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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213일차 : 최고와 최악이 공존하는 모로코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8. 25.

자전거 세계여행 ~3213일차 : 최고와 최악이 공존하는 모로코 


2018년 12월 12일


전날 재원씨와 케이티 부부에게 미리 작별 인사를 나눴다. 

나는 마라케시로, 두 부부는 얼마 안 있어 남미로 간단다. 






그동안 갖고 있었지만 한번도 쓰지 않은 호신용 스프레이를 케이티에게 줬다.

나야 남은 여행이 얼마 안 남았고 남미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여행 잘 하라우~! 


밤 하늘 별을 담으려고 약간의 장난질.

정말 캄캄했었다. 빛 조절 때문에 이렇게 보일뿐. ㅋ




실제 모습. 

곧 해가 뜨겠다.




해가 어슴프레 뜨기 시작할때 출발한 버스는 중간 도시를 들러가면서 손님을 태웠다.

해가 떠오르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 자연이 멋있었다.




몇 시간 정도 달려 멈춘 첫번째 휴게소. 

우~~~~~~~~~~~ 화~~~~~~~~~  


내리자마자 마신 공기의 상쾌함이 사이다 급이었다! 

끝내주는구만~!~!~!~! 와~~~~ 




서늘한 공기가 피부를 만져주는 느낌에 한번 즐거웠고, 코로 마셨던 공기가 너무 좋았다.

게다가 저 앞에 보이는 설산.

와, 눈 코 피부 전부다 각자의 감각을 동원해 이 모든 것을 맛보고 있다. 

그제서야 알았다. 지금 아틀라스 산맥의 한군데를 지난다는거. 




아랍어를 읽을 수는 없어도, 대략 분위기를 보면 어떤 곳인지 감이 오지.




먹기엔 부담스럽게 달고, 부피도 큰 대추야자. 

현지인들에게는 소중하디 소중한 작물...


이제 모로코가 아니면 내 남은 여행에서 먹을 일이 없겠지. 

귤과 대추야자를 조금 샀다.




첫날 도착해서 본 바다, 말할것도 없이 급이 다른 사하라 사막을 보면서 모로코의 자연유산이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저 산맥은 여기에 모로코 대자연 3종 세트를 완성 시킨다.


사막, 바다, 산맥.

상쾌한 지금 이자리에서 바라보는 저산.

기깔나게 좋았다. 잠시 딴거 잊고 하루 정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실제로 일본인 여행자들이 중간 도시에서 탔다.

아틀라스 산맥 트레킹을 다녀오는 사람들이었단 걸 질문하고서야 알았다.ㅋ 




고기 굽는거 보고 먹으려나 시간이 짧아 말았다.

그리고... 

저 옆에 두 썅년이 내게 무슨 일을 벌일지 몰랐다.




나이들고서도 저렇게 친구들과 놀면 정말 좋을텐데...




버스는 달렸다가 중간 도시에 다시 한번 휴식.

거리상으론 얼마 되지 않지만 꼬불꼬불한 산맥길이라 기계장치의 이동만으로도 시간이 한참 걸린다.


전 휴게소와 다른 무겁고 서늘한 공기가 주변을 둘러쌌다.


버스는 출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잘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의자를 세게 때리더니 다시 한번 내 머리를 때리는게 아닌가.


응??????????????????

뭔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왠 두 여자가 나를 보고 있다.

뭐지????????


영문을 몰라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알아들을수 없는 말로 큰소리를 친다. 

그러더니 깔깔대고 웃고 있네? 



하지말라는 말을 하고 앉았는데 한번 더 치네.

아놔, 이것들이 미쳤나.

자리에서 일어나 하지말라고 했더니 비웃으면서 빈정댄다.


여자라 어떻게 할 수 도 없고.

케이티한테 준 스프레이가 갑자기 생각나던 순간이었다. 코밑에 촉촉히 살포시 뿌려주면 좋을껄.


하지말라고 경고를 줬음에도 다시 의자를 때린다. 

열받은 상태로 쳐다보니 더 깔깔대는 두 사람.

 

버스가 소란스러워졌다.

버스내 승객들 모두 구경만 하고 있다. 

내가 뭐하냐고 그러자 이젠 모로코 두 여자가 나에게 때릴려고 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 계단에 쳐박히고 싶나.


남자가 여자에게 완력을 쓰는건 못해서가 아니라 안하는걸 모르는건가.

참아준다고 해서 나쁜 짓을 허락하는게 아닌데...


세계일주하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 사회적 합의가 있는 부분을 갖고 이용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그걸 남자들이 모르는줄 안다. 

외국인이라 만만한가. ㅋㅋㅋㅋㅋ 






상황이 점점 심각해져 감에도 버스안에 있던 승객들은 구경만 하고 있다. 

버스는 달리고 있고,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었다. 

내 얼굴이 변해가는 모습을 본 옆에 있던 일본 아저씨가 날 말리기 시작했다. 


자기가 옆에서 다 지켜봤으니 그냥 참으라고...


상황을 지켜본 운전수가 와서 결국 말렸다.

안 멈추면 차 출발 안한다고.ㅋ 


이제 자기 문제가 되자 구경하던 외국인들이 와서 모로코 여자들에게 멈추라는 손짓.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경만하던 시선들이 갑자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비디오를 찍으니까 커텐 뒤로 숨고 자기 옷으로 얼굴을 가린다.

지들이 잘못한건 알긴 아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는 것은 미친 년놈들을 필터링하기에 참 좋다. 

적어도 자신이 하는 짓을 할면 그 짓을 멈춘다. 

르완다 멧돼지나, 이탈리아 경찰또한 그들의 잘못을 숨기려고 애썼으니.


자기가 하는 짓을 알텐데 카메라를 갖다대니 조용해진다.ㅋㅋㅋㅋㅋ




(직접 당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나온 여행자들중 모로코 사람들에 대해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며칠간 같이 지내던 재원씨 커플도 모로코를 거쳐오며 겪은 그들과의 경험 또한 마찬가지.


확증 편향을 갖지 않길 바랬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내게 친절을 베푼 길에서 만난 사람은 모로코 출신이었음을 기억하면서. 

다른 여행자들이 말한 내용이 아닌 것을 내가 경험하길 바랬다.

그러나 모로코에 와서 겪은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여행하면서 짧은시간 현지인들과 이렇게 트러블이 있었던 적이 있었나? 

이쯤되면 사실인거지. (여행기의 내용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이 없으리라 본다.)


모로코 사람들을 일반화 '안' 한다겠다는 말을 하기 어렵다.

다양화되는 사회에다 국민성이라는 말로 퉁치기 어렵다만 어쩔수 없다.


모두가 다가 아니다, 성급한 일반화다 라고 말하기엔 겪은 경험증거가 너무 빈약하다.

아쉽지만 네덜란드에서 만난 그 친구가 예외라고 해 둬야지. 

이쯤하면 되지 않았을까? 인간지표....




마라케시에 도착, 메디나로 왔다. 

어흐, 택시 기사들은 예외가 없어. -_-; 햐... 

(알고보니 마라케시가 현지인에게도 사기와 바가지가 극성인 곳이란다.)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서 거의 탈진 지경이었다. 



 

오늘자 저녁.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진다.

체력이 회복이 안되고 있다.

미칠것 같다. 아...

숙소에서 절인 배추마냥 널부러져 있다가 밖으로 걸어나왔다.




모로코 여행의 중심으로 꼽는 이곳 마라케시(Marrakech).  

모로코라는 이름이 마라케시라는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과거 무라비트 왕조(1040년~1147년)의 수도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베르베르인 들의 왕조라고 하는데 시간이 흘러 지금 이곳엔 절반정도의 인구구성이 베르베르인들이라고 전한다. 




전통시장 현대시장 모습들.

저녁 시간에 보니 저 달팽이를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먹는 사람들이 많더라~ 




여기가 마라케시의 랜드마크, 자마엘프나! 

https://goo.gl/maps/eh3aUDavAixNH2va7

페스에 있을때 본 물장수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교역을 위해 낙타를 끌고 사막을 지나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 이곳에 도착한 카라반들은 물장수의 물을 한 잔 마시면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고.

그때의 교역시장만큼인지는 몰라도 여전히 이곳은 활기차다.




오늘의 산책




마라케시에 오니 쉽게 볼 수 있는 모로코 국기




마라케시에 한식당이 있는것을 알고 일부러 찾아왔다.

곤스 치킨! 먹으면 힘 좀 날까 싶어서. 




현지인과 결혼하신분이 차린 식당이라는데 치킨 맛은 훌륭했다! (대박나세요~!)

맛나게 먹은 만큼이나 몸이 회복이 되면 좋으련만 아쉽지만 컨디션이 안 좋다. 




마라케시 시내를 걷다보면 유명한 관광도시인만큼 기존에 지나온 도시와 다른 느낌을 주는 건물들이 보인다.

심지어 기차역도 예뻤다.




원래의 계획은 마라케시의 박물관이나 명소에 가는거였으나... 

접었다. 뭔가를 집중해서 볼 상태가 아니다.

힘들다, 힘들어. 




돌아가는 길 다시 본 자마 엘프나.

해가 저물어가니까 사람들이 점점 붐빈다.  




모로코 여행 다큐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마라케시 야시장. 자마 엘프나 

경험하는바가 과연 다큐처럼 유쾌한지 나처럼 생각해본 사람이 있으리라. 


다큐를 보면서 촬영팀들이 현지에서 겪는 트러블이 없을까 생각해본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저녁에 선 식당가를 지나다 칭챙총 거리면서 손으로 눈을 찢는 행동하는 호객꾼을 두번이나 지나쳤다.

인간지표는 이곳에도 여전하다. 






이곳이 주는 에너지와 분위기 전체는 맘에 들지만 내가 겪을 것들에 안 좋은 것들이 높은 비율로 섞여있다.

지난 그 어떤 나라보다도. 

물론 내 경험이다. 


앞으로 모로코를 여행할 여행자들이 이곳에 가서 겪을 경험이 얼마나 유쾌할진 나도 모른다.

겪고도 모를수 있고, 겪었지만 애써 무시할수도 있다. 

좋은 것만 가급적 기억하고 싶은데, 난 그럴수가 없구나. 

주변의 사람들이 당신이 겪을 안 좋은 상황에 방관자로 남아있지 않길 바랄뿐이다. 


자마 엘프나의 느낌은 좋았다. 

백번양보해서 내 컨디션이 좋지않았다고 해 두자. 




모로코 숙소의 직원들은 친절했고, 숙소 또한 저렴했으며 시설도 괜찮았다. 

와야할 이유가 있고, 떠나야할 이유도 있다.




마라케시의 명소 중 한 곳.

코우토우비아 모스크.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떠나는구나. 

https://goo.gl/maps/eZCyTfzygaU8DHsMA





모로코의 여행을 마무리 할 시간이다. 

밤 기차를 타고 마라케시에서 탕헤르로 간다. 




저녁 기차에 몸을 싣고 자전거와 짐이 있는 탕헤르로. 

잔잔히 올라오던 기침이 마라케시로 넘어 온 뒤부터 심해졌다.

생각해보니 르완다 여행할 때와 점점 더 비슷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기에 겪었던 상태와 비슷해져가고 있는 상황. 

막바지에 몸 상태가 이게 뭐냐.ㅋ 




남은 돈 체크 겸, 모로코 지폐를 확인한다. 


탕헤르로 돌아와 짐 체크를 새로했다.

자전거 상태가 사실 많이 안 좋다. 하나가 아니라 전체 문제가... ㅡㅡ

남은 날도 이제 10여일. 그냥 이대로 가야지.

좀만 더 버텨다오. 




스페인으로 떠나기전 남은 시간 모로코 돈 다 쓰고 가야지. 

따진 먹고  




라즈베리도 챙겨 먹고, 잔돈 다쓰기~!

가즈아~! 스페인으로! 




탕헤르 항구로 와서 출국 수속을 밟았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동. 




4번째 자전거였던 저 녀석과 거의 대부분의 세계일주 시간을 같이 했다. 

앞으로 며칠만 더 버텨주면 이 길고 길었던 세계일주가 끝이 난다.

좀만 더 견뎌다오...




배에 올라 자전거 한켠에 저렇게 대 놨다.

바다를 건너는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곧 내릴꺼임.




떠나는구나 모로코.

이젠 어지간히 놀랄일도 없는데 모로코는 그걸 넘어선 자연유산을 가진 나라였다.

그걸 참 크게도 깎아먹은 모로코 사람들.


강도를 만났던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 겪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만난 사람들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그 반대의 증거와 경험으로 모로코는 내 마음속에 남겠다.




기쁨(?)의 미소.




사람들이 별로 없다. 

하루 정해진 때 정기적으로 움직이는 배라 꼭 이동을 해야하는 나로선 다행인 교통편이다.

모로코 탕헤르 - 스페인 따리파(Tarifa) 




모로코 떠나는 날의 일몰 또한 환상이구나.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다니...

대항해시대의 라이브 버전을 찍고 있는 느낌이다. 




다시 왔다! 스페인!

복잡스런 마음으로 내 세계일주 여행을 잘 마무리 해야지! 

자, 다음 스텝으로 갑시다~! 



2018년 12월 16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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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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