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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656일차 : 루코모(Rukomo), 삶은 끌바다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3. 30.

자전거 세계여행 ~2656일차 : 루코모(Rukomo), 삶은 끌바다


2017년 6월 26일 오후


키세키 레스토랑을 떠나는 시간이다. 

컨디션이 지금 100%는 아니지만 첫날에 비하자면 훨씬 낫다.

햐..... 정말 지난 모든 여정 중에 꼽을 정도로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다. 

탄자니아에서는 날씨, 르완다에서는 건강 때문에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해 버렸다. 

힘을 내야지. 




과테말라 이후 일본인들을 가장 가까이서 봤던 시간이었다.


건강때문에 놓친 것들이 많지만 어쩔수 없지.


언젠가 한국으로 자전거 그룹으로 올 수 있다고 했다. 

시간이 늦더라도 그리고 규모는 적더라도 같이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가 있을지...^^ 

미오 상의 이곳 키세키 레스토랑을 응원하며,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Arigato gojaimasu~! 






이곳으로 왔을때 힘들었던 언덕길을 이제는 브레이크를 빡세게 잡아가면서 가야할 내리막이다. 


키갈리의 시내를 벗어나 이제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지도상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소가 많이 댕긴다는 나라. -_-;  우간다~! 가 나온다. 

저기 중간인 루코모(Rukomo) 까지는 아마 내일쯤 도착하지 않을까? 




산과 언덕 사이사이에 펼쳐진 공간들은 아기자기한 밭들이 펼쳐져 있다.

르완다 물가가 저렴하진 않은 편이나 이곳 현지 시장에서 본 농산물 가격은 저렴했었다. 

그것을 봤을때 이곳 농업경제가 르완다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는 걸 알았다. 

농업은 적어도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니까. 



펑크를 만났다. 

현지인들의 주목을 끌며... -_-; 수리. 




자전거를 위한 길은 그나마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아주 완만한 오르막, 그리고 평지의 길. 땀도 잘난다. ㅎㅎㅎ

덥지만 르완다에는 산이 많아서 온도가 덜 오르는 느낌이다. 

탄자니아에서의 더위는 내 몸의 흐르는 피마저 끈적하게 만드는 느낌이었으니까. 다행이다. ㅎㅎㅎㅎ 




저 앞에 우유통을 싣고 지나가는 자전거의 모습은 흡사 어린이 만화에 나오는 모습을 보는듯하다.

확살한 유럽의 영향을 받은 것을 증거이리라. 




지금 가는 길엔 들판이 주된 풍경이다. 

이 들판이 주는 모습이 굉장히 평화롭게 즐기며 라이딩 중이다. 평지라서 그러하다. 




르완다의 건기로 길에는 먼지도 많이 날린다.

미세먼지는 아니겠지? 

쓰레기 태우거나 해서 생기는 먼지가 아니니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해본다.

우리가 언제부터 그런 단어를 썼다고... 

너희는 옆에 중국 없자나. 



 

산과 나무가 많은 이 길을 달린다.

보이는 풍경 중 산은 대부분 나무가 덮혀 있어 눈의 피로도 덜하다. 

특히 눈으로 담는 주변의 경치가 푸르름으로 시신경 자극을 하는데 도심생활과는 다른 상쾌함이다. 

날이 지금보다 조금 더 더웠다면 짜증스런 빛의 반사였겠지. 

도시 생활이 편한데 인간은 태생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덥고 힘들어서 잠시 휴게소(?)에 정차. 

음료수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뭐 좀 마시다 보니 속이 허전한 느낌.

자전거 핸들바에 걸려있는 걸 보니 미오상이 떠날때 챙겨준 음식이다.



일본 드라마를 보면 이런거 자주 나오던데...

일본식 주먹밥, 오니기리. 

뭉클했다.

몸 아파서 신세진 기간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길어서 사실 스스로를 재촉한 감이 크다.

이걸 보니 미오, 그녀에게 더 표현을 했었어야 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르완다는 고릴라 투어로 유명한 곳이다.

벌써 20년은 훨씬 넘은 고릴라 투어는 지금도 여전히 르완다를 상징하는 메인 투어중 하나다.

가까이 다가가서 고릴라에게 음식을 주고 올 수 있는데 나로선 이게 뭐하는건지 싶다. 

요새는 인증사진찍는다고 어딜가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많은데, 고릴라한테 까불다가 한주먹에 뚝배기(머리) 깨지는 일이 생기진 않을까....? 




언덕길, 그리고 밤이 되었다.


어두워져서 어디에 캠핑을 해야할지. 

길에 보이던 안전이 담보되는 곳, 경찰서를 발견했다. 

그 관리자에게 부탁을 해서 경찰서 뒷편에 텐트를 쳤다.

안내해 준 실내가 있었으나 바람이 전혀 안통해서 너무 너무 더웠다. 




빵 먹고 시원하게 잠들었던 저녁. 

앞으로 지나갈 여정을 생각하며 잠에 든다. 




아침에 밖에서 날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비비고 텐트 밖을 나오니 쌀쌀한 공기가 날 감싼다.

아흐, 몸이 무겁네.

어제 물이라도 끼얹고 자서 몸에 찐득한 느낌은 없다.

땀흘리고 그냥 자면 다음날 몸 상태는 상당히 안 좋음. 




텐트 걷고 짐정리, 그리고 몸풀기 체조를 하고 




페달을 밟는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햇빛이 강해진다. 

오늘은 사타구니에 땀 얼마나 많이 차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가다 발견한 수퍼마켓.

뭐 좀 마시자.  




내부로 들어온 식당. 




이것을 아침식사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지나온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에 비해 꽤나 근사하다고 생각한다.

삶은 계란과 아보카도.




잠시 휴식하면서 르완다 지폐를 사진에 담는다.

우간다까지 2-3일이면 도착할테니. 

단위는 프랑.

500프랑은 우유 만드는 젖소가, 2000프랑은 커피가 보이고, 5000에는 고릴라가 보임. 

꽤나 순수한 느낌이다.  




출발해볼까?



라이딩.

완만한 오르막의 산길이 시작 되었다. 

맨날 경험해보는 천개의 언덕이구나.




가는 길 참 안 반가운 불청객.

펑크까지 났으니 수리해야제. 




수리를 옆 도로에서 떨어진 곳에서 했는데 굳이 그쪽으로 들어와서 내가 뭘하는지 현지인들은 꼭 구경을 하고 간다. 

아, 달리기 디다. 




배고프니 귀한 레어템을 먹어야할 시간. 

아프리카 산 길에서 섭취하는 이 라면!!! 

이곳에서 신라면을 먹어본 자여! 그대는 삶의 행복을 한 가지 가진 것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그렇게 외치는 버킷리스트, 여행중에 새로운 것들을 더 많이 발견하고도 남을꺼다. 

딱히 요란을 떨지 않아도 좋은 것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니까.  




라면 먹는데 또 굳이 보려고 온다. 

귀찮구로. ㅡㅡ^ 

심심한 그들에게 나는 재미거리.

니들은 내게 여행기 르완다편 행인1, 행인2




끌바하며 이동중. 

브레이크가 잘 안 먹는 것인지, 우유통이 무거운 것인지 저 소년은 아주 조심스럽게 발브레이크로 내려온다.

둘다일까?

그나저나 우유통은 왜 저렇게 생긴걸까? 

저 우유통을 보면서 항상 생각해왔던 것이다. 



오르막. 그리고 계속 오르막이다.



나도 끌바, 저 사람들도 끌바. 




지나온 길. 




사진 찍고 있는데 앞에서 단체로 현지인들이 연장들고 나왔다.

사람수가 많아졌을때 사실 좀 많이 쫄았음. 

순간 제노사이드 살육의 현장이 머릿속을 스쳤다.





덜덜덜....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오르막은 한참을 더 가야한다.




여행의 기간이 오래되어간다 싶으니 헷갈리는 기억도 많아진다. 

어느 나라에서 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갑자기 이 말이 생각났다.

"나는 신발이 없어서 울었다. 발이 없는 아이를 볼때까지."

아프리카 와서 유독 신발이 없는 아이들을 많이 본다. 


그래서 이전에 들던 의문을 오늘에서야 여행기에 써본다. 

정말!!!! 정말!!! 궁금하다.

신발 한개 사면 한개를 기부한다는 탐스(TOMS) 슈즈 신발을 신은 아이를 난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아니면 내가 그런 나라만 여행한 것인가? 신발 팔린 양만 해도 수천만 족은 될텐데..... 

혹시 본적이 있나요? (진심궁금합니다.)

아니면 이건 우리가 그저 NGO단체를 믿고 하는 믿음을 이용하는 마케팅에 불과한 것일까? 




* 2016년(내가 이곳을 여행하기 전보다 1년전 팔린 양이 6천만족이다. 흠, 진실은? 

https://www.seattletimes.com/life/fashion/60-million-pairs-of-shoes-and-10-years-later-toms-shoes-founder-reflects/



오르막 오르막. 아, 계속 오르막.

잘 끌고 가고 있어!!




키갈리에 오던날 본 것을 나도 시도 해 봤다. 

힘겹게 올라가는 날 보고 화물차가 속도를 맞춰주며 차를 잡고 올라가게 해 줬다.

그런데,,,, 햐, 이정도였나?? 


자전거가 워낙 무겁다 보니 팔이 버텨야 할 장력이 장난아니었다. 

진짜 팔이 잘리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ㅠㅠ

능지처참 할 때 팔다리가 찢기면 이런 느낌이겠군. 

편하게 차를 잡고 가기엔 팔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200미터도 못가고 손을 놓고 그냥 끌바로 갔다.




삶은 끌바다.

느리지만 천천히 올라간다. 


삶은 끌바다. 

가는데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삶은 끌바다. 

그 가는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삶은 끌바다. 

때로는 요행이든 상황이든 운이든 쉽게 올라갈수도 있다.


삶은 끌바다.

고생스럽게 간다면 그 또한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


삶은 끌바다.

가다보면 어느새 도착한다. 


이것 또한 삶이다. 


-길거리 개똥철학 자전거 여행자 왈- 




으흐, 힘들구만. 

가다 탄산음료 드링킹. 

그렇게 다시 한시간을 더 갔다.




마침내 보이는 루코모 (Rukomo) 간판!!! 

일반 평지였다면 어제 왔을 길이겠지. ㅋㅋㅋㅋ




오늘의 잠잘 곳을 찾아보니 하나같이 열악하다.

손님도 없는 숙소에 나만 혼자 덜렁.

방 대부분이 수리중이어서 숙소 관리자 1명 빼곤 나밖에 없었다. 

물이 안 나와 물통 담아 놓은 샤워실에서 바가지로 씻었다.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이곳. 

밤이 되니 춥구나. 

무사히 도착했으니 다행이다. 

후. 길었어. 얼릉 자자~! 



2017년 6월 27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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