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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모험/책Books

[서평 / 미쳐야 미친다, 정민] 미친 세상 미친놈으로 살기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5. 7.

[서평 / 미쳐야 미친다, 정민] 미친 세상 미친놈으로 살기 


미쳐야 미친다!

이야... 책 제목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부제가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다. 읽은 느낌이 든건 뭐였더라.

초판을 보니 2004년... 

그리고 초반의 이야기.





아! 생각났다...

대학생때 이 책을 잠시 폈다가 덮었던 책이다. 이유가 기억이 잘 안나는걸 보면 당시 이 책을 읽기엔 지금 만큼의 호기심이 없었나 보다. ㅡㅡ;

그래, 그렇게 나이가 들어간다.

15년이 지나 읽은 지금의 나는 이 책을 어떻게 보게 될까? 





1. 책을 집다 

한자로는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광이처럼 그 일에 미쳐야 목표에 다다른다는 뜻이다. 

눼눼~~ 압니다, 알다 마다요.

사람들에게 알고픈건 그 미친다는게 뭘 말하는건지가 궁금한거다.

그 정도와 깊이 대상에 대한것을.


미친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밥을 매일 먹는다고 해서 우리가 밥에 미쳤다고 하진 않는다. 습관처럼 먹는다고 할뿐...

한자 벽(癖) 자는 병의 한 종류인 적취(몸 속 쌓인 기로 덩어리가 쌓여 아픈 병)을 일컫는 말인데 한자 부수를 보면 질병을 뜻하는 글과 벽(wall)의 음을 갖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뜻은 '습관, 버릇'의 뜻을 갖고 있는 한자어이다.

일반적인 상식의 선을 규정할순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평균이란게 있다. 그리고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아는 바가 있다.

그 평균을 넘어선 이야기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2. 첨부터 쎄구만 

첫 장부터 임팩트 있는 내용이 딱! 

처음부터 정말 그것에 미쳤구나 할 무언가에 제대로 미쳐본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가 나와있다.

특히 이 책이 내게 신선했던 것은 별로 들어본적이 없는 실제(!!) 이야기라는 점이다. 글의 처음부터 부스럼 딱지를 즐겨먹는 사람에 대한 엽기적인 에피소드가 나온다.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부터 너무 쎄잖아! (부스럼 딱지를 먹는 누군가에겐 일상일텐데...-_-; 죄송합니다.)






매니악한, 다른 사람들에게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벽(癖)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벽을 가졌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 된다. 

들어본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책에 미쳤던 간서치가 불렸던 이덕무, 김득신의 이야기를 국사시간에 들어봤던 세세한 에피소드를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누구, 책 한권 만번 이상 읽어본사람?!!?!?)




사실 초반의 내용이 우리의 상식을 극도로 초월한 이야기들이다. 그 뒷 내용은 오히려 정상화되어 간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사실 뒤의 에피소드들도 일반적인 면을 넘어 극단에 있는 사람이긴 하다.

총 1장에 비해 2,3장은 1장의 내용과 방향이 다른 느낌인데다 몰입감이 약간 떨어졌는데... 덜 미친(?) 사람이 나와 정상적으로 보여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허균, 정약용, 홍대용, 박지원이란 역사적인 인물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그 깊이를 알 순 없지만 작가를 통해 몰입감있게 그들의 처지와 생각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3.  이 책의 맛 

많은 내용은 기록된 고서를 바탕으로 쓰여진거라 특히 조선후기의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옛날 이야기라 치부하기엔 책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느낌을 준다. 또한 작가의 통찰도 내겐 보통 의미 이상의 의미로 전해진다.


지금 당장 인터넷에 접속해 뉴스나 커뮤니티를 돌아보면 책의 내용은 별거 아닐수도 있는 세상이다.

워낙 복잡, 다양, 엽기적인 사건과 일을 접하는게 이젠 익숙해져서일까? 오히려 무덤덤해지는 사람들의 반응을 볼 뿐이다. 그런 미친(Mad)듯한 일과 사고가 넘쳐나는 많은 세상이다. 

이젠 우리나라를 넘어 문화나 국가의 경계도 넘어선다. 좋은 쪽으로 그리고 자신에게 만족할만한 것들로 그치면 될일이지만 그 광기가 타인에게 피해로 나타난다면 그건 범죄가 된다. 

당연히 책에선 그 긍정적인(혹은 주변인은 좀 피곤했을수도) 광기로 남은 주변인들과의 모습을 역사적인 기록을 통해서 나는 바라볼 뿐이다.


책에선 조선시대의 양반, 혹은 서자 출신의 사람들(위에 언급했던, 한번쯤은 들어본 사람들)의 집요함을 넘어선 광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 행위의 당사자들에 대한 바탕을 생각해 보는 작가의 관점 또한 볼 수 있는데 이 점은 한 독자인 나에겐 생각거리를 준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어서 그러하고, 현상과 결과를 넘어선 작가의 생각을 통해 책 읽는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건 앞서 살았던 우리 선조의 이야기라 정서가 그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좋다. 유럽 바이킹의 이야기에서도 교훈이 있겠지만, 너무 멀잖은가...





4. 미친 세상 미친놈으로 살기 

미친 세상이다.  

미친놈으로 사는 데 과연 어떤 모습을 띈 미친 놈으로 살것인가?


그러나 저 질문과 동시에 따라오는 현실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도 등장 인물에 대해 던진 질문이 있다. 그의 아둔함에 주변을 못 돌보는 일에 대해서....

가장 가까이는 가정을 내팽겨치거나 파괴하거나,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일들.

교과서 적이지만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반겨지는 사회는 없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은 상대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점점 더 많은 세상이니, 우리 선조들의 미친 모습은 다양성의 하나로 받아들여도 충분한 세상이니까. 

한번 더 어떤 미친놈으로 살 것인가하는 질문을 생각하다가 사회에서 요구되는 모습에 얼마나 맞춰져 있는지를 오히려 생각해 보게 된다.

튀려고 애쓰는것 말고 그저 자기가 편안히 느끼는 어떤 다양성의 범위에서, 그게 일반적이지 않더라도 사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대로 아는대로 사는게 힘들뿐이다.

크리스찬들이 성경에 쓰인대로 살아도,

불교신자가 경전만큼 살아도, 

무슬림들이 꾸란대로만 살아도 


세상은 나빠질래야 나빠지기 힘들다. 

그게 힘드니까 이모양인거지. 

나라고 뭐 별 수 있나... 생각하는 대로 사는게 얼마나 힘든일인데...


겁이 났다. 

내가 조선 시대를 살았더라면, 그간 살아온 경험들을 내가 꿈꿔보기나 할 수 있었을까? 

이 시대에 태어난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지금 내 모습으론 어디 대감집 마당을 쓸고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란 생각이 들어서.





5. 생각대로 살기, 그리고 다음 액숀~~~~~~~!! 

미친 세상에 나만 미칠 탈출구(분야)가 필요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기존의 생각들과 결합되어 생긴 질문과 행동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생각의 조직과 편집이었다. 이 책엔 다산 정약용의 글이 나온다. 

그 한사람에 대해서 접근을 해 보려 한다. 

기존에 궁금해하던 부분이 있었는데 동일 저자의 다른 책,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을 통해 접근해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찾아보니 좋은 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오히려 이 책보다 기대감이 더 크다.




읽고 옛날 사람들의 마음을 떠올려 보며 그 행동에서 내 삶의 적용거리를 찾아보기에 천천히 읽어 볼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미칠려면 의지도 있어야 한다... 곱게 안 미쳐도 되지만 잘 미쳐야 된다. ^^ 

미쳐야 미친다, 서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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