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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3-2015 남미

자전거 세계여행 ~1652일차 : 긴 여정에서 물러서야 할 때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0. 6.

자전거 세계여행 ~1652일차 : 긴 여정에서 물러서야 할 때




2014년 9월 29일



역사가 숨쉬는 쿠스코답게 근교에는 많은 유적지와 박물관이 함께 묶여져 있어 

투어 상품으로 판매가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4군데를 돌아볼 예정이다.











쿠스코로 돌아온 다음 날 우리는 함께 모라이(moray)로 향한다.














여기가 어디???


오홋+_+ 투어를 이용했더니 이런 끼워팔기 관광상품을 보는구낫....;;;;
















여긴 이곳에 있는 야마나 알파카의 털을 이용해 실을 잣고, 

천연 염료를 이용해 염색을 한뒤 옷을 만드는 곳이다.


영상 : <삭제 → 해당게시판으로 이동>


다양한 색이 눈에 띄지만 특히나 멕시코에서 테오띠우아깐 피라미드에 갔을때 봤던 천연 염료인 꼬치닐(cochineal)이 눈에 띈다. 


바로 연지벌레의 암컷을 이용해 색을 만드는 거! 














베네수엘라에서 읽었던 책었던 책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오들이 개발해서 사용한것이다.


16세기부터 유럽에 전해진 붉은 색의 염료, 꼬치닐. 


완벽에 가까운 붉은색에 대한 인기가 높았고, 무역도시인 베네치아 같은 곳에서는 붉은색의 비밀유지를 위해 그 원료가 코치닐인 것은 비밀에 부쳤다고 한다.


선인장을 먹고 자라는 코치닐을 기르기에 온도와 천적 등 제반환경을 무시 못하는데다 기르기에 손도 들어간다. 


무려 10만마리를 잡아야 10kg정도의 염료를 얻을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값비쌌을까! 


고로 저 염료로 인해 멕시코부터 이 페루의 남미에서 코치닐을 통해 많은 부의 축적이 이뤄졌고 현지인들은 이 코치닐 농사에 종사를 하게 된다. 


19세기 합성 염료가 나오면서 연지벌레의 운명(?)은 나름의 해방구를 맞이했다고나 할까??










다시 출발한다. 




자 얼른 갑시다! ^^ 













4군데의 이미 티켓은 구매를 했던지라 입장만 하면 될일.ㅋ

버스에서 티켓 확인을 한다.



















 

입구 도착.


날씨가 흐려서 불안하다. 으훗+_+













뭐지? 이 넓고 원형극장같은 이곳은 도대체!?













 

가까이 다가가가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모라이(Moray).


잉카시대대 농작물을 실험 재배를 한 곳이다.


원형 계단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계단이 갖는 특성인 바로 작은 높이의 차이를 이용하여 식물이 자라는 고도를 연구를 했다고 한다.


특히나 이곳 재배지는 해발 3500대가 되는데, 이 고지대에 적응 할수 있는 여러가지 작물들을 실험 그리고 옮겨 심어가면서 적응을 시켰단다. 


최고높이와 최저높이의 온도차가 5도 정도가 된다고 하니 한곳에서 온도차가 이렇게 나는것도 신기한데, 

고대에 불가능한 유전자 조작대신 작고 작은 환경변화로 자연적 변화와 적응을 이끌어 냈다는것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참 거대했던 이곳.


보통 한 계단(?)의 높이가 일반 성인키를 넘는다.


중앙에서 무슨 소리('엄~~~~마~~~~~'같은 소리)로 부르면 이 대지의 어머니가 주는 기운을 받는다고 하던데... 


여행자들 모두 다 조용히 앉아 명상하듯이 소리를 내었다.


앞으로의 여정에 이 에너지는 넘치고 넘쳐야 할텐데. ㅋㅋㅋㅋ











 


페루에서 특히나 감자의 종류가 수백, 수천가지가 된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이곳의 존재가 그 결과물의 강력한 증거가 될 듯하다.














다음 날, 


아침부터 꼬치닐 구경에 창너머로 보이는 길가의 많은 아가베류는 

이곳에서도 사람들이 마음을 먹었다면 아마도 멕시코처럼 떼낄라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티켓엔 포함되어 있지 않는 곳, 살리네라스(Salineras)!!!


입장료로 7솔을 내고 왔다.












산 사이에 허옇~~~게 묻은건 뭐??














바로 소금밭! 염전이다.
















산 사이에 왠 염전!?! 


예상가능하게도 옛날 바다였던 이곳이 융기를 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안데스 사이에 염전이라니....ㅋ














중국 차마고도의 소금생산지인 얜징에 비견할만 하다. 
















 

얜징에서는 밑에 나무를 세워서 아래 공간에 고드름처럼 맺히는 소금을 최고로 치던데 이곳에는 그런 형식과는 달리 계단처럼 되어있다.


대신 소금중에서도 염전의 수면과 가라앉는 소금을 구분해서 등급을 매긴다고 한다.


좋은 소금은 우리처럼 꽃소금(여기선 sal rosada-장미꽃 소금)라고 부른다고. ^^ 














빛이 너무 강해서 사진을 찍는데 눈을 뜨기 쉽지 않다!!! ㅎㅎㅎ


















농사중 힘들기로 손에 꼽는 것중 하나가 소금농사라던데...

 

좁은 통로, 짠내와 작렬하는 태양빛을 기본적으로 하는 환경.


 염부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고개가 숙여진다. 














기념으로 구입!ㅋㅋㅋㅋ 


소금에 많은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어 류마티스 염이나 기타 다른 질병에 쓰임새가 다양하다. 

이땐 먹는게 아니라 소금을 바른다고....ㅋ(무릎도 안 좋은데 한번?ㅋ)


음식용 소금도 따로 있다.

돈만 되면 다 사서 실험을 해 보고 싶다.


















돌아가는 길. 


넓게 분포한 염전, 관광지로 정말 특색있다.


다시 생각해봐도 페루엔 정말 독특한 곳이 많은 듯....













다음날 성스러운 계곡이라 불리는 곳인 삐싹(pisaq)과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투어를 간다.















어제와 동일하게 강제로 오게되는 기념품 가게 . 


그냥 가면 좋겠구만.... ㅡㅡ 


앞에 구경거리가 있다.


바로 야마(llama)와 알파카(alfaca)!


요걸 어떻게 구분한다??




낙타과의 이 동물들은 야마가 알파카보다 더 크고 알파카는 야마의 한 종중에 하나라고. 


귀가 크고 뾰족한게 야마, 그리고 작고 동글동글한게 알파카. 


사진의 알파카가 참 귀엽다.ㅋㅋㅋㅋㅋ 






잠시의 강제 관람후 




성스러운 계곡의 전경.


스페인어로 El Valle Sagrado라고 불리는 이곳.
















성스러운 계곡이라함은 어느 한 지역의 계곡이 아니라 쿠스코에서 부터 떨어진 지역의 넓은 산 사이의 지역을 말한다.


그곳을 오늘은 돌아볼 예정.















아... 더러워.


마추픽추에서 흔하게 보는 떨거지가 여기도 있네.


여자가 손가락으로 한마디 정도 거시기를 가리키면서 웃으면 참 재미있을텐데.... 


저 쌍바위골 사이로 성냥 하나 던져 넣어보고 싶다. 

수풀이 우거지니 원시림의 불도 밝겠구나.















어쨌든 삐삭으로 왔다.



그리고 우릴 데려다 준 곳은...















또 관광상품점. ㅡ.ㅡ;



















 

정성스럽게 은을 세공한게 예쁘긴 한데.... 

뭐 살일이 있어야지.-_-;


일정시간까지 여기에 있으라는데 뭔 멍멍멍 소리야.


점심시간까지 시간을 말해줬던지라 근처 시장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다.


















바로 옆에 맛있는 빵과 화덕에 고기(특수한거였는데 기억이 안난다.;;;)를 구워서 판다.
















선거가 곧인 페루, 이곳에서 포스터를 찍어내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삐삭 유적지로 올라가는 길.


많이 오가는 관광객들 때문인지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쁘고 갖고 싶은데 흠, 나에겐 ㅠㅠ















모라이처럼 계단식 논을 갖춰놓고 있었던 이곳.


쓰임새는 동일.


















뒤쪽에 구멍들이 보이는데 예상하다시피 죽은 사람들이 저곳에 있다.


그들의 종교관을 알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라는데........


죽은후 시신을 미라로 만들어 안장을 하는데 그 모양이 태아가 자궁에 있는 모양으로 넣었단다. 

고대와 마찬가지로 생전에 쓰던 물건을 같이 넣었다는데 그 물건들은 스페인군의 침략당시 모두 파헤쳐졌다.





















 

높게 지어진 요새들과 계단식 논은 이곳의 쓰임새를 충분히 생각하게 만든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식량의 자급은 생존의 첫번째 요소다.


현대인이 고대인들보다 더 똑똑하다는 소리는 아마 아주 작은 분야를 비교를 했을때에나 가능한 말일것 같다. 


현대 인류가 옛날 사람들보다 열악한 상황의 자연환경에서는 생존력이 필히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어제 오늘의 투어다.














 




살기위해 깊이 산속으로 더 깊이 산속으로 들어오던 잉카인들은 이곳에 요새를 지었지만 

스페인 정복자인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의해 1530년경에 파괴가 되었다고...












엄청나게 불어오던 위쪽에서의 전망.


산 꼭대기에서 그들은 멀리서 오는 적군을 감지를 했을것이다. 


그 마음은 어땠을까...? 


어쩔수 없는 그들의 운명이었지만.....















점심먹고












 

다음으로 온 곳은 성스러운 계곡의 핵심이라는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이름 참 어렵다.ㅋ 


땀보는 '역(驛), 정거장'의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오얀따이는 당시의 추장(?)혹은 왕(?)의 이름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ㅠ


이 오얀따이땀보는 과거 잉카시대와 그 이전인 프리잉카(pre) 시절의 문화를 갖고 있다.















올라오고 나니 가이드의 엄청나게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책을 보여주며 이곳의 역할을 설명해주는데...


저건 뭐여!?!?!?!?












책을 보고 멀리 떨어진 벽면에 괴물같은 존재의 면상이 보인다. 


저 곳 옆 오른쪽의 계단같이 생긴 건물은 창고로 쓰였다는데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한 온도차로 곡식을 저장했다고 한다.














생긴게 어떻든.... 아~~, 캬~!~! 감탄만 연발했다. 


멀리서 보니 뭔가 대단해 보이기도...ㅋㅋㅋㅋ












이곳에 있는 돌에 대해서도 설명이 시작됐다.














 

채석장은 무려 멀리 5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한단다.













마을에서 보는 반대쪽 산에서 돌을 가져왔다는 설, 이곳을 가로지르는 우루밤바 강에 뗏목에 실어 날랐다는 설 등등 

이것에 대한 연구는 마추픽추처럼 여전히 진행중이다.




위치를 보면 골짜기에 있으니 그 역할이 요새이기도 한데, 그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었을까....


이곳이 바로 스페인군과 잉카제국의 마지막 항전지란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가이드의 설명.


사람의 형상을 한 바위의 옆면이 보이는데...













바로 해가 뜰때 저곳을 통해서 해가 뜬다고 하며, 이 해가 태양의 신전의 돌에 비춰진다고 한다.













이 돌 앞에 겨울철 대표 별자리인 황소자리의 플레이아데스 성운이 생긴단다. 

그 날짜가 6월 21일인데, 남반구에 위치한 페루는 이때가 정확히 동지이다. 


태양을 섬기는 잉카 문명, 이들에게 해가 짧아짐은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해가 가장 짧은 이때를 그들은 항상 주의를 기울였다. 


그것에 대해 천문학적으로도 알고 있었나 보다.


동지에서 3일 후에 짧은 해를 다시 불러온다는 의미로 태양 축제를 한다는데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는 쿠스코의 큰 축제다. 

당시의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케추아어로 진행을 한다니... 



사실 여행하는 중 참 거지같다고 많이 느끼지만 그들의 뿌리와 역사에 깊은 확신을 갖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존중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군대에서 대대급이든 그 이상급이든 전술훈련시 항상 주변의 가장 높은 고지로 가서 

지형을 살펴보고 도식을 그려서 적의 예상 침입로와 방어진지를 생각해보곤 했다.



여러 분야에서 형언할수 없을정도로 잘 지어놓은 이곳이 오히려 그들에겐 독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곳에서 적이 나타났음을 봤던 과거인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공성전도(사실 성도 아니지만;) 신무기앞에선... ㅠㅠ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이 돌은 땅을 상징하는 푸마의 형상을 지녔다고 한다.


하늘은 콘돌, 땅은 푸마, 지하 세계는 뱀.












 

사람들이 많아서 완벽하게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약간의 상상력만 발휘하면 상당히 그렇게 보인다. ^^ (착한 사람만 보일까....;;;)














돌이 깨어지지 않게 작게 파내어 끌고 왔다는 설명을 덧붙여줬다.
















 

아직까지도 이 마을에서 현지인들은 살고 있고 땀보(정거장)이라는 의미답게 현재 이곳은 마추픽추로 가기 위한 교통로가 되어 있다.


영국이 소유하고 있는 페루 레일이 쉬어가는 곳이며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여행자 버스는 반드시 이곳을 지나쳐야 한다. 


과거엔 스페인이 그러더니, 현재는 외국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형국이라니....


페루의 선조들은 지금을 보면 뭐라 말할까???


















이들에 대한 미움과 존중을 동시에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현재진행형의 이곳 역사.


오얀따이땀보를 떠나며.....
















또 들른 염색하는 가게.


가족 모두가 같은 일을 하는건지, 어린아이가 엄마로 보이는 여자옆에 물건을 가져다주며 도왔다.


여행자들 대부분이 늦은시간까지 피곤하고 지쳐있던터라 대충 보고 말았다.


왜냐.... 마지막 여정지인 친체로(chinchero)가 하나 남아서.


















늦은 시간에 도착한 친체로의 성당.



내부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여행기를 올리는 지금에서 시간이 오래되어 대략 기억이 나는 건 지난 다른 유적지처럼 이곳 또한 과거의 이야기를 품은 곳이다.
















그렇게 쿠스코로 돌아간다.



차에 탄 악사의 신났던 음악...........


그리고 구슬펐던 음악은 며칠전부터 무거웠던 내 마음을 더욱더 무겁게 만들었다. 















전날 친구는 볼리비아로 떠났다.  


같은 버스로 볼리비아로 가려고 했으나 나는 갈 수 없었다.














꿈이라곤 거의 안 꾸는 내 꿈에 나타난 아버지.


지금 아버지의 건강이 몹시도.... 몹시도 안 좋으시다.



젊을때 워낙 고생을 많이 하셨던터라 여행중 항상 아버지의 건강은 내 염려순위의 첫번째였다. 



병석에 누워계신 아버지가 날 너무 보고싶어하신다. 


마음에 밀려오는 엄청난 압박감에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답답하다.









약 4년하고도 7개월 전, 여행 초기 긍정적인 마음은 뭐든 될듯하게 해주었고 힘들었지만 긍정심은 힘든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다른 한편으로 그 마음으로 말하기 힘들정도의 괴로움과 자괴감까지 든 것은 나 포함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서 신뢰를 했던것 같다. 



긴 여정간 날 좀 더 치졸해지고 약아빠지게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고마워 해야할지, 변해버린 나 자신을 탓해야할지....


그게 한국 사람이었다는 것이 더 절망스러울뿐.... 





긍정한다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의 낙관이든 내 마음의 긍정심이든간에 지금은 어쩔수 없는 이 상황을 긍정하고 싶다. 




 



결론을 내렸다.


여행간의 내 경험들은 줄기줄기 내 몸과 마음의 세포하나하나에 지금 가야한다는 신호를 준다.


그럼에도 지금의 결정이 너무나 무겁다.












오늘따라 날씨는 왜 이렇게 맑은건지...........






나는........ 리마로 되돌아 간다.


그리고 한국으로 간다.


아버지께 간 이식 공여자로 수술을 하러 간다. 


용왕님을 살리려는 별주부의 마음이 나와 같을까...........


핫핫핫!!!! 


웃음이 난다.


그리고 다시 우울함이 내 마음을 집어 삼킨다.








지금은 나의 모든 계획을 접고........... 


이 여행에서 물러서야할 순간이다.............









2014년 10월 3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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