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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어릴 때 여행해야 해 / 크로아티아 겨울 여행을 떠올리게 만드는 강추위 / 크로아티아 지진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12. 30.

조금이라도 어릴 때 여행해야 해 / 크로아티아 겨울 여행을 떠올리게 만드는 강추위 / 크로아티아 지진 


밤에 두터운 패딩 하나 입고 밖에 나갔다 왔는데... 으악. 이렇게 추울 수가.

기온 확인 없이 나갔다가 느꼈던 겨울다운, 겨울이었다.


영하 10도로 떨어진 데다 바람까지 엄청나게 불어 제치고... 

손발이 지독하게 시려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그 바람은 다이소에서 사 온 보드판 마저 빠개트렸다. ㅋㅋㅋㅋㅋ

게다가 춥다고 몸을 웅크리며 뛰어오다 얼어버린 인도에 미끄러질 뻔했다. 아흐... 






손가락이 너무 시려서, 게다가 귀까지 아플 정도의 추위에 떠오르는 기억. 

생각해보니 3년 전 이맘때, 발칸반도를 여행하고 있었고, 지독한 추위에 정신 못 차릴 정도의 느낌을 받았던 크로아티아 여행의 기억이 떠올랐다.




너무 추웠다. 진짜, 너무 추웠다. ㅋㅋㅋㅋㅋ

낮에 라이딩하면서 마시려는 물도 꽁꽁 얼어서 마시지도 못하고. (병 입구 핥아도 목이 말랐다.)

영하 7도 밖에 안된다 그랬는데. 그보다 훨씬 낮았다. 




길거리에 많은 것들이 얼어있었다. 

11월에 즐겼던 발칸반도, 12월에서 1월로 넘어가는 추위는 아드리아 해안을 보러 가기 전에 거쳐야 할 너무 센 바람이었고, 추웠다. 그건 자전거 여행자에겐 가혹했다.


일상에 크로아티아 생각을 하다니. 

게다가 오늘은 무슨 일인지 블로그에 크로아티아 검색이 많이 잡혔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 크로아티아에 지진이 났네..!?!?!


헐, 진도 6.4도! 

이럴 수가! 



도시의 반이 사라질 정도였다고 한다.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도 시기상 아마 이곳을 여행하지는 않았을 터지만 굉장히, 너무 안타깝다.... 

도시 자체가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크로아티아인데, 저 강도의 지진에 건물들이 얼마나 온전할지. 에휴.






지진 난 곳이 어디인고 하니, 페트레냐란 곳이라는데... 수도인 자그레브에서 50km 떨어진 곳이라 한다. 




지도를 보니 자전거로 여행하며 지나친 도시 시사크(sisak)에서 불과 거리상 1km도 안 떨어진 곳이다. 

4번이나 크로아티아를 왔다 갔다 했는데, 첫 번째 세르비아로 가던 중 시사크 근처에서 햄버거 먹고 캠핑한 기억이 난다. 


지금의 상황에 여행하지 못하는 동안 변해있을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고 그러면서 여행하는 사람들, 특히 자기들과 가까운 모습이 아닌 이방인들(외국인들)에 대한 시선이 절대 같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오더라도 내가 여행할 때의 환경과 감정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나이 먹는다는 게 이런 건가... 지금의 상황이 참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같은 곳을 다시 갔을 때 그곳에 있어도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고, 그곳도 예전의 그곳이 아니겠지.

다시 그때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는 못 갈 곳이 생길지도 모르지. 

그래... 조금이라도 어릴 때 여행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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