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1310일차 : 지금의 땀을 눈물과 바꿀수 있다면
2013년 10월 23일
밤새 덥지도 않게 잘 자고 일어나니 참으로 상쾌한 아침이다.
사실 깬건 아침 일찍 중국인 수퍼마켓 직원의 문 여는 소리에 깬거.ㅋ
일하는 사장님 딸래미(로 보이는)가 아침으로 쁠라따노를 줬다.
시에시에 메이 뉘~ㅋ(고마워요 미녀씨~ㅋ)
음료수 구입후 라이딩 시작.
아침 일찍 일어나 긴 시간 달리고 있다.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오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멀리서 비가 오고 있구낫!ㅋ
얼마 안가 만난 비를 돌파하고 달려보지만....
피하기엔 너무 많이 오는 당신... ㅠㅠ
집이 있길래 비를 피하러 들어왔는데 건물에 아무도 없다.
오후 3시가 넘었는데 텐트를 일찍 칠까?
허락을 좀 받아야 될텐데...
잠시 생각하면서 덜익은 오렌지로 입의 심심함을 해결한다.
목이 마르다...
으흠! 빗물은 소중한겨~!
잘 받아서 필터로 한번 거른후 마신다.
시간이 조금 애매하다 싶어 더 달리기로 결정했다.
도로 자체는 좋은데 작은 언덕들이 속도를 지체하게 만든다.
우기의 날씨... 아훅... 참 성가시다.
멈추었던 비가 다시 내린다.
버스정류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비를 피한다.
지금 여기 작은 마을에서 캠핑을 할까 찾아보는데 동네 분위기를 보아하니 좋지 않다.
거기다 최악의 조합 비+땀 조합이 형성되기 시작...ㅋㅋ
힘내라...!!
조금 더 달리면 마을이 나오겠지...
작은 마을이 나올때까지 한번 달려봐야겠다.
오늘 라이딩이 생각보다 많이 늦어진다.
해가 지고 있다.
동쪽으로 나는 지금 라이딩을 하고 있는데 해가 저물어 가는 내 뒤의 하늘이 정말로 예술이구나.
아아...
이 맛에 달리는거지...ㅋ
몸은 힘들지만 내 눈은 너무나 달콤함을 맛 본다.
앜!!
저 하늘을 예쁘게 조각조각 잘라 지인들에게 보내주고 싶구마!!!
큰 아쉬움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해는 저물었고...
아, 피할 겨를도 없이 엄청난 비가 내리기 시작...
자전거 헬멧을 엄청나게 때려대는 비바람에 맞서 달리기 시작하는데 민가는 고사하고 비 피할곳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달린지도 모르겠다.
폭우 속 오르막길에 지쳐서 자전거 잠시 길에 멈춘상태로 고개 숙인 상태로 있었는데 뒤에 오던 트럭 한대가 오더니 내게 말을 건다.
뒷 좌석에 있던 사람이 영어를 할 줄 알아서 내게 픽업을 해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으앜~ 이런 구원의 손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럭뒤에 자전거를 싣고 빗속을 달린다.
운전하는 분이 자기 집이 산티아고(santiago) 방향이라 어차피 내가 들를 곳이라 잘 됐다.
오늘 내로 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비로 더뎌진 오늘의 일정에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집 앞에 공간이 가능하면 캠핑을 요청했더니 걱정하지 말고 가잔다.
곤살로(gonzalo)라고 하는 이 운전수 아저씨 친구 2명은 내리고 아저씨 집으로 왔다.
자전거를 내리는데, 와.. 아저씨 힘 장사...
짐이 주렁주렁 달린 짐을 번쩍 들더니 한번에 내려버린다.
도착하고 자전거를 내리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다. 몸도 지쳐 잠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휴식...
아저씨 가족분들과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다보니 피곤이 밀려온다.
씻고나서 텐트를 치려는데 아저씨가 텐트 치지 말고 방에서 자라면서 침대 하나를 내주셨다.
며칠 푹 쉬다라가면서 먹을 것을 내 주신다.
이렇게 감사할데가...
오늘 하루가 상당히 긴 느낌이다.
씻고나서의 상쾌함과 배가 부른 기분 좋음에 침대 누워 눈만 감았다가 떴는데 벌써 아침. ㅋㅋㅋㅋ
집이 더워 윗통을 벗고 잤는데 모기가~ㅋㅋㅋ
내 피는 참 맛난겨!ㅋ
제대로 점점더 더워지고 있는거 맞군.ㅋ
일어나고 보니 집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셔서 모닝 인사~
부에노스 디아스~ ^^
밖으로 나왔다.
산티아고 시는 파나마에서 3번째로 큰 도시.
약간은 외곽쪽이었지만 길이 크게 복잡하지 않아서 시내 중심부로 가기에 어렵지 않다.
은행가서 일보고 패스트 푸드점에 와서 인터넷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비가 와서 돌아가려고 해도 어쩔수 없이 몇시간 갇혀있어야 했다. ;;;;
밤이 늦어서 도착했더니 아줌마 아저씨가 나 길 잃어버린줄 알고 걱정했단다.ㅋㅋ
중미를 여행하다 자주 보는 과일 촌따두로.
밤 맛이 나는데... 현지인들이 참 좋아한다.
씻고보니 참...-_-;;ㅋㅋㅋ
살이 빠진거 같은데 많이 자란 머리칼과 수염에 이거.... 진짜 필리피노 해도 되겠네~ㅋ
오늘 저녁 아저씨는 차를 몰고 파나마시티로 갈 예정이란다.
큰 아들과 할머니 할아버지 빠진 곤살로 아저씨 가족사진. 큰 아들 이름도 아저씨랑 이름 똑같게 곤살로.^^
나도 내일 떠날 예정이라 말씀드렸더니 아저씨가 돌아올때까지 있어도 된다는데,
파나마 시티로 얼른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자기 차 타고 갈래 하신다.
여기까지 차 타고 잘 왔으니 자전거 타고 갈래요~ 했다.ㅋ
아저씨따라 같이 배웅 나왔음.
인상은 진짜 돌깡패처럼 무서운데, 여러가지로 도와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밤 운전 조심하세요!!
담날 아침 떠날 시간에 때맞춰 마리솔 아주머니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셨다.
이틀동안 할머니와 아줌마와 어설픈 스페인어 + 바디랭귀지로 대화하고 큰 아들한테 공부 관련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 줬더니 참 좋아하시드라.
어딜가나 어무이 마음은 비슷한듯.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아는 모양이다.
꼬레아노 똑똑하다고... 네, 그름요~ㅋㅋ
며칠 더 쉬다가지 벌써 가냐고 아쉬워 하신다.
정말 고맙습니다. (__)
아줌마가 혹시 가는 길에 비 오면 꼭 되돌아오라고 하고 할머니는 갖고 있던 동전을 왕창 가져와서 내게 주는데...
아... 하늘에 계시는 외할매 생각난다.
외할매 김치가 세상에서 젤 좋아하는 김친데..ㅠㅠ
시커먼 필리피노... 아니 꼬레아노에 주신 환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__)
파나마 들어오고 나서는 꽤나 큰 도시중에 속할 산티아고를 지나간다.
큰 도로를 따라 외곽쪽으로 나왔다.
으흠...
참 잘 뻗어있구만.
저 앞의 먹구름... 아고 지겨워...
또 하늘이 경고 신호를 보낸다...
어허!
아니 저 멀리서!!!!!!!
오는구나...ㅠㅠ
야야!!
이거 아니 잖아... ㅠㅠ
오고 있다 점점....
이쪽으로...
아놔... ㅡㅡ+
진짜 이거 완전 배째라구만.....
'나는 물을 쌀테니 너는 땀을 싸거라'
인정 사정없는 하늘이다.
비 온다.
오지게!!!!!!!!!!!!!!
주변을 살피다 비 좀 맞고 성당이 있어 그곳으로 잠시 대피.
빗속을 달리는 용자.
나도 용자이고 싶지만 안 그러고싶다. 지금은.;;;
흠...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쓸쓸한 라이더의 등판때기...
나도 다른 사람 어깨에 기대고 싶어효~ㅠ
빗물...
생각해보니 물이 다 떨어져서 물을 받아야하는데....
어?? 주전자???
윽!!!!!!!!!!!!!!!!!!
주전자를 아줌마 집에 두고 왔구나.....
주둥아리 긴 드립포트 직화로 된거 여기서 구하기 힘든데...ㅠㅠ 아오~
그냥 물통에 채워 바로 마신다. 필터링 하기도 귀찮다.
하늘도 싸제기는데 나도 배 아프면 그냥 싸지 뭐...
비가 줄어들 무렵... 다시 달리기 시작.
생각해보니 오늘 저녁을 해 먹기 위해서 기름을 사야한다.
비가 또 내렸던지라 잠시 멈출겸 기름도 채웠다.
드립 커피 해 마실 서버도 없고, 드립포트도 없고...
기름 사용이 줄었다고 좋아해야 하나.-_-;
해가 질 무렵 캠핑할 장소를 찾던 중 공사장 한 군데를 발견했다.
라이트를 켜고 달렸던지라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나왔다.
내일 여기 보스가 온다고 6시 이전에 일어나길 부탁해서 그전에 출발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캠핑을 한다.
주변에 민가가 없어 밖의 지나가는 차 소리만 크게 들린다.
고요한 저녁...
꿀잠을 자고~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 다시 이사!ㅋ
5시전에 일어나서 짐싸고 출발하니 군시절 생각난다.
지나다 코로 들어오는 풀 내음은 그 기억을 더한다. 묘한 더덕 비스무리 한 냄새~
배가 고파서 작은 동네에 들어와 과일과 음료수를 좀 사서 요기 좀 하고~
다시 라이딩
으핫~ 노란 M자가 어느 정도 규모있는 도시임을 알려주느만~
발견한 큰 수퍼마켓 식품코너에서 이름모를 음식 손가락으로 주문해서 먹고
더워서 수퍼마켓에 들러 탄산음료~ 캬아~~
더위와 탄산의 상쾌함에 머리가 헤롱헤롱~
생각해보니 들른 수퍼마켓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100% 중국인들이 경영을 하고 있다.
이 가게 아가씨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모르겠단다. 이 동네 수퍼마켓들도 모두 중국인들이 운영한단거...
출신들도 대부분 광동성, 아니면 일부 복건성 출신.
신기할세...
하늘도 헤롱헤롱 나도 헤롱헤롱~
급수대 발견!ㅋ
물 담고~ 다시 출발
일상의 오르막과 내리막.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변하는 내 감정과 똑같다.
길에서 사색하고 또 사색하며 깎여나가는 쓸데없는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또 다른게 생겨서...
참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30살 되고나서 결정한거, 착한 척 안하고 살기...
그래도 나름의 가식쯤은 안고 살아가고 있다.
여전히...
위선이 좋은건가, 아님 위악이 좋은건가? 아니면 또 적당히?
해가 저물어간다.
아침일찍 일어나 라이딩을 시작했더니 몸의 피곤함이 더한다.
수퍼마켓에 들러 음료수를 마시고
마늘 한줄 1달러 하길래 샀다.ㅋ 먹고 정력남 되야지...
해가 저물어서 라이딩을 멈추고 수퍼마켓에 들러 물어보니 근처에 숙소가 저렴한곳이 있다는데 30달러가 넘는다.
하루 가격치곤 머물기에 쉽지 않은 가격이라, 만만한 곳을 찾아서 돌아다니다 이름 모를 곳으로 왔다.
한 동네의 집에 가서 물어보니 맞은편 집이 친척집인데 아무도 없다면서 그 앞에 텐트를 쳐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뒤에 물도 나오고 해서 씻으니...
아 상쾌함이 끝내주는구나...
무거운 몸을 일으키고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며칠째 달리기만 하는지 파나마는 길 풍경도 다른 나라에 비해 꽤나 심심한듯...
다비드(david)부터 해서 파나마시티까지 꽤나 많이 심심할줄은 알았지만 이정도일줄이야.
흐아~
멕시코 남부부터 해서 땀을 얼마나 흘리는지 우훕!
엄청나게 흘리는 땀때문에 드는 생각이 있다.
바로 미래에 흘릴 눈물을 지금 땀과 바꿀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구나 하는거.
지금의 땀으로 미래의 고통을 갈음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가능하다면야.... ㅠㅠ
언덕
올라온 길을 돌아보면 이랬나? 싶을 정도다.
뭔가 큰 도시로 가는 느낌.
교통량이 많아 지고있다.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아~ 좋고!
넘실대는 갈대도 좋고~~ 아싸~
저물어가는 지금의 이 광경과...
이 시간도 모두 조타~
네 박자 쿵짝~!
도시가 있는 곳으로 오다보니 차도 많고 여러 음식점도 많다.
치킨이 먹고 싶어 먹고 멍하게 있다보니 벌써 밤이 됐다.
어디서 자야하나???
차선과 언덕길이 복잡하게 있는 지금 이곳...
왔다갔다 하는데 밤이 되고나니 불안감도 커져간다.
캠핑할 곳을 찾아 불빛을 따라 한 동네로 내려가려는데 현지인 아주머니가 안쪽 동네는 위험하다면서 못가게 한다.
그리고 옆에 있던 소방서에서 허락을 받고 캠핑하게 해 줬다.
불 자동차가 들어와야할 장소말고는 다른 장소가 없어보여서 물어볼 엄두를 못 냈는데 현지인이 물어보니 또 이렇게 오늘의 잠잘곳을 마련!ㅋ
소방서 내에 2층에 장소를 내줬는데 너무 더워서 밖에 그냥 텐트를 치겠다고 했다.
와이파이도 터져서 지인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아침이다!!!!!!!!!
봄베로스(bomberos), 무이 아마블레(Muy Amable)~! 고맙습니다!!!
양 어깨와 다리에 군장을 하나씩 찬 느낌의 무거운 아침이다.
사실 어제 도착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얼마 안가면 고대하던 파나마 시티(Panama City)가 나온다.
힘내라 힘!
흐아, 덥지만... 간다!
그리고!!!!!!!!
나 파나마시티 왔다우!!!!!!!!!!!!!!!!!!!!!!!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중국인들의 흔적.
파나마에 온지 150주년을 기념한 공원.
이 다리를 만드느라 또 엄청 많은 인력들이 고난의 시간을 가졌겠지?
6
요 다리 지나는데 심적으로 엄청 긴 시간이었다.
인도쪽으로 지날 수가 없어 차도로 들어갔는데 차들이 나 때문에 막히는게 느껴진다.
자전거 인도쪽으로 끌어올린뒤에 차를 보내고 지나가는 차가 줄어들때 쯔음 미친듯이 페달을 밟아서 다리를 건너왔다.
헥헥... 진짜 제대로 왔다. 파나마 시티로!!!
흠, 사진과 본거랑 다른데?
왜 이렇게 칙칙한겨??
얼마 안가보니
이렇게 또 화려한 스카이 라인과 바다가가 눈앞에 띠용~!
아까 지나온 건물들과는 상당히 대조가 되는 모습들이다.
파나마 시티 도착 시간이 점심시간 전이었던지라 잘 나있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보고 검색해둔 호스텔로 갔다.
후....
이렇게 중미의 끝... 파나마로 마침내... 왔구나!
이제 남미, 바로 콜롬비아로 넘어갈 시간이 째깍째깍 다가온다.
파나마 운하도 보면서 며칠 간 좀 푹~ 쉬자!!!!
그리고 콜롬비아로 넘어갈 구체적인 방법도 좀 제대로 알아보면서...
2013년 10월 28일까지의 이야기
응원도 저도 으쌰으쌰 합니다.
오늘하루도 에너지 만빵!!! 넘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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