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여행 ~2325일차 : 해바라기
2016년 8월 2일 오후
고향 날씨가 생각이 난다.
대프리카 날씨 참 좋은데...
웰컴 투 우크라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지가 나오다가 이렇게 나오면 별로 안 반갑데이!!!
더운데다 땀을 줄줄 싸가며 달리고 있다.
아, 와 이래 덥노?
목마르고 배가 고파 온다.
마을을 발견 했으니 뭐라도 있을꺼라는 확신이 있다, 마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MB버전)
공원 중앙에 위치한 잘도 쏟아져나오는 나오는 시원한 물!
아싸!!!
첵첵첵첵~~~
맛을 본다.
센 물이구만...
그러나 지금 상황에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물이 굉장히 시원하단거.
두손으로 찬물을 얼굴에 끼얹으니 입으로 짠기가 들어온다.
박박 씻어대는 내 모습에 이 샘물 주변에 있던 몇몇 아저씨가 날 빤히도 쳐다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불쌍하게 보지 마이소, 사람 사는거 다 이렇다 아입니까? ㅡㅡ;;;
근처 수퍼마켓에 들러 산 먹거리.
해바라기 생산 전문국 답게 맥주엔 견과류지. ㅋㅋㅋ
뭘 알아야 먹는것도 챙겨서 먹는다고 했다.
체코에서 시작된 가끔의 맥주 섭취가 더울때, 특히 요즘엔 맥주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듯하다.
마셔보고 난 결과 일반적으로는 필스너 맥주가 내 입에 더 맛다.
'라거 맥주는 시원하지 않으면 진짜 별로다.'의 결론을 내렸음. ㅋ
길바닥에서 과일 몇개와 간식으로 배를 채웠으니 다시 이동 해 볼까?
넓은 밭, 어쩌면 이곳은 우크라이나의 곡창지대 지역일지도 모르겠다.
좀 더 긴시간 나와의 접점이 있는 나라였다면 공부도 좀 하고 역사 박물관도 가보고 했겠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아는건 수도인 키예프가 세계 2차 대전중 참 중요한 지역이었다는 것.
그리고 농업 생산량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
근데 그런 지식은 지금 별로 중요하지 않다. 덥단 말이다!!!
시골길을 달리기.
가끔씩 나타나는 비포장 도로는 짐이 많은 내 뒷 짐받이에 무리를 준다.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으... 뜨더워(뜨겁게 더워).
와우! 길가다 본 우물!
한번 써 볼까??
더운 날 뭐 이미 땀으로 팬티는 젖었다.
이미 버린 몸... ㅋㅋㅋㅋ
물 한번 끼얹고, 아 시원타!!!!!!!!!!
아프리카 열기속의 찬물 샤워, 겨울 알라스카의 사우나는 이런 느낌일꺼다! ㅋㅋㅋㅋ
때마침 나타난 옆집 아줌마.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줌마, 내 등에 물한번 시원하게 부어주이소~!
아 만족감 이빠이!!!!
남자는 샤워후 자기 모습에 자뻑한다는데...
LCD 고장나서 내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너무 좋아서 자뻑 좀 한다.
더워서 미쳐간다.(예쁘게 봐주소, ㅡㅡ^)
기분 좋은 페달질을 다시!
굉장히 넓은 시골길 그리고 넓디 넓게 펼쳐진 해바라기 밭.
해바라기가 내가 여태 보던 것보다 너무 커서 징그럽다.
해바라기 씨를 생산량이 그저 나오는게 아님을 이제야 알겠다.
높이도 내 키보다 큰 것도 있으니, 좀 무섭다.
도로변의 해바라기는 수확을 안하는건지 아직 안 한건지 모르겠다.
주변에 차가 다니기 때문인건지 꽃에 엄청난 먼지가 쌓여있다.
일부러 안하는 걸로 생각해야겠음.
시원한 등목 좀 했지만 금방 몸은 뜨더워졌다.
다행히 해가 조금씩 저물어 간다.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와 언덕길을 지나며
목이 말라 수퍼마켓에 들러 1리터짜리 음료 한번에 벌컥벌컥...
뜨거운 순간에 찬 음료는 익어가는 머리통을 식혀간다.
마치 연단하는 쇠를 물에 식힐때 연기를 내듯이...
우크라이나의 길은 대부분 평지다.
수퍼마켓 주인의 고양이. ㅋㅋㅋ
귀요미! 수퍼마켓 꼬마 아가씨가 너무 너무 예쁘게 생겼었다.
예쁘게 자라다오. 뭐 나랑 상관은 없지만. ㅡㅡa
숨 좀 돌렸는데, 오늘 잠은 어디서 자야하나?
해도 저물어 간다.
주변엔 강 혹은 저수지 같은 곳이 보인다.
벌레만 좀 조심하면 될듯 한데...
지도와 현재 지형 실측 확인 근처에 캠핑을 하기로 결정.
텐트 셋업!
밥 해먹고 누워있다가 쉬야하러 텐트 밖으로 나왔는데 구름이 잔뜩 끼여있었다.
비오면 짐싸고 가려면 한참은 걸릴텐데 주변에 이동할 곳도 마땅치 않다.
비오지 말라는 기도를 했는데...
그 가운데 별이 아주 많이 보였다.
구름이 있던 가운데 별이 선명하게 보였다.
어제의 걱정은 기우, 역시나... ㅎㅎㅎ
새벽에도 한번 깼었다.
하늘을 보니 저녁과 비슷한 모양새여서 그냥 누워잤다.
일기예보 확인이 안되는 날엔 그냥 이런 야지 캠핑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비가 염려되기 때문인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비가 좀 내렸으면 아마 쫄닥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언덕길을 오르고 다시 비포장 길을 달리는건 내 운명.
궁디 마사지를 그냥 한다.
허벅지가 굵어지는데 전립선엔 문제가 없는 걸까? 장가도 가야되는데 ㅡㅡ;;;
(여행 7년차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참 일찍도 한다.ㅋㅋㅋㅋ)
아 배고파.. ㅠㅠ
바람이 부는 느낌이 뭔가 거칠면서 쌀쌀맞은 도시여자의 느낌을 받았다. 왠지 모르게.
작은 마을 수퍼마켓에 들러서 햄버거로 아침밥으로 삼고 잠시 휴식.
그래도 온다고 땀을 좀 흘렸다.
아, 디다.
고민을 하다가 역으로 왔다.
기차타고 키에프로 가려고.
몰도바에서 나와서 오늘이 3일째인데 이동이 너무너무 더디다.
더운 날씨 탓을 한다고 해도 이래선 안되겠다.
티켓을 사려고 갔는데 알수 없는 우크라이나 말.
목적지와 시간대 날짜를 적어서 물음표 한 상태로 종이를 내밀었더니 내게 답을 줬다.
커뮤니케이션이 좀 늦어서 마침 옆에 티켓 사려는 사람에게 말을 거니 영어를 한다.
기차 티켓을 사려고 하고 있어서 오늘이나 내일 빨리 갈 수 잇는 티켓을 알아봐줬는데 키예프는 오늘 없다고 했다.
흠, 어떡하지? 생각중에 아줌마가 걱정하지 말라며 아는 사람이 키에프까지 가는 버스를 운행한다고 그곳까지 날 데려다줬다.
너무 심심한 길에서 시간만 보내긴 아쉽다.
키에프로 가서 빨리 밀도있게 빡세게 놀다가 빨리 유럽으로 넘어가야한다.
앞으로의 루트를 생각하자면 한 겨울을 유럽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지금 이 한겨울에 유럽에서 아직도 뱅뱅 돌아댕기고 있다! ㅋㅋㅋ)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를 따라서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버스는 내일 아침에 출발, 버스에 짐 싣는거 공짜!
늦지 말라는 아줌마! 알겠습니다! ^_^
날 도와줬던 다리아나.
오던 길에 그녀 어머니가 내게 몇 살인지 물어보더니 한국으로 데려가라고 했다.
예뻐서 델꼬가면 아이 많이 낳을것 같은데 안된다고 하니까 아줌마 배잡고 웃었음.
ㅋㅋㅋㅋㅋ
목소리가 조근조근 매력적이던 다리아나, 고마웠어! 안뇽!
내일까지 하루 시간이 남았다.
자, 이 동네 한바퀴 돌아볼까?
이슬람 모스크처럼 생겼는데 위를 자세히 보면 십자가 모양이 보인다.
근처에 시장이 있어 페달을 이쪽으로 밟았다.
버섯 1킬로 30흐리브냐(1.2$), 계란 10개 15흐리브냐(700원정도).
완전 싸다.
오늘의 일용할 간식을 위해 수박도 먹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박 사진을 찍으니 자기 사진도 찍어달라는 우크라이나 사람들.
분위기 자체가 몰도바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어쩌면 이들이 아시아 사람을 보기 힘든건지도 모를일이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수박 한덩이 다 먹어치웠다.
아, 배부르고 좋으네!!!!
졸려온다.
장소가 좀 거슥한데다 물이 다 떨어져서 현지 관공서 같은 곳에 가서 물을 얻은뒤
그늘 아래 매트리스 깔고 잠시 누웠다.
개미가 물어서 낮잠은 못자고 그냥 커피 한잔 내려 마시고...
기차 역 앞이라 너무 시끄러웠던 이곳.
지도를 확인후 근처에 경기장을 보고 이곳으로 왔다.
사람들도 없어 이곳으로 왔는데 넓게 트인 이곳의 운동장이 굉장히 상쾌하고 좋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 아 정말 좋다!!!!
아, 그래, 이맛에 캠핑하는거지.
근데, 텐트치고 있는데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왔다.
저녁시간엔 문을 닫는데 내가 닫기 전에 들어온것.
사정을 설명했더니 여기서 자지말고 관리실에 방 있으니까 그곳으로 가라고 한다.
날이 너무 더웠는데 건물 안이 너무나 더웠다.
장비를 보관하는 곳인가본데 창문이 없어서 너무 더워서 캠핑을 하겠다고 하니 2층으로 올라가서 소파가 있는 곳을 내준다.
방충망까지 다 되어 있어서 소파에 편하게 누웠다.
화장실과 씻을 수 있도록 세면대까지 다 되어 있으니 내겐 참 좋은 잠자리!
다음날 아침7시에 온다더니 그 시간에 맞춰 온 관리자, 올렉!
그녀의 와이프가 만들었다는 아침 도시락을 내게 건네 줬다.
자기를 잊지 말아달라며 한 친구....
고마워, 올렉!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통해 전해지는 에너지를 받으며 아침식사를 한다.
상쾌한 공기, 그리고 따뜻한 햇살과 시원함 바람이 느껴지는 이 순간.
아, 정말 좋구나!!!!
이곳 코토프스크에서 키예프까지 갈 버스.
버스 스케쥴 관리하는 아줌마가 날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타라고. ^^
짐칸에 패니어와 물품을 싣고 돈은 손님들이 여러 도시를 지나며 버스에 채워지고 나니 운전수가 요금을 걷었다.(100흐리브냐=4달러)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 특히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출발 국가를 우크라이나로 잡아도 괜찮을것 같다는 개인적 의견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출발점으로 잡으라고 한 것은 저렴한 물가와 쉬운 난이도를 이유로 삼고싶다.
이곳을 출발한 버스는 한참을 시골마을을 달려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화장실에선 쉬야를 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약 7-8시간만에 수도인 키예프로 날 데려다 놓았다.
왔다.
키에프에서 좀 재미나게 놀 시간이다!!!!
2016년 8월 4일 오후까지의 이야기.
https://www.facebook.com/lifewith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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