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 미스트롯2 시청률 [서평 / 노는 만큼 성공한다, 김정운]
잊을만 하면 나오는 트로트. TV에 연일 보이기 시작한 프로그램이 있다.
그제서야 얼마전 TV에서 미스트롯2 가 시작한다는 걸 알았다. 아직 우려먹을 컨셉이 더 남았나? 검색해본 미스트롯2 시청률.
와, ㅎㅎㅎㅎ
지난주까지 약 30프로... 어마어마하구만. 시작때부터 지금까지 20퍼센트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어우~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내게, 저 프로그램의 인기를 실감할 때는 전국일주 할 당시였다.
수퍼마켓에 물건 사러 들어갔는데, 주인 아줌마와 친구들이 미스트롯 본다고 나눈 대화가 얼마나 진지했던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1. 노는 만큼 성공한다고?
책을 사 놓은지는 한참 됐는데, 최근에 책장 정리를 다시 하면서 눈에 띄어 집어든 책이다.
제목이 낯이 익었다. 군대에서 본 것 같은데...? 실제로 보니 2005년에 출간되었다.
도발적인 책 제목 아닌가? 노는 만큼 성공한다니. 이 책은 내게 무슨 메세지를 건네주려나. ^^
명지대 교수였던 김정운 님이 쓰신 '재미학'에 관련한 책이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를 읽다가, 앞서 말한 미스트롯 프로그램과 수퍼마켓에서의 상황이 떠올랐다.
TV속 감동을 선사하는 가수, 그들을 응원하는 시청자, 그리고 둘 다를 바라보는 나. 자신의 재미를 즐기고 있는 사람, 그리고 남의 재미를 보며 자신의 재미를 만들어 가는 사람. 그리고 그둘 모두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사람.
이 세 존재가 있었다.
유튜브로 치자면 손흥민 축구 경기, 외국인 리뷰, 그리고 그 리뷰를 보는 시청자 같은 상황이랄까?
2. 생각도 바뀌고 생활도 바뀌고
여러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 머릿속이 정리가 덜 되어서인지, 읽어가는데 내용이 조금 난잡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의 내용이 읽는 책과 내 관심사와 조합되어 머리속에 생생하게 남다보니, 저자의 의도와는 별개로 내 머리속은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 (이렇게 한다고 해가 되는건 아니니까 상관은 없다.)
그런 연유로 중간에 읽다가 지속하지 못하고 몇번 쉬면서 읽다 중반부 이후 제목에 집중하며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지금의 상황에 대한 모든 이유를 코로나만을 탓하려니 속시원하지 않다. 그렇다고 탓하지 않기엔 이미 많은 것들이 바뀐 상태다.
바이러스 하나가 사람들의 물리적 거리도 멀어지게 만들었고 나아가 함께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상황을 벗어나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곧 같은 공간의 점유 생활은 멀어지고, 온라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난 이 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행복(=성공)을 찾는데 필요한 재미의 중요성이라 생각한다.
코로나와 같은 상황을 다루진 않지만 물리적 공간 제약이 그 이전과 달라진 지금, 스스로가 의지적으로 시간을 만들어 그 성공을 찾는데 재미에서 출발해보라는 메세지로 읽었다.
가벼운 '재미'라는 단어를 다루지만, 독자의 눈높이에 따라 그 깊이는 차이가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집중한 바는 재미와 놀이, 삶의 행복과 성공 공식에 대한 어색하지 않은 연계성이었다. 이 관점에서 이야기 해보려 한다.
3.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세요?
P.189
우리의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재미를 박탈당한다. 재미가 없다는 사실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모가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공부하라는 잔소리와 더불어 갖가지 학원으로 아이들을 보내면서 아이들은 불행해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부모들은 스스로도 불행한 사람들이다. 자신들도 자라면서 재미를 박탈당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들이 '노는 꼴'을 못 본다. 아이들로부터 재미를 박탈하는 것이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어디 가면 재미있어요?"
그럼 나는 되묻는다.
"무엇을 재미있어 하세요?"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하면 재미있어 하는지 알아야 어딜 가면 재미있는지 알려줄 것 아닌가.
여행이 끝마치고 난 뒤 '어디가 가장 좋았어? 나한테 어디 추천해 줄래?' 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그 질문에 익숙한 대답으로 케바케, 질문자의 상황부터 물었다.
대단한 정보를 얻고자 한 질문은 아니었겠지만 나도, 작가도 같은 질문을 받은 것을 생각해보면 사람사는 모습은 별반 다를바가 없다.
경험이 사람을 만들지만 그 경험만을 추구한다면 삶의 영역은 경험에만 매몰된 삶이다. 또 앞으로의 삶의 행복과 재미의 지경을 넓힐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고 만다.
책이 나온지 무려 15년이 지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의 가치관은 조금씩 희미해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생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재미와 행복을 위해서는 과거 부모님 세대처럼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거다. 사람들도 변했고, 환경도 변해서 아마 지금의 20대들은 이런 감정을 못 느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겐 나의 감정(부모님 세대와 같은)이 보편적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더 당당하게 자문해도 되지 않을까?
"난 무엇을 좋아하지?"
4. 평생 함께 사는 나에게 필요한 것, 대화
P.262.
인간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죽음에 이르는 병인 우울, 불안, 적개심 이 세가지 부정적 정서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각각의 시작이 되는 슬픔, 걱정, 분노와 친해지는 것이다. (중략)
휴休 는 사람人 이 나무木 에 기대 앉아 있는 모양이다. 식息 은 자신自 의 마음心 을 돌아보븐 것이다. 나무에 기대어 앉아 자신의 망므을 돌아보는 것이 휴식이다. 즉 나무에 기대어 내가 나하고 대화하는 것이다. 이 것을 통해 슬픔, 걱정, 분노가 우울, 불안, 적개심으로 바뀌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과 스스로 대화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적은 것은 과거와 달리 변해버린 온라인의 손쉬운 접속때문이 아닐까?
스마트 기기로 언제나 사람들과 닿을수 있지만 정작 연락은 과거보다 훨씬 적어졌다.
가볍게 관심의 대상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게 된거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선, 자신이 행복할 수 있어야한다. 자신이 행복하려면 자신이 어떨때 행복한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그럴려면 자신이 어떤 대상에 감응하는지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 해 봐야 한다.
(책에선 길게 설명하지만, 내 식으로 요약한 행복 설명에 대한 요약이다.ㅋ)
그 경험은 반드시 놀이가 있고 재미를 동반한다.
작가는 "말초적인 것들만 찾아가다보니 어느샌가 상업적 재미에만 빠져드는 모습으로 변해가는게 현재 우리의 모습." 이라며 경고한다.
정말로 동의하는 말이다. 우리 삶의 행복이 겨우 TV프로그램 하나에 매몰될 수준의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가수가 제일 행복해 보인다.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어하며 그 무대를 즐긴 가수가 아닐까?
(이 글을 시청자 폄하로 보는 사람이 없으리라 본다. 나도 시청자임 ㅡㅡ^)
조용히 BGM 깔아놓고, 이 책의 내용을 질문삼아 자신에게 질문해봐도 좋을성 싶다.
앞서 말한대로 같은 질문이지만 그 질문의 느낌이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것은 이 책에서 내가 얻은 '책 읽기의 재미' 였다.
5. 게슈탈트
말초적 자극으로 개인의 집중을 자연스럽고 쉽게 빼앗아 가는 시대다.
휴식의 의미대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유롭게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위해선 역시나 중요한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P.280.
관객과 주인공은 항상 하나다. 상대방이 존재하지 않으면 자신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게슈탈트 원리로 설명한다. 게슈탈트란 통합된 전체를 의미한다. 주인공과 관객이 동시에 통합된 전체로 존재해야 각각의 의미가 부여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세상을 볼때 자신에게 중요한 일은 지각의 중심, 즉 전경으로 놓고 그 이외의 것은 배경으로 보낸다.
(중략)
전경과 배경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 가끔있다. 초점이 맞지 않는 고장난 카메라처럼 세상이 항상 뿌옇다. 그리고 하는 이야기는 항상 세상이 뿌옇다는 이야기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알수가 없다. 그저 남들이 하는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다.
2년전 스치듯 보던 tv에서는 트롯 프로그램이 쉬지않고 나왔고 난리였고, 포털 사이트에는 연일 도배가 됐었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좋아하던 모습에 수퍼마켓에 물건 사러 들렀다가 관심도 전혀 없어하던 주인 아줌마와 친구분들과의 모습이 생각난다.
한참을 생각해보다 질문을 새로 해 본다.
우리의 삶이 재미가 없다기 보다, 내 삶이 너무 재미 없는거 아닌가?
눈치의 민족 대한민국 사람이 남의 눈치 보느라 정작 자신의 재미를 잃고, 안전빵으로 남의 재미를 나의 재미로 삼은게 아닐까? 또 자신이 남 눈치 안보고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닐까?
재미가 있어야 인생에 즐거운 일이 더 생기고, 흔히 말하는 성공을 위한 운도 생긴다. (나는 인생에서 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공이라는 말 자체에 꼭 천착할 필요는 없다. 성공한 사람은 그 말 자체에 대해서 신경쓰기보다 자기가 원하는 재미있는 일에 빠져 살테니까.
곧 남이 만들어 준 재미'있어' 보이는 무언가보다, 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알게 된 재미를 찾고, 그것은 남은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가는데 더 중요하다.
6. 자신의 내면 성장을 위해 읽어보자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어지더라도 이후의 상황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을거라고들 말한다.
코로나가 가져온 우울함 때문에 '코로나 블루'라는 말까지 생겼다.
우울함을 벗어내기 위해 책에서 말하는 많은 혼자만의 대화 시간을 세계일주중에 많이 가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느꼈다. 나를 살피고 대화하는 것은 살면서 평생 가져가야할 매너다.
나지만 또다른 나를 게슈탈트 해서 봐야 알 수 있는 거다. 곧 이전에 없었던 내면과의 대화가 시작이다.
각잡고 읽을 필욘 없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자신의 행복을 의미있게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책이다.
아마 자기 자신에게 이전에 던지지 못했던 의미있는 질문들을 찾는데 도움이 되리라.
그나저나, 내가 성공을 아직까지 못한 이유는 알았다.
나는 더 재미있게, 더 놀아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의 의미, 내겐 깊었다.
서평, 노는 만큼 성공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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