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222일차 : 넬라 판타지아, 호접몽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9. 4.

자전거 세계여행 ~3222일차 : 넬라 판타지아, 호접몽


2018년 12월 25일


BGM, 엔니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스 오보에. 

들으시면서 가시죠~ ㅎㅎㅎ




스탭 : 아미고~!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

나 :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 아미고~! 


숙소 직원은 아르헨티나 사람이었다. 

나도 스페인어로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쳤더니 옆에 있던 직원이 다시 외친다.


여직원 : 펠리스 나따우(Feliz Natal)!

나 : 응????

여직원 : 포르투갈어로 메리크리스마스야. ㅎㅎㅎ

나 : 아~ 한개 배웠어~! ㅎㅎㅎ 따봉~! 하하하하!!!!!!! 


남미 여행 대부분의 시간은 스페인어권이었고, 포어를 쓰는 브라질에 머문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아 봉지아, 따봉 밖에 기억이 안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이 여정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숙소엔 여행객들도 거의 없다. 

큰 명절이라 가족들과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듯하네. 



에두아르두 7세 공원 앞.

세비야에 비해 리스본은 좀 더 춥다. 


스산한 기운마냥 몸도 안 좋다.

기침이 줄어든게 다행이었지만 문제는 심각했다. 가슴 통증이 최악의 상황에 있다는거...

기침하기가 겁났다. 그 통증이 어마어마하다. 

기침 할때마다 늑골을 꽉 쥐어짜듯 힘을 줘야했다. 

너무 아파서. 하루만 참자.




(셀카횽 폼 간지ㅋ)

실질적으로 내가 리스본을 돌아볼 수 있는 날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내일 밤에 공항에 미리 도착한 뒤 새벽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실질적으로 막날임에다, 크리스마스니까... 

특별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면 된다... 핫핫.




휴일이라 시내 곳곳은 문을 닫은 곳이 많았지만 운 좋게 카페 한군데를 발견했다.

알고보니 현지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평이 좋았던 로스터리 카페. 




난 지금 냄새와 맛을 못 보는 상태지만 공간이 주는 특별함을 느끼고 싶었다.

약 6년전, 아메리카 대륙 여행으로 넘어오면서 본격적인 기록으로 남겨놓은 카페 방문기는 200개.

아마 여기저기 들렀던 카페를 생각해보면 500군데는 족히 될것 같다. 


많은 것들이 하나씩 마무리 되어간다. 

세계일주의 마지막 방문지 카페, 파브리카 커피 로스터스.


방문기 링크 : 2020/09/03 - [Drinking/The cafe tour] - [포르투갈 리스본 카페] 파브리카 커피 로스터스 (Fabrica Coffee roasters, Lisbon, Portugal)


방문기에도 적었지만 카페 방문과 커피를 통해 얻은 것은 많았다. 


여행 중 작은 테마로

문화적 소통의 도구이자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삶의 기쁨을 알게해준 하나의 교양이었고 

나쁘진 않은 수준의 전문성으로 세상을 보게 했다.


다양한 경험은 이전의 고정관념을 넘어 다르게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분야와의 확장과 통섭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어릴 때 프로레슬링 선수를 보고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정말 멋져보였다.

나도 뭔가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난 가수나 여타 뮤지션 같은 능력이 없다. 

화가처럼 예술적 감동과 영감을 그려낼 표현력도 없다.

축구, 농구, 프로레슬링 같은 스포츠에서 영화같은 장면을 뽑아내는 선수들처럼 운동신경 또한 없다. 


다만 인간이기에 원초적인 작은 마실거리 하나로 누군가와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리고 그것을 매개로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만든 짧은 대화의 시간은 내가 만들고 줄 수 있는 기쁨이었다.


그렇게 나눈 수천잔의 커피만큼이나 내 추억도 잔잔한 행복으로 남았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정말로 감사하고도 꿈같은 시간이었다.




셈쁘레=(Always. 항상, 언제나)

포르투갈 영화는 옛날 같지 않고 나도 여행 시작때의 나와 같지 않다.

그렇게 셈쁘레는 마음 어딘가에 남아있다. 


저 사람은 누구지? 누구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_-;




성 도미닉 광장에 도착.


앞엔 겉으로만 봐선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매력적인 곳, 상 도밍구스 성당(Igreja de São Domingos)이 있다.

문제는 이 주변이 유독 흑인들이 많고 분위기도 좀 안좋단거. 

여행자들의 후기를 보면 이곳에 밤늦게는 조심하라는 언급이 많다.

성당 주변, 심지어 내부에도 거지들이 들어와 돈을 달라고 한다.




그나저나 유명하다니, 입장! 


https://goo.gl/maps/tGeRZHjmyRxxg4VB8




와... 이럴수가! 

이런 분위기 일꺼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유도인구 많은 광장쪽에 위치해있어 현대식으로 적당히 좀 꾸며놨을꺼란 고정관념은 저리가라였다.




상 도밍구스 성당! 

그냥 보면 낡았나? 돈없어서 관리 안하나 싶을지도 모른다. 

'뭔 때가 저렇게 껴 있어!?' 이런 감상도 드는것도 사실.

이해심을 발휘해 앤틱한 분위기로 일부러 꾸며놓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화려한 성당만 보다가 상 도밍구스 성당이 주는 느낌은 지나온 곳과는 다른 신선함이 있었다. 

왜 성당이 이런 모습일까? 

사연을 알고나면 이해가 간다.




이곳은 1959년에 화재로 인해 기둥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불에 소실이 되었다고 한다. 그때 화재에 남았던 기둥을 그대로 남겨놓고 복원한 성당이다. 

리스본 시민들은 과거의 아픈 흔적을 지워버리지 않았다. 

남아있는 기둥의 그을림을 세월 속 기억의 일부로 남겨놓았다. 


과거에 어떤 일이 좋지 않을지라도 그것도 이 성당이 겪어낸 역사이자 일부다.


내 몸에도 베이고, 찢어지고, 구르면서 피범벅으로 여기저기 만들어놓는 상처가 있다.

이 성당의 그을린 흔적만큼 내 몸의 상처 또한 역사다.


여행 막바지에 뭉근하게 느껴지는 따땃함. 

성당의 침잠한 분위기 만큼이나 고요함이 감돌았다.


그 적막감에 조용히 앉아 기도를 한다.

"제~~바알~~~~~~~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하나님.


아, 좋다. 

여기....




페드로 4세 광장. 

어제 왔을때도 그랬는데 오늘도 그렇다. 

페드로 4세 동상 머리 위에 새가 앉아있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에너지가 느껴진다. 




포르투갈엔 타르트만 유명한게 아니다.


리스본의 명물! 맛집! 

파스텔 데 바칼라우(Casa Portuguesa do Pastel de Bacalhau).






파스텔은 빵, 바칼라우는 생선 중 하나인 대구를 의미한다.

곧, 대구빵 ㅋㅋㅋ 

포르투갈 와서 탄생일을 맞으면 생일빵으로 대구빵을 하나 날리십셔. ㅡㅡ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입구에 들어갈때 먹을 만큼 돈내고 줄을 따라 이동, 나가는 문에서 영수증 보여주고 물건 받아가는 시스템 ㅋㅋㅋ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https://goo.gl/maps/Tt3yPQfPUkxhj4cQ9




참 귀엽게 생겼네.ㅋ 




대구살을 고로케처럼 튀긴거. 안에는 치즈가 조금 있다.

문제는 맛봐도 맛을 모르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냄새 못맡고 맛을 모르니....

흠,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ㅋ 




어제 왔던 코메르시우 광장에 다시 왔다.

오늘은 어제보다 그래도 하늘의 푸름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어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환상적인 일몰...




와!!!!!!!!!!!!!!!!!!!!!!!!!!!!!!!!!!!!

쓰읍~~~~~~~~~~~~~~~ 


대륙 정반대에서 온 여행자가 이 대륙의 끝에서 일몰을 본다.

그곳과 같은 것인데 같지가 않다.


오늘 같은날엔 더더욱 특별한 선물같은 석양을 본다. 

없던 호연지기가 생긴다. 

지난 시간에 대한 속죄도 해야 할것만 같다.




이 순간이 좋은건 나뿐만이 아니겠지.




이 세계일주를 마무리 하기에 딱 좋구로~! 

거짓말처럼 영화 같은 환상적인 장면이다. 


정말 거짓말 같다.

이 끝에 잠시 기분이 붕 뜨고, 환상속에 있는것 같다.




최근들어 특히나 많이 자문했었다. 

"그 동안... 어땠지?"

기억은 분명한데, 선명한데, 

왜 이렇게 아득하지?

꿈을 꾼것 같다.




장자가 여깄네~!!! 

호접몽을 꾼건가. 

쌀쌀한 공기는 현실인데... 




뭐 어때? 

오늘 하루만이라도 뭔상관이야. 

이런 공상이든, 망상이든, 환상이든.... 






길었지.

특히나 최근 2달간은 정말 바빴지.

돌아볼 시간이 없었어...



숙소로 돌아와 짐정리 시작.


챙겨갈 짐들, 놓고 갈 짐을 분리부터...

호스텔오면 Free Box에 필요한 걸 왕창 놓고 갈때가 되었구나. 


박스 세팅과 자전거 분해를 마치고 대략의 짐 싸기를 완료해놨다....



후아~! 

가자... 



집으로....


2018년 12월 25일 까지의 이야기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sphalt_potato/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506PQ29uT3V7kbhi89L_nA


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