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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세계일주 8년 9개월, 2922일의 여정을 마치며

by 아스팔트고구마 2018. 12. 30.

자전거 세계일주 8년 9개월, 2922일의 여정을 마치며


안녕하세요. 블로그를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 다들 건강하시지요? 

아주~ 반가운(?) 한국의 추운 겨울을 느껴보고 있는 성원입니다. (러시아보다 약간 덜 추워서 괜찮습니다. ㅎㅎㅎ)


그날이 왔네요. ^^ 

2010년 3월 31일 철티비 끌고 출발한 어설픈 자전거 세계여행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야호~! 살아서 돌아왔다!!!!!!!!!! ㅎㅎㅎㅎ 

그간 얼마나 댕겼나 싶어서 날짜를 카운팅해보니 8년 하고도 9개월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입국 날짜로 계산을 해보니 2922일!  






중간에 한국에 들어온 시간을 제외하고도 8년이 되는 시간을 꼬박 길에서 보냈으니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네요.(정확한 날짜는 귀찮아서;ㅋㅋㅋ)

여행에서 죽어도 좋다고 생각으로 여행을 했었고 그래서 끝 마칠때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보진 않았습니다.

막상 이렇게 현실을 마주하고 나니 기분이 묘합니다. ^^ 



전 그저께 2018년 12월 28일부로 한국에 도착해 포르투갈에서 제 자전거 세계여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올렸던 모로코에 온 뒤에 폐렴에 걸려서 굉장히 힘든 시간에 있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이동하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지만 그냥 쉬기만 했습니다.  

인터넷 속도도 확보가 되면서 짧은 소식의 글들이라도 올렸을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너무 심하게 아팠거든요.








가까운 지인들에겐 올해는 돌아올께라고 말을 해 뒀었는데....

중간에 한국으로 안 오고 제가 중앙아시아나 서아프리카, 혹은 다시 쿠바로 샐까봐 의심(?)하던 몇몇 지인들의 의심을 사진 하나로 불식시켰습니다. ㅋㅋㅋ

(믿기냐? 이것들아.ㅎㅎㅎ 그래도 세계지도 보고 시비거는 친구들이 있어 재미있었어요.)





저 같은 장기 여행자에게 여행을 계속 하는게 손바닥 뒤집듯 훨씬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적당한 때를 잡고 마무리 하는게 중요한 걸 길에서 배운지라 자전거까지 아예 들고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모든일에 적당한 때가 있다는데 제가 그 때를 정확히 잡은 건진 알 순 없어도 새롭게 할 일들을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서요.




처음 이 여정을 시작할때부터 돌아올때는 북한을 통해서 올 수 있으려나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권도 바뀌고 국제 관계의 변화도 생기면서 여행의 마무리를 북한을 통해서 라이딩을 마치고 싶었으나 아직까지... 

누군가에게는 큰 소망 혹은 소원일수도, 어떤이에게는 자랑거리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떤 '최초'의 타이틀을 걸기위한 하나의 작은 일일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80년대생의 공장식 교육이 잘 된 제게는 꽤나 뭉클한 감동의 일일것 같거든요.

 

그거면 뭐 충분한데... 쩝~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나면 아무나 쉽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시간이 오겠지요? 

아쉽지만 아쉽지 않음이 마음속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 






무사히 살아와서 다행이면서 앞으로 또 벌어질 일이 기대가 됩니다. 

문자 그대로 기대반 두려움반 속에 시차 적응을 해가면서 긴 여정의 끝, 자전거 세계일주를 끝냅니다. 

싸이월드 블로그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블로그나 SNS 및 이메일 쪽지 등 계속 함께 해주신 분들 얼굴한번 본 적도 없지만 틈틈히 제게 꾸준히 용기와 격려를 주셔서 정말로 고개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8년전 여행을 떠나기전 썼던 글을 다시 되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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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섭니다.


저마다 사연과 사정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만,

이 삶이 저라는 한 사람에게 사는 하나의 온전한  삶이기에...

길을 나섭니다.


삶의 여러가지 궁금증과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어떤 길을 가느냐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일 것입니다.

저는 정말 미칠것 같은 고민과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자전거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길을 나섭니다.

군시절 겪은 소대원의 죽음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병과 부대원의 지뢰사고는

나만 아니면 된다가 아니라,

이번은 내가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목숨은 어쩌면 너무 부질없는 것 같기도 하고,

신의 뜻이라는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우리 인간들의 문제에

20대라는 젊음 하나로 이 호기심과 나 자신의 삶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 해 보고자

이 길을 나섭니다. 


힌두교, 이슬람교 등 여러 문화권의 신앙관을 보고

다른 나라사람들의 행복관을 보고

물질관을 보고

세계관을 보고

가치관을 보고

20대들을 보고

취업난도 좀 보고

사회, 문화, 경제 등등등...


제가 배우고 아는 모든 것들을 보고 오고 싶습니다.

우리의 것과 비교해보고 해서

제가 사는 삶도 행복하고,

내 주변 사람들,

아니 이 글을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0.0000001%라도 긍정적인 기여하고 싶네요.


배가 불러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배가 너무 고파서 한국보다 더 싼 돈으로 버티고 살 수 있을것 같은

짧은 계산으로 이렇게 여행을 시작합니다.

여정가운데 내가 혼자 아니라는 체험을 꼭 하고싶습니다.

그 분은 함께 계시겠죠?

그리고 함께 해 주실꺼죠?

절 위해 기도해주시고.... 기도해주세요....^^

한국, 혹은 다른 어디서든...

나눌 수 있는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올께요~


그 때 만나면

커피 한잔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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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젊은때 사진 나이슨데..-_-; 사진이 사기군요.ㅋ)


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하면서 거울을 보니 얼굴과 몸의 변화가 그때와 같지 않음을 쉽게 증명하는 듯 해요.

그때의 생각과 20대에 품는 인생에 대한 수많은 문제와 의문들이 상당하게 해결과 됨과 동시에 또 유예가 된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살 이유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20대의 청년이 30대 후반의 아저씨가 되어서 나타났습니다. ㅎㅎㅎㅎㅎ 


출발할때의 고민거리, 그리고 나눌거리가 마음속에 충분히 있을거니깐 이제 쓸만한 사람이 되도록 또 저의 자리에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마음속에 감상적인 여유도 생기고 힘든 일도 호탕하게 웃으면서 이야기 나눌 시간이 생기겠지요? 


다시 한번 많은 분들의 응원과 성원이에게 보내 주신 '성원' 깊이 감사드려요. (이젠 아재네요. ㅠㅠ) 

올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2019년의 한해가 복이 넘치고 즐거운 에너지를 몸에 똘똘감고 살아가시길 빌어요.


이제 인터넷 최고의 나라에 왔으니, 그간의 남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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