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이 맞으면 남은건 속도 / 내 인생의 속도로 / 달리기 200KM
여름과 가을 사이에 있는 날, 그리고 딱 좋아하는 날씨다.
개인적으로 체감하는 1년에 딱 며칠만 느낄 수 있는 바로 그 환상적인 날씨가 요즘이다.
여름이 아니라고 하기엔 살짝 더위가 있고, 가을이 아니라고 하기엔 밤이 되면 확실한 선선함을 전해주는 바람.
따뜻함으로 시작해 끝에 상쾌함으로 변하는 그 바람이 피부털과 머리칼을 적실때 짧지만 엄청난 행복감을 느낀다. 1년에 딱 며칠만 느낄 수 있는 그 때. (외국에선 이런게 정말 느끼기 어려웠다.)
코로나 환자 급증 추세가 꺾이고 나서인지 지인들과의 만남이 하나 둘 늘어난다.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내가 겪지 않았기에 겪을일만 남은 걸로 느껴진다. (친구 왈, 야 이거 걸리면 2세 문제 생긴댄다. 진짠가.)
겪은 사람들 하나같이 모두 걸리지 마라고 말하지만 한편으론 누가 걸리고 싶어 걸리겠나.
이걸 겪지 않고선 아마 원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지구 두바퀴 거리를 돌았었다.
그렇게 천천히 가다보면 결국 쌓이는 누적 거리. 달린걸 오늘 의식 하고서 살피니 꽤 달렸다. 적어도 만보는 뛰자 싶어 약 2달간 밤에 조금씩 뜀박질한 거리가 대구 부산 왕복거리다. 저 기록도 많이 누락 된 거지만.
행복한 바람이 불어대는 밤에 조용히 걷고 뛰다보니 별별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십수년전 이야기에 지금을 보면서 남은 인생에 추억할꺼리만 남았나 싶어 약간의 의문과, 짜증, 가슴 두근거림이 동시에 다가온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 그럴수록 스스로에게 아는 걸 가르칠 순 없다. 머리가 굵어지고 나서는 이젠 웬만한건 잔소리로 받아들이는 나이.
이미 다 알고 있는걸 다시 기억해 내기가 더 중요한 때다.
삶에 조용한 시간이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네.
걷고, 뛰고, 생각하고... 내 삶의 속도로 오늘 밤의 기록 하나 남기고.
생각해보니 이것도 미국 여행기에 썼던 제목과 똑같네. ㅋ
내 삶의 속도로 힘내... 이게 10년전이다. 진짜.
2012년 미국... 밴든... 기록이 기억을 이긴다.
오늘 이 기록도 10년뒤 내 삶의 방향에 작은 가속도로 작용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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