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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214일차 : 스페인이다. 타리파(Tarifa)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8. 26.

자전거 세계여행 ~3214일차 : 스페인이다. 타리파(Tarifa)


2018년 12월 16일 오후 


지브롤터 해협을 건넌다.

모로코와의 가뿐한 작별, 그리고 다시 만나는 스페인! 




목적지인 따리파(Tarifa) 항구로 들어선다.

푼다 델 산토(Punta del santo), 사진에 보이는 석상은 새들의 안식처이자 화장실 역할을 하고 있구만.




긴 여행에 조금씩 습관처럼 굳어가는 버릇이 생겼다.

분위기가 갑작스레 바뀌는 새 도시에 오면 수치화 할 수 없는 몸의 반응을 본다. 

공기의 무게, 냄새, 어떤 기분 등등... 오로지 주관적인 반응으로 첫 끗발을 체크 해 본다.






첫끗발이 개끗발인것이 여행에도 통할런지는 몰라도, 의외로 첫 느낌이 좋으면 과정도 대부분 잘 좋더라.ㅋ


따리파와의 첫 만남?? 느낌 좋다.

바르셀로나 도착 후 느낌과는 약간 다른 가벼운 무게감이었다. 

산뜻한 기분 좋음 정도.


사진 몇장 찍고 보니 주변 사람들은 벌써 다 내렸다. ㅋ 

차로 넘어온 승객들이 많았고 보행자들은 출국장을 통해 나갔다.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차로 빠져나가는게 편할것 같아 차도로 나왔다.

생각보다 짐검사를 굉장히 설렁설렁 한다. 안하는 경우도 있고.


지브롤터 해협쪽과 지중해 해안 스페인과 모로코 도시들은 좁은 거리적 이점으로 범죄의 루트가 되고 있다. 바로 모로코에서 만들어진 마약이 이곳 타리파와 주변 도시를 통해 전 유럽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거.


흠... 


수속중인 내게 경찰이 다가와 자전거와 짐을 보고 많은 질문을 했다. 신기하다며...

간혹 모로코 다녀오면 마약했었어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는데, 난 워낙 없게 생겨 보였었나? -_-;


복잡한 유럽 인아웃 스탬프를 보고 헷갈려 하던 그들에게 설명을 해야했다.

내게 비자 쉥겐비자 남은 시간은 이제 10여일 정도. 


남은 루트를 설명하니 모두들 알겠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들이 가진 나라에 대한 자부심에 나 또한 동의한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이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달려보고 싶고, 스페인의 아기자기하고 사연있는 작은 도시들을 자전거로 다녀보고 싶지만 어쩔수 없다.


우선순위를 좀 뒤로 밀어놓지 뭐. 

그땐 좀 더 기분 좋게 올 수 있을듯 해서.(코로나가 올줄 몰랐지...ㅠㅠ)




올라 에스빠냐~! 

스페인 타리파에 도착했습니다~! 




아,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구나...




스페인 와서 한컷 남기고 싶었다.

무초 구스또~!




타리파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도시이고 앞서 언급한 거리적 이점으로 북아프리카와 가장 가깝게 오갈수 있는 곳이다.

역사적으로 북아프리카에서 쉽게 넘어와 이곳을 정복 지배하기도 했고, 로마시대 또한 마찬가지.

어두워서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도심으로 들어오는 곳에 역사적 건물이 쉽게 들어왔다. 

사진에 보이는 성문만 해도 1212년에 만들어진 것이니... 800년이나 된 건물이다. 

와...




조용하다.

많이 춥지도 않은 겨울의 날씨.

정말 좋아하는 날씨인데 몸 상태는 최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행중 이런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여정의 막바지에 그 정도가 점점 악화 되고있다. 


모로코에서 몸에 모르는 어떤 것이 쌓였나? -_-


미리 검색해둔 숙소로 왔다. 

짐 풀고 한 건 생강물부터 달여마시기.

불과 1주일 전엔 없었던 통증이 가슴을 찌르고 후벼판다. 




숙소에서 오후까지 생강차만 주구장창 마시면서 쉬었다.

그렇다고 답답함이 가시진 않지.


밖으로 나와 마주하는 하늘은 이렇게나 상쾌하다니~!!! 




타리파는 서핑과 카이트 서핑으로 유명한 곳인것을 도시 검색할때 살짝 보긴했는데 숙소도 서핑 서비스를 했다.

여름 성수기엔 여행객들로 넘쳐난다는데... 비수기라 지금은 조용...

그나저나 그땐 재밌겠다. 




눈코로 쓸어담는 상쾌한 공기.

혓바닥 낼름거리며 공기 마시려는 뻘짓도 해본다. 




Que es Bueno en Tarifa? 

글쎄, 따리파에서 뭘 할까?

지금 몸 상태로선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다.

Necesito descansar.

쉬어야지. 




크지 않은 도시 타리파를 좀 걸어보기로 했다.

여름이 되면 어느 정도 일지 상상이 되는 분위기였다.

해변을 앞에 두고 서 있는 콘도를 보면 성수기의 분위기가 충분히 상상된다. 




타리파가 서핑으로 생긴 명성이 그냥은 아니겠지. 

저 멀리 해변과 수평선이 어쩜 저래 아름답냐. 




와. 

느낌있다. 




눈앞에 펼쳐진 이 광경을 혼자 보는게 아쉬웠다.






태양의 나라 스페인은 비치는 태양마저 고급스럽단 느낌이 들었다.

같은 Made from Sun인데 왜 이렇게 다르지. -_-; 

앞에 펼쳐진 대서양의 풍경 뿐만 아니라 바다 바람에 실려오는 적당히 선선한 바람.

아쉬울 수 밖에. 




겨울임에도 이 작은 도시에 서핑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겨울에 이런 풍광을 만들어내다니. 

다시 한번 스페인에 대한 멋지다는 생각에 빠져~ 빠져~ 든다.




컨디션이 만신창이다.

멈추지 않는 기침을 연신 해대며 통증이 오는 가슴을 꾹꾹 쪼아대며 둘러야 했다.


지리적 특성 때문에 쉽게 서 있는 역사적 명소가 눈 앞에 있었다.

타리파 섬의 요새는 오며 본걸로 퉁치자. 

쉬어야겠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뭐 하나라도 마시면서 일몰의 시간을 즐기고픈데, 지금은 안되겠다...


아쉬움을 달래주려나.

이글거리며 태양이 지 존재감을 과시하며 봐달라고 벌겋게 달아올랐네. 




와...




씁쓸한 내 마음을 어떻게 알고. 

가슴 벅찼다.




그리고 전율. 

가장 스페인스럽다고 생각하는 사진이다. 

니가, 니가, 스페인이구나....! 







숙소로 돌아와 다시 쉬면서 생강차만 주구장창 흡입.




바로 옆 수퍼마켓 갔다가 스페인 오면 한번쯤 맛보려던 하몽을 발견했다.

본토에서 먹는 넓적한 돼지 다리는 어떨까? 


스페인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 중 쌀을 상대적으로 많이 먹는다. 

하몽이 짭짤~한게 스페인 사람들의 밥도둑, 우리나라의 간장게장 급으로 남겨놔도 괜찮겠지.




몸 가누기가 힘들어 내 정신마저 컨트롤이 어렵다. 

저녁이 되니 기침은 발작적으로 하기 시작했고 도저히 멈출 기미가 안 보였다.

기침 할때마다 가슴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가고 있다.


쉬고 싶지만, 내겐 시간이 없다.

내일은 좀 더 전진해야 한다.



2018년 12월 17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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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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