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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667일차 : 캄팔라 에너지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4. 9.

자전거 세계여행 ~2667일차 : 캄팔라 에너지 


2017년 7월 8일


뜨뜻한 날의 아침이다. 

어제 사 온 우간다 원두커피를 갈아서 요래조래 만들어 친구들주고 나도 마시고. 

몽롱한 머릿속의 운무가 사뿐하게 개인다. 




어제도 그렇고 고장난 키보드의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동시에 서야하는 상황에 섰다. 

흠, 7월.


앞으로 지나갈 아프리카 나라들은 케냐, 에티오피아, 수단, 이집트.

이집트까지 가면 나의  6개 대륙 여행은 끝이 난다.

사실 6개 대륙 찍기가 목표도 아니고, 100개국 이상 돌아보는것도 목표가 아니니 크게 의미는 없다. 

그냥 남들이 이렇게 자주 한다는 걸 봐서 나도 좀 잠시 되돌아 봤다.

그런데 역시나 내겐 별 의미없는 일이다.



꼭 수단을 지나가야 할까? 

에티오피아는 가고 싶은데 또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가기 싫고, 내 성격상 맞이할 트러블이 예상이 되는데 어떻게 할지.

이집트야 뭐 어떻게든 가다보면 가 지는거니까 디테일한 건 수단에서 짜야겠다. 

아프리카 지도를 보니 위치상 어떻게하다 보니 중간쯤 오긴 왔네.  ㅎㅎㅎㅎ

앞으로의 일정 안에서 시간과 라이딩에 대한 부분이 걸리겠다.

머릿속이 덜 정리된 상태.




오늘은 주스투스와 함께 집에서 같이 지내던 친구들과 빅토리아 호수에 놀러 간다.




캄팔라 시내를 벗어나




빅토리아 호수가 있는 외곽으로 달린다.

캄팔라는 우간다의 수도를 벗어나지만 주변엔 항상 나무가 보인다.

삼림 자원이 우간다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




목적지에 도착했구낫! 

우리가 온 곳은 빅토리아 호수를 끼고 있는 리조트.




실제거리로는 10km 정도 될까? 

복잡한 그리고 도로사정이 우리나라보다 좋진 못하니 체감상 많이 온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ㅎㅎㅎ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평화로움이 몸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린다. 

어깨쭉지가 좀 나아지네 그려. 




우간다, 그리고 옆 나라 민주콩고 공화국에서도 사람도 오는군.




빅토리아 호수. 

세계에서는 2번째로 크고,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큰 호수.

여러나라들과 함께 이 곳을 공유하다보니 공유지의 비극을 제대로 체험하기도 하는 곳이다.

공유지의 특성(?)상 오염물질들이 많이 생겨 수자원에 대한 큰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호수 주변의 도시사람들에게 수자원뿐만 아니라 어획량 그리고 관련산업에 영향을 줬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그런게 덜해서, 그리고 덜 그리 해 보여서 다행이지만 지나온 탄자니아의 므완자(Mwanza)만 해도 쓰레기가 호수가에 넘쳤으니... 에효. 

같이 온 친구, 말카와 함께 남정네끼리 별 재미없고 시덥잖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


집에서 내 개인적인 일만 하기엔 좀 거슥하고, 이틀 지나고 나니 집의 친구들과도 대화가 좀 생겨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관심부분이 조금씩 좁혀진다. 

현지인이 보는 그들 자신의 속모습이 서로서로 궁금하니 호기심이 생기는건 인지상정.

아프리카에서 유럽보단 아시아가 훨씬 머니까.




잠시 앉아있었더니 너무 졸려와서 바닥에 누웠다. 

오늘 멤버중 4명이 커플이라 너무 행복해 함. 사진 찍느라 정신없네. ㅎㅎㅎㅎ




심심한 나라에 이런 공간이 이들에게 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한텐 또다른 느낌을 준다.

아마 한국이었으면 이런델 왔을까? 그런데 참, 묘한게....  상황이 달라지니 이 곳을 즐기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쉼 속에 다시 쉼을 찾아서 떠나는 이걸 뭐라 해야할까? 


잔디밭에 누워 콧속으로 바람 넣고 물가로 다가가 건너편 섬을 보면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자연스레 어깨의 긴장감이 빠지는 이 순간이 너무 좋다.

한 동안 안 쓴 필터를 쓰니 하늘이 파랗게 나오는 것일뿐 원래 이날 하늘은 흐렸다. ㅋ




수영하는 사람 꼭 있단 말이지.




이거 거짓말 좀 보태서 천마리는 있었더 것 같다.

검은 잠자리들이 사진찍으러 다가가니 순간적으로 산개해버려서 나온 사진이 저 것밖에 없음. 



 

잠시 앉아서 하늘 보고...

하늘보다보니 나른하고, 나른하다보니 또 졸리고... 


내가 기타만 없지 베짱이처럼 잘 살 수 있는데 말이야. 




말카(Malka).

그가 날 찾던 중 내가 누워 있어서 제대로 못 보고 한동안 헤맸단다.

피곤한거 이해한다. ㅎㅎㅎ 


"오늘 에너지 좀 충전해놔. 저녁에 또 놀러갈꺼니까."

"응? 무슨 말?"

"있다 보면 알지"




저녁 먹으러 와서 이런저런 대화 나누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분위기 좋았던 리조트




해가 저물었구만. 

이제 슬슬 돌아가자구. 


낮에 리조트로 오는 길엔 호스트인 주스투스가 잠시 일때문에 빠졌다가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이런 형태의 장소를 뭐라 말해야할지. 

바? 아니면 음식점? 뭐 여튼... 

당구도 치고 맥주도 마시고 TV에 축구도 보고 이런 형태. 펍이라고 해야하나? 


이곳은 특히나 외국인들이 적지 않게 보였다.

NGO단체 같은데서 봉사활동 중인 친구들이 주말이라 이곳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거. 


대화하다보니... 이곳에서 봉사활동 중인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한 가지 기억 나는 이야기가 있다. 

이곳에서 에이즈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영국 여자로 부터 들은 이야기다.


그녀가 담당하는 분야는 이곳의 에이즈 환자들이다.

매춘을 하는 여성들은 불특정 남성과의 잠자리를 하는데 그 결과 생기는 것은 성병. 당연히 예상되게도 에이즈가 포함이 되어있다. 


그때문에 가난으로 시작한 매춘은 그녀들의 삶을 죽음이 길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 몬다.

부모가 없고 자기 동생이나 어린 아들, 딸만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살아갈 날이 얼마나 많은데... 

매춘 한번하고 그녀들이 손에 쥐는 돈은 우리나라 돈으로 500원 정도.


너무 건조하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에 내가 느꼈던 감정은 혼돈과 동시에 약간의 무서움과 서글픔.

이럴때는 또 감정이입이 너무 잘되서 마음이 아프다. 

내가 너무 좀 과하게 받아들인 감이 없지 않나 싶었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할 수 있는 마지막의 것을 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범죄의 발생은 그런 이유도 없지 않을것이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에이즈 치료로 해결이 되는게 아니라 가난이 순환, 대물림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

아무리 해도 변할 것 같지 않다 보니 이곳 사람들은 이미 익숙해져버린 상태로 삶을 살아간다.

더이상 어떤 희망도 갖지 못하는 모습이 마치 전쟁에 남겨진, 울어도 더이상 소용없음을 깨달은 아이들의 모습같다.




이런 모습들이 내가 살아있는동안 없어질까?

절대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중엔 이런 대화가 꽤나 많이 생기는편이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수많은 매체를 통해서 이런 비극적인 사실은 찾아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 조차 나름의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이곳에 관심을 품기조차 귀찮아서 일수도 있다. 

빠바서 그럴수도, 관심을 쏟으면 마음이 아파서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러하다.


나중에 어떤 일을 설정할때 지금 꼭 해야할 부분들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에 꼭 포함이 되어있기만을 마음속으로 새겨놓고 다시 한번씩 꺼내볼 뿐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으니까.  




바에서 좀 있다가 바로 앞에 클럽으로 왔다. 

이곳에서 느낀건 와... 흑인들이 노는 클럽을 처음 와본 것 같은데...

캬, 에너지가 장난아니다. 

나 20대때보다 더 에너지 넘치는 듯.




다음 날 아침. 


시내로 나왔다. 

여기 교통 진짜 복잡하다. 

차 잡기 왜 이래 힘들어.... 

가려는 곳은 못 가고 그냥 돌아와 시내 한바퀴나 터덜터덜 돌아보자.




이곳은 캄팔라의 교통 중심인 마타투(matatu) 터미널 ㅎㅎㅎㅎ

이 앞에 있는 수 많은 승합차들을 마타투라고 부르고 가까이는 몇십분거리에서 몇시간거리까지, 장단거리를 모두 커버하는 곳이 바로 이곳 정류장 되겠다.




재래시장을 한번 보고 싶었다.

역시나 시장의 상인들은 파인애플 참 잘 깎았고 다양하고 신선한 식자재들을 팔고 있었다.

내 눈에 띈 것은 정구지(부추)! 우간다에서 정구지를 구하다니. 아싸~! 

무와 함께 간단히 버무려서 먹어봐야겠다. 




시내 걷는 중. 




누구세요? 

독립 영웅인가?




덥다보니 체력이 금방 방전이 된다.

흐미, 힘들어. 


그래도...

힘날 타이밍이 왔다! 


왔다. 

꼭 오고 싶었다.

우간다 한식당 와서 찾은 메뉴.




으허...

살거같구마잉.


더울땐 냉면이 짱이제.

근데, 뭔가 참 많이 모자라다. 커다란 화분에 물 한컵 주고 만 이 느낌. 

몸에 돌던 이 냉면 에너지가 피를 타고 몸 구석구석 전해지길 바라는데 입에서 팔꿈치 정도까지 오다 만 느낌이다.

흐...

뭐 어쩔수 없지. 우야겠노.




주스투스 집에는 노래방이 있다. 

얘들도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는지 몰랐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를 부르는데 부를 노래가 있나?


친구들 왈, 

왜 없어!!!!!!!!!!!! 

그러고선 능숙하게 찾았다.




한국어 가사를 영어로 입력해놨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나 진짜 래퍼 됐다. 

MC성원이라고 불러줘. 

아무래도 외국 친구들이 아는 노래로 대표적인게 몇년전(그리고 아직도?) 전 세계를 히트한 강남스타일의 영향이 크다. 




오오오오오~~~~~~ 오빠 강남 스타일. (떼창~!!!!!!!!!!!!)

Sexy lady~ (떼창~~~~~~~~!)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맛에 가수들 콘서트 하는건가? 

외국 가수들조차 우리 나라 떼창에 감명받고 간다던데.


잠시 3분 싸이빙의 해봤다. 

아, 너무 웃겼고 재밌었다. 싸이형 고마워요. 덕분에 잠시 이런 재미를 보네... ㅋㅋ 


애들과의 작별 인사를 한다.

나는 내일 다시 케냐 방향으로 페달을 밟을 예정이라.

며칠 쉬었는데도 몸이 정상이 아니다.


우선 케냐부터 좀 가서 일 좀 보는 걸로...



2017년 7월 9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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