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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2018 유럽

자전거 세계여행 ~2939일차 : 라이딩에도 봄이 왔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11. 29.

자전거 세계여행 ~2939일차 : 라이딩에도 봄이 왔다!!!!


2018년 3월 9일


바삐 숙소에선 짐을 챙겨나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몇명씩 그룹으로 온 러시아 여자 여행자들의 대화소리와 짐싸는 소리에 나도 잠이 깼다.




짐 풀었다 쌌다가, 성가시다. 

이 많은 짐들도 당분간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전날 저녁 늦게까지, 그리고 아침까지 숙소에서 루트를 최종 완성하고 본격적인 서유럽 라이딩에 나선다.




떠나기 전에 들어온 브레멘 시청 앞 광장.




이 롤랜드 석상의 의미를 잠시 되새겨 보면서. 

느낌이 좋다.


지나가던 중국인 여행자들이 호의적이게도 찍어주겠다고 내게 말을 건네왔다.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나 이런 돌덩이 따위에 가치를 두는것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기 때문이다.

이 석상이 가졌던 의미처럼 내 삶에 사는 주체적인 마음을 갖길 다짐한다.

의외로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음을 알고 있거든. ^^ 

고집쟁이 나폴레옹이 무려 브레멘 시민들 말을 듣고 안 가져갔다잖냐, 그런 시민들의 의지와 태도는 필요하지 않겠어!? 




기분좋은 광장, 시청 앞 광장을 눈에 담고 이제 떠나야지. 




시청 광장을 등뒤로 두고 골목 사이로 들어가보면 중세 시대 골목을 만날 수 있다.

1920년대에 복원이 되었다고 하는데 중세시대 상가와 술집, 여관, 서점, 극장 등이 들어서 있다.

주변부와 다르게 벽돌 건물들이 드러나면서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많이 놀랍다. 이렇게 만들어진 분위기와 다른 곳에서 느껴보지 못한 것이다.


와, ^^ 





본격적인 서유럽 여행동안 계속 될거라 아마 앞으로도 감동이 좀 있겠지!? 

여행자마다 유럽(보통 서유럽을 지칭할때) 여행을 한다면 어릴때 가라 라는 말을 많이 한다.

혹은 반대로 나이들고 가라는 말도 있다. 


어릴때 오면 상당히 시야가 확장이 되어 도움이 되고, 그 반대로 나이들고 오면 보이는게 더 많다는 거. 여행 인프라도 좋아서 젊을땐 오히여 힘든 곳을 가는게 더 낫다는 것이다.

어느게 옳다고 할 수 없다. 길바닥에 천원, 만원 떨어져 있으면 어느 것을 주울래 말하는것 보다 둘다 줍는게 낫듯이 여건이 되면 다 하는게 낫다. ㅋ 




칼바람이 아니라 너무 좋다.




씨익~ ㅎㅎㅎ

많이 웃자잉.

날이 따땃해졌어. ^^ 다행이여. 


3월의 초순을 벗어난다. 




파랑새는 있다?

노랑새는 있다!


그냥 적당했어. 특별한 기억도 없고...

출발전 카페인 충전하고 달릴 일만 남았을뿐. 

옐로우 버드 커피 방문기 : https://cramadake.tistory.com/1213




브레멘 시를 벗어나 외곽으로 벗어나는 본격적인 라이딩의 시간이다.

꾸무리하고 잿빛이 적당히 섞여있는 하늘을 본다. 

어제처럼 비가 내리지 않아 정말 감사하고 무엇보다 바람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움이 없어서 상당히 좋다. 


여전히 추위는 있지만 움직이는 두 다리 덕분에 적당히 몸에 열이 오르는 상태다.




감동할 정도의 하루다.

독일은 마을마다 동네마다의 독특한 문장이 있다. 

우리나라 시마다 독특한 이름과 구호를 붙여 만든것과 비교해 보자면 더 무게감이 느껴진다.




기름값 구경하면서 하늘을 본다.

날이 쌀쌀해지네. 해는 지고.




해가 지고 나서도 더 달렸다.

도착한 곳은 반스토르프 (Banstorf) 지역.

원래 도착할 목적지는 디폴츠(Diepholz) 였었다. 브레멘에 오기전 웜샤워 호스트 연락을 보냈는데 답을 늦게 받았고 그걸 받은 호스트 프랭크가 늦게나마 답을 줬다.

재미있는 것은 대답 시간이 늦었던데다 자기 직장 때문에 시간이 안맞아 답을 한번 주고 받은게 다였는데 중간이 연락이 되어 그가 내 쪽으로 오게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는 날 찾아 왔다. 루트를 그에게 알려줬던 지라 많은 자전거 짐을 갖고 있던 날 보고 길에서 찾아냈다.

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아는 사람만 안다. 진짜. ㅋㅋㅋㅋ




지역 경찰로 일하고 있는 프랭크. 

간혹 게스트가 왔을때 호스트를 할 수 없거나 거리상, 시간상 맞지 않으면 그가 캠핑지로 소개를 해 주는 곳으로 왔다.

텐트를 치고 있는데 그가 퇴근후 맥주 한 팩을 갖고 왔다.

난로가 있었다.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와 신문지를 주워다가 불을 피우니 분위기가 한결 살았다.





난로불 켜 놓고 남자 둘이 잡담하는거....

와, 이거 진심 재밌는뎈!?!?!!?!?! 와~ ㅎㅎㅎ


간만에 하는 캠핑, 그리고 현지인과의 대화. 

독일식 개그(?)를 한번 맛 보고 그와 유쾌한 대화를 늦게까지 했다.

내일 오전에 그의 집 방향으로 지나가는 지라, 식사하고 가라는 말에 그의 집을 들르기로 했다.




호숫가 옆에서 하루 잠을 청했다.

약간 쌀쌀했지만 확실히 온도가 많이 따뜻해졌다. ^^ 




따듯한 아침 시간 커피 한잔과 함께 무거운(?) 독일스러운 빵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프랭크도 10살과 안된 아들과 함께 자전거로 저 멀리 독일의 동쪽으로 여행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함부르크 시내에는 홍등가가 있는데 그곳은 성인만 들어갈 수 있다. 거기가 유명하긴 한건지 내가 함부르크 있을때 홀거 아저씨도 가보라고 추천을 해줬다.(아우 ㅋㅋㅋㅋ) 가봤는데 좀 무서웠음...;;;  

프랭크는 여행당시 자기 아들을 그 안에 데려갈순 없으니 홍등 가 밖에서 사진 찍은걸 아내에게 보내줬다나.

(남자라면 말이야... ㅋㅋㅋㅋ 약간 마초적인 기질이!?ㅋㅋㅋㅋㅋ)

성진국의 성교육(?)은 달라. 재미있어. ㅎㅎㅎㅎㅎ




경찰 마크. 폴리짜이!!!!!!! 

독일에선 쓰지 말라는 그의 당부와 함께 선물로 받았다. ㅋ

내 가방에 오바로크 치고 싶은데 그러다간 큰일나겠지.




그의 와이프와 함께 한컷.

자전거 여행자들을 만나보면 항상 유쾌해 한다는 그녀는 폴란드 사람이다. 

프랭크와 그녀의 재미있는 인연은 어쩔수 없는 섬나라 한국의 처지도 생각을 해 보게 됐다. 


재미있는(어쩌면ㅋㅋ) 독일식 개그에 그리고 자전거 여행자로서의 공통점을 나눴다. 

여러가지를 많이 나눴던 대화. ^^ 

이제 출발할 시간!  




프랭크를 따라서 주변 한 바퀴를 돌아본다. 

동네에는 작은 성도 있었고, 수로도 있어 날이 풀리면 사람들이 이곳으로 작은 보트를 타고 움직인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걸 기대를 하고 싶지 않는데... 이유는 4대강 사업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서.

그냥 그렇다고.





그의 안내를 따라 외곽까지 라이딩을 함께 했다. 

외곽 지역은 밭. 겨울에 뿌려놓았던 자연 거름은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냄새가 넓게 퍼진단다. 하하하하!!!! 

독일에선 이런거 안 쓰는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프랭크와 작별 인사를 나눈뒤, 나는 동쪽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고마워, 길에서의 인연이여! ^^ 




독일의 자전거 도로는 넓지는 않지만 라이더를 위해 확실하게 보장 되어있다. 

브레멘에서 출발한 길은 큰 어려움없이 네덜란드까지 이어졌다. 

벨기에 오니까 자전거 도로가 사라지기 시작;;;;

독일의 자전거 도로가 일반 국도라면 네덜란드 자전거 도로는... 고속도로 이상. 때로는 자동차 길 보다 자전거 도로가 넓은 곳도 있었다. 양념 좀 쳐서 보태서 자전거 아우토반 도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듯. 




날이 정말 따뜻해졌어. 

외투를 벗고 라이딩 잠시 쉬면서 오이 한 녀석 해치우기.




평화로움이 감도는 독일 시골 마을길 이동.

확실히 러시아 이후 라이딩 시간이 줄면서 먹는양이 그대로다 보니 몸에 체중이 많이 늘긴했다.

배가 나오는거 보고 이거, 좀 놀라울정도인데... 라고 느낀다. 덜 먹거나 더 달리거나 아니면 둘다 해야하는데, 몸만 보면 ET가 헤이 브로~ 할듯. 




이름 모를 동네에 들어섰다.

작은 동네인데도 불구 이렇게나 잘 정돈된 마을을 보다니. 역시나 난 독일에 있다.


건물들 사이사이에 스며든, 아니지 원래 있던 건물에 시간이 지나면서 개보수된 현대적인 모습에 세계 2차대전 영화나 다큐에서 보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들 년도를 보면 1800년대 초반의 건물도 있는데 여전히 사람이 산다. 

와....

오래된 건물들은 최소 200년은 된듯한 거겠지. 굉장히 인상적이라 사진을 몇컷 찍었다. 




수퍼마켓에 들렀다가 지도 어플로 살펴본 동네에 호스텔과 캠핑지를 운영하는 곳이 보여 그곳으로 페달을 밟았다.

안 좋은 느낌은 그곳 근처로 가는 중 빛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알게 됐다. 


도시내에 꽤 떨어진 곳인데, 사람도 없다. 

나중에 비수기라서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빛도 없는 길을 달리다 큰 불빛을 따라 가니 저 멀리 큰 저택이 보였다.

다행히 집안에 사람이 있었다.

나는 이런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것도 필요하다. 예전같으면 자주 했을텐데 즐겨하지 않는 것은 여행에서 나의 태도도 바뀐걸 의미한다.

노크를 해서 집 주인에게 한 구석에 텐트를 쳐도 되냐고 물어보니 OK! 

의외로 쉽게 허락을 받았다. 


그렇다. 당연히 시도를 해야 뭐라도 얻는 것이다. 로또도 사야 당첨이 되는 꽝이 되든 하지.

알면서도 안 하는것은 실패나 거절에서 오는 감정 때문이리라.



주차장 새똥 밭을 피해 텐트를 쳤다. 

추워서인지 새가 없네. 




호기심 많던 주인 아저씨와 아줌마는 신기해서 밖에서 괜찮냐며 내게 마실 물을 줬다. ^^ 

감사합니다. 굿나잇입니다!!! 

 



프랭크가 참치캔을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초 선물. ^^

잘 한번 써 보겠소이다. 


분위기 낸다고 살짜쿵 써보니 어우 운치있어.

불내긴 싫으니 느낌만 갖는걸로. ㅎㅎㅎ


정말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즐거운 라이딩이었다.

이제, 네덜란드까지 이틀거리다. 


2018년 3월 10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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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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