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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814일차 : 키예프(Kiev), 오랜만이야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9. 23.

자전거 세계여행 ~2814일차 : 키예프(Kiev), 오랜만이야


2017년 11월 4일


잠 한번 따뜻하게 잘 잤다. 


짐을 실으려고 보니 자전거에 펑크가 나있다. 

아저씨 내외분은 아침에 일을 가야해서 작별인사를 나누고 나는 펑크 수리를 하고 떠나기로 결정.

비까지 내린다. 비 올 확률이 높진 않은데...






어제 밤에 앞에 펑크가 났을때 바람이 약간 줄어들어 잘 보지 못했었는데...

튜브가 어디에 세게 부딪힌건지 지금 튜브 방식인 슈레더 방식의 공기조절에 문제가 있다.

가만히 있는데도 공기가 아주 약간씩 샜다.

혹시나 구멍이 난데가 있나 타이어까지 확인했는데 문제가 없는걸 보고 결국 튜브 새로 교체. 


출발하려는데 뭔가 허전함.

살펴보니... 앗차, 재킷을 방안에 두고 나왔다.

아줌마 아저씨는 가셨는데.... 

연락을 드리니 걱정말라며 얼마 안되서 오셨다. 아으. 수고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작별 인사를 드리고 나도 오늘 라이딩을 출발한다. 




출발! 

비가 내리다가 출발하니 멈춰서 참 다행. 

나무엔 겨우살이가 저렇게나 많노.


말려서 한번 마셔보고 싶다. 효과가 어떤지. 

습기가득한 찬 바람에 어우, 왜 이렇게 춥노. 




몸이 고되고 찬 바람 좀 피하고자 버스 승강장에 잠시 대기.

이렇게 있다가 따뜻해지면 금방 졸려온다. ㅋㅋㅋ




저마다 오늘을 살아가는 24시간의 길이, 1440분의 속도, 86400초의 여행에서 그려내는 방식이 다르듯 나도 오늘의 여정이 시작이다. 

물론 튜브 바꾼다고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지만. 




카니브(Kaniv) 도착! 




뒤에 있던 참 가까운 모양의 겨우살이.

구슬모양은 씨앗인가? 

겨우살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로 얼른 가십시오. 새밥이라고 안 먹는답니다. 




카니브 시내로 들어와 근처를 한바퀴 돌아본다.

숙소비가 비싼데 시설이 영...-_-; 

오늘은 그럼 캠핑할까!? 



적당히 달려가다 추워서 불빛이 있는 수퍼마켓으로 왔다.

맥주 한병, 그리고 과자 하나 사서 입가심부터.

근처 한바퀴를 돌아보니 뒤에 안쓰는 공장이 있다. 

캠핑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상관없다고 하시네. ^^ 


오늘 비 걱정 덜었다!






마침 온 손님과 주인아주머니가 대화하다가 그 손님이 자기집에 빈 방이 있다면서 가자고 한다.


마침 근처에 있어 갔었는데 그냥 자기엔 불가하고 텐트를 치려니 너무 좁은데다 내일 새벽일찍 출근(5시)에 나가야 된다고 해서 고맙지만 안되겠다고 하고 아까 있던 수퍼마켓 쪽으로 왔다. 




그리고 텐트 설치. 

텐트안에 있는데 동네 사람인지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로 내 텐트 주변을 왔다갔다 한다.

이럴땐 얼른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지. 

시비걸지 말고 가지 그래!?

의외로 말 잘 들어서 놀랐다. ㅋㅋㅋㅋ




따땃하게 정말 잘 잤다.

혹시나 어제 저녁에 또 오려나 싶었는데 1시간 정도 지나니 주변이 굉장히 고요했다. 


텐트를 걷고 출발! 



햐... 근데 오늘따라 더 춥냐. 손이 굉장히 시리다.

스키장갑이 있는데 이걸 끼면 땀이 나고, 안 끼면 손 시리고.... 

성가시다. 꼈다가 그냥 털장갑으로 바꾸기를 몇차례하는수 밖에. 




춥고 배고프다.

먹을곳 찾기 힘든 작은 마을 지나기. 




오~! 수퍼마켓!!!! 

안에 들어와 코코아 한잔 마시면서 몸을 녹인다. 너무 좋아서 3잔 마심. ㅋㅋㅋ

와, 스르르 눈이 감기드라. ㅋㅋㅋㅋ

지도 확인, 그리고 오늘 갈길 탐색.




배고파 길거리에서 케밥 하나 사먹고 오늘 갈길 확인.

어우 힘들다. 

오늘은 땀도 많이 흘려서 햐, 너무 씻고 싶다.

중간에 길이 막힌곳이 몇군데가 있었다. 마침 경찰들이 검문중에 나 보고 세우더니 갈길을 물어보니 이리저리로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생각없이 페달질을 했는데 10km 정도를 그냥 쑤욱 지나와버렸다. 

어흐... 이름모를 작은 동네를 지나다 안되겠다 싶어 동네에 호텔을 찾으러 다녔다.

한군데 호텔은 결혼식이 었어 안됐고, 한군데는 가보니 문이 닫겼다.


아놔... 캠핑해야하나, 오늘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ㅡㅡ^ 


그럼 다음 도시로 좀 더 가볼까? 

마침 가려는데 차 한대가 옆에서 빠빵~ 소리를 울린다. 

응? 

한 남자가 무슨 일인지 도와줄까 하면서 물어본다.

찾아온 숙소를 두군데 갔는데 방금 호텔에서 문이 닫겨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 집으로 초대해도 되겠냐고 묻는다.

아까 사실 길에서 달리던 거 보고 신기해서 계속 잠행(?)을 해 왔단다. 

호텔에 가는거 보고 그때 알았다고. why no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에서 숙소 찾느라 집중하는 모습. ㅋㅋㅋㅋㅋ

짐과 내 모습을 보고 짐작했다나. ㅋㅋㅋ


날 초대해 준 이 친구의 이름은 세르기. 

얼마전 자기는 일이 키예프에서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집을 이곳으로 옮긴거란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다고. ^^ 

아직 준비 된게 없어 미안하다며 먹을 것사러 잠시 나갔다 온 사이에 난 씻고 휴식.

피자먹고 우크라이나 여행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다.

자기 나라 자전거로 여행한 경험이 있는 그였기에 내게 참조할 것들과 정보를 준다.

역시나 지금은 날씨때문에 아쉬운감이 있단다. 자기도 좀 더 따뜻한 시기의 여행이 더 좋다고. 




오늘의 잠자리.  

거리상 내일은 키예프로 도착한다. 숙소 확인 및 예약 문제가 있을까봐 다 전화해준다. ㅋㅋㅋ 별 걱정을.. ㅎㅎ




아침 출발전 온 곳은 창고. 

자전거를 보더니 손좀 봐야하지 않냐고 ㅎㅎㅎ

왠만한건 사실 다 문제인데 이건 내가 시간을 내서 손을 봐야하고, 바로 할 수 있는건 체인의 찌끼제거?




이전에 유럽에서 본 형태의 아이템이다. 

비가 와서 특히나 체인에 문제가 많다. 청소를 주기적으로 해도 사실 완벽하지 않으니 금방 문제가 생긴다. 

저 플라스틱 같은데 안에 가솔린을 집어넣고 체인을 물린다.


플라스틱을 잡고 페달을 돌리면 체인이 지나가면서 안에 있는 솔과 기름에 의해 찌끼가 깔끔하게 제거가 된다

와우~ 

페달질 해보니 정말 새것같은 부드러움이다. 와우~! 


장기여행자에게 이런 장비는 정말 필수인데... 햐, 저거 사는것도 사는거지만 기름도 따로 갖고 다니려면 성가시다. 안됨. 그냥 청소는 여태해왔던대로 칫솔 2개 붙여서 못쓰는걸로 손청소 하는걸로. ㅎㅎ




청소후 만족한 표정.




우리 둘이 같이 찍자 세르기! 

그가 찍어주니 이런 사진도 생기고... 다행. 




기념촬영이다! 




아침 출근 시간이 다행히 괜찮은지 내게 따라오라고 한다. 

여긴 지나다 보면 작은 동네에도 탱크나 장갑차도 심심찮게 보이냐..... 




키예프가서 할꺼 이야기 하다가 카페 이야길 했더니 자기 친구가 하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자며 왔다.

맛이 생각보다 좋아서 커피를 보니 본 로스터리 회사꺼구나. ^^ 흠, 키예프에서 좀 쉬다 가야지.  

지금 몸 여기저기가 말썽이다. 




자전거 뒤에 끼워놓은 비니를 잃어버렸었다. 앞으로 더 추울텐데 염려하며 하얀색 비니를 선물 해준 세르기.

덕분에 머리가 따땃해 지겠다. 무쟈게 고맙네 친구!! ^^

 

그와 작별하고 나는 이제 키예프로 간다! 




키예프까지 77km.

애매하게 생각말고 오늘 그냥 키예프까지 달려가자! 




오늘은 우직하게 달려 키예프까지 도착하는게 목표. 

숙소 예약까지 했으니까. ㅎ




출근길 세르기가 보내줬던 사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내 모습 보니 웃기는데?  

흠... 외로워 보여.




키예프 시내로...

익숙한 주변의 건물들.




캬! 제대로 온 거 맞구나!!! ^^ 

작년 키예프에 있을때 저 건물을 한동안 매일 아침 본적이 있었지.




그래, 진짜 왔다.

이전에 온 곳이다! 오랜만이다! 

그냥 가긴 아쉽지.

어디 안가고 잘 붙어있는 카페, 원러브 커피! 




으흠, 좋다! 

반가운 얼굴들도 보이고 얼굴을 기억하는 몇몇 친구들도 있다. 

오랜만이네! ^^ 




카페가 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오랜만이야. 이반! 

안본새 우크라이나 커피 스피릿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그.

오랜만이라며 인사 나누다 그가 우승한 시그니처 메뉴를 한번 보여주겠다고 한다.




오... 

아이리쉬 커피의 느낌이 찐한데, 커피향과 높은도수의 알콜이 굉장히 조화롭고 감미롭다.

섞어서 마시는걸 즐겨하진 않은데 생각해보니 믹솔로지스트는 뭐든 잘 섞어버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나 잘 할듯하다. 자파구리, 비빔밥이 그냥 나왔겠나...

우승자의 시그니처 메뉴를 맛보다니, 너무 잘 마셨어 이반!!! 






예약해 놓은 숙소를 잡고 짐을 푼다.

진짜 푸욱 쉬고, 작업도 좀 하고... 그러자. 어깨와 등 외에도 많은 근육들이 피로를 호소한다. 쉬자.



우크라이나 오기전에 연락을 해 왔던 친구로부터 만나는 연락.

오늘 행사가 있다는데 같이 가자고. 



작년에 많은 원두구입을 하게 만들었던 곳 옐로우 플레이스.

새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1년새 많이 바뀌었구나. 애들 직장의 수평이동 이랄까?

카페 소개 책만 봐도 양이 2배 이상 늘었던데....

여러가지 실험들을 많이 하고 있는 것들이 보인다.


커피의 한 단계의 음료에서 문화 코드로 가는 것들을 지금 20-30대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하고 있다.



 

친구와 함께 온 곳은 오늘 퍼플릭 커핑(커피맛을 테스트).

1년 만에 낯익은 얼굴들을 이자리에서 굉장히 많이 본다. 


얼굴을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친구들도 있다. 새로 옮긴 카페에 놀러 오라는 친구들과 국제대회 출전한 경험들까지 이야기를 해 주는 친구들. 1년새 참 빠르게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며칠뒤엔 서울에서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있을예정이라 이 친구들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최국에서 오긴 했는데 나야 우리나라에 연고가 없어서 별로 해줄말이 없네, 미안하게 시리...


얼굴도, 이름도 다 기억 못하겠다.

물가 저렴한 만큼 푹 좀 쉬고, 밀린 작업과 앞으로의 일정도 좀 짜 놓자. 


재밌게 놀다가, 그리고 쉬다가 가야지...


2017년 11월 7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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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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