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1304일차 : 파나마에서 나는 필리핀 사람
2013년 10월 20일
공기가 참 맑고 하늘도 푸르다.
몸이 좀 무겁긴 하지만 오늘 파나마로 넘어간다는 생각 때문에 새로움이라는 구실을 붙이니 에너지가 생긴다.
병원 관리하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길 위에 선다.
국경까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길...
날씨 참 좋다. 미국에서 그리고 호주에서 느껴본 달달한 공기다.
그늘에서 맞는 아침바람은 시원하기까지...
상쾌하기가 그지없다.
어제 잘 잤다는 뜻이겠지?
라이딩을 한 시간 정도 하다가 잠시 앉아서 과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다.
트럭이 자주 눈에 띄는걸 보니 국경이 멀지 않은 듯하다.
벌써 도착을 했다.
이곳이 코스타리카 출입국장.
파나마로 가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어 꽤나 기다려야 했다.
출국 서류를 작성해야하는데 볼펜을 비치 해 놓지 않고 있던 출국장.
옆에는 볼펜장수가 떠억.....
나야 뭐 볼펜이 가방안에 있으니까 꺼내면 되지만 다른 배낭여행자들은 투덜투덜...ㅋㅋ
출국 도장을 받고 이제 파나마로 간다.
코스타리카 국경과 파나마 사이에 면세점이 있다고 하는데 가격이 싸지 않음.
그리고 파나마와 접한 코스타리카 국경쪽 경찰은 상당히 개판인 모습...
사용하는 코스타리카 화폐 콜론은 파나마에서는 아주 낮게 거래되고 있다.
남은 코스타리카 돈 다 쓰려고 맥도날드 와서 점심을 해결하면서 빵빵한 에어컨 바람으로 몸을 식힌다.
이제 진짜 파나마로 갈 시간.
파나마 입국장 도착
말로만 듣던 파나마 입국장에서의 여행객에게 대한 실갱이를 경험하게 됐다.
요점은 여행객은 미화 500달러 이상과 혹은출국하는 비행기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돈이 없으면 현금인출기로 가서 직접 돈을 뽑아서 보여줘야 한단다.
뭐야 이 구린 법은...
멕시코부터 오고 나서 상당히 많이 겪게되는 동양인에 대한 무시를 또 보는군.
참 나... 파나마같은 개똥따위(!!!)가 한국을 무시 하다니...
무식하면 용감한거라 생각해주겠다.
대신 결과는 니가 받도록!
국경에서 도장을 찍어주는 일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일인양 고자세를 취한다.
턱 쳐들고 눈 내려깔고 팔짱을 끼고 그들의 말에 조목조목 대답.
헛소리엔 헛소리로 대답을 해주는것도 좋겠지...
스페인어로 답답한 마음을 설명할 길이 없어 옆에 영어 할줄 아는 사람한테 통역을 부탁했다.
비행기없이 왔고 그동안의 여권 스탬프 확인, 그리고 파나마에서 아래로 배편을 통해서 넘어갈거기에 비행기표 없다고 말을 했다.
너거 나라 배편 스케쥴이 유동적인데 티켓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 -_-;
불가하다면 그에 대한 외국인 출입 규정을 가져오라고 했더니 꼬리를 내린다.
500불 확인 끝났고(파나마에서의 통화는 자국 화폐 발보아(Balboa)를 동전단위에서 쓰고, 미국 달러를 사용한다. 가치는 1대 1 동일하다.)
스탬프도 받았으니 가야지.
입국부터 참 성가시구만...-_-;
사실....
이렇게 물은 이유는 지금 외모 때문인듯하다.(그래도 그러면 쓰나!!)
스탬프 받고 나서 주변 사람들이 자전거와 나를 번갈아 보고 물은 Donde viene?(어디서 왔어요?). filipino? o chino?
그러나 사실 저 말을 묻기전에 나보고 필리핀 사람이라고 하는걸 들었다. ;;;;;
스탬프 받기 약 몇분 전 쯤으로 돌아가면...
상황은 이렇다, 웅성대는 현지인 몇사람...
친구 1 : 일본 사람으로 보이는데?
친구 2 : 아니야 나 일본 사람 본적 있어. 한국 사람도 본적 있는데, 한국 사람 아니야.(듣기로 그렇게 말한것 같았다.)
친구 3 : @%ㅆㅣㅏㅁㄹ어ㅣㅁㅇ나ㅓ(못 알아들음.) 중국인인가?
친구 2 : 필리핀 사람인거 같은데??
아놔, 여행하면서 중국, 조선족, 몽골, 일본, 태국, 베트남, 싱가폴에 이어 필리핀까지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필리피노라고 물어본거..-_-;
태양을 이용해서 피부색 변화만으로 국가를 자유자재로 바꿀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네.ㅋ
출입국 처 관리하는 대빵이 날 안으로 불러 아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사무실 안에서 대형 파나마 국기와 사진을 찍게 해 줬다.
설마 저 아저씨도 날 필리핀 사람으로 생각을???
여권을 안 보여줬으면 정말 그럴지도...ㅋㅋㅋ
어이 아저씨 나, 필리핀 사람 아니예요.;;;
한국 사람 맞거든요...
사진이나 잘 한번 찍어주소!
스탬프 받으니 맘 편해졌으~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되는건가?!?!?!?!?! ㅋㅋㅋㅋㅋ
흐아 덥다...
얼굴은 이제 필리핀 사람으로 인정되는건가?
우히히히히 우짜든동 들어왔다우~ ㅋ
Vamos!!!!
평지처럼 보이지만 평속이 시속 13-15km를 왔다갔다 한다. 생각보다 속도가 덜 나와서 GPS를 보니 약 10미터 마다 1m정도 상승중.
오르막이었구만.ㅋ
덥다.
몸의 열기를 빼주는 손쉬운 방법...
윗통까기.ㅋ
10여분 정도 그늘에 앉아 쉬어도 시멘트가 열기에 달궈져 궁디만 뜨뜻해지고 졸려온다.
좁지만 자전거가 달릴 도로가 있으니 그래도 다른 한편으로 마음이 놓인다.
주유소는 왠지 쓰러질것 같은 느낌.
길거리엔 저러한 노점들이 적지 않다.
바나나의 일종인 쁠라따노와 오렌지가 이곳의 특산물인갑다.
오렌지가 얼마나 많은지 길거리에 흘린 새 오렌지가 수백개는 되어 보였다.
목도 말라오고 차 오르는 열기를 또 해결을 해야겠다 싶은 상황이 반복이 된다.
반대편에 있는 파인애플 노점으로 건너갔다.
큼직한~ 파인애플!
한통은 크기에 따라 50센트에서 1달러까지 있는데 큰걸로 하나 1불주고 구입.
와~~~ 진짜 달콤함이... 끝내주는구나.
배도 부르고 맨날 과자 아니면 탄산음료로 당분을 보충하다가 과일 먹으니까 으핫+_+ 에너지 또 금방 상승!
오늘 목적지까지인 다비드(David)까지 가려면 약 1시간여를 더 달려가야 한다.
비가 와서 시간은 지체가 되고...
패스트푸드점에 와서 끼니를 떼운다.
다비드로 가서 이틀정도 쉴 예정이다.
그 동안 맛난것도 좀 더 먹고 해야지~^^
길을 물어물어 도착한 숙소.
짐 풀고 바로 밖으로 나와서 수퍼에 장부터 보러 갔다.
상당히 깔끔한 수퍼마켓이다.
생각해보니 파나마 제2의 도시니 그러고도 남을 일.
돌아보다가 눈에 띠용하고 들어온게 있었으니...
오잉?
왜 아지노모토(우리나라의 미원)가 여기 있지?ㅋㅋ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엄마 손맛(?)의 비결에 버금 갈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구나.ㅋ
거기다 미국에서 진짜 너구리에게 도둑맞은 추억 이후 오래간만에 보는 너구리 라면(오랜만이야 흑흑ㅠㅠ)과 해물탕면을 샀다.
아지노모토 말고 같은 성능(아마도?)에 반가격의 더 저렴한 걸로 해서 이제 엄마 손맛을 파나마에서 느껴볼 차례다.ㅋ
밀가루 좀 반죽해서 국물넣고 끓이고 수제비 라면해서 먹으면 아주 간단함! 으하하하!!!
비도 여전히 내리는 파나마의 저녁...
후덥지근 한 날씨속 간만의 숙소에 맘 편하게 잠이 든다.
정오가 되기전에 숙소에서 나왔다.
바로 파나마 커피의 주요 산지이자 명품 커피인 게이샤 커피의 본거지인 보께떼(Boquete)지역을 가보기 위해서다.
작은 버스를 타고 1시간여를 달린다.
파나마에서 치킨 버스를 탈 줄이야..ㅋㅋ
하늘이 맑은 편인가 싶더니 또 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지형적 특성 때문에 커피를 재배하기에 파나마에서 가장 좋은 커피를 생산하는 바로 이곳!
중앙 쪽 공원에 버스가 승객들을 전부 내려줬다.
날씨가 꾸무리하다 싶더니 쿠쿠쿵~ 대는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
얼른 미리 알아놓은 커피샵으로 뛰어갔다.
<방문기 → 커피 게시판으로 이동>
EBS 세계 테마기행에도 소개가 된 곳 까페 루이스(Cafe Ruiz)에 구경을 왔다.
보께떼 동네에 몇군데 까페가 있긴 했지만 전체 공정을 갖춘 곳이 그다지 많지가 않다.
까페에서 보이는 멀리 커피 산지를 개간한 이곳 루이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장승처럼 생겼네.
토템 폴 이겠지?
현재의 해발고도.
아그야, 넌 정체가 바나나냐?
색깔이 와 그류?
샵에 있는 동안 멈췄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엄청나게 내리는 비를 피하러 잠시 들어왔는데
빗속에 혼자 큰 소리로 구령을 붙이며 제식훈련(처럼 보이는)걸 하고 있다.
어설프기 짝이없다....
옆에 있던 현지인이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면서 미친 사람이라고 언질을 준다.
벽화가 예뻐서 한컷.(나도 같이~^^)
얼굴이 많이 탔네.... 이래보이...
면도는 콜롬비아 가서 할 예정이다...
엄청난 천둥소리와 함께 물을 쏟아붓는다는 표현밖에 못하겠다.
우산을 안가져 와서 폴짝 폴짝 지붕 있는 곳으로만 뛰어 겨우 버스를 잡아 타고 다비드로 왔다.
시외버스 정류장
18불만 내면 파나마시티로 금방 갈텐데....
가는 중간의 길이 궁금해서 버스는 패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이모저모
화장품가게가 보여 폼클렌징을 하나 사러 들어왔다.
필리핀 사람에서 한국 사람으로 돌아가려면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세안을 좀 잘 해야겄어.ㅋ
숙소에서 음식 해 먹고, 커피도 내려마시면서 오늘 저녁을 보낸다.
파나마에 있는데 이름이 팬션 코스타리카...ㅋㅋ
오래되서 낡았긴해도 잘 쉬고 간다.
아줌마 고마웠어예!!!
미국 텍사스 브라운스빌에서 마지막날 호스트를 해준 리차드 아저씨가 파나마 시티로 가게 되면 친구가 있다고 소개를 시켜줬다.
우선 가 볼일~^^
마음 가볍게 본격적으로 파나마시티를 향해 달릴 시간이다. ~^^
4~5일정도면 갈거라 예상....
1시간 정도를 달렸나...
펑크가 왔다.
헉!
그래, 쩨쩨하게 쪼매난 철심 박힌거 보다 이게 훨씬 낫다!!! ^^ ㅋㅋㅋ
라고 말은 하지만 고치는 동안엔 땀을 뻘뻘흘리면서 투덜투덜이다.
고쳤으니 출발 해 볼까!!!
10여분 정도 달렸을까?
갑자기 쇠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린다.
찾아봐도 뭔지는 모르겠는데 뒷바퀴 바람이 새기 시작...
대못이 박혀있네...
참나ㅋㅋㅋ 기가 막히네...
그리고 짱나네~ 으윽...ㅡㅡ+
덥고 습한 날씨에 또 고치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치고 나니 신나게 페달질하니 또 언제그걸 겪었나 싶을 정도로 금방 까 먹고 파나마시티를 향해 간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길거리의 소년들.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데 알고보니 이구아나.
잡아서 저렇게 파는게 불법인건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된다고는 하는데 둘다 얼굴을 돌린다.
마리당 가격은 20달러라고 한다. 살 마음은 없지만 얼마에 팔리는지 궁금해서.
엘살바도르였나? 그곳을 지날때도 봤는데 내리막에서 워낙 빨리 지날때 본 지라 패스를 했었는데 파나마에서 이렇게 보다니...
그나저나 이구아나는 과테말라에서 까리나 아줌마가 말려서 준거 생각나는데...
파나마는 우리나라처럼 뱀탕, 뱀술같은거 안 해묵나?ㅋ
길거리 가게의 독특한 모습은 생선가게 또한 예외가 아닌가보다.
물고기는 저렇게 나무위에 매달아 꿰어놓고 지나가는 손님들이 있으면 사가는 식.
정겹다.
이런 사람사는 모습들이 간만에 미소짓게 만든다.
해가 지기시작하고 비가 내린다.
라이딩중 수퍼마켓이 보여 수퍼마켓을 들른다.
파나마 사람이 아니라 중국인이 수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목마른 가운데 병에 든 음료수...
저렴한 가격때문에 샀는데 맛이 우리나라의 맥콜 맛 + 독특한 쌉싸름한 맛이 복합되어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니 엄청나게 쏟아내기 시작.
아, 정말로 금방 어두워질텐데 이거 우야지?
주인 아저씨와 여기 있는 중국인들 한테 물어보니 상당히 안전하다면서 괜찮다고 알려준다.
흠, 좋다.
수퍼마켓의 지붕이 워낙 넓었던지라 벽쪽에 붙어 텐트를 쳤다.
밖의 라이트를 끄니 지나가는 차들도 맨눈으로는 볼 수가 없다.
잘됐군!
텐트치고...
오늘 하루 수고했다! ^^ 자 편안한밤 되자구~
2013년 10월 22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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