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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2-2013 북미

자전거 세계여행 ~1126일차 : 권총강도 그리고 죄책감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25.

2013년 4월 23일


아 얼마만인가...

새로운 라이딩을 위한 오늘의 해가 떴다.






4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멕시코시티에서 잘 먹고 잘 지내다 보니 뱃살이 디룩디룩 쪘다.






앞으로 언제 제대로 챙겨 먹을지 모를 밥.

소나로사(Zona rosa)의 한인 식당에 들러 밥심으로 앞으로의 라이딩에 힘을 더해야지~^^





몇달간 라이딩을 쉬었더니 체력이 많이 떨어진것 같다. 
더운 날씨라 와 이래 지치노...




햐, 간만의 라이딩이라서 그런가, 아님 지대가 높아서 그런가... 
얼마 달리지 않았는데도 숨이 정말 가쁘다.











멕시코시티에서 옆 주(state)인 푸에블라(Puebla)까지는 120km 정도가 된다.

오늘 좀 늦게 출발한것도 있고 해서 오늘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르락 내리락하는 길이 내게 확인 도장을 찍어준다.









오르막 때문에 자전거를 끌다가 타다가를 반복.... 
높이는 2300m대가 넘어간다.













짐이 많아서 그런가 몸이 무거워서 그런가 왜 이렇게 더딘지... 에효... 

중간에 비가 와서 휴게소에서 멈춰 물 한병 사먹고 비가 그칠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달린다.










벌써 오후 6시가 넘어간다.

시간이 늦어감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안 보이고 언덕만이 계속 된다.














해가 조금씩 저물어 가고... 끌바로 계속 오다 잘 곳을 찾아보다 온 곳.

오늘 라이딩 여기서 멈춰야겠다.
아오~ 정말 오늘 하루 지친다.











도로에서 좀 많이 떨어진 밭 같은곳이다. 
그래도 대형 화물차 소리는 텐트가 있는 곳까지 크게 들려온다.
그래도 텐트 치려는 장소가 사람들도 없고 하니... 
좀 마음이 편하다.



평평한 자리를 찾아 텐트를 친다.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아놔... 스위트 홈에 얼른 비를 막도록 타프를 쳐주고 









오늘 저녁에 집중해야지.ㅋ
지금 먹고 있는 라면은 멕시코 월마트가면 볼 수 있는 오뚜기 라면!!!!!!!!!!!!!!!!!!!!!!!!!!!!!!!!!!!!
챰~ 맛나다. ^^
요런 탱글탱글한 면발은 어디서 나오는지 원~ㅋㅋㅋㅋ 
(멕시코를 여행하다 한국라면을 먹고 싶으면 월마트로 가면 됩니다. 오뚜기 라면 팝니다.^^)




빗소리를 자장가 삼기엔 너무 크고 몇 시간 지나니까 천둥까지 친다. 

이거이거이거~~~
맘편하게 야생의 삶이 되는구나. 





새벽 일찍부턴 멀리있는 동네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어제의 피곤이 가시기전에 다시 안장에 오른다.

몸이 아주 무겁다.





자~ 푸에블라 방향으로 가잣.










아, 와 이래 힘드노...



달리고 달려간다. 
사실, 끌바로..... ㅡ.ㅡ






어제 라면에 커피까지 만들어 마셨더니 물이 왕창 줄어들었다.


물을 살 수퍼마켓이 있어야하는데 계속 달려도 나타나지 않는다.


오르막을 지나면서 물을 다 마셔버렸고 계속되는 라이딩에 목이 너무 말라왔다. 

이거 큰일이다... 

안되겠다 싶어 어딘가 고여있는 물이라도 좀 걸러 먹을 생각을 하고 있을 찰나에 눈 앞에 수퍼마켓 같은것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냥 간판만 있고 안에는 사람도 물건도 없다. 
그냥 비어있는 건물. ㅠㅠ










옆에 농사를 짓는 듯한 아저씨한테 아구아(agua-물)있냐고 물어보니 차에 있는 큰 드럼통 같은걸 가리키는데 안에 물이 있다. (물위에 기름이 둥둥~~)
근데 그건 농사용으로 쓸 물이고 생수통 같은데에 물이 있다면서 알려준다.









물을 받았는데 그 물 역시 위에 기름이 둥둥 떠 있다.

결국 필터로 걸러마시고, 옆에 손자인지 모를 어린 꼬마에게 주라고 갖고 있던 초콜렛 한주먹을 쥐어드렸다.


물 한 모금 쪼르름~~ 마신다.

아... 신의 물방울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일것이다...








후우~~ 살 것같다.

그제서야 주변의 환경이 눈에 들어온다.











상당히 더운하루...
물 마시고 나니 얼굴에 생기도 돌고, 큰 선인장과 함께 사진 한판.ㅋ


이제 다시 달려야한다.

계속되는 언덕에 더딘 라이딩이다. 사실 끌바가 중간중간 이어진다.








배가 고파와서 잠시 쉰다.

라면 하나 끓여먹는다. 









아까 물이 없어서 이곳에서 물을 걸러마시려고 했었다.

이곳 물을 보니 지나가던 차들이 멈춰서서 세차하는데 쓰거나 기름때를 씻어내는데 사용하는 물이다. -_-;;;;

그래도..... 
정말 아까 그 아저씨를 못 만났다면 이 물을 걸러서 마셨을꺼다.








갖고 있던 짐 무게도 줄일겸...
카페인으로 스팀팩!^^ 드립커피 한잔ㅋ

그리고 다시 라이딩...






타다 끌다를 반복하면서 오른다. 

아오!!! 너무 힘들고 지친다.



흐린 날씨에 조금씩 내리는 비는 라이딩을 몸을 무겁게 만든다.


오르고 오르다 보니 눈비가 내린다.
끌바로 가는데 신발 밑창이 많이 닳아서 그런지, 눈비 때문에 도로상태가 미끄러워져서인지 끌고가는 자전거와 함께 뒤로 밀려난다... 

아아악!!!!!!!!!!!!!!!!!!!!!!!!!!!!!!!!!!!!! 
쨩난다~~

끌고 가도 앞으로 안나가는 짜증나는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 앞으로....














아놔... 4월인데 비와 함께 눈이 섞여서 내린다.ㅋㅋㅋㅋ
날씨도 웃기는구만.ㅋㅋㅋㅋ










음식을 주문하면서 젖은 옷을 말린다.












께사디야(Quesadilla)를 주문해서 먹고 젖은 옷을 말리고 추운 몸을 좀 녹인다.








당나귀야...
너도 나처럼 참 많은 짐을 지고 올라가고 있구나.
춥겠다, 짜슥~










출발한지 6시간이 넘었는데도 달린 거리는 20km가 안된다.

올라온 높이는 3200 미터가 넘었다. 높아서 비가 눈이랑 섞여서 내렸는갑다.

옷이 좀 말랐다.

6시간 넘게 해서 겨우 온 거리가 17km...-_-;











언능언능~~ 내려가야겠다.

여기서부터 아주~긴 내리막이 시작이 되었다.

브레이크 잡아가면서 속도조절하기에 바쁘다. ㅎㅎㅎㅎ
오르막이 있음 내리막이 있지.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진리다.












푸에블라까지 57km!!!












비가 조금씩 또 부슬부슬 내리면서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평지의 빠른 라이딩은 실패~ㅋ










아놕!!!!!!!!!!!!!!!!!!!!!!!!!!!!
미치것구만~!! 









그리고서 선물로온 펑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빠진 상태로 폭풍수리를 한다.
(투덜투덜~~~)

여행기간동안 지금이 4번째 자전거다.
혹, 또 다시 도난을 겪으면 마음에 상실감이 커질까봐 이름도 안 붙여줬는데... 
멕시코에서 다니엘이 지어준 이름을 써볼까 생각중이다. 
이름하여 Sabrosa.(뭐 섹시한~ 이런정도의 느낌이란다.)








\

펑크를 수리하고 보니 많이도 내려왔다.
지도상 큰 도로로 계속 달리면 금방 푸에블라로 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몰라도... 
갑자기 작은 동네가 보고싶어졌다.














길도 푸에블라까지 이어져있으니 작은 동네 지나가면서 봐도 괜찮겠다 싶어 들어섰는데 동네의 느낌은 썰렁하면서도 무채색빛의 느낌의 동네다.

 

기차길을 건너자 마자,  눈에 들어온거...







아 또 펑크....ㅠ












우야겠노.... 얼른 수리해야지... ㅠㅠ

힘이 빠진다.





해가 떠 있을때 자전거 수리를 시작 했는데 끝나고 보니 해가 벌써 거의 다 저물어 간다.











이름모를 작은 동네를 지나는데 길이 헷갈려 핸드폰으로 내 위치를 확인하고 맞는 방향인지를 확인하고 달린다.

해가 어느새 져버렸고 도로에는 가로등조차 없다.

비포장이라도 괜찮았던 길이었는데, 작은 동네를 지나가다 보니 도로가 모래길이다.
라이딩이 많이 더디다.



깜깜해진 밤, 라이딩하기엔 좋지 않은 사정의 도로. 
자전거 라이트에 의지하여 달리고 있을때 자전거를 타고 뒤에서 누군가 내게 말을 건다.

파란 마스크를 쓴 검은 피부의 멕시코인 한명과 그를 뒤 따라오던 다른 사람 한명이 스페인어로 뭐라 말을 건다.
라이딩 중 못 알아듣겠다는 표현을 했더니 팔을 뻗은건지 의사소통을 하는건지 뭐라하는데 못 알아듣겠다.

뭐지 싶어, 자전거를 세우고 의사소통을 하려고 했는데.......

내가 스페인어를 잘 못알아들으니 그 둘중 한명이 영어로 'Give me your phone and money!'라고 한다.


응?????????????
내가 잘못 알아들었나???


!!!!!!!!!!!!!!!!!!!!!!!!!!!!!!!!!!!!!!!!!!!!!!!!


아까 내가 작은 마을에서 내 위치를 확인할때 핸드폰을 갖고 있는것을 봤단다. 
그 곳에서 지금의 으슥한 길에 인적이 드문 곳까지 날 조용히 따라온 것.

기어 없는 자전거로 조용히 여기까지 따라온 것...

'We have a gun! Give me your money and phone!'


아!!!!!!!!!!!!!!!!!!!!!!!!!!!!!!!!!!!!!!!!!!!!!!!!!!!!!!!!!!!!!!!!
C8!!!!!!!!!!!!
여행 끝났구나..................

적어도 과테말라 가서 강도를 만날꺼라 생각했는데... 
멕시코라니... 이럴수가...


그 몇초간의 시간 동안 한숨과 절망감이 뒤통수를 때렸다.
정말 방망이로 머리를 맞는다는 느낌이 이런건가.....


조용한 길이었지만 푸에블라로 가는 길이었던지라 멀리서 오토바이, 차가 한 두대씩 지나가고 있었다.


갑자기 친절한 모드로 'Where are you from?' 이라고 묻는다.
지나가던 사람들을 의식하기 때문이었을까? 스컹크 향수 뀌는 소리 하고 있네.
미친새퀴, 갑자기 뭔 소리야... 가방 옆에 태극기가 보일텐데.

이 질문을 듣자마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머리가 빡 돌기 시작했다.


나 앞에 자전거를 두고 한보 반 정도되는 거리엔 총을 가진 녀석이 가슴에서 총을 넣었다뺐다를 반복하고 있었고, 
7-8걸음 되는 거리의 영어쓰는 녀석은 저 멀리서 나와 대화중이었는데 
저 멀리서 다가오는 차의 라이트에 비쳐서 내가 본건 손바닥 사이에 숨겨서 오는 반짝이는 칼날이었다. 

조금씩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되도안한 질문에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지금 생각해봐도 미쳤었던거 같다.) 
내 눈 순간적으로 띈 칼날이 가진 돈과 핸드폰을 줘도 내게 어떤 위해를 가할지 못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는 우리를 지나쳐갔고 자전거 라이트는 저 앞쪽을 비추고 있던지라 오른쪽 주머니 속에 있던 맥가이버 칼을 꺼내 날을 폈다.

이 녀석은 내가 칼을 가진걸 모르고, 총을 가진 녀석은 가슴품에서 총을 꺼내서 날 쏘기엔 내가 녀석을 처리하는게 더 빠르다는 시간적 계산이 들었다. 
총 가진 놈 처치하고 내가 총을 뺏고 1:1로 붙거나 가진칼 바로 던져버리던지... 하면 그나마 승산이 있겠다.

하... 그러나.... 그러나...

칼을 가진 녀석은 천천히 말을 걸면서 내가 가진 핸드폰을 가져가기 위해 내게 다가왔다. 

심장이... 
심장이.... 

너무나 두근거렸다.

 




오지마라... 다가 오지마라...

난... 난.... 살인자가 되고 싶지않다.
마음속으로 오~주여!!! 를 부르짖으며 방법을 찾고 있던 찰나 저 멀리서 다른 차 한대가 라이트를 비추며 우리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 방법밖에 없겠다 싶어, 내 자전거를 총을 가진 녀석 방향으로 밀어버리고 칼 가진 녀석 옆으로 피해서 반대편 차도로 뛰어가 손을 흔들면서 Help me!!!! 를 외쳤다.

칼 가진 녀석은 내 방향으로 자기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있던지라 다행히 안전거리를 확보해서 반대편으로 뛰어갈수 있었다.
뛰어갈때 총을 안 맞은게 어쩌면 천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그 틈새에 녀석들은 왔던길로 되돌아 어두움 속으로 아주 급속하게 사라졌다.

 
지나가는 차는 라이트에 내가 손에 칼을 들고 있는걸 보고 강도인줄 안건지 모르겠지만 날 피해서 가던 길로 계속 가버렸다. 
당연히 그 녀석들도 불빛에 내 손에 칼을 든 것을 봤을것이다.


강도들이 뒤에서 다시 쫓아올까봐, 그리고 뒤에서 총을 쏠까봐 무서워서 그 모래길을 어떻게 달린지 모르겠다.

앞에 깜빡이는 라이트에 내 위치가 노출될까봐 라이트도 끄고 저 멀리 비쳐오는 다른 작은 동네의 불빛에 의지하여 방향으로 페달을 미친듯이 밟았다.

보이지 않던 길에 진흙에 빠지기도 하고... 그래도 허겁지겁 달리고 달려...


큰 불빛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santa mara moyotzingo를 조심....>

아...........

정말.........

아주 짧았던 그 시간...
미친듯이 괴롭고, 그 긴장속을 어떻게 달려온지 모르겠다.

이 동네 사람에 대한 신뢰자체를 못하겠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들어가 앞에 경찰로 보이는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이 동네에는 호텔이 없단다. 
경찰서로 보이는 곳은 문이 다 잠겨있고 경찰복 입은 사람 1명이 총을 들고 그저 건물 앞에 서 있을 뿐...

영어를 할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이걸 어떡해야하나 싶을때 젊은 아이들 한 무리가 와서 날 둘러싼다.
아주 열받고 짜증나는 상황이 벌어진데다 같은 녀석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다지 상대하고 싶지 않은데 무리 중 여자 한명이 영어로 내게 묻는다.

아주 유창한 영어로 묻는다. 내게 벌어진 상황을 설명했더니 자기 친구들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우선 날 안심을 시키는데.....

'난 지금 너희들도 그렇고, 이곳 사람들도 믿지 못하겠다'고 말을 했더니 친구들 몇명이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한다. 
못 믿겠으면 자기를 잡으면 되니까...












방법을 찾다가 자전거를 이 친구들 저 큰 성당에 가서 캠핑을 할수 있냐고 물어보러 갔다. 
결과적으로 되었고, 다시 친구들끼리 대화를 나누다 친구중 한명이 빈 방이 있다고 하고 오늘 그 친구 집에 가서 머무르기로 했다.



아, 짧은 시간동안 도대체 일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건지 모를정도다. 
물로 목을 축이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다.
살았다는 안도감을... 잠시 느낀다.



뉴욕에서 공부를 했다는 미치라는 이름을 쓰는 친구가 내 옆에서 영어로 계속 설명을 해 준다. 

'넌 나의 11번째 한국인 친구야.'(친구들의 국적을 세어가면서 만나나?;;;;)

고등학생-대학생의 연령대로 있던 이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날 안심시켜주고 내가 지나온 지역은 나쁜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라고 알려준다.



자전거를 친구 중 한명의 집에 세워뒀다. 

농담도 하면서 분위기를 자꾸 풀어주려고 한다. 
그러나 마음에 경계를 풀수 없는 상황이다. 
계속적으로 내게 영어로 물어오는 이친구들의 수줍어 하는 모습이 나쁜 친구들은 아니겠다하는 어떤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 동네에 대해서 짧게 설명도 해주면서 이름 소개도 하면서... 
동네에 관해서는 사실 기억은 하나도 안난다. 머릿속은 사실 굉장히 복잡했으므로...



자기들은 지금 생일 맞은 친구집에 가는길이라면서 내가 갖고 있는 카메라로 자기들의 사진을 찍어줄수 있느냐고 묻는다.



자기들끼리 찍은 사진이 없었는데 갖게 되서 다들 좋아한다.













작은 동네에 생일이 된 친구집에 가서 생일을 축하한다.

작은 마을에 외국인이 오는 경우는 정말로 보기 힘들다면서 특별한 손님이 왔다고 생일 맞은 친구도 즐거워한다.

통역을 부탁했다.

'솔직히 지금 원치않는 사고로 여기에 있게 됐고, 너희들을 만나 여기 왔다. 날 진정시켜줘서 고맙고, 생일 맞은 친구 진심으로 축하한다.'

인사말이 끝나자  큰 박수를 쳐준다.








사진을 찍고 싶다며 전체 사진도 찍고 녀석들이 가진 핸드폰으로 전부 돌아가면서 나와 1:1 사진을 찍었다.

너무 놀랐던 가슴... 만나서부터 하나같이 다들 신경써줘서 그나마 진정을 하게 됐다.


헤어지고나서 조슈아(Joshua)라는 친구 집으로 왔다.









그의 가족과 함께 짧은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잠자리에 든다.

당!연!히! 
쉽게 잠에 들수가 없었다.


만약에, 차가 오지 않아서 내가 그 녀석의 목을 그어버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한참동안 생각을 하다 나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인간은 선하지만 한편으로 악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변명거리를 찾는다.

그 강도들이 악함이 내 마음속의 잔임함을 깨웠다고.


그러나...
이것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불편한 마음으로 잠을 설쳤다.



















아침이 되고 짐을 싸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 만났던 친구들이 동네구경을 시켜준다.










녀석들은 학교시간인데도 안가고 나랑 이야기하면서 늦게 가도 된단다. 
짜식들 농땡이 피는구만.
어제처럼 수줍게 내게 영어로 이렇게 저렇게 물으면서 조용히 작별을 한다. 

도와줘서 참 고맙다 녀석들아...











배가 고픈것도 잊고 있었다. 
길거리 음식을 사먹고... 




달린다.














그 작은 마을을 빠져 나와 푸에블라 방향으로 간다.

잘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빵빵대며 운전자가 내게 어떤 손짓을 한다.













내게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묻는다.
자전거로 여행하는걸 알고 내게 괜찮다면 숙소를 제공하고 싶단다. 
그 친절한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멕시코시티에 있을때 현지인 친구에게 소개받은 곳이 있어 정중히 거절하고 사진만 찍어서 보내주겠다고 하고 갈길을 갔다.











비가 내린다. 아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커피숍에 앉아 인터넷으로 목적지를 알아본다.






생각보다 긴 시간 앉아 있었다.













푸에블라의 소깔로(zocalo)광장을 지난다.












생각보다 가려는 곳은 좀 멀다.












배고파서 따꼬집에서 따꼬 먹고 배 좀 채우고...
달려 도착.



온 곳은 현지 목사님댁.

일어났던 일을 설명을 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위로를 건네준다.(다반사인듯..-_-;) 며칠 잘 쉬다 가라고 내게 이야기를 해 준다.

조용히 집에 있으면서 잊을려고 해도 그때의 일이 떠오른다. 

트라우마가 생긴다. 

다른 한편으로 죄책감이 날 괴롭힌다.

지난 일이라고 하기엔, 간단히 지나쳐버리려고 해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감정적으로 상당히 괴롭다....






밖으로 나왔다.

쓰레기를 버리면 여기선 돼지라 부르는갑다.































푸에블라 시내를 돌아본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 마음에 겹겹이 회몰아 치는 감정의 폭풍를 일기로 조용히 다스린다.
그래도... 내 감정이 이성만으로 쉽게 컨트롤이 안된다.

후...............










진정하자고...




집에 단수가 됐다.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채운다는데... 흠...











자전거짐을 묶을때 쓰던 밴드를 여러개 묶어 물을 길어 화장실 물을 내리기 위한 노동(?)의 현장.ㅋㅋ













이튿날 목사님은 가족과 함께 떼우아깐(Tehuacan)으로 갔다.
세미나가 있다고 해서 내게 같이 가길 권하셨다.











자전거를 타고 그냥 이동하려고 했으나 그냥 더 쉬고 싶었다. 
가서 사실 뭐 난 딱히 하는건 없으니 하루 이틀 더 쉬고 떠나자 싶어 버스에 몸을 싣고 간다.
























버스를 타고 떼우아깐으로 간다.
작은 마을을 지난다.

자전거로 달렸으면 내리막으로 쉽게 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또 생기기도 하지만 뭐 무조건 달리는데 크게 의미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떼우아깐 도착해서 장 좀 보고...













나도 짐을 푼다.



날씨가 덥다.
짜증이 난다.
날씨가 덥다.
화가 난다.
날씨가 덥다.
구체적인 이유없이 뭔가를 뿌사뿌고 싶다.
감정 조절이 쉽게 안된다.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마음을 좀 더 진정을 시켜야한다.

아, 젠장... 
이 안좋은 기억에서 벗어나는데 얼마나 걸릴지... 

너무 괴롭다.







 


2013년 4월 29일까지 이야기





달린거리

24,622.95km + 69.01km + 77.51km =
24,769.4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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