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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586일차 : 치열한 의료봉사의 현장속으로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2. 24.

자전거 세계여행 ~2586일차 : 치열한 의료봉사의 현장속으로


2017년 4월 11일


아흠 잘 잤다.


날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그런 딱 좋은 날씨! 

긴 옷 입을 필요 없이 반팔 반바지에 침낭이면 딱 좋다!!! 

캠핑하기에 최적화 된 날씨!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 






야생동물이 저녁 늦게 또는 아침에도 종종 오는 선교사님 댁.

그래서 무섭기도 함. ㅋㅋㅋ




새벽에 해가 뜨는 걸 바라볼때 기분 또한 아주 상쾌하징! ㅋㅋㅋㅋ

아주 좋다! 




오늘은 이동 진료를 하는 날이다. 

말라위의 열악한 의료 체계는 큰 도시에 살지 않는(혹은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문자 그대로 위협한다.

(목숨의 위협이란 말이 장난이 아님을.... 원치 않아도 오늘 보게 될줄은 정말 정말 몰랐다.)




출발 전. 

내 피 검사 결과!!! 

말라리아 이상 없음. 

휴~~~~ 다행이다. 

선교사님이 계셔서 엄청나진 않았지만 사실 좀 조마조마 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이틀전에는 내 배가 왜 아팠을까? (어떤 의문들은 향후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의료 봉사의 현장으로 떠난다. 

차로 대략 1시간 정도의 거리로 왔다.

그리 멀지는 않으면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모일 수 있는 곳. 

그곳에 모이는 사람이 다른 곳에서도 올 수 있는 그러한 곳.

그래야 좀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 





모든 곳을 다 갈 수 있으면 좋겠으나 언제나 현장의 상황이란게 있다.

이 시골마을에 이런 구급차가 오지 않으다면 그들의 목숨은 모기에게 물린 뒤 얼마 안가 죽고 만다.

모기 따위에게... 

이들에겐 교통사고, 심장병, 자살, 우울증이 아니라 모기 때문이란 말이다.

햐... 참내......... 

슬프고도 안타까운 일이 따로 있을까?

항상 올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다른 곳도 가야하니까.




현장이다.

바로 오늘의 의료 봉사가 이루어지는 현장.

나로선 TV에서 나오는 처참한 제3세계의 모금 행사에나 나올법한 실제 상황을 직접 눈으로 몸으로 겪게 되는 상황이다.



도착하고 나서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난다.

짧게는 1시간여 거리에서 멀리에서는 4시간 이상을 걸어서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듣고 나니 오늘 자리에 좀 더 책임있게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의료를 책임지고 계시는 이미숙 선교사님의 보조로 오늘 나는 약을 담고 짧은 시간에 좀 더 많은 환자를 보기 위해 일손을 거든다. 

그래봤자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이 여행기를 보는 누군가에겐 현장에서 의료로 아프리카 사람을 돕는 사람들이 어떤지 제3자의 시선을 제공을 해 줄 수는 있으리라 본다. 

나는 냉소적이라면 또 냉소적으로도 쉽게 변하는 놈이라서... -_-;




피 검사를 하자마자 벌써 양성반응이 나온 환자가...... 으아, 속출한다.

보통 이렇게 이동 진료를 통해서 접하는 환자들은 말라리아 비율이 최소 70% 이상 감염으로 나온다.

7%가 아니다. 그것도 '최소' 70%

아까 도착했을때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있는 이유? 

서 있긴 뭐하니까. 그러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몸에 힘이 없어서다.

심할 경우엔 맨바닥에 들어 눕는다. 

앉을 힘 조차 없어서.




주로 방문하는 환자들은 말라리아가 가장 많고 다른 종류의 환자도 있다.


이 환자의 경우 화상을 입었는데 그걸 제때 치료하지 않아 괴사가 진행되어 가고 있는 상황.

치료하는 동안에도 파리가 심심치 않게 달라붙었다.




진짜가 아닌것 같았다.

마치 할로윈 데이 분장이나 좀비물에 볼 법한 상황같아서.

고름이 잔뜩 끼여있고 맨눈에 봐도 다리가 썩어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 ㅠㅠ 

너무 처참해서 맨눈으로 보기가 힘들었음.




냄새도 너무 심하게 났었고 무엇보다 환자의 상태가 너무나 안 좋았다.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치료하시는 선교사님만 바라볼 뿐.




몸 상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유아나 어린이의 경우엔 당장에 피검사로 밖에 아이들의 상태를 보는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부모가 빨리 알아채야 한다. 

다른 병까지 함께 있는데 그걸 놓쳤다간 또다른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다. 

아프리카에 유아 사망율이 높은 이유가 여기 있구나.






일반적으로 이동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70~80명. 

모기들이 창궐하는 시즌엔 100명을 가볍게 넘어간다고 한다. 

내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매일 날씨 이야기를 하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와 이들의 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환경을 여러 도구로 어떻게 제어 할 수 있느냐, 대처 할 수 있느냐의 차이인것만 빼면.

그 작은 차이는 '삶'이라는 것을 가르는 경계선이다.




건물 밖 하늘은 이렇게도 맑은 말라위인데,

건물 안 사람들의 삶은 그렇게도 어둡단 말인가.




빠른 진행을 위해서 피검사를 하면서 약에 대한 처방을 한다.

대부분은 말라리아 환자.

그리고 앞서 설명한 대로 70~80%의 환자들이 양성 말라리아 환자들이다.

이렇게라도 올 수 있으면 다행. 

그들의 삶은 좀 더 연장 될터이니. 





키트를 보고 나서 알게 됐다.

내 피검사를 한뒤 선교사님께서 왜 며칠 더 있다가 재검사를 해보라고 하셨는지.

환자마다 검출되는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그 두 선이 선명한 환자가 있는가 하면 아주 연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던 것.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발병이 제대로 되니까.... 

그래서 그런거다.  




오늘 일을 큰 탈 없이 마무리했다.

이번 경험으로 든 생각이 많다. 

마음에 여러가지 불편함이 생긴다는 것은 흔히 마음에 생기는 어떤 감정이겠지만 다른 부분에도 약간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할수는 없다. 

그 어떤(?) 의지에의 강화, 감정적 펌핑이라고 해야하나. 표현을 잘 못하겠다.

그리고... 나 돈 좀 많이 벌고 싶다.



잘 가다가 갑자기 차가 섰다.

되돌아 가는 중 많은 땀을 흘리면서 오고 사람을 만난거.

몇시간의 길을 걸어서 왔다고 했나?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오는거죠. 그냥 지나칠수 있나요."

선교사님의 말씀. 

그렇다. 그래서 이 구급차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거다.




약을 다 처방해주고 되돌아 가는 길.

잠비아나 짐바브웨에서 종종 보이던 나무엔 바오밥 나무도 있었는데, 저 앞에 나무가 바오밥인지 아닌지 헷갈리네. 

나무가 많아서 좋다.

이 가난한 나라가 사막만 있었다면 얼마나 황폐했을까? 




되돌아 와서도 진료는 계속 된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이 너무 많다.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해서 누워 있는 사람이 오늘따라 더 많이 보인다. 




어린이 또한 예외가 없다. 

으흠....




이곳에서의 약값.

700콰차가 대략 1달러 정도.

검사 킷과 약값을 생각한다면 사실 공짜나 다름 없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은 어디나 비슷하다. 공짜였다면 환자들이 마구 와서 약을 그냥 다 받아갔겠지. 

오남용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이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환자를 보다가 할수 없는게 없어서 답답해서 밖을 보다가....




우는 이 아기...

선교사님께서 달래가면서 피검사를 한다. 




양성이다.

모기가 뭐 어른 아이 가릴리가 없지.

에효. ㅠㅠ 





뒤에 이런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 나라 정부도 못하는걸 우리나라 단체가 해내고 있다는게 참 뿌듯하다.

더구나 내가 직접 후원하고 있는 한국 기아대책기구 의료사업을 우연한 기회에 이렇게 보게 되어서 굉장히 뜻깊다.

돈 벌면 후원 더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아, 꿈만 많은 김백수...ㅠㅠ)





병원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나는 자전거와 함께 짐을 가지고 이 선교사님 댁으로 돌아 간다.

짐과 자전거를 아무래도 안전하게 보관을 해야지.

말라위의 떼강도 이야기(언젠가 할 기회가 있을까?)는 생각이상으로 쇼킹했고 직접 경험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은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짐을 챙겨간다. ㅋㅋㅋㅋ




구경




하루가 마무리 되는 날. 

아, 좋다! 




오늘은 나 혼자 산다.

개인적인 일로 선교사님과 집사님 두분 자리를 비우시고 나는 오늘 나만의 시간을 갖는 중.




숙소에서는 간간히 야생동물 원숭이가 종종 나타난다.

ㅎㅎㅎㅎㅎ

앞에 바나나 놨음 금방 채갔을껄.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릴롱궤로 잠시 가는 날.

일요일이라 교회 간다.

내가 저 길을 왔었구나.

가끔 달린길도 되돌아 보면 뿌듯할때가 있지. ^^ 




교회 가기전 이곳에서 다른 활동을 하시는 선교사님 댁에 들러서.

와, 떡이랑 삼각김밥을 아프리카에서 먹어보다니!




교회 도착. 

알고보니 오늘은 무려 부활절!!!!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였나? 이모였나? 고모였나...? 

뭐 여튼... 부활절의 '할렐루야'

햐.... 파트 나뉜 악보를 정말 몇년만에 보는 듯.




특별한 날인만큼 현지인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시간이다.

준비한 행사까지 함께. 

아프리카 특유의 이 느낌은 잠비아 찰리형 교회에서 느꼈던 그 느낌과 비슷하다.


현지 꼬마아이들은 우리가 신기한지 자꾸 쳐다봄. ㅋㅋㅋㅋ

아이들이란... 참 솔직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야외에서 현지 교회와 함께한 행사는 또다른 느낌이다. 




선교사님 댁에서 맛난거 해 먹기.

캬, 내공 있으신 여성분들의 실력 발휘에 나는 그저 행복할뿐이다. 흐흐흐흐흐흐

저 새우 모양은 둥근 녀석은 튀기면 시판중인 과자 '알새우칩'과 완전 같은 맛이 난다. 

입이 이렇게 즐거울수가. ㅠㅠ 




찰리형과 자주 애용했던 DAPP을 말라위에서 본다. 

그렇다. 릴롱궤에서 내가 본게 헛것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중고품을 사면 하수구 같은 물에 씻어 되파는 그런게 있는거임.

우리나라에도 중고나라 되팔이가 있고, 이곳에도 중고나라 되팔이가 있구만.

사람사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아는 대형 스포츠 브랜드에서 재고로 남은 새 물건들을 거의 5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파격 할인하는 행사도 종종 있다.

나도 이날 와서 품질좋은 복대 하나랑 바지 하나 구입함. ^^ 




중국 마트 와서 필요한 물건 잠시 체크. 

정말 중국 소상품점은 잡다한 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천국과 같다.




살리마로 와서 일주일 가까이 지낸 선교사님 댁에서의 막날이다. 

아침에 이곳에서 해를 맞이하는게 참 좋았다.

원숭이도 가끔 보고.




사실 피 재검사 후 물란제(Mulanje), 촘베(Chombe), 블랜타이어(Blantyre) 등 몇몇 지역을 갈려고 했다.

그러나 선교사님과 집사님, 두분과 나눈 이런저런 이야기와 이곳에 지내면서 읽었던 책 때문에 이곳에서 시간을 더 보냈었다. 

앞서 말한 그거. 

어떤 생각과 경험은 다음 행동에 영향을 주는 어떤이유가 되니까.


여러 일정과 동시에 계획한 목적지 탄자니아 다르에스 살람까지 제 시간에 가려면 시간이 좀 빠듯하겠구나.

아무래도 중간에 점프를 좀 해야겠다. 

짧은 시간 많은 임팩트 있었던 시간의 살리마(Salima)였다.


자. 다시 길위에 서야지! 

내일은 말라위의 북쪽으로 출발!!!! 



2017년 4월 17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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