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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8 유럽&북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3206일차 : 사하라, 나의 사하라 in 하실라비드

by 아스팔트고구마 2020. 8. 17.

자전거 세계여행 ~3206일차 : 사하라, 나의 사하라 in 하실라비드


2018년 12월 8일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 

시작된 잔기침의 굵기가 더 두터워졌다. 잘때는 몰랐는데 깨고 나니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다.


옥상에 올라와 조용히 차 한잔....

그리고 체크아웃.

짐부터 빼 놨다.

오늘 저녁엔 저기~ 멀리 사하라 사막간다.




페스에서 마지막.

재미거리는 이제 됐다. 

낮 시간이 되니 체력의 방전 속도가 몇배는 빠르다.


힘이 빠져서 숙소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끝낼 날짜를 지정해 놓고 나니 마음 한켠에 그 끝을 생각해오고 있는 바가 있다.


 


숙소에서 만난 여행자 무리들과 시간이 남아 노는 시간. 


어제 만난 우리나라 여행자 재원씨, 그의 와이프 케이티.

케이티는 대구의 미군에서 근무했었고, 재원씨는 대구쪽 회사에서 일하다 만난 사이.

여행 중 만난 커플 중 색다르고, 재미있는 커플. 


나보고 제주도 안 가봤냐며 뭐라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한국와서 제주도를 한바퀴 돌았다.ㅋ) 


외국인한테 제주도 안 가봤냐면서 구박을 받다니.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구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원, 케이트 커플과 나 이렇게 세명이서 사하라를 목적지로 하고 우리는 세명이서 일정을 같이 하기로 했다.

그들이 미리 알아놓은 사하라 목적지인 메르주가(merzouga) 지역 말고 하실라비드(Hassilabied)로 가게 된 건 참 우연인듯 싶다. 




사하라 사막 여행으로 유명한 메르주가는 목적지상 가장 끝에 있다. 그러나 배낭 여행자들은 그 전 도시인 하시 라비드에 내린다. 


목적은 사하라라고 이름 붙여진 범위 속 일정지역을 여행하기 위함이다. 

나는 쉐프샤우엔에서 만난 영일이가 말해줘서 검색해보고 오게 된 거였다.

아니었으면 메르주가로 갔었을지도. 


재원&케이트 커플도 미리 알아본지라 일정이 맞았다. 

투어도 같이 해야하니 1명이 더 가면 좋지! 갑세!! 




첫날 도착해서 들른 기억 안 좋은 식당도 이젠 빠잇~!

은행에서 돈 출금, 그리고 셋이서 택시타고 이동!




페스의 시내에서 나와 터미널까지 와서 티켓 예약. 


메르주가 행이지만, 우리 목적지는 그 보다 앞서 하시 라비드에서 내린다.

8시간을 잡고 가야할 거리.




남는 시간엔 쇼핑몰에 들러 먹을거리 좀 사고 사람들 구경했다. 

이슬람 국가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걸 보고 우리 세 사람 모두 신기하게 여겼다.

개방된 이슬람 국가라서 그런건가?


자, 출발! 




겨울에 4개월은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아틀라스 산맥 지대를 지난다.

휴게소에서 잠시 내린 길. 와, 밤이 되니 추위가 상당하다. 

지금은 배가 고픈것도 아니고 아닌것도 아니라서... 




지나는 높은 곳 중 하나는 해발 2천미터를 넘는다.

페루의 뚜렷한 해안, 산맥, 정글의 세 지대 지형처럼 모로코 또한 해안, 산맥, 사막 이렇게 세 군데의 지형이 선명한 곳이다.

고로 환경적으론 매력적인 나라라는거.(모로코에 대한 느낌이 어떠하든 모로코의 자연유산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는 동트기전 새벽에 하시라비드에 도착했다.

와..


적막. 그리고 황량.

가로등도 거의 없다. 

혼자 여행하면 모든 것을 스스로 찾고 결정해야 하는데 이번엔 내가 숙소를 따라온거라 어디인지 모르고 무작정 걷기만 했다. 목적지가 어딘지 정확히도 모르니 그 느낌도 훨씬 멀었다. 

오프라인 지도 어플 맵스미(Mapsme)가 정말 좋긴 한데, 잘 발전된 유럽에선 정확도와 활용도가 엄청나다. (자전거 여행자들은 이 지도를 보통 다 갖고 있다.)

엄청난 장점을 발휘하지만 모로코 같은 개도국의 경우엔 지도 정보가 누락된 곳이 많다. 인터넷이 안되는 곳이면 애로한 상황이 발생한다. 다행이라면 업데이트를 자주 해주는거랄까...? 




새벽에 도착한 우리. 

문 잠겨있음. 

밖에서 노크. 그리고 주인을 불렀다. 기다릴 수 밖에.




토담보기.

그리고 밤 하늘의 별 보기.


와~~~~~~~~~~~~~ 

시인들은, 작가들은 한번쯤 이곳을 와 볼만하지 않을까!? 


같은 방을 배정받고 침대에 바로 누웠다. 

쿨쿨~~~~ 




빛에 드러난 모습은 어둠속 모습을 지워버렸다.

조금 부실해 보이는 흙건물은 예상보다 잘 지어져 있음. 


조심해야 할 점은 절대 건물의 외관에 물을 흘러내리게 하면 안된다는 사실.




건물 밖으로 나와 하실라비드를 걸어본다.

밤에 안 보여서 몰랐다 쳐도... 너무 작다. ㅋ 

게다가 걸어서 한 블럭 정도만 나오면 저 앞에 보이는 사하라 사막.

진짜 안 믿긴다.  


하실라비드가 어떻게 알려진건지는 몰라도(아무래도 일본인or유럽 여행자 → 한국인 여행자 전파 순서가 아닐까?)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또한 투어도 하고.

이곳에도 검색을 해서 찾아보면 한국인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영일이한테 물어서 오게 된 현지인 레스토랑! 




오고 나서 알았다. 무스타파 식당.


뭘 먹지...!?

당시 환율 1유로 = 10디르함 정도.

한국어 메뉴가 손때 탄걸 보니 오래됐나보다. 



다른 호텔에 들러 진행되는 투어가 있는지, 함께할 여행자가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손님은 제로. 

한달전 그곳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엄청나게 붐볐다고 했다.

계획없이 왔다가 1주, 2주 이렇게 있는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라고.

흠~ 여행지의 그런 블랙홀을 발견해서 엉덩이 퍼질러 눕는것은 여행자의 특권이지. 




음식 나오기전 두러보는 둘러보는 주변.

하실라비드 타운에서 보면 사막은 정말 가까이 있다. 




숙소마다 수영장도 있다.(우리 숙소에도)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수영장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물에 들어가기엔 은근히 추워서. 

햇빛은 뜨겁지만 물에 들어가면 추움.


사하라 사막. 12월. 뜨거운 햇빛. 노천 수영장. 차가운 물온도.

한번에 설명하기엔 좀 어렵다. 





밥 먹으면서 내린 우리의 결정! 

사막 투어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호텔에 부탁해서 진행하는걸로 했다.

우리 말고 다른 곳에서 온 여행자 2명이 함께 조인 할꺼라나? 

예약 완료. 




그림자가 점점 길어지는 시간이다.

내일 사막 투어를 한다 해도 우리는 우리만의 시간을 한번 가져야 하지 않겠어??




트인 곳으로 걸어 나오니 정말 영화에서나 본듯한 사막 속 오아시스의 느낌이다. 




저 위의 사구를 향해 걸어가봅세~! 




낙타 안녕.

너희 샤워는 하나!?!? 


걸어다닐땐 낙타똥을 조심해야 합니다.(궁서체)




햐, 점점 누렇게만 생각했는데 점점 더 붉어진다. 




와...

모래가 굉장히 부드럽다. 

튀니지에서의 모래보다 더 곱다.


발가락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의 부드러움. 

아이고~ 좋아라... 




보통 사막이라고 생각하면 모래 가득한 사막을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었으니까.

하지만 알고보면 모래 가득한 사막은 의외로 그렇지 않다. 

튀니지에서 본 것처럼 모래가득한 곳도 있고 황무지 형태의 사막 또한 공존한다.


북아프리카 전역에 넓게 펼쳐진 사하라 사막은 그 크기 때문에 사막이라는 이름에는 절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게다가 유럽에서 가까워서 많은 여행자들이 오는데다 넓은 지역에 따라 바라볼수 있는 그 이미지가 다양하다 보니 그래서 더욱 여행자들에게 각인이 된 듯 싶다. 

올라가는데 힘이 부치기 시작한다. 어흐.... 




어우~ 

이런 나이스 커플




와우~! 

(수퍼마리오 꿈나무) 나는 나이스 점프 

숨 많이 참.ㅋㅋㅋㅋ




점점 더 붉어지는 사막.


동네 아이들은 체력도 좋지 위에서 굴러내려오면서 재미나게 논다.

나이가 들어도 재미나게 살고 싶다. 

인간 심리학중에 남성 심리학이 존재하지 않고 유아 심리학만 있는건 남성의 심리학이 유아와 비슷해서라는데, 생각해보면 참 맞는거 같다. 그 증거가 나일지도 모르겠네. -_-;

점점 더 위로 올라가야지~!




케이트 US ARMY 체력 제대로.

해병대 출신 남편 뭐라할 와이프가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볼때마다 재미있는 커플임.




튀니지에서 방문한 사하라도 좋았지만 차이가 좀 크다. 

내가 방문한 모로코의 사막은 튀니지의 느낌을 압도한다. 

무엇보다 매체를 통해 접하는 사하라의 이미지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내 눈과 몸은 고운 모래로 흠뻑 젖어드는 태양의 강렬한 붉은색과 기운에 감동한다.

으아~~~~~~~~~~~~~~~~~~~~~~~~~~~~~~~~~




ㅋㅋㅋㅋㅋㅋ

남는건 사진뿐! 




해가 지평선에 걸려가는 걸 우리 세명 모두 지켜보는 중.

색이 그라데이션으로 지는 모습은 특히나 아프리카에서 많이 본다.

내 기억에 실패한적 없는 아프리카의 일몰.... 매일 저녁 살펴볼 선물이여! 




사막에도 생명은 있다.




지는 해의 반대편엔 저렇게 하늘이 물들었구나.

진짜 멋있다.




빛 때문에 제대로 보일려나 모르겠다.

햐... 



땅 가까이에 붙어있는 낙타의 모습과 모래먼지, 그리고 하늘의 배경. 

나도 모르게 "이야~ 우와~" 내뱉은 탄성...




가까이서 보면 이렇지만, 배경 좀 달리해서 보이면 예술작품이 된다.




지나온 모로코 내 여행지가 나쁜건 아니었지만 내게 이곳은 단연코 모로코 여행의 핵심이었다.

한 시간도 안되어 사막이 붉게 물들며 변하는 모습과 하늘의 모습은....

오랜만에 느끼는 전율과 감동, 그 자체였다. 




정말 정말 멋있다.

모로코로 오고 나서 겪은 안 좋은 일들. 

각자의 삶에 일어나는 컨트롤 할 수 없는 일들과 사고, 짜증스러운 것들을 생각하면 우리 삶이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좋은 것만 봐야지. 그리고 지금 다시 생각한다.

모로코에 오길 잘했어. 


내가 기억한 사하라. 나의 사하라.

내가 체험한 사하라. 나의 사하라.

그리고 언젠가 이곳을 방문할 모든이에게 각인될 당신의 사하라가 되길.




오늘의 저녁 식사. 

향을 맡을수가 없어 어떤 맛인지 정말 모르겠다.

몸은 별로인데, 기운은 좀 나네 그려.


자! 내일은 저와 함께... 낙타타고 사하라로 가시죠!?!?! ^^ 





2018년 12월 9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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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격려와 응원의 댓글, 완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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