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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759일차 : 카이로(Cairo), 피라미드는 냉면 앞에 무릎을 꿇어라!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7. 30.

자전거 세계여행 ~2759일차 : 카이로(Cairo), 피라미드는 냉면 앞에 무릎을 꿇어라! 


2017년 9월 9일


밤 늦게까지도 사하라의 뜨거움이 계속 되는 아프리카의 땅, 카이로.

열대야, 열대주 라고 표현을 해야할까.



새벽에는 덥고, 낮에는 아주 덥고, 저녁엔 약간 덥고...

밤 늦게 후르가다에서 출발한 버스는 새벽 일찍 나를 카이로 시내로 데려다 놓았다.

몸에는 끈적함이 남아있다.

아 씻고 싶다.





분리해서 실었던 짐과 자전거는 다시 합체를 시켜야 한다.

비행기에 당연히 저거 다 못 싣는다. 

가방에 많은 짐들을 다 정리를 해야할텐데, 우짜꼬. 며칠 안 남았다. 




도착 시간은 오전 7시도 안된 시간이었다.

앱으로 저렴한 가격의 숙소를 찾아놨고 그 숙소로 바로 갔는데 도착했을때는 체크인 시간 전이라 기다려야 했다.

건물 4층이었는데 엘리베이커는 고장. 먼저 짐부터 옮겨야지 뭐. 시간도 많은데... ㅡㅡ 

그나저나 숙소에 일본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이집트로 오고 나서 지난 아프리카 나라들에 비해 상당히 많은 것들에 만족을 한다. 

특히나 지나온 아프리카 나라들에 비해 인프라가 정말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다른 북아프리카에 대비해서도 상당히 수준에 든다고 생각한다.)




체크인을 했으니 우선 밖으로.

흐아 마이 덥다.


몸도 약간은 피곤하지만 할게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가로지르는 아프리카의 진짜 진짜 생명의 물.



이집트 시티은행은 철수하고 없다. 제휴 은행이라는 곳은 제휴도 안 먹어서 수수료가 높게 나왔다.

이럴줄 알았으면 나오기전에 카드 좀 준비해서 나올껀데.. ㅡㅡ; 


돈을 찾았으니 이제 좀 쓸일이 있지~ 

흐흐흐흐흐흐~~~~~~~~~ 바로 한식당! 



냉면이 너무 너무 먹고 싶었다. ㅠㅠ

더운 라이딩이 계속되던 5월이었나, 6월이었나... 탄자니아 때부터 아니 그땐 4월이구나.


아무튼 정말 냉면 냉면~ 노래를 불렀다.

냉면이 너무 먹고 싶었다. 

오죽하면 페이스북 친구님께서 레시피까지 찾아 알려주셨을까.(양감독님 감사요!^^)

숙소에서 가장 가까웠던 한식당, 하나 식당.







냉면이 너무 먹고 싶었다. 

냉면 위에 살얼음 저러코롬 있으면 너무 사랑스럽지이~~~

신의 커피,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말했다.


컵에서 '신을 보았다' 라고.

긴 여행기간에 유난스럽게 호들갑 떨일도 없고 놀랄일도 없지만 지금 지난 모든 순간을 합해서 나는 감히 말할수 있다. 


이 냉면 그릇에서 '신을 보았다. 라고 ㅠㅠ 

자전거 몇 개월동안, 뜨거운데서 땀 줄줄 싸고 100kg 언저리의 짐과 함께 다니다 보면 내 탄성이 뭔지 이해를 할꺼라 생각한다.

혼자 너무 만족해서 파김치처럼 어깨와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으니 사장님이 뭔일 있느냐고 물어보심.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행복해서요..." 

차마 나 스스로 이런건 사진을 찍기가 거슥하다. 

너무 만족해서 그러하다... 정말. ㅠㅠ 

이미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다. 피라미드도 지금 이 냉면 앞에서는 안된다. 



숙소에서 만난 일본 여행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역시나 일본인들은 자기들의 독특한 정보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보를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데 일본 사람들은 노트나 숙소의 정보노트 같은 것을 마련해 놓고 그것을 공유한다. 

여행 다닌 시간이 짧지 않은데 그러하네. 


수단으로 가려는 일본 여행자가 있었다. 수단 돈이 좀 남았는데 환율 내가 바꾼 것 보다 잘 쳐줌. 그리고 남은 잔돈도 그냥 다 줬다. 

어플로 켜서 환율을 확인하는데 내가 준 돈이 더 높으니 의심하면서도 또 의문을 품는다. 

검색해 봐, 수단 어디를 가도 나 보다 더 주는데 없다. 

나도 너희들 일본인들 계산법으로 쳐줄껄 그랬나. 1원단위까지 아주 철저하게... ㅡㅡ^ 




5월 15일 다리(다리 이름)쪽으로 가는 곳엔 시장이 있고 중고시장이 이렇게 선다.

옷이 다 헤어진데다 바지도 필요한 상황. 가기전에 두어벌 사가야겠다.




저녁은 삼겹살로! 

이슬람 국가에서 삼겹살을 먹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은 기간을 예상해보건대 돈이 좀 남을것 같다. 오늘 저녁도 배부르게 먹어야지.




다음 날. 

숙소에서 만난여행자들과 일정을 공유하다가 피라미드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한명이 빠지게 되서 나랑 일본 여행자 그냥 둘이 가기로 했다.

 



근처에 카페가 있대서 왔는데 분위기만 활발, 그냥 커피구만. 

오만이나 이란에서 보던 이슬람 국가들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커피 산지를 가까이 두고 있는데 왜 좋은거 안 마시노. 

수에즈 운하도 자기껀데 홍해를 끼고 있으면 좀 좋은거 마시지, 왜 그랬어~ 




숙소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자와 피라미드 보러 간다. ㅎㅎㅎ

대중교통으로! ㅎㅎㅎ

숙소가 시내 전철이 다니는지라 전철 버스 조합이면 무려 세기의 유적지, 피라미드로 갈 수 있다. 




기자 피라미드가 있는 곳으로 메트로를 타고 도착하면 거의 다 온것과 다름 없다. 

ㅎㅎㅎㅎ




도착해서 택시나 승합차로 가면 되지만 우리는 주변을 보려고 걸어서 감. 타기전에 흥정~! 필수!!! 

일본 여행자 아끼꼬는 작은 체구인데도 상당히 잘 걸어 다닌다. 차 타고 가자고 제안 하려고 했는데 걷자고. 

오~! 




유적지 쪽으로 걷다보면 저 멀리서 존재감을 그냥 드러낸다. 

우린 아직 티켓도 안 끊었는데... ㅋㅋㅋ




티켓 오피스로 와서 표 구입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아끼꼬와 함께 표 끊었으니 본격적으로 돌아볼까? 

사실 오는 길에 그녀와 함께 이곳에서 혹시나 생길 트러블에 대해서 예방책을 짰다. 

악명높은 이집트 삐끼들! 어떻게 할까? 



나 : 우리 부부인척 하자. ㅋㅋㅋㅋ 

아끼꼬 : 흠, 그거 괜찮은데? 


나야 뭐 혼자 댕겨도 별 무리없을텐데 같이 온 아끼꼬가 신경 쓰이고, 아끼꼬 통해서 다른 핑계를 만들면 되는 상황. 반대로 그녀 또한 동일한 방법으로 서로를 활용하면 된다. ㅋㅋㅋㅋ 

아끼꼬는 온두라스에서 몇년을 살았기에 스페인어가 상당히 유창했다. 혹여 둘 사이 문제가 생기면 영어 대신에 그녀가 에스빠뇰로 대화 하기로.

간혹 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내가 또 중국어로 대답하기로 결정. ㅋㅋㅋㅋ 




생각 이상으로 덥다.

휴~ 

그나저나 정말 압도적인 크기구나. 


 


입구에 들어서면서 달라붙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생각보다 적다. 

북아프리카나 인도 사람들(생각해보면 유럽이나 남미라고 캣콜링이 없진않으니)이 특히 심하다고 생각한다.

삐끼들이 왔다가 부부라고 하는데다 귀찮아 하니 금방 사라진다.

아주 자연스러웠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생각보다 덜 붙어서 좀 실망(?)하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




이곳엔 현지 사람들도 피라미드 유적지를 많이 찾는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심심치 않게 보이는 현지인들의 추태. 백인 여자들에게 정말 많이 찝적대는게 보인다.

혼자 사진 찍고 있는데 옆에 스윽 다가가서 셀피 모드로 자기 배경에 강제로 넣는다는가 하는...

불쾌감을 표시하는데도 낄낄대고 웃는 이집션들. 

여자들과 같이 찍고 싶어하는 이집트 남자들의 심리는 뭐 뻔하지.




무쟈게 크긴 하고 멋지긴 한데 더운 날씨에 체력적으로 지치는게 크다.

큰 유적지 보는게 그리 쉬운 일도 아니고... 

흐미, 지치네. 

다니다 보면 모래밭은 모래 + 낙타똥이 많이 뒹굴어 제끼고 있음. ㅋㅋㅋㅋ 

삐끼들이 달라붙었다 귀찮아서 가라했는데 어디서 왔냐고 말을 건다. 말을 못 알아듣는척... 

우린 이미 계획을 짰다. 우리 중국 커플인척 하자. 아님 필리핀이나. 


삐끼 : 어디서 왔어?

나 : 맞춰봐.

삐끼 : 눈과 피부를 보아하니 중국이나 필리핀에서 온 것 같은데?

나 : 흠, 틀렸어.

삐끼 : 아, 태국이구만!!!! 

나 : 틀렸어. 우린 베트남에서 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끼꼬와 나 둘다 그냥 큭큭 대고 웃으면서 이동. 

밑장빼기 기술 연마라도 했으면 국제 부부 사기단으로 보일수도 있겠다. 




정말 대단한 유적지임에는 분명하다. 그르나 작렬하는 태양빛을 피할 그늘 하나 없는 이곳이 절대 편하지는 않다. 

아키코는 얼굴이 많이 탔는데 모자도 안 쓴 상태로 잘 다닌다.

한번 와 봤음에 만족하는 것인가? 나는 요 배경으로 한판 찍었으니 만족! 




피라미드 지역 내에서 카이로 시가 보인다. 이곳도 도시화를 겪고 있는 셈.

드론으로 촬영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장난 아니더라.


피라미드는 이집트 여기저기의 지역에 퍼져있다. 지난 유적지를 보면서 이런것들을 통해 과거 이집트의 문명의 영광, 그리고 그 아래 강제 되어진 폭력과 노동이 어떻게 사람들을 지배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 덕분에 중국같은 유적 많은 나라들처럼 이곳도 후손들이 그 덕을 보고 있긴 하지만. ^^ 






아마, 지금은 단군이래(ㅋㅋㅋㅋ) 인류가 생기고 나서 가장 좋은 시절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자유를 만끽하면서 산다.(예외는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집트 피라미드 보단 멕시코 피라미드 떼오띠우아깐이 훨씬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규모도 훨씬 크고 더 멋지다. 둘다 밖에 노출된 유적지이지만 이렇게 누런 돌무더기들이 방치된 느낌은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만큼 덥지 않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라미드, 스핑크스. 

왕은 자기가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파헤침을 당하고 외국의 어느 누군가에게 구경 당할 운명임을 알았을까...?

그게 뭔 상관일까. 이미 잠든 사람인데... 자기가 이런걸 어찌 알았겠어...

그들의 신앙관 덕분에 이런 형태로 남겨놓은 유적지를 즐길수 있어 그저 땡큐지.

내가 죽고나면 천국도 가봐야 아는거다. 




기자 지역 피라미드 유적지를 한바퀴 잘 돌아 나왔다.

피라미드 유적지가 이곳 뿐만은 아니지만 다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무엇보다 덥다. 가서 쉬어야징...




한컷!

끝이구나! 

이집트 피라미드가 멋진 곳이긴 하다만 내겐 냉면 한 사발의 위대함에 한 젓가락 정도 밖에 안되겠구나.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나니.

-조선시대 양사언- 


피라미드 크다 하되 하늘 아래 돌이로다.

엄청난 크기로 위압감을 뽐내마는

사막날씨 냉면 한 그릇에 무릎을 꿇더라. 


-자전거 여행가 김성원 - 

캬~~~~  명작이야.

시인 성원이라고 불러주세요. 띵작이지. 




이곳 피라미드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너무 유명한 곳, 피자헛. ㅋㅋㅋㅋㅋㅋ

저기에 올라가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피자 먹으면서 구경할 수 있다. 

아끼꼬와 나는 충분히 봤으니 그냥 가야지. 




가는길에 본 사탕수수 주스. 

나도 한잔, 아끼꼬도 한잔. 

언젠지 모르게 다 마셔버렸다. 



도심이라 상대적으로 밤이 늦어도 주변엔 먹거리가 있고 숙소에선 여행자들이 있다.

심심하지 않다는 말. 


일본 여행자들이 많다보니 그들이 갖고 있는 정보를 나누면서 나도 대화에 낀다.

작업하느라, 그리고 이제 아프리카 이후 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어떻게 움직일까 하는 것도 내 머릿속에 하나의 숙제거리다. 


일본 여행자들과 대화후 내일은 근처에 볼 거리가 있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일이 시간적으로는 온전히 하루가 남는 날이다.


시간을 어떻게 더 쓸지 대략의 계획만 생각해 두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2017년 9월 10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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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는 참 많은 새로운 만남과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행복감을 이 글을 보는 많은 이들이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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