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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2-2013 북미

자전거 세계여행 ~1135일차 : 라 레포르마(La Reforma), 여행과 가치관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25.
2013년 5월 6일




많은 짐을 다시 자전거에 합체!!!! 


그리고 그리스에서 예수님 알레한드로와 작별한다.
그리스 경제가 요새 만신창이라 고민이 많던데 힘내길 바라오, 친구!





아... 
날씨가 참 후끈후끈... 








아침에 간단히 먹고 나오긴 했는데 얼마 안 달려서 배가 고파온다.

불이 필요한데 바람을 저 기계로 지피는구나ㅋㅋㅋ
신기할세~ㅋ






밥과 쁘리홀레스(Frijoles-콩 반찬) 닭 반마리 그리고 또르띠야.
한껏 배부르게 먹고 출발!






2시간 넘게 페달을 밟고 와하까 시내를 벗어나 외곽지역으로 나온다.

아...
정말 덥다.







작은 구멍가게에 가서 탄산음료 폭풍흡입!
탄산의 청량감과 단맛은 라이딩에 마약과 같은 존재다.






적잖이 달리고 보니 메스깔을 만드는 양조장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아가베(agave) 천지삐가리구만~~~~







말의 몸통에 매달고 돌아가며 원료를 빻고 그걸 원통에 넣고 발효를 시킨다.

메스깔 산지인만큼 한번 시음해볼만도 하겠지만, 내가 알콜이 안 받는걸 우야겠노...-_-;





메스깔의 본고장이라는 산띠아고 마따뜰란(Santiago Matatlan)





빠질수 없는 오르막 끌바로 올라가다 잠시 쉬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우후~! 






와하까가 1500m대 였는데, 지금은 다시 1900m대로 올라왔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이 되어서 상대적으로 지루한감은 덜한데 구경하는 주변 땅은 보기에도 매우 척박하다.

강은 별로 안 보이고 마른땅과 선인장만 잔뜩...






오잉 저건??






로드킬 당한 당나귀.

덥다보니 썩는냄새가 아오~ 콧구멍을 순식간에 지나 뇌를 빡!빡!빡! 때린다.
냄새 정말 쎄구만...





해는 저 물어가고, 지나가는 운전자들은 간혹 멈춰서서 나와 사진 찍기도 요청한다. 

멕시코에 들어오고 나서 느낀건 동양인을 참 신기하게 보는것 같다.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자꾸 사진찍기를 요청하는지 모르겠네.ㅋㅋ


25km 정도나 되는 길을 내리막으로 왔다.
편하긴 한데 브레이크 잡는다고 손목에 무리도 많이 간다. 
뭐든 적당한게 좋다.ㅠ







검문을 하고 있던 군부대를 지나 작은 동네에서 밥을 챙겨 먹었다.

잠을 자야할텐데 호텔은 없고, 그렇다면 이곳 치안을 맡고 있는 경찰에 물어 볼 수 밖에.

식당앞을 지나가고 있던 여자둘에게 물으니 경찰서에 가면 안전하다고 하면서 알려준다.





경찰서 앞에 수퍼를 하고 있던 아가씨들이 알려준대로 도착하고 나서 바로 텐트를 쳤다.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필요한 식재료라 해봤자 사실 팔고 있는건 컵라면과 음료수 정도 밖에 안된다.

초저녁에 무슨 일인지 출동하는거 구경하면서 음료수와 라면먹고~ 샤워하고 취침!
덥지만, 그래도 마음이 훨씬 편하다.




자, 이제 오늘의 아침을 시작!






망고가 널린 이 동네를 지나...






아침 챙겨 먹고 라이딩!


정말 뜨!거!!운!!!! 아침이다.

 



저 멀리 보이는 언덕 위의 언덕은 힘빠지게 만들고...







달아오르디 달아오른 얼굴과 몸에 열이 안 빠진다.






또 언덕...








오늘따라 왜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다.
몸에 열이 계속 차오르고 또 차오르는듯...
아, 와 이래 덥노...





정말로 척박하고 황량한 동네. 오르막을 겨우 넘어 잠시 내리막길에 올랐을때 잠시 그늘에 앉아 쉰다.

옆에 있던 경찰아저씨가 먹으라고 해바라기 씨를 줬다. 
Gracias! 

아침에 다 채웠던 물도 다 떨어져가던 찰나에 얼마 안가면 식당이 나온다니, 힘을 내서 달려본다.







식당 발견!!!!!!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는곳인지 지나가는 차들마다 서서 음료 혹은 밥을 사 먹는다.







배가 고프다. 그런데도 또 입맛은 없고...
뽀요(Pollo-치킨)와 아로스(Arroz-밥)에 또르띠야 몇장을 입으로 짓이겨 넣다시피 겨우 털어넣었다.





모자란 물은 요걸로 퉁!ㅋ
당분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휴~ㅎㅎㅎㅎ




흐...
힘들다.



저 멀리 눈앞에 마을이 보인다.



뷰가 좋아서 사진을 찍긴 했는데 삼각대가 없어 각을 제대로 확보를 못했구만.ㅠ





작은 마을을 지나면서 탄산 또 사먹고(거의 습관이 되어버렸다.)





또 다시 길에 선다.





해도 조금씩 떨어질 시간이 되어가는지 터질정도로 차 오른 몸의 열은 쪼매씩~ㅋ 식어 내린다. 
흐미 좋은거~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눈앞에 나타난 코코넛 파는 가게

시원하게 아이스박스에 담겨있어 시원하게 마셔제낌! 아하하하하!!!!!!!!!!!!!!!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메스깔을 만들기 위한 용설란을 저렇게나 모아뒀다. 





용설란의 크기는 내가 마시던 코코넛과 비교하면 저렇게나 크다.





배가 살짝 고팠는데 코코넛 과육을 먹으니 허기가 좀 가시는구나.





오늘 하루도 언제나처럼 해는 지고 나도 작은 마을로 왔다.

동네 이름이 엘 까마론(El Camaron-새우)다. 






저녁은 햄버거. 
먹는게 갈수록 부실해진다. ㅠ




와이파이가 잡혀 잠시 안부도 전했다.

메뉴에 있는걸 물으니 원래 가격보다 두배를 더 받는다. 
옆의 현지인에게 부탁을 하니 그저세야 제 값(사실 메뉴에 다 있는데..;;;)을 말한다.


 


계산하려는데 와이파이 썼다고 돈 내란다. 
따지니까 우물쭈물하더니 너무 오래썼기 때문에 돈을 내야한단다. 
생각해내는 핑계하고는...
식사값의 1/3인 10페소. 무슨 PC방보다 더 비싸, 이 새퀴야... 



바로 옆에 경찰서가 있어서 양해를 구하니 기꺼이 하라면서 텐트치는걸 도와준다. 
망고까지 갖다줘서 너무 감사! (__)




바로 앞엔 대형화물차가 왔다갔다하는지라 너무 시끄럽고...





사용하지 않는 주유소가 경찰서와 함께 있는데 바람이 안통해 정말 미친듯이 덥다.


야외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니(기분이 정말 묘했다.ㅋㅋㅋㅋㅋ) 몸이 식긴한데 얼마 안되서 다시 더워지는건 마찬가지.

앞에 경찰 아저씨가 총들고 보초를 서고 있으니 걱정안한다. ^________^


빤쓰 한장 입고 상남자답게~ 취침!!! 
코오드르렁크윽코오크악칵칵~(코고는 소리.)

(이날 일기에 덥다, 덥다, 그리고 미친듯이 덥다라고 적어놨네요.-_-;)







작은 동네라 그런지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있지는 않다. 

ㅋㅋㅋ 아이고~ 군 생활이 생각난다.




오늘도 여전히 덥다.


저 파파야 먹을까? ㅠ






아...
왜 이래 덥노...

태양은 나만 쬐나? ㅡㅡ+





오르막길...

더운데 앉아서 숨 좀 고른다.





오르막엔 끌고가야 제맛이지예~
끌바~ 끌바~ 끌바~~~


표정 참 힘들다.ㅋㅋㅋㅋ






이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리막엔 타고가야 제맛이지예~
ㅋㅋㅋㅋㅋㅋㅋ





배가 고픈 시간.
식당이 나타났다!!!! ㅎㅎㅎ







아 지친다.
께사디야(Quesadilla)와 오렌지주스를 벌컥벌컥!

날이 뜨거운데 뜨거운 음식을 먹으니 아, 정신이 헤롱헤롱 지경...

음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보다 '정신'차리고 소화하는데 에너지를 더 소비하는 느낌이다.





모자란 물도 큰 물통 하나 구입해서 나눠담고...






으흑! 
다시 달려가야지...







산을 간다면 라이더의 숙명인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가며 달린다.
대형 아가베팜은 와하까주에서는 그야말로 특산물 중 특산물인듯.



엄청나게 흘린 땀에 생수로 수분보충은 몸에 뭔가를 더 땡기게 만든다.

역시나 탄산음료 하나 마시면서 잠시 휴식.


작은 수퍼 옆,  이곳에도 양조시설이 있다.






얼마전까지도 계속 만들었나본데.
발효냄새가 짚같으면서도 단향이 나는게... 
Balsamic Rice의 향. 신기하다.
어쩄든 발효향과 발효취(긍정+부정의 향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맞나요?)가 둘다 난다.

위생상태는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자못 궁금해졌다.






오르막에선 역시나 끌바가 제맛이지예!ㅋㅋㅋ






그리고 작은 마을 도착.

몇개의 구멍가게들이 있다.


동네 이름이 La Reforma다. 
캠핑을 하려고 주변에 물어보다 영어를 통하는 한 친구를 만났다. 
꼬무니다드(Communidad - Community Center)라는 곳을 알려주는데 우리 나라의 마을 회관같은 개념인 곳이다.

저녁에 무슨 회의같은걸 하는지라 잠시 기다렸다.





날 신기해하는 동네 꼬마들.







회관은 이렇게 생겼어예~^^







언제 끝나는지...



회의가 끝났는지 이야기하다 여기보다 자기집이 더 나을거라며 빈방이 있다고 자기 집으로 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본다. 흔쾌히 응했다.

이전에 푸에블라를 지나 올때도 작은 마을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한 친구를 만났고 이곳에서도 에디(Eddie)를 만났다. 

한국음식을 몇가지를 이야기를 하는데 LA에서 한국식당에서 일한적이 있다면서 내게 알려준다. 





혹시나 어떤 느낌이 와 브로커를 통해서 간거냐고 물어보니 그러하단다. 
코요테(Coyote-영어론 카요리라고 하던데 맞남유?)라고 불리는 브로커를 통해서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드의 CSI의 단골소재중 하나인 멕시코 사람들이 넘어와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직접 대화 해보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눈으로 봐온건 발전된 큰 도시를 제외하고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심하단거다.

돈을 벌기 위해 어쩔수 없이 그 선택을 했고 약간의 자금을 마련해서 지금은 자기가 나고 자란 이곳에 다시 되돌아와서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한다.


세계 제1위의 부자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아니라 바로 이 나라 멕시코의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이다.
당연히 부의 시스템으로 통신 사업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여러가지 유통을 장악하고 있어 
사실 그의 영향력이 끼치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가 힘들정도다.

그렇게 재벌이 된데에는 이해할수 없다시피한 멕시코의 휴대폰 요금체계와도 관련이 깊다. 
단적인 예로 멕시코시티(Mexico city)에서 와하까(Oaxaca)로 연락을 하면 주(州)가 바뀌어서 요금은 로밍(!!!)의 요금이 나온다. 
이런 말도 안되는... 같은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일이.. ㅋㅋㅋ(비슷한 몇나라가 있긴 하고 중국은 받는 사람도 돈을 내지만, 그래도 로밍은 아니다.-_-;)






여행을 하면서 여러가지 모양으로 각 나라의 자본주의 시스템과 사람들의 적응과정을 살펴본다.

단적으로 말한다면 미국식으로 대표되는 시스템과 그렇지 않은 시스템으로 보여지는데, 
나라의 역할이 미국식을 따라간다(그리고 거기에 더 한다)싶을수록 국민들은 불평등해 진다. 신자유주의든 뭐든... 

아주 적당한 만큼 돈을 먹여주고, 그 시스템속에서 굴러가는 다람쥐의 생활은 윗대에서 아랫대로 다시 아랫대로 반복이 되어간다.
어떤 이론, 가치관, 세계관, 종교관으로 덧씌워지면서 그 시스템은 여전히 이어져가는 모습들이다. 
앞으로의 나라에서는 어떻게 보일지가 상당히 궁금하다.

참, 복잡하디 복잡한 사람들의 세상, 그 속에서 기능되어지는 여러가지 시스템들... 정치와 어떤 권력구조는 뗄레야 뗄수 없는 시스템. 

불편한 진실들로 여전히 자본주의는 머리속을 복잡하게 한다.


3년이 넘었다. 

나는 어떠한 관(觀)을 지녀야하나....

여행을 출발할 때의 목표로하던 그것이 아직까지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여전히 어렵다.

경험론적인, 서양철학과 가치관에 이미 익숙해진 현대인이라서 그런가...
좀 조용히 다 끊고 있을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 
정작 나 자신을 조용히 직면하면 어떻게 될까...
 
확실치는 않더라도 적어도 이거다!하는것을 꼭 여행을 통해 얻길 간절히 바란다. 







내일 에디는 일찍 출발을 한단다. 집에 있던 망고 나무에서 망고 몇개를 따주면서 원하면 더 가져가라고 한다.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고맙게 제공 해 줬던 방은 정말로 쪄죽을만큼 더웠던지라 방 앞에 텐트를 치고 잤다. 



오늘은 끌바, 끌바, 끌바의 하루였구나...

또 시작될 내일의 일상도 잘 끌고 나갔으면 한다.





2013년 5월 8일까지의 이야기





달린거리 

24885.26km + 84.71km + 57.13km + 54km =

25081.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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