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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0 중국

자전거 세계여행 ~140일차 : 쟈오콰(zhaokua), 모든 일엔 처음이 있지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9. 8.
8월 18일


으흡~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다.

윈보는 일어나자마자 '성~원~~ 횽~ 안녕하쎄요~?'
이렇게 인사를 한다.ㅋㅋㅋㅋ
내가 한국어 교육은 제대로 시켰어.^^
나는 광동어를 배웠는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생각나는건 하나도 없다;;; 







 

밖에 나오니 아주 화창하다. 오늘 라이딩도 아주(?) 기대된다.



 

출발전 가장 먼저 해야할건 당연히 밥먹기.ㅋ

 

밥먹자아~ 물론 밥은 무한리필! ^^
배부르게 먹고.... 나를 포함한 남자 3명의 뱃속에서 괄약근에 신호가 온것 같다. 얼른 화장실로 가서 볼일보고...








 

길을 나선다.







 

운남(雲南-윈난)이라는게... 정말 이름값을 하긴 하나보다. 운남성으로 들어온 이후부터 하늘엔 구름 보기가 정말 쉬워졌다. 

한국에서 쉬이 보기 어려운 모양과 빛들의 모습이 달리면서도 틈틈히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게 만든다.











오늘 마음같아선 석림(石林-스린)으로 가고 싶은데, 쉽지는 않을것 같다. 날씨와 지형에 따라 달렸으니...;;









하늘을 찌푸리고 있고, 언덕길은 우리의 페달질에 힘을 쏟게 만든다. 










 

 

예쁘게 핀 꽃밭과 시원하게 흐르는 물이 옆에 보인다. 
하지만 가는 길은 계속 오르막이라... 이럴땐 저런게 눈에 잘 안들어온다;;ㅋㅋ









길에 죽어있는 들고양이. 
이런 죽어있는 동물을 너무 많이 봐서 조금씩 무뎌가는것 같다.

여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즐기는게 아니라 생활이 되어버리겠지? 


다행인것은 아직까지는 지루함과 식상함이 오고있지는 않다. 
삶에 대한 많은 호기심과 궁금증들을 풀어내느라 바쁘고, 
그것을 다시 내 생각으로 소화하는데 시간이 필요해서 그걸 느낄시간 조차 없었던것 같다.

오래전이야기지만, 갑자기 LA다저스에 박찬호가 있을때 케빈 말론 단장이었나?? 그 사람이 한 말이 생각이 난다.
박찬호는 야구를 더 잘할수 있는데, 즐기지 못하고 심각하게 하는것 같다고... 
결과론적인거지만, 지금도 대단한 선수인 박찬호 선수가 즐겼다면 더 전설적인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우리 한국사람이 잘 못하는게 심각하게 사는 것 같다. 
외국갔다오면 여긴 어쩌니 저긴 어쩌니 하는데, 막상 한국오면 본인도 똑같아진다. 
재미있게 즐겨야지... 삶의 지겨움은 의미와 재미로 이겨내니까...

지금의 호기심... 여행 끝날때까지가 아니라, 60-70이 되어서도 어린애들과 함께 나눌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12km의 내리막에서 이미 14명이나 사망이 했단다.
자전거 타는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라는 압박...
생각해보니 자전거타고 가면서 이런 건 첨 본거 같네.
아님 못 본건가? ;;; 가는 방향으로 달리는 차가 없어서 속도 안 죽이고 내려왔다. ^^








 

 

 

밭과 논 사이로 저 멀리 피어있는 꽃들이 보인다.
꽃을 보며 잠시 여유를 가져본다.








 

가는 길은 계속 오르막... 물소가 이끄는 수레를 지나 저 앞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향해 힘겹게 올라간다.







 

1851미터다... 햐... 많이, 그리고 잘 올라가고 있구나.

간단히 간식을 먹고 물도 마시면서 오늘 종착지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비가 올것 같아서 무리하지 않고 달리기로 하고... 자..^^







 

나 : 쟝웨이~ 출발할까?
쟝웨이 : 하오더~!(좋다!), 출바알~!!!!!

어릴적에 본 만화 지구용사 선가드의 악당을 닮은 저 녀석의 뜨끔없는 모션은 우리들을 웃게 만든다.ㅋㅋㅋㅋ


기분좋게 달리는 도중, 비가 내린다.
아오....

비를 피할 수 있는데까지 달려간다.








스종 장거리 버스터미널까지 왔다.
비 좀 피하자~







 

구름도 참...;;;







 

 

입이 심심했던지 윈보가 과일을 사서 가져왔다. 
배가 고파오는데... 뭐 식당같은게 없나 보니, 옆에 미시앤을 팔고 있네








 

내가 간다니까 얘들도 같이 간다.^^
비가 그칠때까지 쉬면서 먹는 따뜻한 국수 한 사발이 참 좋다.

 



1시간 넘게 시간을 지체했지만, 급할건 없다.







 

 

여전히 지나쳐야하는 이 어두운 터널은....
산을 안 넘어도 된다는 감사함으로 바뀐다.







 

 

터널을 통과하고 나오지 또 먹구름이 제대로 환영을 한다. 
나오기 전과 나온 후가 이렇게 다를까???









 

자전거로 가볍게 여길 지나서~
계속 달린다.








 

 

 

 

 


하늘보며 달리는 길은 정말로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하늘에 이렇게 가깝게 다가간적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하늘로 돌을 던지만 구름에 들어갔다가 쏙~하고 빠질것만 같기도 하다.







 


 

샤오린 배아파? 웃고 있구나... 
근데... 사실... 이 여자의 웃음코드를 잘 모르겠다;;; 







 

마침 옆으로 염소떼가... 







 

 

당당하게 차의 속도를 늦춰버리시는 염소 할아부지~
한국이었음....
 야~이 미x 영감xx, 어디라고 염소를~!#$@%@$&*$&%^#%$^@#$
아름다운 육두문자가 날라다녔을지도...ㅎㅎ








 

흐미 벌써 1974미터까지 올라왔군.... 








달리지만 계속 오르막...
오르다보니 GPS에 2150미터 넘게 찍힌다... 2000미터를 넘어섰는데... 더이상 오르막은 없었으면 한다;; 에휴...

 







 

 

 

 

여전히 이 구름의 땅, 운남은 이름 값 하는 것 같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도 구름의 모양이 이렇게 저렇게 바뀐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








 


오늘 보아하니 석림까지는 안되겠다. 역시 비와 오르막이... 속도를 늦추게 만드는거다.

쟈오콰 까지 30여분이면 충분히 가겠다.^^ 

시내로 들어왔는데... 아...놔.... 길이 만신창이다.;;;
에휴.... 배도 고프고 방도 잡아야 하는데... 나보단 윈보와 쟝웨이가 더 적극적이다.

방을 잡는데 40여분 걸려 맘에 드는데를 찾아냈다.








 추워서 그런지 자전거타는 우리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긴 옷에 외투를 입고 있다... 


짐만 풀어놓고 밖으로 나왔는데 밥을 하는 식당은 다 문을 닫는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데;;;
결국 볶음면을 먹었다;;;;;








 

식당을 찾다가 발견한곳... 시짜오탕(목욕탕)이 있는 글자를 발견해서... 윈보가 목욕하러 가자고 제안~ 조오치!!! ^^ㅋ

안에 들어가보니... 살아있는 돼지들을 목욕시키는데였다;;;ㅋㅋ 내한테 말해놓고도 지들도 웃겨가꼬...ㅎㅎㅎ

나 : 윈보~ 내가 씻겨줄까?? ㅎㅎㅎㅎㅎㅎㅎ
윈보 : 아~ 나 상품가치 없는 돼지야~ 그리고 나 깨끗해...ㅋㅋㅋㅋ

간판 하나보고 생긴 기대 인해서  별걸로 다 웃게된다..^^


방에 가서 씻고 오늘 온 여정을 생각해본다.
생각해보니 머리털나고 이렇게 높은덴 첨 와봤네...
더구나 자전거 타고...

모든 일엔 시작이 있다. 이 자전거 여행이 내 삶에서 그러했듯이... 

설렌다.
앞으로의 길에 또 어떤 새로운 것들이 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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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아침 10위안
저녁 5위안
음료 3위안
방값 10위안

합 28위안

달린거리 88km


총지출

8533.6 위안 + 1141.9 홍콩달러 + 미화 66달러
+ 28위안

= 8561.6위안 + 1141.9 홍콩달러 + 미화 66달러

총 달린거리

6290.2km + 88km 

= 6378.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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