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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634일차 : 므완자(Mwanza), 지루한 시간에서 건져올리는 한 가지 기쁨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3. 14.

자전거 세계여행 ~2634일차 : 므완자(Mwanza), 지루한 시간에서 건져올리는 한 가지 기쁨


2017년 6월 1일


새벽 일찍 떠나는 날 아침.

오늘은 아루샤(Arusha)에서 므완자(Mwanza)로 간다.




돈을 내면서도 잔돈 거슬러 받는걸 차일피일 미루던 숙소.

며칠동안 돈을 내고 잔돈을 못받았었는데 자꾸 kindly라고만 반복하며 양해를 구했었다.


직원 : 내일 준비 할께.


다음 날 


직원 : 아, 내일 준비 해 줄께. 지금 잔돈이 없어.


그 다음 날 


직원 : 아, 내일 준비해 줄께. 지금 잔돈이 없어.


체크 아웃때문에 잔돈준비 해 놓겠다하더니 까먹은건지 그제서야 찾는 시늉을 한다.

뭐여, 이것들이.


나 : 어이, 어제 말해놨잖아. 준비 안 한거야나

직원 : 아니, 준비 해 놨어... 근데(주섬주섬)....

나 : 하루 이틀도 아니고 도대체 뭐야. 

직원 : 잠깐만, 매니저 불러 올께.






작은 돈이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가 보다.

얼마 안되는 돈 그냥 넘어가면 직원들이 입닦으면 끝. 

유럽 사람은 돈 관계에 굉장히 철저하고 일본, 중국 사람 또한 다 받아간다던데 한국 사람은 덜 그래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에 이야기를 해 놨는데 준비를 안 해놓다니. 모시에서도 이런적이 있어서 그들의 생각과 행동거지를 알게 된다.


아루샤에서 버스를 타고 므완자(Mwanza)로 간다.

탄자니아를 그냥 떠나긴 아쉬워서....


이곳 버스터미널에서도 참 여러 일이 있었다.

사기꾼 천지인 이곳에 어떻게 상대를 해야할지. 아으....




짐 검색차 온건가? 

뭐, 이래저래 온 경찰서. 

잠시 내렸다가 다시 이동한다.




휴게소에 들른뒤...

이것저것 먹고 다시 이동.

아프리카 여행시, 아니 중남미도 마찬가지다.

여행 인프라가 안 좋을수록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음식. 그리고 장거리 버스 이동시 탈 날때 주의 해야할 것들이다.

먹는 것은 아무거나 잘 먹으니 그리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버스타다가 급하게 대소변이 마려울 경우엔 큰일난다.

장이 민감한 분들이라면 여행 인프라가 좋지 않은 나라임을 감안하고 기차는 몰라도 버스 이동시 크게 주의를 하시길 당부한다.





드디어...

길고 긴 시간동안 이동 시간이다. 


보통 8~9시간이라고 하던 버스는 무려 15시간이 걸려서 도착했다.

먼지 구덩이의 짐칸에 자전거와 짐짝은 무사히 도착을 했다.

힘들게 도착한 저녁 그릴에 구운 치킨 먹고...

숙소를 잡았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힘들었다. 정말. 




므완자의 숙소는 빅토리아 호수와 가까운 레이크 호텔(Lake hotel).




슬슬 므완자 구경 좀 해 볼까? 

어제 도착당시엔 굉장히 더웠는데 오늘은 날씨가 시원하다. 바람도 설렁설렁 불어대고~ ㅎㅎㅎㅎ



므완자는 아프리카 최대의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다.


빅토리아 호수를 끼고 므완자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물류가 왔다갔다하는 항구 도시의 역할을 하고 있어 이곳에 서 있는 시장은 사람들로 굉장히 붐빈다.




므완자에서 이마트 직원을 만나다니.

따라가면 왠지 시식코너 좀 볼 수 있을랑가? 




므완자에서의 주요 교통인 배.

버스마저 배로 실어 다른 도시로 나른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는 자연이 선물해주는 호수라고 말해주기 전에 오염부터 걱정을 해야할듯 하다.

많은 배들이 다니고,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들로 수질이 정상이라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




빅토리아 호수 주변을 다닌다.

어제 도착하고 나서 날씨가 너무 더웠던지라 확실히 적도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문에 지내는동안에 굉장히 덥겠구나하고 생각을 했으나 오늘은 날씨도 푸르고 무엇보다 시원해서 너무 좋다.

호수가를 걷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여유롭고 행복했음. ^^ 

저 호수가에 우뚝 솟은 저 바위의 이름이 비스마르크 바위라고 한다.

왠, 독일 아재 이름이 저 바위에 있는거지? 




지나가는 꼬마가 계속 쳐다 보길래. 

안녕. ^^ 




빅토리아 호수.

상하수도 처리가 좋지 않은 이곳에 사람들이 들어갔다가 뒷간 처리를 하고 나와서 기생충이 정말 많다고 한다. 




아~ 두팔벌려서 조용히 산책하는 이 시간 너무 좋음.

자전거도 그냥 내비두고 천천히 호수를 걸어간다.




호수 근처에는 아주 적당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 식당이 있다.

마파두부와 함께 챠오판 하나 시켜서 빈속도 좀 채워준다.




빅토리아 호수도 식후경이여. 

불어오는 바람이 이렇게 좋을수가. 

어제의 습기로 인한 찐득찐득한 느낌이 전혀 없어서 더 좋다..


단, 한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바로! 모기다! ㅋㅋㅋㅋ




다행히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는 모기는 아니어서 적당히 경계를 하다보면 괜찮음.(괜찮은게 아닌건가?ㅋ)

단점은 신경이 쓰인다는거. ㅋㅋㅋ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간다.




첨벙첨벙 호수가에서 노는 꼬마아이들.




너희가 므완자 초딩 일찐? 

현지인들과 가장 격의 없이 이야기하고 사진 찍은 순간이 아니었을까?




계속되는 감정의 연속이다.

햇빛 아래 서서 바라보니 뜨거운데 시원한 바람이 좋다.

비스마르크는 개안나? ㅋㅋㅋ




밀린 빨래 좀 하고 휴식.




아프리카 오니 많은 것들이 느리게 돌아간다. 

심지어 내 행동거지도 아프리카 사람들 마냥 헐랭헐랭 터덜터덜 걷거나 움직이는 모양이다.




생각까지 게을러지고 있다.

무엇보다 말썽인 컴퓨터로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게 문제라면 큰 문제. 

아흐...




오늘 하루도 맑은 날이다.




숙소에서 나와 자전거 수리점을 부지런히 찾아댕겼으나...

없다. 

그냥, 넘어가자. 르완다가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

아으, 갑갑하네. 




호수가 주변을 돌아보면서 교통편 체크를 했다.

호수를 건너서 갈 수 있는 배는 없다.

그래봤자 탄자니아니까, 내륙국인 르완다로 가려면 므완자에서 르완다 수도인 키갈리 방향인 서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비스마르크 바위.


그저께 왔던 레스토랑에 와서 일몰 시간에 맞춰서 식사시간을 가진다. 




해가 저물어 가는데... 와 저렇게 멋있을까.




나도 날고 싶다. ㅎㅎ

이 노을을 날면서 바라보는 너희들 기분이 어떨지...

진짜 궁금하다.

날고싶다. 




와. 진짜. 끝내준다... 


와..........

이걸 혼자봐야 하다니. ㅠㅠ 

므완자 와서 본건 호수와 호수 주변 풍경, 그리고 사람들.






탄자니아 사고사례를 이곳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워낙 많이 들어서 밤 사진도 별로 없고 돌아다니지도 않았다.

그래서 주로 즐겼던 시간은 낮 시간인데 너무 좋다. 

오늘 저 하늘의 일몰과 호수가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하늘의 이 햇빛이 좀 더 페달질에 양분을 주는 듯하다.

이 맛에 여행하는거지. 다행이다. 이런 시간을 가질수가 있어서.





탄자니아 지폐. 


숙소로 돌아와 남은 돈 계산을 해본다.

앞으로 갈 거리와 이것저것 생각해보면 탄자니아에서 남은 여행기간이 그리 길것 같지는 않다.


아프리카에서 그 기쁨 혹은 소소한 재미의 주기가 길어서 힘이 덜 난다. 

그 작은 재미거리도 사실은 재미 없음(Not fun)이 아니라 그냥 아무것도 없음(none)이다. ㅋㅋㅋㅋ

"나는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은 이럴때 써야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자잘한 기침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온다.

칵칵, 콜록콜록 소리를 내는 것 조차 고역이다. 아... ㅠㅠ 

몸도, 자전거도 둘다 정상이 아니군.

으혀, 

이동해야지. 대도시가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네. 



2017년 6월 4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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