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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2-2013 북미

자전거 세계여행 ~1129일차 : 호의, 그것은 상처받은 마음에 연고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25.
자전거 세계여행 ~1129일차 : 호의, 그것은 상처받은 마음에 연고


2013년 4월 30일






아침 식사를 하고 잠시 개인 시간을 가진다.

여전히 마음은 무겁다.


내가 머무는 곳은 성경세미나가 있다고 해서 온 곳인데,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정통교파가 아닌 이단으로 분류된 곳이다.

멕시코 친구에게 소개 받은데라서 그랬지 사실 알았으면 안 왔을거다. 

한국 여자분 한명도 와서 어떤 봉사활동 개념으로 지내고 있었고 내게 여러가지로 질문을 했다. 
전도를 위해서였는지는 모라도 내 마음을 바꾸기 위해 질문을 했지만 내게 시원한 답을 주지 못했다.

살아오면서 이미 스스로 믿는바에 대해서 보다 더한 질문을 하고 또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사람마다 겪는게 다르고 내게 답을 줄수 있다면... 아오~ 정말 감사할따름이지.

질문에서는 뭉뚱거려서 디테일하지 않는 함정있는 질문에 상세한걸 요청하니 오히려 답을 못한다. 
자기가 뭘 묻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작은 부분 부분들에서는 오래 전에 이미 결론 내린 답이라 그저 웃을뿐이다.









내 마음의 상태가 어떠한지 몰라도... 강도를 만난후에 마음은 그저 모든게 귀찮고 짜증날 뿐이다.


원래 계획은 푸에블라(Puebla)에서 베라크루즈(Veracruz)주의 쿠아테펙(Cuatepec)으로 가려고 했다. 
저번에 후안 아저씨의 말 농장에서 만난 아저씨가 커피 농장을 소유하고 있어서 거기서 일도하고 이것저것 배우려고 했는데 루트가 크게 변해버렸다.

지금은 내 마음이 아주 가난하다.
 
세미나가 며칠동안 있다고해서 더 있기를 요청했지만 내일 떠나기로 말씀드렸다. 







밖으로 나와 떼우아깐(Tehuacan) 시내 구경을 해 본다.














깔끔하고 잘 정리되어있는 시 중심이다.
성당과 강렬한 색채를 자랑하는 벽화들 그리고 멕시코의 초대 대통령인 베니또 후아레스(Benito Juarez)의 상 또한 보인다.























시장에선 일상적인 더운 날씨 속에 현지인들도 그들의 일상을 이어간다.











그 속에 나도...
웃는 꼬마들의 얼굴에 나도 모르게 미소지어진다. 

아홉살 인생이라면 열살 인생이라면, 쉰살인생이라면 더 행복할까? 덜 행복할까?

죽음의 문턱에 한번 갔다왔다고 생각하니 질문이 깝깝해지노....













저 비닐에 포장되어있는 작은 과자는 알레그리아(Alegria)라고 부른다. 
안에 있는것에 대한 정확한 이름이 뭔지 기억은 안나는데 우리나라의 조와 비슷한 곡물로 만든 우리나라의 강정과 비슷한 건데, 점성은 거의 없다. 
잘 부스러지지만 에너지 함유량이 높대서 멕시코시티에서 친구들이 자전거 탈때 비상식량으로 이용하라고 추천해 줬다. 
단맛이 나고 맛은 괜찮은데 작은 알갱이는 치아 사이에 잘 낀다.ㅋ























이곳의 과일과 채소.
















물건 구입하면서 상인들 사진도 찍고...













그 와중에 졸고 있는 아줌마 발견. 
주위에서 다들 찍으래서 덕분에~ㅋㅋㅋ














이름꽤나 알려져 있는 아이스크림점 가서 더운 날씨에 몸 좀 식힌다. 아... 정말 덥다.

볼일 좀 보고 숙소로 왔다.













저녁 시간이 되면 수퍼는 이렇게 영업을 한다.
철문에서 물건과 돈을 교환하는 식이다.


같이 간 목사님한테 물었다. 

나 : 영업을 할려면 문을 열어놓고 하면 더 편하지 않아요? 계산하기도 더 쉬울텐데?
목사님 : 위험해서 그렇지.
나 : 그럼 경찰은요?
목사님 : 응... 멕시코 경찰은 일 잘 안해...

-_-; ㅋ

사실 가장 정확한 답이 아닐까 싶다.
멕시코시티의 전자상품 매장 혹은 소깔로 광장에 가면 경찰들이 참 많지만... 
보면 제복을 입은 상태에서 옆의 사람과 잡답하고 있거나 음악을 듣고 있거나 졸고 있는 경우를 보기가 어렵지 않다.









아침 식사후, 목사님 내외분께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신경써주셔 감사합니다. (__)


물건 다 챙긴줄 알았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삼각대를 두고 와 버린건 이날 저녁이 되어서야 알았다. -_-;
아, 정말 바보같구만....






햐... 
날씨가 정말 뜨겁다... 

다행히 내리막이 이어지고 있다.









포장도로, 비포장도로를 왔다갔다하다 비포장 도로에선 무릎높이의 마른 풀들에 가려 
언덕을 보지 못하고 뒷바퀴 부터 앞으로 한바퀴 돌아서 쓰러졌다. 


높이가 높다보니 무거운 짐 또한 자전거와 함께 앞으로 같이 한바퀴 굴러버렸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다. 아윽!
-_-; MTB라 그나마 자전거가 잘 버텨주고 있다. 물건 또한 체크해보니 이상 무! 



비포장에서 다시 포장도로로 들어왔다.






옆을 지나가던 차에서 창문으로 손을 내밀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Gracias~!' 라고 대답을 하니 소녀 한명이 물통 한병을 쑥~ 내민다.

달리던 와중에 받은지라 얼굴도 모른다. 
고맙다고 인사도 못했는데 빵빵~~ 소리를 내더니 운전자는 오른쪽 길로 빠지고 난 직진을 했다.







아~ 시원한 물이다. 
이런 작은 호의는 내 마음의 상처의 연고와 같다.
흔적은 남지만, 그래도 회복을 돕는 그런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당한것처럼 우리나라에서 당한 외국인들도 적지 않을텐데 한거... 
바가지는 기본, 어떤 사기나 강도 혹은 강간도 있겠지? 안 알려졌을뿐...

역시나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들이 이 세상엔 참 많다.











바싹 바싹 마른 길을 달린다.













잠시 주유소에 왔다.













더운 날씨에 일하는 아저씨들이 보인다. 
문득 호주에서 노가다 한게 생각이 난다.











저 멀리 지어진 집은 누굴 위한거고???














꽤나 많이도 내려 왔군.













라이딩때 절때 빠질수 없는 탄산음료...ㅋ
과연 다이어트?ㅋㅋㅋ













아~ 입으로 '덥다! 덥다! 덥다!' 만 반복한다. 
풀의 모양도 조금씩 바뀌고, 선인장들도 많아 진다.












얼마 못가서 다시 휴식.













몸에 차 오르는 열이 안 빠진다.
하아~ 왜 이래 뜨겁노...

오늘따라 이런건가 아니면 날씨가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서 그런건지...?














가다 쉬고 가다 쉬고를 반복하며 조금씩 전진전진...


























후아.....

10분 달리고 쉬고, 10분 달리고 쉬고...

길 상태도 나쁘진 않은데 몸의 열이 너무너무 뜨겁다.



 





작은 동네 수퍼에 들렀다.

1.5리터 되는 탄산음료를 마신 그자리에서 다 마셔버렸다.
동네사람들이 신기한지 모여든다. 

사실 작은 동네를 지나가게 되면 흔히 겪는일이다. 
작은 마을에 시커먼 아시아 사람이 나타나니 볼거리가 생긴갑다.



이야기를 하다 영어를 잘 하는 니콜라스라는 친구가 있었는데(사진속 검은옷) 알고보니 미국에서 산 적이 있어서 그러하단다. 
이런 시골 마을에 영어를 잘하는 친구가 있다는건 한번쯤 궁금증이 생길만하다. 왜 그럴까?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겠지만 브로커를 통해 미국에 일을 하러 가는거다.

헤어질때즈음 내게 망고를 가져다주면서 내게 안전 여행을 빌어준다.

사실 푸에블라를 넘어오면서 부터 와하까(Oaxaca)주 그리고 치아파스(Chiapas)주까지 보면 길에 떨어진 당장 먹을수 있는 망고 또한 널리고 널렸다. 
이들에게 흔하디 흔한 망고겠지만 이들의 마음이 더 고마울 따름이다.

이들은 의식못할지라도 이런 작은 호의는 내 마음에 다시금 연고를 발라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꼭 겪는 그것. 
다만 차이는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것.
유한함속에서 한번쯤 내가 선 자리를 돌아볼 기회를 주는 어떤 찰나.











해가 조금씩 저물어 가면서 피부를 쪼는 듯한 태양빛은 조금씩 사그러 들지만 내 몸은 여전히 뜨겁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난 것은!?!?!





Yo! 












와하까(Oaxaca)주에 드디어 왔다.
으헤헤헤헤헤흐흐흐흐흐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직 와하까 주까지 가려면 자전거로 이틀이상 가야한다. 그래도 괜히 기분이 좋구만.ㅋㅋㅋ






눈에 들어온 주유소에 잠시 들러 물좀 빼고, 얼굴도 좀 씻고~

입에 짠물이 아주 그냥~~~~ 우..-_-;






아주 미약하지만 와이파이가 잡힌다.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생존사진 보내고...

관리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캠핑 가능~ㅋ 오예!ㅋ










러브 하우스 폭풍 건설!ㅋ












완성이 됐는데, 나뭇잎이 워낙 많이 떨어져 옮겼다.

바람이 시원하게 잘 불어와서~ 아~ 정말 꿀잠잤다.^^

느므느므 행복했던 잠이었음메~^_^



자고 일어나보니 자전거에 바람이 빠져있다.

사실 어제 라이딩때 펑크가 몇번 나긴 했었는데 아주 미세한 구멍이었다.









어제와 비슷한 작은 구멍은 타이어 마모로 그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철심이 삐져나와 타이어를 뚫었나보다. 
찾다가 손가락이 베였다.

샌 프란시스코에서 새로 산건데, 샌디에고 도착해서 수십개의 가시에 뚫렸을때 모르고 타고 가다가 마모가 심해졌는데 얼마 쓰지도 못하고 바꾸게 됐다. 
ㅠ ㅠ 다른 한쪽은 6000km 넘게 달려도 아직까지 이상도 없는디.-_-;

스페어 타이어가 있으니 그걸로 바꾸고 간다.














길에 떨어진 망고. 
한국에서는 개당 몇천원하는 비싼 애플망고도 여기선 닭이 한번 쪼아 먹거나 그냥 버리는 식. 
참 환경이란 이렇게 다르다.















도시를 나오면 외곽지역은 너무나 척박한 모습만 있다.

물이 없다면 정말, 너무나 힘들기만한 라이딩.ㅠ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간다.
얼마 되지 않은 저 멀리의 오르막도 내게 힘 빠지게 만든다.


오르막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지나가던 차가 멈춰서더니 안에 있던 아저씨가 내게 묻는다.

아저씨 1 : 어이~ Amigo~(친구) 괜찮아?
나 : 덥지만 뭐~ 이상없죠~ㅋ
아저씨 1 : 어디로 가는데?
나 : 와하까(Oaxaca)로 가는데요~
아저씨 1 : 자전거로 많이 힘들텐데? 여기서 아주 심한 오르막이야~
나 : 예, 알고 있는데요~
아저씨 1 : 우리도 와하까로 가는데 같이갈래? 오르막이 심해서 차 타고 가는게 좋을꺼야, 친구~



이런 찬스가~ㅋ 아저씨가 언덕이 아주~ 익스트림!! 하다고 강조를 한다. 

날씨도 덥다. 이런 좋은 찬스는~ 얼른 낼름 받아야지.ㅋ 
다른 아저씨 한명도 내려서 차에 짐을 싣고 내렸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차의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밖을 본다.

























척박한 길을 보면서 차 잘 잡아타고 간 것 같다.ㅋ

아저씨는 멕시코시티에서 와하까까지의 도로를 관리하는 일을 하는데 자전거로 다니는 사람을 본건 처음이란다. 

에이~ 진짜?













사실 자전거로 다닌 사람들의 루트는 대부분 푸에블라쪽이 아니라 베라크루즈 쪽을 경유해서 와하까로 넘어온다. 
높이가 낮고 루트가 더 편하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외국애들은 이 루트를 많이 이용할텐데 아저씨가 못 봤겠지 뭐.

아무튼 차 잘 얻어타고~ 나는 고고싱^^

아, 모터달린건 이렇게 편했구나하고 다시 한번 느낀다.

(혹 자전거로 갈 분들 중간에 상점을 찾기전에 물소비가 더 빠를것 같네요. 넉넉한 물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모터로 한번 달릴 기회가 있겠지? (^^)















도심이 다 와간다.













차 안에서 찍은 입간판.
와하까(Oaxaca)시로 왔다.













멕시코 초대 대통령 베니또 후아레스(Benito Juarez)의 고향인 와하까답게 그의 동상이 날 환영해준다.
Buenas Tardes~! ㅋㅋㅋㅋ














외곽 도로를 타고 둘러본 다리. 산 동네가 감아싸고 있는 모습이 내 고향, 대구와 닮았다.













아저씨가 숙소까지 잡아줬다. 
감사합니다.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한 이곳, 와하까....
샤워를 마치고 잠시 둘러보러 나간다.



























유명한 콜로니얼(Colonial-식민지시대)풍의 건물이 내 눈에 들어온다.

건축에 대해서 지식이 많다면 보일게 더 많을텐데...

멕시코 시티도 좋고, 이곳도 좋다. 단지 감흥은 처음만은 못하고...

그래도 오늘 몸 고생은 덜하고 왔다.







저녁에 자려고 하는데 방으로 전화가 왔다.

낮에 차로 함께 온 영어통하는 아저씨.


아저씨 : 어이 나 이제 자.
나 : 네,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아저씨 : 어, 그래. 근데 뭐 하나 좀 물어봐도 될까?
나 : (짧은 시간 느낌이 이상해졌다.) 네, 뭔데요?
아저씨 : 너 게이야? 내 방에 올래??
나 : 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 XX 미치셨나요?

바로 전화 끊겼다.


아놔, 뭔 장난질이여...ㅡㅡ+

동남아 여행할때 양성애자 새퀴 한놈이 여자 델꼬 와서 쓰리썸하자 할때도 기분이 참 찜찜했는데 멕시코에서 그렇고 몇번 겪다보니 
이젠 그저 나의 매력(?)이 워낙 넘치는구나로만 생각을 하고 있다. 

여자에게 그닥 안 통하는 매력이란건 함정 ㅠㅠ흑흑...

혹, 잘때 쳐들어 올까봐 문 꼭 걸어 잠그고 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다시 조금씩 조금씩 악해져감이 느껴진다.


취침!!!




2013년 5월 2일까지의 이야기.

달린거리 

24,769.47km + 66.21km + 34.37km =

24870.0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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