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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36일차 : 상상력이 묻고 생각이 답하는 도시, 함부르크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1. 26.

자전거 세계여행 ~2936일차 : 상상력이 묻고 생각이 답하는 도시, 함부르크


2018년 3월 7일


맥주국, 혹은 소세지국이라 불리는 독일.

먹는 이야기를 하면 독일 여행자들과 나눈 먹는 이야기는 상당히  '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던걸로 기억한다.

오죽하면 히틀러는 아리아 인들의 식량 창고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야 한다는 소릴 했었겠나.

그래서 비옥한 흙인 흑토까지 독일로 실어날랐다니.






프랑스도 제빵으로 유명하지만 독일도 빵하면 뒤지지 않는다.

오늘 아침으로 티스가 내게 건넨 빵은 무게가 꽤 된다. 

식빵이나 가끔 식빵형태에 검은 색을 띈 통밀 빵을 먹던 내게 이러한 빵은 익숙하지 않다.

프랑스가 가벼운 느낌의 바게뜨나 크라상 같다면 독일식 방은 곡물을 잔뜩 넣은 통곡물의 무거운 빵이다.

정말 독일(?) 같은 느낌이자 모양새의 빵이다.




아침 식사엔 햄이나 살라미 류를 함께 넣어서 먹음.

역시 소세지국 독일! 


아침엔 전날 카페에서 사온 커피를 나눠 마신다. 

익숙하지 않는 맛인지 굉장히 독특해 하시는 홀거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아침에 질문한거.


나: 아저씨, 함부르크Hamburg 사람을 영어로 발음하면요...?

아저씨 : 응, 햄버거. 

흠, 이걸 그냥 독일 사람한테 확인해보고 싶었다. ㅋㅋㅋㅋㅋ



아침 출발.

안개 잔뜩 낀 아침 거리. 

여긴 식물도 짬을 먹어가는듯, 이파리와 가지에 세월을 잣아가는듯하다. 




수퍼마켓에 들러 보는 커피와 차 구역. 

세계 최초의 규격화된 커피 드리퍼라면 멜리타(Melita). 

그 시작이 바로 독일이다. 1908년 주부였던 멜리타 벤츠(Melita Bentz) 만든거다. 


커피 찌거기를 걸러내기 위해 만든 드리퍼! 그리고 특허출원... 

별거 아닐텐데 독일이라 의미를 찾기 시작.

요새는 추출 구멍이 3개인 칼리타를 쓰지만, 사실 추출구 1개로 디자인된 멜리타의 디자인과 성능을 개량 업그레이드 한 걸로 보면 된다.




어제처럼 전철타고 시내로 간다.


비가 와서 상당히 기분이 쳐진다.



한바탕 시내에도 소나기가 내렸다. 


느릿느릿 걸어서 시청에서 잠시 대기. 

앞 간단한 편의점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음식 팔길래 간단히 하나 먹고...




돌아댕긴다.

성당 참 멋지네...

와.




함부르크 시내에 위치한 카페, 노르트 코스트 커피 로스터스. 

창고형 건물 옆 카페에서 옛날 느낌을 잠시 느꼈다.


와, 100년전만 해도 이곳에서 많은 배들이 오가면서 외국과 무역을 하며 짐을 날랐겠구나...

분위기도 그렇지만 상상하는 재미는 이곳, 함부르크는 정말 독특한 재미다.

사실 함부르크 전체라기 보다 이곳 창고형 건물이 있는 일대가 그러하다.


방문기 : https://cramadake.tistory.com/1210

실내 조도가 낮은 곳에서 커피향과 함께 이제 유럽에서 남은 일주일 계획을 손본다.





내일이면 브레멘으로 간다.

그곳에서 네덜란드. 그리고 유럽을 잠시 떠날 예정이다. 

중간 루트 손보는게 좀 힘들듯하네. 

자전거 여행에서 변수가 적지 않은지라... 



시간이.....

이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구나! 

하하하하하하!!!!!!!!!! 

이 다음 모험... 그 다음 모험이 궁금해진다.




시내를 걸어 무작정 걷는다.

전날 야경 안 봤으면 비내리는 것때문에 하루종일 흐린 하늘만 봤야 했을지도 모른다.


기회는 왔을때 잡는건데, 정작 그 기회는 언제인지 사람인 이상 알 수가 없다.

살다보면 참 뻔한 때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 뻔한걸 너무 뻔하게 보다보니... 비범함과 평범함 사이는 정말 한끗아니 반끗 차이에서도 온다는 사실을 요새 많이 생각한다.

생활에서 한보, 아니 반보만 매일 쌓아 나가도 그게 1년만 쌓이면 개인의 발전은 엄청나다.

티끌모아 태산은 안되더라도 이런 습관은 모이면, 그야말로 제 8의 불가사의라고 하는 성장의 복리가 올테니까.

굴리면 커지는 것은 눈덩이만이 아니다. 




교회로 




파이프 오르간이 특히나 눈에 띄던 곳. 

누군가 쳤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이고 오래되서 가물가물한다.

그리 크지 않은 곳인데 파이프 오르간이 3개나 있다니.


함부르크 시의 예산이 좀 되는갑다. 




기도의 시간.


한바퀴 둘러보고 앉아 있는 시간이 얼마 안된다.

비온 영향이 교회 실내에도 있는것인지 꿉꿉하고 답답했다.

잠시 앉아있다가 그냥 나왔다.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고 예상은 했지만, 독일로 온뒤 비를 겪을 것은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내일부터 다시 길바닥이니 라이딩을 한다면 이런 덜 유쾌한 날씨 속에서 라이딩을 해야한다.

생각만해도 답답해진다. 으, 이런건 시른데. ㅠㅠ





함부르크는 독일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수도 베를린에 이은 2번째의 도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 영향력은 여전하다. 무역 중심의 발전이 크고 현재에는 독일 최대의 정유시설이 함부르크에 있다. 하지만 과거 세계대전 당시에 많은 건물들이 파괴당했고 그래서 역사적인 건물이 현재 남아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돌아다니다 보면 이러한 형태의 교회가 남아있는 건물중 가장 오래된 건물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역사와 환경속에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라는 사람으로 그 상상을 필터링해 보면 남아있는 것은 그야 말로 내 시각이다.

이런 자극으로 인해 여행을 하고 상상력으로 날 자극하는 것이니까.

나만 즐거우면야 이런 여행의 가치는 충분하지...


내 나름의 재미 찾기, 며칠간 햄버거가 된 한국인이다. ㅋㅋㅋㅋ 




비가 내리는 오늘, 준비 없이 온 함부르크 돌아다니기는 좀 아쉽다. 

길에서 보이는것도 없고... 너무 준비없이 왔다. 

박물관이나 실내 볼거리, 혹은 액티비티거리라도 찾아보고 올걸. 




이곳 동상이 가진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는데.... -_-; 

오래돼서 까먹었다. 하하하! 

함부르크를 올 여행자들에게 내 여행기는 별 도움이 안된다. 이거 참;;; 




독일이면 공연도 봤어야 하는데, 스케줄 생각도 못해봤네. 

건물만 보고 혀만 찬다. 




우연히 발견한 함부르크 영사관.




다른 카페에 가려다 그냥 나왔다. 좀 답답해서.

브레멘에 가고 난 뒤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날부터 바로 네덜란드로 계속 달려가야하는 스케줄이다.

머리속에 계획을 좀 세우고 나니 다른 어떤 일정보다 우선순위가 유럽을 무사히 잘 떠날 수 있도록 스케줄이 결론에 조정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시내 중심가로 돌아왔네.

어제 왔었던 호수.





멍하게 있다가 걷다가...

쇼핑몰에 와서 잠시 돌아보기. 돈이 다 떨어져서 은행에 와서 돈도 좀 찾고. 네덜란드까지 생활비가 좀 남겠지!?


함부르크에서 어제 오늘 쇼핑몰과 수퍼마켓을 돌아보면서 드는 생각은 생활물가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저렴한 것 같다.

물건들이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퀄리티에 신경을 쓴다.

사람의 손을 거치는 공산품은 우리에겐 알려져있지 않은 강소기업들도 많은 나라 독일. 

그래서 명품과 장인은 뗼래야 뗼 수 없는 나라가 독일, 그리고 그 문화와 관계있는 주변국들이 많은듯 하다. 그 중요성 때문인지 마이스터 제도가 독일에 있는 이유는 이상하지 않을 일이다. 


깐깐하고, 독일식 유머는 특히나 재미없다 해도...

사는데 실속은 제대로 챙기면서 산다 싶은 나라 독일. 


마음먹고 살아보면 내겐 답답한 나라일까???? 

북유럽 나라들을 천국으로 그곳을 살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질상 지금과 같은 삶을 절대 포기 못할거라 확신한다.


누군가의 편함은 누군가의 희생이 있기 마련이다.

북유럽 국가와는 공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그 어디 중간쯤에 독일이 있는거 같다.




지하철 노선이 잠시 헷갈려서 길을 헤맸음. 

친절한 여성분이 잘 알려주시네. 

당케 제엔~!




집으로 도착해 저녁 먹고 시작되는 이야기 보따리.

커피 한잔 중에 아저씨가 창고에 있던 그라인더를 꺼내왔다.




아침에 마셨던 커피가 맘에 들었던지 그동안 창고에 꼭 박아놓은 수동 그라인더를 꺼내왔다.

한개가 아니라 두개네.




꺼내서 손본다. 이런게 있다는것도 신기한데...

코니컬 버(Burr-날) 형태를 분리해내서 사포로 갈아내고 녹을 다 제거하고 다시 닦아내기.

연습용으로 콩을 갈아보고 나선 상당히 흡족해 하신다. 



역시나 덕질하면 양덕들. 

햐... 날 놀라게 한건 이 물건의 생산년도.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이거 언제것인지. 

이걸 데이터화 해 놓은 독일 회사는 또 뭐냐. ㅋㅋㅋㅋㅋ


두개 중 하나, 새로 고친 그라인더는 무려 1920~1930년대 사이에 생산된거다. 

그라인더가 무려 100년이나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오스트리아에서 구입한 드립 포트가 동포트인데 겨우 4유로를 주고산 기억이 난다.

혹여 독일 중고샵에 가면 이런거 반드시 주워와야겠다. ㅎㅎㅎㅎ





독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

오늘이 마지막이라 서로 궁금한 것들과 내 유럽 일정이 당분간 접어두어야 함을 알기에 오늘도 수다스럽게 시간을 보낸다.




티스 가족과.


티스 아버지인 홀거 아저씨는 정말 친구 같은 아빠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늦게 얻은 내 소중한 녀석이지' 라고 말할땐 정말 진한 사랑 넘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둘이 장난치거나 익살스런 표정을 지을땐 영락없는 나이 좀 더 먹은 친한 친구같았다. 


나는 내 아빠와 이런 기억이 없지만... 

그래도... 

아빠 보고싶다. 


나도 나이가 조금씩 들어간다.


아빠 보고 싶을땐.... 

거울을 유심히 본다....

발가락도 닮았다. 




티스는 독일에서 스위스를 지나 스페인, 그리고 지브롤터까지 자전거 여행을 한 경험이 있다.

대략의 루트에 대한 팁을 받았다.


물론 내일은 이곳 함부르크에서 브레멘까지 홀거 아저씨와 동행할 예정이다. 


딱, 일주일 남았다.

유럽을 뜰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 


최근 한달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부터해서 발트3국, 그리고 독일까지 지나온 지역 대부분은 그냥 보는 입장에선 설렐것들이 별로 없다. 

하지만 정적임 속에서 본이만의 재미를 탐색과 창조하는 사람들에게는 숨겨진 재미가 있을꺼라 생각한다. 


이곳 함부르크에서는 상상력이 재미를 주게 될지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함부르크도 볼 것들이 많은 것은 알고 있으나, 겨우 3박 3일(그 중 1박은 잠만) 의 일정에 준비없이 오기에는 아쉬운 감이 크다.

그래서 이곳에 다시 올 이유도 생겼다. ^^


내일은 새로운 도시로 간다.

Bremen으로! 



2018년 3월 7일 까지의 이야기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sphalt_potato/


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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