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3023일차 : 대륙의 클라스, 대륙의 플렉스
2018년 5월 19일
차산에서 본격적인 차고 만들기에 들어섰다.
24시간 3교대로 이곳에서 불을 지펴가며 일주일 내내 쉬지 않고 차고를 만든다.
황제가 되면 이런거겠구나 하고 잠시 생각을 해 봤다.
과거 민초들이 황제에게 공납했을 것을 생각한다면 정말 신경을 더 쓰지 않았겠나. 잘못하다간 목도 날아갈 수 있는 일인데...
차의 역사와 더불어 이곳 지금 촌구석 운남성 어딘가부터 북경이라는 수도까지...
여기서 만들어진 차고는 황제의 입안까지 들어가는 길은 그야말로 대장정이었겠다. 지금도 짧은 거리가 아닌데 예전엔 그 심리적 거리가 훨씬 멀었으리라.
불과 청나라 왕들이 있던 몇세기전의 이야기겠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식문화에 이렇게 자리잡아 현재까지 전해져오고 있다. 재미를 넘어선 역사가 있는 이것이 너무나 재미있고, 현재 우리의 삶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 사실이 더 신기할 뿐이다.
아침, 동성이네 집에 들렀는데 어머니께서 약간 시들려놓은 찻잎을 광주리에 가져왔다.
실제 눈 앞에서 보는 차 덖음 과정.
뜨거운 불에 손으로 바삐 비벼내며 털어내는 찻잎.
와... ㅎㅎㅎㅎ 안에 갇고 있던 습기가 화악~ 올라온다.
실제로 좀 해 봤으면 좋으련만, 비싼 찻잎 날려먹을까봐 차마 그러진 못하고 요래조래 시간과 덖는 모습을 본다.
초보가 그냥 하단 화상을 득템할 수 있다.
계속 작업중인 차고 만들기의 현장.
시간이 바뀌고 멤버도 조금씩 바뀌면서 작업을 계속 해 나간다.
작업 자체는 어려운것이 아니지만 적당히 시간을 봐가면서 지필 불, 그리고 나무도 계속 넣어줘야한다.
또한 물도 쫄아붙지 않게 계속적으로 물을 부어줘야한다.
낮에 하늘 좀 보고.
경치 참 좋아~ ^^
며칠동안 좀 했더니, 뒤에 찻 기름이 나오기 시작.
후아~~~~~
킵 고잉!
애뢰산 찻잎.
개인적으로 정말 야생성 넘치면서 와인에 가까운 맛을 내는 차.
이걸 보통 차 마시는 방법인 개완에 넣고 물을 부어 따라내는 방식이라면 절대 이 맛이 안 나왔을꺼다.
달여먹는 것을 습관적으로 하고나니 이 맛의 깊음에 정말 빠져든다.
너무너무 맛있다!
계속 진행중
작업 중 허세.
요새 말로 플렉스 하는게 이런거겠나...? ㅋㅋㅋㅋ
어디서 왔는지는 말하지 않게뜸.ㅋ
차고 만드는 동안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잠시 자리를 비우고 여유를 갖는다.
그 시간동안 동성이는 물고기 잡으러 갔다왔다. ㅋㅋㅋ
와... ㅎㅎㅎ 상당히 큼!
날이 또 며칠 바뀐다.
하늘 한번 더 보고!
맑은 하늘, 우리나라엔 미세먼지와 황사가 넘치려나..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보이차고 작업의 현장.
나무가 다 타고 새 나무를 넣으면 천천히 붙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화력은 당연히 약해진다.
이 앞에서 풀무질을 하다보면 나무가 참 잘 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사실 얼굴에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로 열기가 확 오른다.
그런데 땀이 터져도 기분이 너무 좋더라....^^
하룻밤이 또 지난다.
차 마시면서 이것저것 실험해보는 중.
그간 차산에서 경험한 자의 증거.
모기, 날벌레, 풀벌레 뭐 할 것없이 한국산 피라면 좋다고 빨아제끼는 애들.
짧으면 며칠이지만, 길게는 모기나 벌레에 물린 자리가 4-5년 이상 가는경우도 있다.
아이고 다리야 ㅎㅎㅎㅎ
나도 중국에 있는동안 모기에 물린게 그렇게 오래 갈지 몰랐음.
이 사진은 차고 만들기를 마치고 차산에서 내려온지 며칠이 지나서 찍은 사진이다.
모기에 언제 물린지는 기억도 안 난다.
그렇게 야생의 현장이다.
내 오토바이 센세!
여유시간엔 '오빠 달려!'를 해야되는데 아직까지 내 오토바이 타는 실력은 뒤에 누굴 못 태운다.
잘 안나가는지도 모르고 라이딩 중 내게 멈추라던 그녀.
오토바이 타이어 수리 참... 자전거스럽다.
작은 촌동네에 이런 수리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지.
비는 시간엔 이렇게 오토바이 타고 동네도 다니면서... 오토바이 스킬(?) 능력 렙업도 한다.
차고 만들기의 막날이다.
화력 증강 및 바람을 좀 더 좋게 하기 위해 옆에 벽돌을 새로 쌓고 계속 작업중!
설정샷.
한국에서 손님이 오셨다.
현장의 위력. 대나무 찻잔을 만들어 달인 차를 마시려고 한다.
이 경험이 주는 느낌은 굉장히 강력하다.
이곳을 여러번 찾는 사람들도 다시 이것을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
이곳이 주는 분위기와 입으로 마시는 감동은 애호가들에겐 특별함 이상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을 향해 가는 중....
함께한 차산 식구들과.
귀여워ㅎㅎㅎㅎ
옆에 있는 차나무를 이용해 이곳에서도 죽통차를 마신다.
남나산에 비해서 이곳이 더 청량한 느낌을 주는 이곳 환경은 맛에 대한 감각을 훨씬 더 흥분시킨다.
대나무 통이 열을 받아 끓는다.
대나무가 갖고 있는 수분이라해야 할까 기름이라 해야할까. 열을 받으면서 대나무 통에서 스며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진짜 생경하다.
우리나라 조상들은 저것을 가지고 조선3대 술 중 하나라는 '죽력고'를 만들었다지.
술은 즐겨하지 않아도 굉장히 궁금한 맛임.ㅋㅋㅋ
여러 찻물을 한 곳에 모았다.
차고 만들기 작업은 이렇게 끝이 났다.
찻물을 달여놓은 차고는 식힌뒤 보면 되겠지.
죽통차를 준비하는동안
차산에 찾은 분들과 차를 함께 마실 시간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
카오지!!! 구운 닭이여!!!
오는 길에 식었을테지만 작업을 끝낸 숯 위에 놓고 천천히 기다렸다.
아우, 군침 도네~ ^^
찾아주신 신부님들과 함께, 차산에서의 청초한 티 타임!
차를 마시며 전부다 감탄.
향과 맛이 주는 느낌은 정말 몇번이나 경험해도 싫지 않다.
바삐 마셔대니 어느새 탕관안은 바닥을 보였다.
찻물을 비워냈으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거라도 좀 해야죠! ㅎㅎㅎ
은탕관에 라면 해 먹어 본사람!?!?!
아우,
모자라 컵을 대신에 아까 찻물을 마시던 컵을 라면 컵으로 대신한다.
대나무 향 라면.
이걸 어떻게 표현한다...? ㅋㅋㅋㅋ
그렇게 차산에서 보이차고 만들기를 마치고 징홍으로 내려왔다.
일 자체의 강도가 힘든 것은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나온 시간이 여행이 전부였고 그것에 비하자면 육체적으로 겪는 일의 강도는 준거점이 단지 이곳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조용히 간직해야할 것들과, 머리가 나빠서 쉽게 까 먹을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들을 마음속에 새겨놨다.
더 성장해야지.
촌 구석에서 내려와 할 수 있는 큰 재미는 바로 맛난 음식 먹기.
그때의 시간을 보답받고자 징홍으로 내려와 훠궈 집에서 함께 자축의 시간을 가졌다.
즐겁다, 즐거워...^^
오랜만에 찾은 윈 카페.
작업의 끄트머리가 보이기 시작하니 이제 여유가 생겨난다.
간만에 찾은 차순호 댁 따님인 차자운 누님과 함께 차 마시는 시간.
주변분들에게 좋은 차를 좀 전해주고 싶다.
함께 식사시간을 갖고, 일상의 시간을 보낸다.
계속 되고 있던 공정 중 하나. 차 건조 부분이다.
포수제가 끝난뒤 비가 계속 되고 있는 날씨.
인공적으로 건조기를 쓰는게 아니라 자연그대로의 방식대로 하기 때문에 차 건조를 위해서도 정말~~~~ 손이 많이 간다.
마지막 포장 단계를 위해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차 안에 곰팡이가 핀다.
일주일간의 결과. 차고!
어떻게 나온건지 정말 궁금했는데, 양이 굉장히 적다.
-_-; 찻잎 쓴 양만해도 킬로 단위가 넘는데. 헉... ㅠㅠ
이전에 읽은 책에서 중국에선 차고 10kg짜리였나가 우리돈 십수억을 했던 것을 본것 같다.
그것이 2000년대 초반이니, 아마 지금 중국 물가로 수십억을 넘겠군. -_-;
알수 없는 세계지만 비싼 차 원료에 작업 시간을 생각하면 가치가 어떻게 매겨질지 굉장히 궁금하다.
어차피 형님네 차는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인기가 많고, 무엇보다 중국의 VIP들이 차를 찾는다.
차로 플렉스 하시는 분들이... 어우, 대륙 플렉스는 달라... 달라. -_-;
이런 생각을 처음 해 본 것 같다.
이것은 섭취할 음식이지만, 좋은 작품이 되리라.
하루가 지나고 그 동안 못 본 친구들 보러 가는 길.
남나산에는 공주가 있다. ㅋㅋㅋ
남나공주라는 이름을 달고 찻가게를 운영하는
남나공주 안녕!!! ㅎㅎㅎㅎㅎ
남나산에 가면 항상 내가 공뽀주(공포의 뽀과주<옥수수술>)을 조심해야 하는데...
이 공주님은 남나산 멤버시다. 어우, 진짜 강력함. -_-;
말하는 것, 보는 것, 듣는 것에 대한 가르침.
차 한 잔을 놓고 앞에 놓인 요 차총(차자리에 있는 장난감)을 보고 생각에 잠겨든다.
대륙 친구들의 기상을 느껴볼 시간이 다가왔다.
차 사업을 하는 현지인 아저씨 댁에 초대를 받아 왔다.
차를 마시며 몸풀기(?) 장운동 시작. ㅋㅋㅋㅋ
이곳 위치도 외곽인데다 넓게 참 좋다.
산 많은 우리나라만 있다가 이곳의 트인곳을 보니 나 또한 없던 호연지기가 막 생겨나는 듯 하네.
셩위앤, 꾸어시아라이~(성원아, 내려와봐~)
응? 뭐죠?
으허허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 본 거보다 훨씬 더 큰 돼지다.
생선도 있음.
와... 이거 무슨 부페 음식도 아니고...
이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으려나...??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위의 고기 사진은 배 부르게 먹고 남은거다. -_-;)
진짜 음식을 먹다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와....;;;;
(중국에서 체중만 8kg이상 쪘음.-_-;)
중국 꺼꺼들의 술과 음식 사랑.
중국에서 손님들 오면 음식 대접을 얼마나 해 줘야 이들 성에 찰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식탁 위 음식은 거의 손도 못댔음.
차려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그저 먹는 시늉만...-_-;;;
셩위앤 츠바츠바(성원아 먹어, 더 먹어)
꺼꺼, 꺼울러, 쩐더 바오 쓰러~(형, 충분해요, 진짜 배 불러 죽을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륙의 클라스? 대륙의 플렉스...? ㅋㅋㅋㅋ
5월말이 지나고, 6월에 들어섰다.
작업을 하고 남은 찻잎. 혹은 친구에게 받은 찻잎을 갖고 여러가지 실험을 하면서 차산지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국 타오바오를 통해 물건 좀 샀고
그 중에 커피도 좀 샀다.
아마, 이정도의 가격대 퀄리티 커피는 한국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것 같다.
흠, 중국이란 나라....
어렵다.
복잡하다. 한편으론 참 옆에 있어 다행이란 생각과 아찔한 느낌이 동시에 든다.
앞으로도 이 감정이 계속 되겠구나... 싶다.
저녁엔 현지 친구 생일이라고 초대 받아서 갔는데...
이런 파티는 또 처음이다.
생일이 된 친구의 플렉스...
2만위안짜리 였나? 3만위안짜리 코스였나...
아무튼 우리돈 300-400만원 정도는 되는 코스로 하나를 주문했다는데...
가게 전 직원들이 무슨 엄정화 디스코의 의상에 반짝이는 램프를 장착하고 양손엔 스페인산 주스를 들고와 춤을 추면서 여러가지 퍼포먼스를 보였다. 한 40-50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이 가라오케 안에 바글바글 거리니 시각적 효과가 대단했다.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튜브에서나 보던 광경.
사진엔 사이보그 분장(?)했던 직원들은 다 빠져나간거.
와인이 아니라 주스인데도 양이 너무 많아서 마시지도 못했다. 남은게 반 이상.
내가 중국와서 살이 찐 이유라 쳐야지. -_-;
쥬니셩르 콰일러!
잊을 수 없었던 생일날의 경험, 웃음도 나도 멍~ 하기도 하고... ㅋㅋㅋㅋ
옆에 있던 중국 형님들이 배불러 지쳐있던 날 보고 괜찮냐고 물어본다.... ㅋㅋㅋㅋㅋㅋ
어우, 힘들다!
뭔가 빡센데, 재미있었던 시간이다.
중국에서의 일정을 슬슬 마무리 할 때가 다가온다.
2018년 6월 3일 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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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9개월 간의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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