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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3-2015 남미

자전거 세계여행 ~1466일차 : 깊은 애정, 그리고 눈물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0. 5.

자전거 세계여행 ~1466일차 : 깊은 애정, 그리고 눈물

 

 

 

 

 

2014년 3월 27일

 

 

 

 

매일 요 귀여운 꼬맹이, 산티아고와 노는 시간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바쁠때마다 꼭 나타나서 귀찮게 굴다가 잊을만하면 또 금방 생각이 나는 요 라면머리...

 

 

사진을 자주 찍더니 이젠 비디오 찍는 재미에 들려서 맨날 악숀~ 악숀~~~ 해댄다. ㅋㅋㅋ

 

신발 맨날 바꿔 신꼬...ㅋㅋㅋㅋㅋ

 

 

 

 

 

 

 

 

 

 

 

문이 잠겨 있으면 똑~ 똑~ 똑~ 노크.

 

문이 닫혀 있으면 일급 스파이처럼 스윽 들어와 날 놀래킨다.

'원~ 큭큭큭' 

 

아침먹고 침대에 잠시 낮잠이 들때 즈음에 나타나서 또 어느샌가 덮쳐주는 녀석...

 

아, 정말 사랑스럽구나. 

 

욤마 요고요고~ 우예뿌꼬~~~ ^^

 

요 쪼끄만 손봐라~ㅋㅋㅋㅋㅋ

 

 

 

 

 

 

 

 

 

 


 

벼르고 벼르던 찰나...

 

하숙 이모야인 엔수에뇨(Ensuen~o)와 함께 그녀의 고향인 필라델피아(Filadelpia)로 가기로 했다.

 

 

 

 

 

 

 

 


 

 

이곳 전체는 역시나 커피 산지.

 

그녀 또한 어릴때부터 이곳에서 자랐고 자기 집에 커피 농장을 갖고 있단다.

 

방보러 처음 왔을때 자기 고향집에 놀러가자고 말했는데 뭐한다고 그렇게 바빴는지 떠나기 며칠전에 이렇게 큰 맘먹고 왔다.

 

 

 

 

 

 

 

 

 

 

 

콜롬비아의 유명한 커피 산지인 네이라(Neira)를 지나

 

 

 

 

 

 

 

 

 

 

 

 

 

 

 

커피산 사이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2시간정도 걸려서 도착한 곳.

미국 필라델피아 말고, 콜롬비아의 필라델피아임.ㅋ

 

 

 

 

 

 

 

 

 

 

 


 

 

해발 1500미터가 넘는 이 커피산지를 뜨거운 햇빛아래 걸어올라오니 땀이 마구 나기시작.... 

어휴 더워.

 

 

 

 

 

 











  

그녀의 고향이 맞긴 맞나보다. 

나와바리(?)인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보니 그녀의 친척들과 이웃들이 모두 볼맞춤으로 인사를 한다.

 

 

 

 

 

 

 

 

 

 

 

 

 

 


 

 

 

보고싶었던 그리고 여러부분에 있어 궁금했던 사항들을 현지인들과 대화를 통해서 직접 듣는다. 

 

역시나 이곳의 주요한 작물은 커피지만 농부들의 삶이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지진 않았다.

 

그녀의 이웃인 이곳 농부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또 눈으로 살펴보니 환경이 참 열악하다.

 

이들의 삶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거지만 역시나 자본주의 시스템속에서 일하는 사람, 부리는 사람은 따로 있는건가.....

 

좋은건 협회몫, 안 좋은건 농부들 몫. 그리고 말 안들으면 시스템으로 압박하기. 

우리나라 안 좋은 모양은 라틴 아메리카 전부다 마찬가지다. 

단 하나도 예외가 없노...ㅠㅠ

 

 

 

 

 

 

엔수에뇨 그녀가 이곳에서 살다가 큰 도시인 마니살레스로 뛰쳐나온 이유가 납득이 간다.

 

(이후 베네수엘라, 페루의 협회 및 농장도 가보고 알게된거지만) 공정무역자체를 하나를 브랜드로 팔아제끼는 협회 혹은 단체는 

이전에 농장들을 지나오면서 느낀거지만 믿지 않기로 했다. 

 

마음속에 큰 기준이 세워졌다.

 

실력을 위시한 시스템으로 약자를 쥐어짠다라....?

 

 

 

 

 

 

 

 

 

 

 

 

그녀의 안내에 오게 된 커피밭.

 

 

 

 

 

 

 

 

 

 

 

 

곱게 핀 커피 꽃.

 

 

 

 

 

 

 

 

 

 

 

 

요 앞 산에 쭈욱 펼쳐진 모든 커피가 자기 가족꺼란다.

 

 

 

 

 

 

 

 

 

 


 

 

 

 

아주 빨갛게 잘 익은 커피 체리들...

 

 

'나 한국에서 할꺼 없으면 여기 올테니까 일시켜줘야 돼.'

'언제든지~~~ ^^ .'

 

세계 3위의 커피 생산국인 콜롬비아가 이러한데, 도대체 브라질은 어떨지... 감이 안 잡히는구나.

 

 

 

 

 

 

 

 



 

좀 더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익숙한 목소리의 누군가를 만났는데

 

 

 

 

 

 

 

 

 

 

 

 2주마다 간간히 우리 집으로 오던 남자!?!?!?!

 

바로 산티아고의 아빠였던거....

 

결혼은 하지 않고 따로 살고 있는데 12살인 딸 루이사와 4살인 산티아고는 엄마인 엔수에뇨와 같은 집에서 살고 산티아고 아버지는 따로 산단다.

 

 

 

라틴 문화에서 미혼남녀들이 많지만 바로 한지붕 아래 사는 사람들이었다니... 

 

둘이 잠시 대화를 나누고 산티 아빠는 빠쁘게 계속 커피를 땄다.

개인 사생활을 묻지 않았던지라 그러려니 했는데...

 

가는길에 자기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녀가 말해준 것은 몇가지 더 있었지만...

 

내게 궁금증을 일으키던것은 삶의 수준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자식 둘을 키우는데 남편의 도움은 거의 안 받는다고 했다.

(그리고 적어도 내가 지나온 라틴문화에서는 대부분이 그렇다고 현지인들로부터 직접 들었다.)

 

 

 

 

 

 

 

 

 

 

 


  

작은 동네에서 커피따는 일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넓은 커피 산을 갖고 있는 이곳, 그리고 지나온 많은 커피생산국들.

 

 

 

산티아고 아버지가 커피 체리 1kg을 따고 받는 돈은 300페소(한화 약 150원)정도라고 했다. 

 

커피가 가장 많이 열리는 시즌에 숙련자가 하루에 따는 커피양은 보통 100-120kg 정도. 많이 받아야 하루에 2만원이 안되는 돈이다. 

 

많은 공정무역을 주장하는 자들의 개구라 + 종이딱지 장사로 여기던 것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고 들으니 그간 의문점들이 퍼즐처럼 하나하나 꿰 맞춰진다.

 

 

무슨 좋은일을 해주는척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마음 한켠에 불신이 생김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전 세계에 수많은 커피 전문가가 있고 마시는 커피에다 또 가지각색의 스토리텔링이 씌워지고 있는데....

 

앞으로 사실을 왜곡, 축소를 하는 사람들에게 샤우팅 할 경험은 했구나.

 

몇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알 내용들이다.... 

 

 

 

 

 

 

 

 

 


 

 

 

 

 

무엇보다 더 소름끼치게 다가 온건 하숙생활을 하는동안 내게 소중해져버린 사람들의 배경이란거. 

그리고 그들의 삶과 적지 않은 부분에 관련이 되어있단거.

 

 

애들 학교보내고 나서 주방에서 조용히 혼자 울고 있었던 그녀의 눈물을 오늘에서야 마음깊이 이해가 된다.

 

 

 

 

 

 

 

 

 

 

 

(누구 말대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 경험한 바 호주에선 빅맥 세트를 먹으려면 1시간을 일하면 3번을 먹을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2시간 좀 덜되게 일해야 1번을 먹을 수 있다.

 

이들에게 저 커피 한잔은 커피 체리를 5kg 정도 따야한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중국과 2년이 지난 미국을 지날때 머릿속 원자재와 자본주의 그리고 시스템이란 단어였는데...

 

한동안 잊고 있던 그 생각이 다시 떠 올랐다.

 

 

어딜 일부의 이익을 위하면서 자본주의를 가장해서 국민들을 위하는척 하고 있어.... 

깝깝하닼ㅋㅋㅋㅋ

 

 

 

 

 

 

 

동네 한바퀴를 잠시 둘러보다 우연히 발견한 커피창고.

 

 

 

 

 

 

 

 

 

올 초 커피 생두(원자재)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해서 커피업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적지 않게 쪽지로 현지의 커피 가격에 대한 문의를 받았었는데... 

 

사실 커피 자체의 가격이 얼마 오른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커피 가격에 크게 영향은 없다.

 

마시는 커피 음료 자체보다 부동산 자리값을 잔에 담아 마시고 있는게 우리의 씁쓸한 현실이니.

 

 

 

 

 

 

 

 

 

 

 


 

이곳의 생두가격. (1달러= 당시 약 1900페소)

 

 

 

 

 

 

 

 

 

 

 

 

샘플로 1kg 정도를 사려고 했는데 주인아저씨가 보더니 1kg는 안판다면서 그냥 공짜로 줬다. 

 

역시나 결점두는 골라내는 작업도 했다.

 

 

 

 

 

 

 

 

 

 

 

 

수망도 있으니 한번 볶아서 먹어봐야징~ㅋ

 

 

 

 

 

 

 





 

 

커피 산지의 동네 중심엔 특히 콜롬비아에는 나름 갖춘곳들이 많이 있으니 

여행하는 애호가들에게 과테말라와 콜롬비아만큼 접근성이 용이한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졸다가를 반복하면서 

 

 

 

 

 

 

 

 

 

 

 

 

 

마니살레스로 돌아왔다.

 

 

 

 

 

 

 

 

 

 

 

 

 

 

 

큰 즐거움이 있었던 이곳 마니살레스 헬스장.

 

허세작렬 어깨뽕 넘치는 콜롬비아노도 보고, 연예인 뺨치던 아름다운 아가씨들의 미소와 친절에 즐겁게 헤벌레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 마누엘라! 루시아나! 

 

 

좀 친해지려니 떠날시간이 생기는건 왜 이런것인가!!!! ㅠㅠ

 

 

 

 

 

 

 

 

앞으로의 여정에 한달간 체력단련, 그리고 시내 여기저기를 자전거로 구석구석 다니다보니 금방 또 4월이 다가왔다.

 

 

 

 

 

 

이 화사한 아침의 공기는 절대로 못 잊겠구나.

 

 

 

 

 

 

 

 

 

 

 

 

 

 

 

 

 

마지막 커피 수업은 사이폰 추출...

 

고마웠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작은 선물하고 나도 이제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매일 주변을 걸었던 언덕배기 동네, 마니살레스

 

 

 

 

 

 

 

 

 



 

그리고 매일 운동하러 가던 곳, 마니살레스 카톨릭 대학.

 

 

 

 

 

 

 

 

 

 

 

갈 때 다 되어간다고 같은 하숙집에 머무르고 있던 친구들과 디스코텍에 갔다.

 

해봤자 기본스텝밖에 할 줄 모르는 살사 스텝에 옆에 있던 다른 그룹의 친구들이 와서 계속 바뀌어가면서 춤을 신청하는데... 

 

사실 이들에겐 춤을 잘 추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추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 

 

 

 

춤을 안추고 가만히 지켜보면 쟤들둘이 지루하게 뭐하나 싶다가도...

막상 춤을 춰보고 느낀건.... 남녀가 딱~ 붙어있으면 어떤 감정이 생기게 되는것 같다... 흐히힛+_+ㅋㅋㅋㅋ

 

 

 

 

 

 

 

 

 

 


  

늦은 밤, 문닫을 시간이 되니 우르르 몰려나오는 디스코텍의 사람들...

 

자주 밤에 놀러 나올껄 그랬나?? 아하하하~~~

 

 

한국 남성분들...

 

세상은 정말 넓어요.

진심...... 남미로 꼭 한번 가보세요. 한국에서 하는 거 50%만 여성들에게 매너있게 해줘봐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힘내세요....(뭔말 하는지는 상상에 맡깁니다.ㅋㅋㅋㅋ)

 

 

 

 




 

 

 

 

떠날 시간이 이제 이틀 남았다.

 

 

 

 

 

산티 데리고 매일같이 오던 수퍼마켓.

 

가판대 앞에선 저런 사탕같은걸 얼마나 귀신같이 찾아내던지...

 

 

일주일에 최소 3-4번은 오다보니 카운터 아가씨가 내보고 목마태운 애 아빠냐고 물어봤다.ㅋㅋㅋㅋㅋ

 

저녀석이 날 닮아가는건지 내가 저녀석을 닮아가는건지. 하하하하!!!!! 

 

 

 

 

 

 

 

 

 

 

 

콜라 한잔 마시고...

살룻(salud-건배)! 

 

 

 

 

 

 

 

 

 

 


 

자전거 부품을 교체할 때도 되긴했다. 

씽씽 달릴려면 또... ^^

 

 

 

 

 

 

 

 

 

 

 

그새 못 참고 또 놀아달라고 칭얼댄다.

 

아, 요놈, 이곳을 떠나기가 정말 힘들게 만드는구나. ㅠㅠ

 

 

 

 

 

 

 

 

 

 

 

마니살레스 중앙 광장쪽 성당.

 

 

 

 

 

 

 

 

 

 

 

그리고 우리 동네.

 

 

 

 

 

 

 

 

 

 

 

 

 

그리고 미뤄뒀던 커피샵 까페 플로리다(Kaffe Florida) 방문.

 

방문기 - <방문기 → 커피 게시판으로 이동>

 

커피 페스티발 이후 많은 것들을 알게 됐다.

 

 

정말 봄이 그리웠던 날에 봄이 오고 마음도 흐물흐물해지고 눈도 스르르 졸려오는 시간이 최근들어 많아졌다.

 

 

 

 

 

 

 

 

 

 

 

마지막날이 되니 이 녀석이 또 내 눈앞에 띠용!!! 

 

녀석...

 

 

..........

 

 

얌마...

 

 

 

...........................

 

 

 

 

 

 

 

 

 

 

짐은 다 쌌으니... 목마 태워서 산책이나 갔다와야겠다.

 

사진 찍는것도 좋아하는데 아이고야 하도 앵겨붙어 내 마음도 힘들다야.

 

 

 

 

 






 

 

동전 넣고 돌렸는데 안 나온다고 투덜댄다.

 

횽, 아니지 삼촌이 사줄께...

 

 

짜식 오늘이 마지막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여태 해 온것처럼 사탕 아니면 초콜렛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까치발들고 부지런히 목표물 탐색중인 녀석...

 

저 모습보고 나도 모르게 갑자기 터져버린 눈물에 다른 코너로 가서 뭐 찾는척 두리번 두리번 했다.

 

'원~'이라고 부르면서 또 뒤에서 불러댄다.

 

 

 

 

 

 

 

 

 

 

 

매일 같이 보던 이곳이 또 그리움으로 남겠구나.

 

 

 

 

 

 

 

 

 

 

 

 

 

 같은 하숙생으로 만났던 고마웠던 친구들...

 

첫번째 사진 , eider, 나, erika, 아래에 ivonne, juliana, 그리고 에리카 강쉐이.ㅋ

그리고 마음 따뜻한 그녀 ensueno에게도 감사를 전하며...

 

앞방에 살았던 친구 에이더는 유투브에서 Hay una Luz(한 빛이 있네.)라는 노래를 들려준다.

 

Muchas gracias mis amigos! 

 

고마워, 진심으로.

 

 

 

 

 

 

 

 

 

 

 

 

 

 

그저 산티 요 녀석은 나 괴롭히기에 여념이 없다. 

 

 

 

 

 

 

 

 

 

 

 

이 새퀴야 잘 시간이잖아. 

 

코에 또 뭐 뭍혀가꼬...ㅋㅋㅋㅋ

 

 

 

 

 

 

 

 

 

 

 

 

침대에 누웠다.

 

내일이면 떠나는구나. 

 

아빠가 되면 이런기분일까...?

 

 

 

 

 

 

 

 

 

 

트윽... 하고 터져버린 눈물이 멈출줄 모르고 하염없이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그 뜨거움이 귀에 쪼르르,

 

촉촉히 고인다.

 

 

 

 

 

 

 

2014년 4월 1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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