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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668일차 : 길바닥 개똥철학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4. 11.

자전거 세계여행 ~2668일차 : 길바닥 개똥철학


2010년 7월 10일


볕이 좋구나.

땀 흘리기 좋은 날이군.

오늘의 라이딩에서 겪을 날씨와 햇빛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짐을 살짝 정리만 하고 있는데도,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다. 

짐 옮기고 나니 이미 땀이 터지기 시작했다. 




작년 생일날 샀던 신발과의 이별을 해야겠다.

튼튼한 신발이라 생각했는데 옆에 다 튿어져서 비가 오면 신발로 물이 너무 들어온다.

밑에서 일하는 가드에게 신발을 보여주니 자기가 갖고 싶다고 해서 줬다.

다른 신발 하나 더 있어서 무게도 줄일겸 그거 써야지. 




작별 전 친구들과 함께. 

오른쪽은 웜샤워 호스트였던 주스투스. 그리고 왼쪽은 알렉스 커플. 

Thanks a lot! 




출발해서 나오는 길... 

흐미야~ 진짜 듭네.

땀이... 막 터진다.





뭔가 비슷한 느낌이 머릿속을 휘젓는다. 갑자기 오늘 날씨와 느껴지는 분위기가 어디지? 라고 스스로 묻게 된다.

페달질 하면서 떠오른 지역. 아!!!! 중국 광시장족자치구를 지날때의 더위 속 라이딩이 생각이 난다.

날은 정말 굉장히 화창했으나 엄청나게 더웠다. 폭염이었지?

그때도 시간이 아마 7-8월쯤 이었을때고 중국에서 엄청난 더위로 고생을 했었다. 거기다 다치기까지 했었지, 아마? 

당시엔 그냥 덥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왜 그렇게 잘 버텼고 지금은 왜 이렇게 힘들까? 

짐은 2배가량 늘어났고, 나는 그때보다 7살을 더 먹었다. 


그렇다.

오늘은 내 남은 날 중 가장 젊은 날이다.

오~ 뭔가 멋져보이는데? 

이런 소리 하니까 뭔가 약간의 비장함이 생기는데, 그 비장함은 10분도 안 갈꺼란거 안다.

나는 한낱 나약한 인간일뿐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길바닥 10분 철학자, 성원이었습니다. 




우유 광고입니데이.

이름이 제사jesa 야.




파인애플! 

새콤달콤의 천연 아이템, 파인애플! 

에너지가 필요한 지금에 딱 좋은 아이템이다. 

웃긴한데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너무 덥거든. 


 


오늘도 비슷한 풍경의 모습 속 라이딩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 캄팔라에서 출발했으니 케냐 국경까지 최소 3-4일은 잡아야 도착을 할 듯.




시끌벅적하네. 

배가 슬슬 고파오는데 이상하게 가기가 싫다.

잠시 서서 구경, 그리고 내 길을 간다. 




그냥 오늘도 익숙함의 라이딩을 가질꺼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눈 앞에 보이는 건 바로 차밭! 




길도 좋으니 옆의 풍경들을 눈에 맘 편히 담으면서 달릴 수 있어서 참 좋다. 




차 파는 가게도 있다. ㅎㅎ

차 가게가 귀요미다.  

 



이 넓은 차밭을 주변으로 해서 차를 팔고 있는 상점의 모양은...

과연?

두둥~!!! 




ㅋㅋㅋㅋㅋㅋ

마이 작다.

사실 클 필요는 없지. 

차맛만 제대로면 좋겠다. 




아프리카에서 파는 이런 재배지의 차들은 99%가 홍차 계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국 내 소비도 있지만 외국으로 수출을 한다. 

내가 알고 있기로 홍차 생산량 중 1위가 중국, 2위가 인도...

3위는 어디인지 아는 사람?





이미 밑밥을 깔아놨으니 알겠지만...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다. 

의외로 이 나라일꺼라면 좀 놀랄것 같다. 나는 그랬음.ㅋ

어디냐?

바로 케냐! 세계적으로 평균적인 커피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가 케냐인데, 왠 차를??? 


The World's Top 10 Tea Producing Nations

https://www.worldatlas.com/articles/the-worlds-top-10-tea-producing-nations.html


여행 당시에도 그랬는데 이 여행기가 올라가는 2019년 에도 그 절대적인 생산량 차이가 확연하다.




후에 케냐의 차 연구소에 갔을때의 이야기에 나오겠지만 우리가 흔히 인도 홍차로 아는 것들중의 원재료는 아프리카산이 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ㅎㅎㅎ 실제로 그렇다. 

Produce in Africa, Made in India. 

차를 사고 맛을 봤는데.......

아, 진짜 맛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프리카에 와서 꼭 한번 해 보고 싶었던 것은 차 재배지에서 일을 하는 거였다.

그러나 말라위에서 생각을 좀 해봤는데 그땐 타이밍이 안 맞아 미뤘고, 지금은 더이상 생각하던 것과 같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기에 커피처럼 다가가는 적극성은 좀 놓기로 했다.




10-20년새 식문화가 세계적으로 많이 바뀐 것 같다.

이전에 비해 정말 많은 것들이 상향 평준화 됐다고 생각한다. 맛난거 먹으면 이전의 맛없는것은 먹고 싶지 않은게 인지상정이다.

이것은 잘사는 나라, 가난한 나라와 상관없이 거의 동일했다. (정말 굶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그 중 차와 커피는 일상의 식문화와 밀접하고 접근성은 가벼우면서도 절대 무시못할 무게감과 역사를 갖고 있는 하나의 음료라 생각한다. 

길바닥에서라도 그것들을 쉽게 즐길수 있기 때문에 내겐 하나의 행복이다.


유명 셰프처럼 많은 식재료를 필요로 하는것도 아니니 자전거 여행중인 내게 그 장점이 살아난다. 

거기다 매일마다 달라지는 길카페의 자연풍경을 즐기며 이런 행복감을 즐겨본 사람, 그 사람들은 나와 같은 공감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루함 속에서도 이런 시간들이야 말로 내게 다른 모습으로 몸과 마음에 고갈된 에너지를 채워주는 과정이니까. 

감히 말하고 싶다, 차와 커피는 신들의 음료, 혹은 신선의 음료가 아닐까 싶다.


나는 자전거 탄 신선이자 구도자의 마음으로 가야지. (캬, 인생이란 무엇인가... 개폼은-_-)

근데 구도자 치곤 뱃살이 너무 많이 나왔다. ㅋㅋㅋㅋ




길에서 종종 현지인들의 삶을 볼 수 있는 제작 현장을 보며 지나간다.

드물어서 아쉽다라고 말하기엔 너무 지나쳐가는 여행객의 입장으로 가벼운 말이겠지?

저렇게 열심히 만들면 누군가는 사 줘야 생활이 이어져 나간다. 현실의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안되는데 어떻게 다른 것들을 꿈꿀수 있겠어.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과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으로도 중요한데 결국은 행동이 변화를 가져온다.

생각만으로도 마치 행동한것 마냥 행세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것 같은 요즘 세상이다.

언제부턴가 나도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말하지. 

키보드 워리어라고. 




현지인들 사진을 찍는데 마음에 불편함이 있다. 

치열하고도 고난한 현실을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지날때 느끼는 어떤 감정이 있다. 


혹시나 나의 눈빛과 웃음이 그들에게 폐가 될까봐.

다가가서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는 일을 쉽게 하기가 힘들다. 그들도 모를까? 왜 사진을 찍어가는지? 

다시는 찾지 않을 사람들을 내 여행기에 소재로 삼는게 좀 불편하기도 해서 여행 중 인물사진보다 풍경사진을 비롯한 기록사진이 훨씬 많은편이다. (못 찍음에 대한 핑계다.)




숲의 위력, 나무의 위력을 제대로 느낄때가 언제라면 바로 지금 같은 순간이 아닐까 한다.

숲 가운데를 지나오는 길에 바람이 불어오는데 온도가 갑자기 서늘해진다.

해가 좀 저물었구나. 하하하!! 정말 이럴땐 너무 좋다.






온 몸은 열로 가득차 있는데 숲의 시원한 바람이 내 몸을 적셔줄때 정말 이런 쾌감이 따로 없다.

땀범벅의 내 몸이 자연의 시원함을 다 빨아먹는 느낌이다.

오~~~~ 진짜 상쾌하다.




벌써 해가 저물어가는구만. 

잠자리를 찾아야겠군. 




길 상태가 참 좋다고 느낀건 짐바브웨, 잠비아에 비해서 타이어의 펑크와 훼손이 훨씬 적단거. 

짐은 그때보다 더 늘었는데 ㅋㅋㅋㅋㅋ 

라이딩에 어려움이 없어 참 감사하다. 




주변에 다시 차밭이 나타났다. 

주변의 풍경을 눈에 좀 담고...

좀 더 달려 길에서 만난 현지인에게 물어서 작은 동네에서 숙소를 잡았다.


길가에 보이던 숙소는 없고 꽤나 먼 구석의 길에 날 보내준다냐. 

사실 중간에 허름한 호텔 같은 곳에 갔는데 말도 안되는 가격(100$)을 불러서 안 갔다.

도착한 곳은 바를 운영하는 형태의 숙소. 

적당히 됐다. 



체크인하는데 안에 갑자기 전기가 나갔음. 


어두운데 새어나오는 어떤 빛이 여권에 비쳐온다. 

여권에 이런것도 있었군. ㅋㅋㅋㅋ


땀을 씻어내고 나니 피로가 엄청나게 몰려온다. 


7월, 더위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구나.


2017년 7월 10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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