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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세계일주/2017 아프리카

자전거 세계여행 ~2727일차 :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

by 아스팔트고구마 2019. 5. 22.

자전거 세계여행 ~2727일차 :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


2017년 8월 6일


몇 번의 이런저런 안 좋은 일을 겪고나니 활동 반경도 작아졌다.  

숙소에서 움직이는 거리도 그리 멀지 않고 숙소에 쳐 박혀서 며칠을 보내고 있다.




에티오피아에 있는 지금 시간은 8월 초.

더운 날씨여야 하지만 이곳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는 해발고도가 2400미터가 넘는 곳이다.

더운 여름이나 비까지 내리는 요즘 날씨면 쌀쌀한 초가을 날씨다.

위에 얇더라도 긴 옷은 걸쳐야 한다.  

날씨 때문에, 그리고 사고 날 하수구를 따라 들어가 허벅다리 뿐만 아니라 옆구리에도 우짜다가 피부가 찢겨져 참 성가시게 됐다. 




일요일 아침이다. 

아디스 아바바는 나름 한 나라의 수도다.  

교회가서 예배 드려야지.  




지나던 길에 잠시 들른 에티오피아의 상품 거래 시장인 ECX(Ethiopia Commodity Exchange).

미국의 선물 거래 시장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전해진다.


커피 생산국인 에티오피아가 정작 커피를 생산하지도 않는 다른 나라들에 좌우되기 싫어서 만든 단체라고 하지만 이 작은 나라에 그 효과는 상당히 미미했다.

결과적으로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되어버렸던 ECX.

오늘은 문을 닫았으니 다시 한번 와 봐야지. 

* 오래된 것이고 시간이 지나 좀 아닌것도 있지만 꽤나 많은 정보를 주는 커피 관련 다큐가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블랙골드"라고 한번 찾아보시길. 




하늘이 좋구나. 




에티오피아가 낳은 세계적인 마라토너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야말로 어머무시한 육상영웅,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이 형, 요새는 마라톤 모터스라는 회사를 차려서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를 판매한다고 들었다. 


그나저나 에티오피아와 케냐 사람들은 참 잘 달리더라. 

고원지대라서 그런가? 




한인교회 예배에 참석 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그리고 에티오피아에서 두 텀이 짧게 한인교회에 간다. 감사한 시간이다. 


이곳에 머물고 있는 분들의 상당수가 나보다 약간 어린 친구들이다.

30대 초반의 전후로 NGO 단체들 혹은 봉사단체로 와서 이곳에서 각자의 의무를 하고 있다.

와서 짧게 대화의 시간을 가졌었는데...

ㅎㅎㅎㅎ 이건 나만이 겪는 사고가 아니었다. 

함께 하신 분들중엔 사고를 안 겪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며칠전에 또 큰일을 당하신 분들이 여러 명이 있어서 '이거 그냥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에효... ㅡㅡ 

각자의 이유로 이곳에 왔겠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청춘이라 생각한다.




멕시코에서도, 콜롬비아에서도 강도를 만나면서 가졌던 엄청난 마음의 상처는 사람을 통해서 치유되었다.

짧았지만 이곳에서 함께 하신 분들과 대화를 통해 마음에 전해지는 작은 안도감, 그리고 위로감. 

해외에서는 한국 사람을 조심해야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마음에 따뜻하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궁하면 또 통한다 했나? 

커피 업체를 찾으러 시내 여기저기를 다녔었었는데, 코이카 단원분을 통해 이곳 에티오피아 현지인 친구를 소개 받게 되었다.  

건너건너 이렇게 한번 건너뛰고 보니 이렇게나 새로운 연결고리가 하나 생겼다. 



다음 날, 소개를 받은 곳을 통해 현지 친구에게 연결했다. 

자전거 짐을 보고 엄청 놀라던 현지 친구들. ㅋㅋㅋㅋㅋ

뭐 그럴수도 있지. 



이곳 친구들이 반겨줘서 나로서도 마음에 안도감이 생긴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많은 양의 생두들. 


결과적인거지만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사고를 안 당했으면 벌써 다른 지역으로 떠났을지도 모르는 일...

이곳에서 그럴 필요없이 한번에 원하는 것들을 다 할 수 있게 됐다. 




커핑(cupping-커피를 맛보면서 품질평가하는 일)하랴 다른 일 하랴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던 직원들. 




이곳에서 만난 직원뿐만 아니라, 나미비아에서 온 여행자 난디는 여행하면서 커피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커핑 시작.




오늘은 몇번이나 커핑을 할지 모름. ㅎㅎㅎ

접근이 쉬운 커피, 그리고 변명을 위한 이유도 참 많은 커피.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말도 많다. 

커피의 시작인 칼디의 고사가 있는 나라 에티오피아, 그래서 그 원조의 이름은 뺴놓을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케냐보단 에티오피아 커피를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의 품질 경쟁은 가속화 되면서 에티오피아는 저만치 뒤에 있다.

이래나 저래나 이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해서 궁금증이 컸었다. 

오늘 이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너무 좋다. 




햐, 정말 고마웠던 친구들. 

대화하면서 궁금했던 많은 부분들을 세세하게 알려줬다.

케냐에서도 그랬고 이곳에서도 그랬고 오히려 사람들이 더 넉넉해진 느낌이다.




나미비아에서 유일한 큐그레이더, 난디.

커피에 입문한 계기부터해서 어린 나이 때문에 겪는 것은 에피소드들이 꽤나 재미있는데 당사자인 난디에겐 꽤나 성가신 일이겠더라. 

어린 나이 때문에 새롭게 경험마저 일천할까봐 속단하는 나이 많은 사람들로 인해 이런 저런 진행을 하다가 결국엔 패싱을 자주 당한다고... 

우리나라와 비슷한것도 없지 않구나. 




수고 한 오늘! 




내일 보자! 




출근길, ㅎㅎㅎㅎㅎ




퇴근 길.




조금 얻은 커피 샘플도 있고 그간 혼자 공부해가며 갖고 있던 의문점들을 여기 전문가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풀거나 또 다른 정보를 얻어간다. 

에티오피아에는 당연하겠지만 정~~~~~~~~~말 다양한 지역의 커피가 있다. 

오늘은 일이 덜 빡세서 그런지 나 개인적으로 여러 종류의 커피를 볶아보고 또 실험을 해 봤다. 




무엇보다 현지 소비시장과의 연계, 앞서 지나온 유럽과 중동시장,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또한 논의의 대상이었다. 

이곳에 정착한 유럽사람과 에티오피아 부부 인지 몰라도 자기가 직접 재배한 커피를 가져와서 평가도 하고 품질 향상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정말 오랜만이다. 이런 대화. 산지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지. 




콜롬비아, 페루에서 경험한 조합(딜러)와 농부간의 관계가 좀 더 가까운 느낌인건... 

아무래도 사람(각 개인)탓인것 같다. 

한번에 다 알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서 아쉬움을 달래면서도, 여전히 내 마음 한편에 갖고 있는 짜증스런 마음이 잘 사라지지 않아 나도 힘들다. 

콜롬비아에서 지낼때 산티아고(내가 참 사랑하는 그 꼬마!!!)를 보면서 생각이 들었다.

돈 좀 많이 벌어서 커피 산지의 보고싶은 친구들 물건 사와서 좋은거 멕이고 좋은거 입히고...

그 날이 언제쯤 오려나...



이곳 대표인 마이클이 이런 마음을 알았나? 너무 자연스럽게 치고 들어왔다.

"너가 빨리 와서 내 커피 좀 빨리 땡겨가길 기다리고 있어." 

아흐, 짜슥... 

퐈이팅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여전히 비가 내리는 아디스 아바바다. 

마치고 되돌아 가는 길




짧은 시간 커피 말고도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각자 서로 다른 우리.


그리고 좋아하는 것은 같은 세 사람. 


마이클, 나, 난디. 

피부색은 달라도 같은 살색.

피부색는 달라도 좋아하는 커피는 같은 색.

피부색은 달라도, 언어는 달라도 우리는 같은 사람



2017년 8월 9일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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