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일주 ~2993일차 : 운남 보이차 작업의 현장
2018년 4월 27일
차를 만들기 전에 많이 준비를 해야할 단계가 있다.
포장을 위한 것들 중 가장 중요한 내비(간략한 차 정보에 대한 것으로 보통 종이를 넣고 함께 긴압한다.)!
또한 차산지에 들어가면 도시와는 달라 현지에서 공수할수 있는 것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매해 같은 일을 한다 해도 이것도 사람일이라 일일이 확인을 잘 해야한다.
베이스 캠프인 징홍에서 관련 업체들을 돌아다니며 보이차 제작을 위한 부수적 아이템 준비를 마치고 차산으로 간다.
오늘 잠시 ATV를 타고 온 축제의 자리는 바로 남나산.
오늘 차산에는 경사스런 일이 생겼다.
차산의 헤이처 선생님 손자의 결혼식.
소수민족인 하니족의 전통 의상을 입고 마을 잔치를 열며 그들의 생활 모습을 곁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신랑 쓰리, 신부 루루.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딴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이 읍다.;;ㅋㅋㅋ)
남녀 따로 앉아서 먹는 모습, 그리고 의상.
할매 할배요... 겸상 안 합니까!?!?!?!? ㅎㅎ
단순히 여행자의 신분에서 차를 만드는 자리로 오니 그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듣게 된다.
과거에 비하자면 많이 문명화된 지금 세상이다. 그러기엔 서글픈 현실도 많다.
그저 불편한 사실을 마음 한켠에 갖고 살아갈 뿐이다.
대회에 참가한 마라토너 신발안에 든 작은 돌 하나의 상황이 이들의 심정을 대변할까??
다시 되돌아가기 ㅎㅎㅎ
징홍에서 하루를 보내며 부지런히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본격적인 차 생산에 돌입할 시간이다.
저 멀리...
미얀마 국경에 가까운 차산지, 멍송(Mengsong)으로 간다.
차산지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차농들과 함께 차를 만들 수 있는 고요한 시간.
처음으로 와본 멍송 지역이다.
멀긴 남나산보다 멀어도 시골 마을의 분위기는 둘러쌓인 산이 이곳의 느낌을 굉장히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
지도로 보니 도로상 조금만 가면, 진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미얀마와 가깝다.
사진은 중국 미얀마 해관(국경 통관소)
실제로 국경이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갈 수가 없다고 한다.
아쉬울 따름.
멍송은 1000년부터 2000년이 넘는 차나무 보단 보통 400년 정도 된 차나무 밭이 적당한 산의 골 사이에 여기저기 조성되어 있다.
과거 소수민족이었던 하니족이 중국 관군들의 추격을 피해 도망, 그리고 또 도망해서 란찬강을 넘어 계속 내달렸다.
운남성 지도를 보면 란찬강(우리가 아는 메콩강을 중국에선 란찬강이라 부른다)을 넘어가면 서쪽으로 미얀마다.
도망가면서 그들의 생존에 필요한 식수를 위해, 차나무 씨앗을 뿌렸을꺼란 추측과 동시에 그들 조상의 삶에 대해서 알 수가 있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소수민족의 이름도 하니족에서 강을 넘으면서 그 이름을 아이니족으로 바꾸었을까...
차 만들기 작업은 이미 시작.
멍송의 든든한 차산 지원군, '쉬에동'이와 그의 안내 '샤오옌'.
정말 보기예도 예쁜 부부.
아래 증기는 일반 물이 아니라 차를 담아 함께 찻증기로 씌워 산차(마른 형태의 부피가 큰 찻잎)를 가공한다.
당시에 느꼈던 기운이 참 좋다.
작은 키의 그녀, 외모로만 판단 할 수 없는 그녀의 작업솜씨.
일하는 모습은 달인이다.
나도 차를 만들었다.
차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보니 벌써 5월이야!?
그래도 일하는 동안만은 복잡한 생각은 잠시 접어둘 수 있어 좋다.
일을 하다 잠시 쉴땐 정말 야생천지의 차 산지의 분위기를 알게 된다.
꿀좀 빨겠습니다! 할땐 이거 좀 ㅎㅎㅎㅎ
멍송 지역의 다른 차 산 가족인 동성이네에서 가공중인 차.
그의 아내와 합을 맞추어 가며 차를 만드는 속도가 와... 장난아님.
동성이네 쪼꼬미.
처음엔 아들인줄 알았다. 너무 귀엽게 생겨서 ㅎㅎㅎ
알고보니 딸이었어.... 와 너무 귀엽다. ^^
건강하게 자라다오! ^^
건조를 한 차는 면포 풀어내
다시 건조대 위에 놓는다.
차를 만드는 전 과정이 수공이다.
차에 대한 품질 관리기도 하거니와 전통적인 보이차의 형태를 그대로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다.
'일광건조'는 보이차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해가 날땐 밖에 날씨가 흐려지겠다 싶으면 또 안으로 들인다.
미리 작업을 시작했던 곳에선 이제 포장에 들어간다.
보이차엔 정말 손이 많이 간다. ㅎㅎㅎ
보이차 문화가 커피만큼 덜 보급된것은 아마 중국 특유의 신비주의와 자본논리 또한 함께여서 인것 같다.
비싼 가격만큼이나 진상 손님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아예 중국에선 Money talks 가 되는거겠지.
한지에 올해의 시간과 차를 담는다.
익숙치 않은 내겐 비싼 포장지인 한지만 날린다. -_-;
연습 좀 하고, 포장을 도왔다.
손 정말... 많이 간다.
일을 마치면 먹는 참 시간.
대륙은 달라...
죽순...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오늘자 차 산지.
비가 한번 내리고 나니 이런 모양을 띈다.
정말 장엄한 분위기는 이 높은 산에서 만들어내는 풍광과 주변 환경에서 피부로 느낄수 있는 이곳만의 분위기 인것 같다.
매일 이곳을 지나가는 현지 차산 식구들도 이곳 분위기를 담으려 모두 내려 이곳저곳 사진을 찍었었다.
오늘도 반복되는 차 만들기 공정.
일부 포장을 마친 차들은 일광건조를 다시 한번 시작한다.
이곳 햇빛은 정말 정말 뜨겁다.
벌레들 다 죽겄슈~
동성이네에서도 계속 되는 작업.
차향은 맡아도 여전히 좋다.
나 또한 초제소를 여기저기 오가며 차를 만들고 빠지는 물품이나 필요 물품이 따로 있는지 왔다갔다 한다.
그렇게 오랜만에 사진에 담아보는 보이차 만들기!
찍어준 무훈 형님께 감사.
한번 만들어 볼까유?
몇년만에 담아보는 보이차 만들기!
불 옆이라 몸도 덥고 얼굴에도 열이 오른다.
위의 사진 중 하나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외국친구들이 미드 브레이킹 배드에 나오는 화학 선생과 제자가 마치 마약 만드는 거 같다며 이 짤을 보내줬다ㅋㅋㅋㅋㅋ
Let's cook Jesse! (마약 만들때 선생이 제자에게 하던 말. ㅋㅋㅋㅋㅋ)
아놔... 이 짜식들. ㅋㅋㅋㅋㅋ
땀 좀 흘렸으니 씻어내야지.
아~~~~~~~~ 개운해!!!!!
살이 많이 쪘다.
차산에 하루가 저문다.
2018년 5월 4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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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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