2022. 3. 3.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사관 후원 계좌 / 남의 이야기가 아닐수 있는 이야기

최근 뉴스로 여러가지로 혼란스럽습니다. 보도되는 내용은 주로 2개로 압축됩니다. 바로 다음주에 있을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입니다. 삶의 많은 것들은 알고보면 전부 연결되어있다고들 하는데, 지금의 두 상황이 가깝게는 내 입에 들어갈 먹거리부터 멀게는 국제 정치의 영역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거창하다 싶어 보이겠지만 어느 정도 세상 돌아가는 걸 안다면 지금의 내 식탁에 오르는 재료들의 가격 인상, 곧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테지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국제유가는 100$를 넘었고, 구소련시대 인민들의 빵공장 역할을 했던 우크라이나는 지금의 전쟁 상황 때문에 밀 파종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4,5위의 밀 생산 국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으로 밀가루 가격은 더욱더 오르겠죠. 아마 약 십여년전 이집트와 튀니지의 국민들이 일으킨 국가에 대한 대규모 시위의 큰 원인중 하나가 바로 밀가루 가격이었을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미 국제 농산물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 소맥가격은 급등, 에너지 자원 가격도 급등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선물과 연계된 현물을 생각할테고, 원물을 다루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에 가격 전가를 시작하겠죠. 이미 우리나라 장 보기가 무섭다는건 다 아실테니까요. 이렇게 세상의 시스템이 이렇게 복잡한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사람들 또한 그러합니다. 특히나 제겐 자전거 여행이라는 경험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전거라는 접근성 때문에 많은 현지인 친구들을 만난습니다. 길에서 낯선이에게 무작정 베풀어준 사람들의 좋은 온정 덕분에 쉽지 않았을 여행도 무사히 끝나 몇년이 흘렀네요. 언젠가 가볼까 싶은 나라지만, 현재의 상황 때문에 최근들어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과 여행 당시 그 곳에서의 기억이 많이 떠오릅니다. 


길에서 제게 무작정 와서 호의를 베풀어주던 현지인 친구, 닉과 세르기



술 거하게 한잔하고 와서 호탕한 웃음으로 제게 먹을것 사먹으라고 돈주던 군인 아저씨들


 

밤 늦은 시간 절 초대해주셨고, 10대 시절 자기가 겪은 세계 2차 대전의 이야기를 해주셨던 볼로드야 아저씨와 따냐 아주머니.

 



그리고 수도에서 약 2년 만에 다시 만났던 많은 커피 업계 친구들까지.

 

이전에 남겼던대로 보냈던 메세지 중 절반 조금넘게 답이 왔고, 20-30%정도는 아직까지 답이 없습니다. 외국으로 피난을 떠난 친구들이 있는가하면,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조국을 위해 총을 든 친구도 있습니다. 


 

수도인 키이우(이젠 러시아식 키예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식 키이우라고 부른다죠!?)에서 커피가 인연이 되어 만난 친구 올렉산드르는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한지 아직 1년도 안됐고, 사랑스런 아이가 태어난지 겨우 3달이 넘었는데...



이제 총을 잡고 전장에 섰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학교 선생님은 악기 대신, 프로그래머는 키보드 대신 총을 집었다는데, 이 친구 역시 마찬가지네요. 그가 일했던 카페는 우크라이나에서도 유명한 카페였고 수준 높은 커피를 서비스해줬던 친구로 기억합니다. 손님들을 위해 포터 필터를 잡았던 대신, 이젠 총으로 일할 나라와 가족부터 먼저 지켜야할 상황으로 변해버렸네요. 

 

 

 

 

 

 

 

 

전쟁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었지만, 이 상황이 얼마나 장기화 될지 모르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 나라가 다시 전쟁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데에는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염려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그들의 불굴의 의지를 믿지만, 실질적으로 러시아에 대비되는 화력에 의해 어떤 일을 겪을지는 상상하기 싫을 정도입니다. 한 개인과 연결된 사람들과의 인연은 스쳐 지나갈수도 있지만 지금은 초연결시대, 몇다리 건너면 다 아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곧 우리의 문제로도 변할지도 모를 일이죠.

 

우리나라는 과거 6.25시절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젠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문화 강국란 수준 높은 드라마나 음악같은 컨텐츠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사람 자체가 보여줄 수 있는 마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검색하다가 저보다 훨씬 일찍 이곳에 도움을 주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비슷하게 마음이 동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작은 온정의 손길이라도 보내는 것이 어떨까요? 

국외의 원조를 바던 수혜자의 입장에서 시혜자의 입장으로 변한 나라, 우리나라 대한민국. 거대한 인류애가 있든 있지않든 내 식탁에 오를 문제를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하는데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개선시켜 러시아가 전쟁을 그치도록 빠른 결심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https://www.facebook.com/UkrEmbassyKorea

개인적으로 저의 모든 친구들이 사고없이 지내기만을 바랄뿐입니다. 또한 그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를 하는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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