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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6-2017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408일차 : 박제된 시간, 흐르는 강물

by 아스팔트고구마 2017. 11. 28.

자전거 세계여행 ~2408일차 : 박제된 시간, 흐르는 강물


2016년 10월 24일


조용한 숙소에서 아무도 없이 새벽늦게까지 작업하고 잠에 든다.

햇빛을 제대로 안 봤더니 좀비가 되어가는 듯.




아침까지 늦잠을 자고 오후 느지막히 마실을 나간다.




오늘도 스코페 광장의 중심에서 굽어보시는 알렉산더 할배한테 Eye contact를 한다.

밀덕들, 혹은 전쟁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알렉산더라는 인물은 만화 캐릭터에서나 나오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존인물이다.

100% 이해를 잘 모르지만 외국인들이 이순신 장군을 바라볼때의 시선이 아닐까?



스코페 광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바로 요새가 보인다.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이동중.

날씨가 요며칠 계속 흐리더니 오늘 햇빛이 제대로 났던 날이라 날에 맞춰서 오늘의 일정을 가지려고 한다.




요새로 올라와보면 스코페 시내를 잘 볼 수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산 정상에 가면 더 잘보이겠지만...

나가려고 했을땐 날씨가 안 좋거나 또 마음이 바뀌어서 안감.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은 이렇게 돌아보는 중.




이곳의 정식 이름은 칼레 요새다.

나름 스코페 시내의 고지대에 있는 요새. 


검색을 해 보니 석회암으로 지어지고 라틴 어가 새겨진 것을 보아, 

518년 지진으로 무너진 고대 로마 도시 스쿠피(Scupi; Skupi)의 유적일 것으로 추측한다. 

1963년 지진으로 일부 무너졌다. 2006년 말, 정부 지원 발굴과 연구가 시작되었고, 

요새 밑에 감춰져 있던 집채와 기원전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목관 악기, 찰흙 장식품 등이 발견되었다.


위의 설명은 EBS 세계테마기행에 나오는 이곳 스코페에 대한 설명이다.



 



뭔가 궁금했다. '칼레'라는 이름이 낯이 익은듯 한데...

세르비아의 칼레메그단 요새와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찾아봤다.

알고보니 칼레라는 말은 터키어로 '요새', 메그단은 '전장'을 뜻한단다.


과거 오스만 제국의 힘을 느껴볼 수 있구만.

그렇다면 과거에 당연히 이곳까지 왔음을 알 수 있다. 더 북쪽에 있는 세르비아도 물론이다.

우리로 치자면 역전 앞 정도를 의미하는 말이겠다. 




성벽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가면서 높이 올라가본다.

성벽 끄트머리 감제고지 역할을 하는 곳에 문이 잠겨 있는데 보아하니 관광객들이 하나둘 옆에 문을 넘어서 왔다갔다 한다.

나도 갔다왔음. 잘못해서 떨어질뻔 했다. ㅋㅋㅋ

나이가 들어감을 느낀다. ㅠㅠ 




1963년 이곳에는 엄청난 지진이 있었다고 한다.

스코페 시내에서만 2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났고 그때 이후 긴 시간 내버려 둔 상태였다가 2006년부터 다시 정비 및 발굴을 시작했단다.

그때부터 시작된 발굴 작업은 무려 기원전 3000년 경에 사용된 목관 악기 및 찰흙 장식품등이 발견되고 요새 밑에선 가옥 터가 발견이 되었단다.

오늘에선 그냥 돌무더기 정도로 밖엔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을것이다.

규모도 작지만 무엇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시내쪽의 트인 전망, 그리고 산위의 저 꼭대기에 눈이 간다. 

페루의 요새, 오얀따이땀보를 생각나게 했던 시간.




잘 구경하고 갑니다.




이곳은 입장료도 따로 없다. 

많이 심심할 마케도니아 여행에서 이곳 여행은 한가지 재미가 될지도 모르겠다.




선선함 이상의 선선함이 내 볼을 시원하게 만져준다.

한참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갑자기 어떤 감사와 행복함이 생긴다.




시내쪽 이모저모.

동상 천지삐까리인 이곳 스코페에서 드는 느낌은 시간을 왠지 박제 해 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의도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좀 짓이겨 놓은감이 없지 않게 느껴진다.

마더 테레사의 관련한 설명을 시간이 되면 좀 보려고 했으나 그냥 패스...




아마 이것 때문에 더 그런것 같다.

어색한 인공적인 동상들이 여기저기 넘쳐나는 곳 도심 내 자연스럽게 멈춰 선 것도 있고 하니...


벌써 1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여행기를 업데이트를 하는 지금 다시 체크를 해야겠건만...

내 기억에 저 박물관의 사진은 오래전 이곳에서 지진이 났을때 당시의 시간이 멈춰진걸로 알고 있다.

아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앞에서 봤던 그것과 겹쳐진다. 

* 결국 다시 찾아봤다. 찾아보니 이곳은 스코페 시립 박물관이다. 1층은 현대 미술과 스코페 대지진 역사를 다루어 놓았다고 한다.

무료라고 하니 꼭 한번 가보십쇼! ^^ 

시간 관련해서는 못찾겠네요. -_-; 누가 좀 알려주십쇼~




카메라를 꺼내게 만드는 일몰.

아, 맑은 가을 하늘의 발칸반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나..




다음 날 찾은 자전거 샵. 




벼르고 벼렀던 카세트 세트를 바꿨다. 

전날 이야기를 해 뒀던지라 오늘 다시 찾아왔고 잠시 기다려서 작업을 마무리 했다.




아우, 보기만 해도 괜히 ㅎㅎㅎㅎ 힘이 나는구마잉!!!!!!!

돌아가는 소리 참 기똥차다!!!!!!!!!!!!!!!!!!!!!!!!!!!!!!!!!! 




그리고 여행용 칼에 대한 글을 썼다.


[여행용 칼의 선택, 어떤 칼을 고를까?]

http://cramadake.tistory.com/599

* 앞 여행기에서도 언급 했지만 필요하신 분들에겐 도움이 되는 글일껍니다.

아, 핸드폰만큼이나 내게 많은 활용도가 있는 거에다 생일선물로 받은건데... ㅠㅠ

이 글을 올리고 있는 이곳 우크라이나에서 도둑 맞음.


아, 엄청난 빡침이 뇌주름을 펴내고 있다. 오로지 분노로만 바뀌고 있음. ㅠㅠ 


인터넷이 빵빵했던지라 2주 가까이 낮밤이 바뀌는 생활도 해보고 10대 학창시절의 기억속으로 잠시 돌아가는 시간도 가졌다.

정말로 정말로 행복했다. 쉬면서 바쁜 일상속에 아무것도 안하고 자기 시간을 갖는데 여행중에 더 중요함을 느낀다.

그러면서 놓치는 것들이 있다.

쉬면서 행복감도 많아지지만 길에서도 많아지면 좋겠는데 마음에 자꾸 나도 모르는 벽이 생기고 있다. 


이것도 다 아는데 적용이 힘들다. 


우짜든동, 다시 이동할 준비를 해야지. 


2016년 10월 26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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