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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3-2015 남미

자전거 세계여행 ~1802일차 : 잠시 멈춤, 그리고 또 한 걸음.

by 아스팔트고구마 2015. 10. 6.

자전거 세계여행 ~1802일차 : 잠시 멈춤, 그리고 또 한 걸음.




2014년 10월 4일




쿠스코에서 버스를 타고 리마로 왔다.



마음의 답답함도 한층 한층.... 날 괴롭힌다.











도착하자마자 자전거 앞 짐받이도 떨어지고, 핸들바 백 나사도 부러지고, 잘 쓰던 패니어도 갑자기 왠 문제가... ;;;; 왜 이러냐...


지금 상황의 갑갑함은 그간 물건들도 힘들다고 토로를 시작하는 듯하다. 


그래, 너거들이나 내나 둘다 힘들다...... 


참....길었네, 2년 2개월.... 


그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페루는 어렵지 않게 후보자들을 볼 수 있다.


풉.....



















 

항공권 발권후 이제 한국으로 갈 날만 기다린다.


미라플로레스의 바닷가가 전과 달리 왜 이렇게 슬퍼보이는지.


날씨는 왜 이렇게 우울하다냐!!!!!!!!!!!!!!!! 













자전거와 일부 짐을 두고 이제 한국으로 간다. 


수술 후 성공적으로 회복한다면 6개월......


그러나 성공하지 못할땐 죽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나와 아버지는 둘 다 살 것이다.


둘 다! 














솔직히 마음에 남아있는 불안감. 


주변에 보이는 날씨가 매일같이 내 마음처럼 꾸무리하다.














상파울루를 경유해 아부다비를 거쳐 한국으로 간다.


눈에 신기하게 들어올 여러가지가 많았겠지만 이제는 호기심은 잠시 뒤로하고 탑승할 비행기 기다리기에만 바쁘다.


정신이 정말 없었다.


잠시 앉아있었다가 여권을 자리에 두고 오질 않나... 


지갑을 흘리지 않나...-_-;;













한국가면 맛있는 음식들이 기다리고 있겠군.^^


단순하게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네.














약 2년전 한국으로 갈때의 느낌과는 너무 다르다.


생각이 복잡할만도 한데, 사실 그 복잡함이 향하는 시선은 내가 아니라 지금은 아버지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비행이 아니었을까....?















인천이다.








서울에서 사촌 형과 동생을 본후 바로 대구의 아버지가 계신 병원으로 갔다.

















나보다 훨씬 튼튼한 몸과 자신감 당당하셨던 아버지는 병석에 누워 계신다.


2년여만에 본 아버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팔다리는 말라있고 배는 복수가 차서 크게 불러있다.


내 앞의 아버지 모습에 한동안 마음을 쑤셔파는 고통이란...


후아.........


















아빠.....


아부지....


아들 왔어요..........



수술 잘 될꺼예요!!!!!!!!!!!!!!!











내가 수술에 들어가니 알아보지 않은건 아닌데 친척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왔나보다.


한국에 도착하면 바로 되는줄 알았던 수술은 간 이식 공여자와 수여자 모두 검사를 더 거치고 사인을 해야하는등 절차가 좀 있다.



검사와 수술을 기다리는 3일간이 얼마나 긴 시간이었는지 모르겠다.


병석에 누워계시는 아버지와 내가 어릴때 아버지와 함께 나누는 대화의 시간이 참 농밀했다.


웃프다는 지금의 순간이 싫어서 빨리 좀 수술이 진행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동시에.









잠시후 의사는 부정적인 검사 결과를 전해줬다.


수술을 해도, 안해도 문제가 될 거 란거......


정말 힘든 선택이다.


그래도 살리려고 왔다. 


수술을 감행해야 한다. 


잠시후 다시 아버지를 뵈러 갔을때....



























아버지는 숨이 멎으셨다.


불과 10여분전까지 나와 대화를 나누셨던 분이.






아버지는 아셨나.....



좀전에 10분 뒤면 갈 것 같다고 하던 아버지의 말씀.


숨쉬기가 너무 힘들어 호흡기를 자꾸 떼어내려 하시길래 내가 억지로 씌웠는데...





가는길이라도 편하게 보내드릴껄....







줄줄줄 터진 눈물이 멈춰지지가 않았다.











아버지가.........


아버지가...........


내 아버지가........................













떠나셨다.



떠나셨다.















가십니까.....



가십니까..........



그렇게 자식새끼 보고 싶어서 3일간 몇마디 나누고 이렇게 떠나십니까....





태어나기 전부터 정말 지독하디 지독한 가난 속, 두 팔로 희망만 갖고 작은 나무집 지어 살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퍼주며 사셨던 아버지.


친구들에게는 또 왜 그렇게 퍼주고 당하셨는지 어릴때의 원망은 저리가고 지금은 죄송스러움으로만 남았다.



내 아버지가 젊었을 때를 생각해 보며 그런 환경에 있지 못해본 내가 적어도 아버지만큼 살아보는 거였다. 



그 결과인지 호주에서 지독하게 일하면서 돈도 벌어봤고 그 후 지금까지의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삶에 대한 자세에 관해 아버지를 통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리라.




후............


이젠, 이젠.... 더 이상 안 계신다.









아버지, 한 평생 정말 정말 고생... 고생 많으셨습니다.


손자 보면 정말 좋아할낀데 내 갈라마 쪼매 더 멀었는갑따.


그마이 힘들게 살았으면 하늘에서라도 푹~ 쉬면 되지......


아부지, 편히 쉬이소....





























장례를 치렀다.


조문 와 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멀리서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누구나 맞이 한다. 


나도 예외가 없다. 





인간의 일생,


그리고 우리의 일상.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체를 조금씩 정리하고 나도 있는동안 거들어야한다.


간만에 해 보는 일이다. 
















입국 다음 날부터 친구 결혼식이더니 매주 결혼식.....ㅋㅋㅋㅋㅋ


아놔 이녀석들 내가 온 걸 알았는지 결혼이 왜 이렇게 많은겨!!!! 


내한테 축복을 받고 싶은가보구낫!!! ^_^


복덩어리 성원이가 왔다!!!


약 6개월의 시간을 수술과 회복을 하는데 써야 했는데 지금은 우선 집안일부터 수습을 해야한다.








조금씩 추워지는 10월...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적막할때 한번씩 찾아오는 아버지의 존재감.


그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정말 많이 많이 많이 많이 먹고 싶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동안 쌓아놓았던 데이터도 활용 해 본다.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카페쇼에 왔다.




























 

볼거리가 많아서 좋다.


이름하여 카페쇼지만 차는 당연, 디저트의 제빵 및 초콜렛, 기본이 되는 물관련 기계 등등 


카페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













커피찌꺼기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 은정님도 만나보고













KBC(korea barista championship) 관람














커피 맛을 보는 커핑대회도 슬쩍~











 

2013년, 작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pete가 하는 짧은 세미나도 가 본다.


끝나고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아는 바를 믿고 실천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한번 살아보쟈. 


인생 실전이여! 















이탈리아의 커피 장인이자 라떼아트 창시자로 알려진, 유명한 루이기 루피(luigi lupi) 할배도 만나서 사진 한컷.






처음 와 본 카페쇼.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데 한 자리에서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어 흥미진진했다.


그간 들렀던 중남미의 커피 산지에서 온 커피 전문가들과 짧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다보니 간간히 선물도 줘서...ㅎㅎㅎㅎㅎㅎㅎ 느므 좋았다.


앞으로 더 스페인어를 잘해야겠다 싶다. ^^ 


무차쓰~ 그라시아쓰! 아미고쓰~ 땡큐 쏘 마치~~~ 떼아모여!!! ㅋㅋㅋㅋㅋ
















미국에 도착했을때 세계적인 열풍의 강남 스타일의 중심지 강남.














노점상과 공무원들 용역들과의 마찰에 몸싸움이 한창이었던 시간이었다.





외국에서 보는 재미있는건 코메디 프로그램 다음으로 한국의 정치판이 아닌가 싶다. 


배신에 배신. 그리고 쵸딩한테 싸대기 맞을 수준의 거짓말.





구라꾼들에게도 서로 신뢰가 중요하다.


이득에 이합집산한 사람들은 또 다른 이득에 서로 배신을 한다는 말은 책에서 설명되고 현실에서 증거를 찾게 된다. 


한국 정치판에서 아니 아주 많은 상당수에서 돈이라는 유인책에 배신하지 않을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마치 한국 기독교가 일부만 그렇다는 변명처럼 한국 사람도 일부만 그렇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둘다겠구나....  속물ㅋㅋㅋㅋㅋㅋㅋ



힘들겠지만 위선보단 위악으로 살아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울에 온 김에










중국 운남성 여행할때 만났던 경원이 형님과 연락이 닿았다.


2년전 멕시코를 여행할때 햇차를 구매를 해놨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더 값어치가 나가는 걸 주신다. Yeah!!!! 
















 

맛있는 차도 마시고 그간 있었던 긴 이야기를 나눈다.


정말 좋은 말씀과 한동안 방치 해 놓았던 마음 한 구석에 짱박아 놓았던 생각들 먼지 툴툴 털어내고 현실과 함께 조화를 시켜본다. 


정말 귀하디 귀한 시간이다.















차와 커피.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가까이 있는 지인들에게 선물로 이것저것 만들어줘봤는데 반응이 괜찮구나.


포장만 잘 씌우면 될라나...?ㅋ



내가 좋아하는 걸로 남들과 함께 즐겁고 싶다!!!!!!!!!!!!!!!!!!!!!!!!!!!!!!!!!















여행용으로 하나 득템했으니 잘 해볼 수 있길 바래본다.














중국 운남성 여행할때 만든 그... 4년이 넘은 보이차.


기분이 묘하다. 


나도 늙고 녀석도 늙는다. 


나도 너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잘 익어가고 더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싶다야~~~
























틈나는 대로 가까운 동네 여행.


차로 겨우 1시간인데 오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자전거 여행자면 이런 생각은 한번씩 할것 같다.


우리나라는 이동하기에 적어도 아메리카 대륙보다 더 큰것같다고.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은 하나 둘 시집, 장가를 가네. 

ㅊㅋㅊㅋㅊㅋㅊㅋㅊㅋㅊㅋ. 

행복하소!!!! 












으흠, 생각해보니 나만 늙는게 아니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애 같던 후배들도 사회인이 되어간다.











잊을만하면 간간히 멍한 시간이 종종 찾아왔다. 



시간이 지나니 아버지의 빈자리도 크게 느껴질만큼.

















역시나 나 한국 사람이구나 싶을 정도로 매일매일이 바빴다.


매주 서울을 오가며 공부와 일을 병행했다.













 

몇년만에 느끼는 우리나라의 겨울인가..... 


그래 정말 예쁘지. ^^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많은 지인들을 만났다.











미국 여행할때 만난 미영쌤도 대구에 오셔서 인사! ^^














갈라파고스에서 상거지였던 종현이는 처음봤을때 사실 알아보기 완전 힘들었음.ㅋ














1년전 우리들은 요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공유할 추억이 있어 이렇게 행복하다!!!! ^_^












대학친구에서 이제는 아저씨가 되어버린 ROTC 동기들.













 


호주 고기 공장의 추억 현준이.














여행기를 통해 알게된 인연, 승한 형님. 














호주에서 우리 축구팀 감독~ 웅규형.












과테말라서 만난 규훈이는 한국에 와서 회사원으로 자리잡고 

그 마눌님의 눈치를 열심히 봐가며 다음 여행을 노리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님들 다들 화이팅.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는 고기 사주셨던 싼타님! 


가방 잘 쓰겠습니다! (__)














교회 친구들과 설날엔 윷놀이를....


너무 오랜만이라 윷놀이를 설인지 추석인지 헷갈렸다.ㅋㅋㅋㅋㅋㅋ








기도 많이 해주시는 목사님, 집사님, 권사님들.... 

그리고 짧은 시간 함께 해준 많은 친구들....


감사합니다!!! (__)













우리나라에선 멍멍~~이나 움메~~하는 동물도 딴다는 커피감별사 자격증도 땄다.


큰 돈주고 시스템을 주고 산 기분이다.


자격증이 날 증명해주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간의 경험을 조금은 보상받은 기분이다.


앞으로 활용해 먹을 수 있길 바라며.......















책 보고 사람들 만나고 커피공부도 계속하다보니 어느새 2015년 1월은 이미 저멀리 가있고 2월도 끄트머리에 와 있다.













이제..... 다시 못 다한걸 끝내려 한다.












 

출국을 앞두고 보니 다닌 나라가 꽤 된다.ㅋㅋㅋㅋ














출국 날.


누구보다 소중한 내 어머니 큰 고모.....


다시 올때 더 크게 웃게 해드릴께요. 알라뷰!!!! 













머리가 나쁜지 까 먹은 것도 많다. 

다행히 마음에 불이 지펴진 것도 있고 어떤 책임감(?)도 생겨서 부담도 없지 않다.


여행자로서의 뻥구라, 허세,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 삶의 주체로 살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더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살면서 끊임없이 감기와 싸우듯이....



 


돌아보니 철없는 장기 여행자들처럼 나도 처음의 시작이 객기와 오기와 분노를 멋으로 포장해 놓았다. 


그래도 재미로 좀 남겨놓을 부분은 남겨놓고.


이젠 그 껍질의 멋보단 맛이 충만해지길 바래본다.



긴 시간 해 온 이 기록은 적어도 나랑 비슷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겐 답답함의 해갈이거나 짧은 재미, 혹은 얕은 동기부여라도 되겠지 뭐.








한국에서 150여일을 보냈다.


언젠가 이것도 결산을 해 봐야겠다. 






진짜 진짜 바쁘게 살았는데 모은 돈이라곤 겨우 비행기값 에효.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ㅡㅡ;;;












다시 여정에 오른다.




도착 하고나서 신체검사한다고 잰 몸무게가 68kg에서 80kg을 넘어버렸다.ㅋ


이미 체형은 ET와 쌍둥이. ㅋㅋㅋㅋㅋㅋ






함께 해줬던 사랑하는 친구들과 지인들.... 


그리고 여행을 통해 또 한국에서 맺은 인연 모든 분들!! 


나중에 한국에서 즐거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여행의 연장전을 시작한다.


브라질, 상파울루로 같이 한 번 갈까요~? 


꺄아아아울~~~~~~~~~~~~ ㅋㅋㅋㅋㅋ ^_^/







2015년 3월 2일까지의 이야기.




* 여행기를 올리는 현재 아르헨티나 멘도사에 있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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