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2323일차 : 그냥 그렇게 있었던 곳
2016년 8월 1일
몰도바 키시나우에서 가장 저렴했던 숙소, 1박당 5달러 내외.
성수기였던걸 감안하면 저렴했고 숙소내부도 정말 깔끔했다.
몰도바 지폐.
몰도바의 역사를 살펴보니 불가리아 여행 당시 들었던 스테판 왕이다.
이슬람 군에 대항해 전쟁에서 이겼다는 왕!
자, 짐을 쌌으니 이동해야지.ㅋ
이곳에서 만난 핀란드 아저씨와 작별한다.
핀란드에서 내가 인터뷰 한 신문을 봤다고 했다. 진짜인건지 계속 묻는것도 우습고...ㅋㅋ
아저씨, 며칠간 잡담도 잘 하고 놀았어용!
즐거운 여행 되이소! 전 갑니다!
키시나우 시를 벗어나서 페달페달~~
덥다.
땀 오지게 싼다.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되는 시 외곽길.
사진 찍고 물 한모금 마시는 중, 대형 트럭을 손보고 있던 현지인들이 날 보고 오라고 손짓을 한다.
응? 그러더니 수박을 잘라 건네준다.
인상만 보면 참 차가운데 같은데... 더운건 나나 그들이나 마찬가지 인가보다.
내가 이곳 언어를 할 수 없어서 좀 아쉽다.
캬, 시원하게도 뻗었구나!!!!!!!!!
햇빛 가득 머금은 낮 시간의 해바라기.
오늘의 태양 에너지는 해바라기들이 잔뜩 머금고 있겠구나.
키시나우를 벗어난 뒤의 길은 상당히 평지다.
그럼에도 땀은 폭발. 페달질하며 입안으로 흐르는 땀을 퉷퉷 뱉기 바쁘다.
체질이 언제부터인가 바뀐것 같다.
눈썹이 땀을 옆으로 흘러나게 하는 기능을 제대로 안하고 있는듯.
아닌가? 땀이 너무 많이 나서인가? 눈과 입으로 자꾸 들어온다.
퉷퉷.
달린지 몇시간도 안되서 도착한 몰도바 국경.
저 앞의 컨테이너 박스가 몰도바 출국장이었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 다시 맞이하는 트란스니스트리아 국경.
입국때와 마찬가지로 72시간 통과 비자 내줬다.
정말 멋대가리 하나도 없어보이는 북한 고사포 대대 박영순 동무가 입을 만한 쑥색 유니폼을 입었던 국경 군인.
새파란 눈에 금발의 군인은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인데 펑퍼짐한 군복은 정말 멋대가리 없음.
너무나 무표한 녀성동무..... 저는 이만 갑니다.
실제로는 꽤나 붉었던 저녁 노을이었는데...
엇, 벌써?
오늘이 8월이다.
다시 올 초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어릴땐 항상 생각을 했었다.
오늘은 그리고 오늘은 절대로 다시는 오지 않을꺼라고.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아가는 존재다.
긴 여행의 기간 주변 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내 모습의 변화는 스트레스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를 찾아간다.
여행을 끊을수 없는 것, 아마도 판에 박힌 삶을 요구받는 사람들에겐 모두가 동일한 모습이 아닐까?
경제력이 넉넉치 않은게 때로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거지는 밥걱정하지 자동차 튜닝을 걱정하지는 않으니까....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재미있게 살고 단순하게 살아야지.
우선 오늘 저녁을 고민해보자.
정말 재미없고 이상하고 그냥 있는(Being) 지구상 어딘가 존재하는 나라 트란스니스트리아.
삶에서 그냥 사는(Being) 경우도 많다.
지나가는 객따위가 이곳 문화의 배경에 대한 이해도 없이 평가하긴 우스운 일이다.
그래도... 참 거슥하다. 트란스니스트리아...
바이바이!
들개무리가 하도 짖어대면서 뒤를 따라온다.
오늘은 개 한마리 좀 진짜 잡으려고 했는데 녀석들 근성이 없다.
오늘의 더위로 인해 짜증을 조절하기 힘든 오늘 지들 존재감처럼 개죽음을 하고 싶은가.
자전거 세우고 뛰어갔더니 도망치는 멍멍이들...
아마 베어그릴스 모드였으면 이랬을지도 모르겠다.
'짖어봤자 오늘 제 저녁이죠.'
한참을 더 달려 들판에 텐트를 쳤다.
촌구석이라 밤하늘의 별은 정말 가득.
그 하늘보며 쉬야하는 기분도 상당히 좋다! ㅎㅎㅎㅎ
아침이 다시 솟았다.
조금씩 뜨거워지는 들판의 열기.
텐트 얼른 걷고 오늘은 우크라이나로 넘어가야 한다.
직진
1시간 더 직진.
그러면 나오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출국장.
입국 당시에 받았던 트랜짓 비자 종이 내고 가는게 다다.
아, 입국당시에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짐검사를 한다.
귀찮구로... ㅡㅡ^
그리고선 눈앞에 나타난 우크라이나 국경.
입국을 기다리는 자동차차 뒤를 따라 나도 페달을 밟는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안녕!!!!!!!!!!!!
자전거로 오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은건지 입국장의 모든 사람이 날 쳐다봤다.
관리자 한명이 LA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 한국에서 온 내게 친근감을 표한다.
순서를 기다리며 이야기 하고 있던중 그 관리자가 갑자기 건물안으로 날 부른다.
왜???
그의 보스가 날 보고 싶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갑자기 내 앞에서 윗옷을 벗는다.
읭????
아저씨,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_-;;;
그의 보스가 아래 관리자를 통해 말을 걸었다.
'보스가 자기 팔에 문신의 뜻이 무엇인지 좀 알려달래.'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한국사람인데 중국어로 된거 보여주면 우야노?'
사실 간단한 한자어라서 앞의 한 글자는 알겠는데 뒤의 한자가 좀 찌그러져 있다.
독(毒)을 의미하는 한자인지 푸르다는 청(靑)자인지 애매해서 알아보기가 힘들다.
살이 쪄서 한자가 일그러졌나? 아님 그 반대?ㅋㅋㅋㅋ
한 글자는 알아보겠는데 다른 한자 하나를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가 알았다고 했다.
다시 뜻을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더이상의 말은 하지 않는다.
뭔가 인상쓰면서도 애매모한 표정의 그. , 웃겨!
구글 번역기 돌려서 새긴건 아니겠지?
독수리(Eagle)을 새겨야 하는데 스펠링 순서를 잘못 새겨 각(Angle) 새기는 경우도 있으니.
참 웃긴 경험이었다.
후아, 덥다.
배고파서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면 하나 요리해먹고 잠시 휴식.
아후, 졸려.
진짜 왔구나.
빨리 도시로 가고 싶다.
언능 수도인 키예프로 가야지!
2016년 8월 2일 오후까지의 이야기.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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